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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10657 vote 2 2017.01.14 (17:00:48)

     

    왜 문재인은 패권세력이 되었나?


    야당의 고질병이 무엇이던가? 선배가 후배를 쥐어짜서 일하는 독립군 방식이다. 그들은 공개적인 시스템을 돌려본 적이 없다. 객관적인 검증을 받아본 적 없다. 과거에는 상도동이니 동교동이니 가신그룹 아니면 연청이니 민평련이니 하는 운동권 점조직이 있었다. 김근태 그룹과 손학규 그룹이 유명하다.


    이들이 오마이뉴스나 한겨레, 경향에 발을 뻗쳐 광범위한 인맥을 만들어 놓고 있다. 왜 별것 아닌 손학규가 계속 언론에 회자되는가? 지지율이 0에 가까운데도 말이다. 다 운동권 인맥이 있기 때문이다. 후배들이 선배 띄운다. 이석기 패거리 수법 알잖은가? 선후배끼리 알음알음으로 움직이는 거 말이다.


    그 낡은 수법에 매달리니 박원순의 지지율이 점차 낙동강으로 가고 만다. 필자의 교통정리가 그렇다. 이재명에게는 서울시장을 권할만 하고, 안희정에게는 총리가 적당하다면 박원순에게는 낙동강 환경지킴이가 적격이다. 손학규는 전국에 흩어진 토굴을 책임지게 하면 된다. 안철수는 알아서 철수할거다.


    무엇인가? 정당이 시스템을 돌리는 방식이다. 새누리의 방법은 봉건시대 족장연합 혹은 군벌연합과 비슷하다. 새누리 공천은 문중별로 정해져 있다. 경주는 김씨, 점촌은 신씨, 안동은 권씨, 영주는 박씨다. 예천 황씨는 지역구가 없어져서 어떻게 되었는지 모르겠다. 요즘은 어떤지 모르나 그때는 그랬다.


    새누리는 지역에서 유지로 명성을 얻으면 공천한다. 민주당은? 그런거 없다. 오직 선배가 후배를 밀어넣을 뿐이다. 민주당이 공천 말아먹은 적이 어디 한 두 번인가? 최악은 무슨 시민단체에 소속된 듣보잡이 공천위원장 자리 꿰차고 자기 후배 밀어넣는 짓이다. 왜 시민단체 사람이 야당공천 개입하나?


    잘못돼도 잃을게 없는 시민단체가 왜 정치에 나서나? 그들은 오직 명성을 탐할 뿐이다. 잃을게 많은 사람이라야 책임있게 일할 수 있다. 야당이 이런 식이라면 새누리보다 못하다. 그동안 야당은 꾸준히 공천을 망쳐왔다. 새누리는 돈이 있거나 명성이 있거나 지역유지거나 뭐라도 검증된 사람이 들어온다.


    야당은? 알 수 없다. 그냥 대학 후배다. 그렇다치고 그렇게 공천된 그 사람이 일은 제대로 했는가? 내가 조금 겪어본 바로는 최악이었다. 대개 쓰레기더라. 오직 선배후배 따라 움직일 뿐, 아니면 지역구 여론에나 좌우될 뿐 시민사회의 공론을 존중하는 모습을 본 적이 없다. 이 새뀌들은 신문도 안 보나?


    그런데 노무현 이후 이상한 흐름이 생겨났다. 이른바 노빠의 등장이다. 노빠는 패권세력이 아니다. 노빠는 우르르 몰려왔다가 자기들끼리 티격태격하다가 슬그머니 사라지는 오합지졸이다. 솔직히 그렇지 않나? 노사모가 언제 한 번 제대로 작동했던가? 노무현 당선 1년 후 1219 행사에 노사모 몇 왔나?


    그때 필자는 비극을 예감했다. 지리멸렬해졌다. 아래는 14년 전에 쓴 글이다.


    ###


    태종 이방원이 1차 왕자의 난을 성공시키고나서 함께 일어섰던 아우들을 다 쫓아보냈다. 한자리 돌아올 줄 알고 거들먹거리다가 찬밥신세가 된 아우들은 이방원의 배신(?)에 치를 떨며 다시는 형님의 일에 가담하지 않겠다고 다짐한다. 그들은 뿔뿔이 흩어졌다. 그러던 차에 곤경에 처한 이방원이 아우들에게 소집명령을 내린다. 물론 그들은 콧방귀를 뀐다.


    “형님이 우리를 배신했어! 옛날에 형님이지 이젠 형님도 아니야. 대가리에 총 맞았냐? 내가 이방원을 돕게.”


    이렇게 투덜거린다. 날짜는 하루 이틀 다가오고..


    “한솥밥 먹으며 우정을 키웠던 그때 그 녀석들.. 아마 한넘도 안나오겠지. 하긴 형님이 먼저 우리를 버렸으니.. 그치만 형님이 우리를 믿고 소집명령을 내렸는데.. 지금 형님이 지금 어려운 지경에 처해 있는데.. 한 넘도 안나오면 형님이 너무 불쌍하잖아. 그래 내 혼자라도 나가서 형님과 최후를 함께 하자.”


    마지 못해서.. 이런 비장한 기분으로 약속장소에 나간다. 근데 어럅쇼. 이게 뭐야? 다시는 형님이 있는 대궐 쪽으로는 오줌도 안싸겠다고 맹세했던 그 인간들이 .. 한 넘도 빠짐없이 죄다 나온 거다. 형님 얼굴에 침 뱉고 등 돌린 그 인간들이 다 나왔다니깐. 형님과 같이 죽기 위해서 말이다.


