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조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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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12182 vote 0 2017.07.04 (19:33:29)

     

    스마트시대 부적응자의 문화지체 현상


    도대체 안철수의 어디가 그렇게 이쁜가? 팟캐스트 녹음 때 나온 이야기인데, 그날 필자의 답변이 미진했다고 보고 몇 자 덧붙이고자 한다. 두 가지다. 첫째는 대중의 선악논리다. 둘째는 지식의 계몽논리다. 대중은 착한 사람과 나쁜 사람이 별도로 있다고 믿는다. 안철수는 왠지 착해 보인다. 일단 인상이 좋다. 착한 어린이 같다.


    관상으로 보면 새누리당 맹형규 관상이 으뜸이라는데 안철수도 볼따구니 살이 오동통한 것이 밉상은 아니다. 당황하면 볼이 발그레하게 달아올라 수줍어하는 모습이 귀엽다. 천진난만한 어린이 같다. 모성본능을 자극하기에 충분하다. 딱 봐도 비열해 보이는 이명박과는 다르다. 아무런 생각이 없는 사람이 지지하기에는 적당하다.


    백범 김구 선생은 젊어서 먹고 살려고 관상학을 배웠는데 본인의 관상을 보니 최악의 관상이라서 홧김에 관상쟁이도 때려치웠다고 한다. 백범을 닮은 노무현 얼굴이 선한 인상은 아니다. 이마에 굵은 주름살 하나 있다. 고집이 세어 보인다. 정치를 모르는 대중이 노무현을 무서워 하는 것은 당연하다. 무슨 일을 벌일지 모르는 것이다.


    지식인들이 안철수를 싸고도는 이유는 계몽논리 때문이다. 대중이 선악논리로 판단한다면 지식인은 계몽주의로 판단한다. 그들은 가르치려 든다. 고분고분하게 잘 배울 사람은 안철수다. 국민의당 40석으로 도전하는 안철수 행동은 열린우리당 40석으로 싸운 노무현 모방이다. 노무현이 동교동으로 가듯 안철수도 호남으로 간다.


    안철수 나름 학습능력은 있다. 지식인 입장에서 말 잘 듣고 학습 잘하는 안철수가 계몽주의 논리와 맞아떨어진다고 볼 수 있다. 말하자면 흥선대원군이 세력이 없는 민 씨 집안 사람을 며느리로 고르듯이 만만한 안철수를 낙점한 것이다. 그런데 이것만으로는 부족하다. 과연 언론이 조직적으로 안철수를 싸고도는가? 그렇지 않다.


    http://newbc.kr/bbs/board.php?bo_table=news2&wr_id=945


    언론이 안철수를 까지 않는 이유는 안철수가 친노가 아니기 때문이란다. 그럴 수 있다. 언론이 안철수를 싸고돈다는 말은 노빠들이나 하는 소리고 언론은 그냥 평소 하던 대로 했을 수 있다. 언론은 홍준표에게도 관대하다. 심상정에게도 관대하고 유승민에게도 관대하다. 유독 친노에게만 신경질적이고 나머지에는 관대한 것이다.


    박근혜에게도 관대했고 이명박에게도 관대했다. 특히 한경오가 이명박근혜를 싸고돌았다고는 볼 수 없다. 그렇다면? 언론은 안철수에게만 관대한 것이 아니라 노무현에게만 적대적이다. 왜? 뻔하다. 권력투쟁이다. 대표성 때문이다. 대중의 선악논리나 지식인의 계몽논리나 다 잘못된 것이다. 그들은 진실을 보지 못하는 외눈박이다.


    진실은 통제가능성이다. 노빠들은 도무지 통제가 안되니까 싫어하는 것이다. 노무현은 뚜렷한 이념이 없다. 진보는 진보이론으로 통제하고 보수는 보수이론으로 통제하는데 노빠는 중도라서 통제가 안 된다. 노빠는 에너지가 있다. 그 에너지를 통제하려는 거다. 노빠는 불이다. 불이 어느 쪽으로 옮겨붙을지 모른다. 일단 끄고 본다.


    http://gujoron.com/xe/862382


    대중의 선악논리와 지식의 계몽논리를 대체하는 구조론의 통제논리를 배워야 한다. 그것은 개인과 집단 사이의 관계설정 문제다. 인간은 개인으로 존재하지만, 언제라도 집단을 대표하려고 한다. 여기에 통제되어야 할 발화점이 있다. 인화성이 강하고 폭발력이 있다. 건드리면 날카롭게 반응하는 극도로 예민한 지점이 있는 것이다.


