깨달음 이란
read 4746 vote 0 2003.02.19 (20:53:09)

【 제 안 하 기 】

1.『철학 에세이』

에세이라고 하면 중수필(重隨筆)인데 가벼운 미셀러니와는 구분되어야죠. 에세이 중에서도 빠스칼의 빵세나 몽테뉴의 수상록들 처럼 철학적 깊이가 있는 경파(硬派)수필이 있고 찰스 램의 문학적 세련미가 넘치는 연파(軟派) 수필이 있습니다.

수필들이 사유(思惟)의 깊이보다 읽는 재미에 치중하다 보니 점점 이야기가 개입하여 꽁트에 가까운 생활수기로 변질되어 버리는 느낌을 갖습니다. 중수필이 못되는 거죠.

읽는 재미가 아닌 사유의 아름다움에 수필의 참된 가치가 있는게 아닐까요? 진정한 수필은 사건전개가 배제되고 사유의 과정이 노출되어야 한다고 봅니다.
스토리가 개입하여 작가의 사유과정이 배제되고 꽁트처럼 보여지는 수필이 대다수인 지금 '빛나는 언어'를 추구하는 전통적 수필을 써보겠다고 하면 어려울까요?

시계바늘 따라 째깍째깍 요금이 올라가는 통신이라는 매체는 '생각의 깊이'를 담은 중수필을 쓰기에는 부적절한 수단일수 있습니다만 모니터로 읽는 것만이 다는 아니고 또 갈무리하여 프린터로 뽑아보는 재미를 아시는 분 있다면 이 글월을 바치겠습니다.

저는 문장가가 못됩니다. 대신 생각하는데 재주가 있죠. 수필은 모름지기 '빛나는 언어'와 '사유의 아름다움'에 의존하여야 한다면 문학보다는 철학, 언어보다는 사유에 치중하여 '생각하는 즐거움'을 안내해 드리고 싶습니다.

수필에는 언어가 있고 사유가 있고 멋이 있고 낭만이 있으며 깨달음과 지혜가 있습니다. 명철(明哲)과 혜안(慧眼) 그리고 관조(觀照)와 사색(思索)이 갖추어지되 흥미진진함이나 괴담, 한탄과 넋두리는 내쳐야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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