    독립 지식인 유시민이 끝내 민중의 대표자 노무현을 이해하지 못하는 지점이다. 한경오와 노빠의 충돌지점이다. 허다한 지식인이 이 리트머스 시험지에 걸려 개망신당하고 퇴장하게 된다. 권력과 권력의 충돌이다. 그렇다면? 트럼프 현상과 비슷하다. 거의 모든 언론이 트럼프를 맹비난한다. 목수정이 마크롱을 비난하는 것과도 같다.


    트럼프, 마크롱, 노무현의 공통점은? 알려진 진보, 보수의 이념을 뛰어넘었다는 거다. 보수는 보수이념으로 잡고 진보는 진보이념으로 잡는데 괴상한 넘이 나타났다. 그들은 이 모든 것의 배후에 인터넷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모른다. 그 현실을 인정하고 싶지 않다. 왜? 스마트 시대에 맞게 진보이론을 재해석해야 하기 때문이다.


    원점에서 다시! 대단한 숙제가 주어진 것이다. 새로운 시대의 과제 앞에서 진보들은 일제히 바보가 된다. 쪽팔려서 트럼프 까고 마크롱 까고 노무현 깐다. 그렇다. 그들이 화내는 이유는 부끄럽고 창피하기 때문이다. 노무현이 그들을 부끄럽게 만들었기 때문이다. 더 큰 이유는 스마트 시대의 미래에 대한 확신이 없기 때문이다. 


    아는 넘이 먹는 판이다. 그들은 모른다. 스마트시대에 적응하는 방법을 모른다. 미래에 대한 전망과 확신의 부재 때문에 덜컥 겁이 난다. 한국이 세계 경제 5강이 되었다. 삼성은 나쁜 놈들인데 세계 1등을 먹었으니 박수를 쳐야 되나 말아야 하나 헷갈린다. 그래서 화가 난다. 한국이 열강이라는 사실을 인정해야 하나 말아야 하나? 


    무섭다. 그들은 미래가 무섭고, 스마트가 무섭고, 폭주하는 대한민국이 무섭고 그러한 시대의 변화를 영리하게 이용하는 노빠가 더 무섭다. 고삐를 채워야 한다. 재갈을 물려야 한다. 노까야 한다. 노까야 산다. 노까지 않으면 죽는다. 그때 그 시절 고르바초프의 개혁개방으로 사회주의 혁명을 논하던 좌파들은 하루아침에 바보 되었다.


    비슷한 흐름으로 간다. 레이건은 미국판 블랙리스트인 매카시즘 소동에 앞장선 개새끼다. 빌어먹을 쓰레기다. 그런 똥이 고르바초프 덕에 어깨에 힘주고 존경받는다는 건 지식인 입장에서 참을 수 없는 모욕이다. 지식인은 아무런 잘못이 없는데 고르바초프의 이상한 항복선언 때문에 하루아침에 바보 되었다. 레이건 영웅탄생이다.


    ‘소련을 본받아 사회주의 혁명에 나서 보자.’ ‘소련 없어. 이 바보야!’ ‘엥?’ 뻘쭘해진 것이다. 눈앞에서 미래가 사라졌다. 그런 상황에서는 누구나 당혹해 하고 분노하게 되지만 그 분노는 사실 자기 자신을 향한 분노다. 그런 때는 집단을 위해 희생하라는 무의식의 명령이 떨어진다. 부나방처럼 타오르는 불을 향해 달려들게 된다. 


    민중은 불이다. 깨어있지 못한 지식인이 그 불에 타죽는 것은 흔한 일이다. 노무현은 많은 지식인을 민망하게 했다. 어색하게 했다. 뻘쭘하게 했다. 창피를 주고 모욕을 주었다. 그들은 화가 났다. 무의식의 각본을 따르게 마음이 조종된다. 그런 상황에 빠지면 자기파괴를 저지르는 게 인간이다. 여왕개미가 탄생할 즈음이 된다.


    여왕후보들은 일제히 자진거세를 하게 된다. 지도자가 탄생할 때 지도자 후보들은 자진 거세한다. 그것이 우리가 목도하는 작금의 한경오 할복자살이다. 그렇다. 노까의 본질은 스마트 멀미다. IT시대에 적응하지 못하는 초짜들은 당연히 멀미를 하게 된다. 노무현이 가진 기이한 힘이 부러워 미칠 지경이 된다. 자기도 따라해본다. 


    안철수다. 노무현처럼 호남당 가서, 노무현처럼 40석을 하면, 노무현처럼 대통령이 될 거야. 학습능력 하나는 좋다. 대통령이 공부로 되는 건 아니지만 말이다. 미래에 대한 전망의 부재가 그들 비뚤어진 얼치기 지식인들에게 거대한 공포를 안기는 거다. 전망 있나? 없다. 헬조선에 무슨 전망이란 말인가? 헬조선이라서 참 다행이야.


    이렇게 된다. 헬조선이라서 참 다행인 무리가 한경오들이다. 남들은 포기했는데 끝까지 싸우는 무리가 일각에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포기하지 않고 희망을 가지고 끝까지 달려드는 사람이 노빠다. 매카시즘 소동은 소련이라는 존재에 대한 거대한 공포 때문이었다. 전후 소련은 남자라는 남자는 죄다 죽어서 남은 인력이 없었다.


    여성이 기관차를 운전하고 철도를 깔아야만 했다. 소련은 전쟁을 할 힘이 없었던 것이다. 그러나 미국은 소련공포증에 걸려서 광란의 쇼를 부리는데 곧 매카시 파동이다. 한국의 못난 지식인들이 딱 그 심리에 걸려든 것이다. 이유 없이 두려운 것이 매카시즘이다. 이유 없이 얄미운 것이 노까시즘이다. 거기에 지성은 찾을 수 없다. 


    본능을 따라가는 것이다. 무의식에 충실하게 된다. 어쩌리요. 이것이 인류문명 진화의 법칙인 것을. 한 명의 지도자를 탄생시키려면 99명의 바보가 삽질 퍼레이드를 벌여줘야 한다. 그래야 민중이 지도자를 가려보는 눈을 얻게 된다. 그 절차는 길고 어려우니 이명박근혜 9년삽질 정도는 해줘야 민중이 겨우 알아채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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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역사는 그저 옳은 길을 달려가는 게 아니라 그 길을 가기 위해 먼저 도로를 닦고, 시스템을 정비하고, 매미가 허물을 벗듯이 환골탈태의 절차를 밟는 것입니다. 부단히 시스템 업그레이드하고 재부팅 해야 합니다. 그러므로 홀로 계속 잘나가는 나라는 역사에 없습니다. 유럽이 한동안 잘나간 것은 그들이 현명해서가 아니라 부단히 싸웠기 때문입니다. 극도의 긴장상태에 들어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 긴장과 스트레스를 회피하려고 하면 노까시즘 질병에 걸려 있는 자기 자신을 발견하게 됩니다. 그게 일종의 문화지체 현상입니다.  


프로필 이미지 [레벨:18]챠우

2017.07.05 (04:32:47)

이루지못한 혁명에 익숙해진 정의당이니 한경오여, 변한 세상을 읽지 않으면 너희도 새누리적폐와 동급이다. 

물론 변하지 않겠지만. 괜히 생명이 죽음을 만든게 아니리. 변하느니 교체하는게 비용절약이라 그럴 테니.

[레벨:2]미호

2017.07.05 (10:19:16)

지난시절 지식인들은 왜 실패하고 지금 친문은 왜 성공했을까?라고 생각해 본다면 지식인은 권력을 갖겠다는 관점에서 세상을 보지 않았기 때문인것 같습니다. 앞으로의 시대는 군주가 지배하는 시대가 아니라 대중이 권력을 갖고 세상을 재배치 하지 않을까 생각해봅니다.

이 부분에서 약점을 극복하기 위해 대중은 계속해서 공부해야 할것이고... 한국의 지식인 대중은 지금 자신들의 실력이 발휘된것에 고무 되었고... 관료들은 어떻게 진화 할지 문재인 대통령의 초석이 중요할것 같습니다. 앞으로의 세상은 지식대중과 금권권력 투트랙으로 발전하리라 생각됩니다.

제가 구조론을 좋아하는 이유는 '권력'에 관심이 많기 때문이죠.
[레벨:7]으르릉

2017.07.05 (11:16:18)

노무현 대통령도 학습능력은 매우 뛰어났고, 안철수도 공부 잘했다는 것을 보면 나름 학습능력은 좋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그 둘의 차이는 무엇일까요? 저는 노무현 대통령은 구조론에서 언급하는 바대로, 성공의 확률을 높이는 방향으로 기동했고, 반면, 안철수는 100% 성공하는 정답을 찾으려고 했다는 점에 있는 것 같습니다. 이 관점의 차이가 세상에 대한 태도를 완전히 바꾸는 것 같습니다. 확률을 높이는 행위는 성공의 과실이 자신의 것이 아님을 기꺼이 받아들이는 자에게서만 가능한 모습인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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