    감동만땅.. 눈물콧물.. 부둥켜 안고 하나가 되는 옛 동지들.. 뭐 이런거. TV드라마 이야다. 사실 나는 TV를 보지 않아서 모르지만, 5년전 방영했던 드라마 ‘용의 눈물’에 대략 이런 내용이 전개되었다고. 여기서 중요한 점은 그들이 먼저 자기들을 버린 형님을 비난하고 등돌렸을 때 형님과 그들의 위상이 어떻게 변했는가다.


    1) 이방원과 아우들은 형제다.
    2) 왕자의 난으로 이방원은 주군되고 아우들은 신하되어 거리가 멀어졌다.
    3) 2차 왕자의 난 앞두고 이방원이 아우들을 소집했을 때 그들의 위상관계는 형과 아우로 되돌아갔다.


    이 점이 중요하다. 노무현대통령이 여의도에 와서 시민혁명을 외친 것은 이방원이 옛 아우들을 소집한 것과 같다. 이는 노무현이 대통령의 위치에서 형님의 위치로 강등되었다는 의미다. 즉 스스로 권위를 버리고 아래로 내려선 거.


    치명적이다. 밖에서 보면 ‘최후의 발악’이다. 제갈공명이 준 세 주머니 중에서 세 번째 주머니까지 풀어버린 셈. 이런 일은 선거 한달 앞두고 그야말로 발등에 불이 떨어졌을 때.. 2차 왕자의 난 앞둔 절체절명의 상황에서나 할 일이다. 근데 노무현이 벌써 그 일을 해버렸으니. 그저께 여의도를 다녀와서 어제 오늘 많이 우울했다.


    “형님이 벌써 그렇게까지 추락했습니까?”


    하지만 어쩌겠는가? 설사 형님이 우리를 저버렸어도, 형님이 어려운 입장에 있다면 달려가서 함께 싸우다 죽는 길을 택하는 것이 ‘강호의 의리’인 것을. 이방원의 아우들이 그랬듯이 어려워진 형님을 우리가 도와야 한다.


    ###


    2003년 12월 21일에 쓴 글이다. 살이 떨리고 피가 거꾸로 선 지경이었다. 이방원의 아우들은 의리를 지켰지만 노무현의 아우들은 거사를 앞두고 대거 도망쳤다. 그때 그날 여의도는 참 추웠고 사람은 몇 없었다. 그것이 진실이다. 아니라고 말할 자 누구인가? 오죽하면 필자가 많이 우울했다고 썼겠는가?


    노무현은 집권 1년 안에 청와대에서 죽어나올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리고 노빠들은 그 노무현을 비웃었다. 그리고 15년이 흘렀다. 길다면 긴 세월이다. 어떤 일이 일어났나? 15년이 흘렀으면 정신을 차릴 때 되었다. 그때의 그 노빠가 아니다. 노빠는 오합지졸이다. 명계남이 대장이라면 알만한 거 아닌가?


    노무현을 사랑한다는 사람을 나는 미워한다. 사랑은 감정이다. 감정은 사흘 정도 간다. 3년 가는 사람도 있다. 강호의 의리가 필요하다. 의리는 남을 위해서 헌신하는 것이 아니라 자기 관성이다. 자기 자신에게 쪽팔려서 가던 길을 계속 가는 것이 의리다. 그래서 공자를 논하는 거다. 말 좀 들어라 이 화상들아!


    결론을 내리자. 노빠는 지리멸렬한 집단이다. 모기떼처럼 모였다가 한 순간에 흩어진다. 패권세력은 다르다. 패권이라는 이름이 딱 붙으니 벌써 뽀대가 난다. 정통성을 부여해 버렸다. 정체성이 생겨버렸다. 확실한 수권세력이라는 믿음이 간다. 패권이라면 서구열강 뭐 이런거 아니던가? 왜 이렇게 되었나?


    문재인 세력은 상도동과 다르고 동교동과 다르다. 연청과 다르고 민평련과 다르다. 운동권 점조직이 아니다. 김근태 애들이나 손학규 애들과 다르다. 검증된 사람이고 힘있는 사람이다. 문재인이 길러냈다. 민주당 정당구조가 달라졌다. 아직도 시민사회 공론 무시하고 삐딱선 타는 운동권 애들 몇 보이지만.


    한심한 것은 서산 어리굴젓 애들, 포항 과메기 애들, 기장 멸치 애들, 서귀포 미역 애들 이런 거. 김두관 하는짓 보면 왠지 남해 다시마 애들이 소라껍질 막 던지며 공격해올 것 같어. 박원순에 붙었다는 소문. 양말장수 애들은 이재명에게 붙었다던데 스타킹과 양말로 무장하고 덧버선으로 공격하며 하여간.


    이러면 우스워지는 거다. 그들이 문재인을 엿먹이려면 이런 이미지를 덧칠해야 한다. 문재인 애들이라면 흥남철수때 피난선 타고 북에서 내려온 국제시장 밀수업자 떨거지들 아냐? 이렇게 가야 문재인이 망하는 것이다. 지리멸렬한 변방의 얼떨리우스들, 온라인에서 졸라와 씨바를 투척하던 김어준과 아이들. 


    PC방에서 밤새우며 게임이나 하던 온라인 폐인들이 문재인 애들 아닌가? 이런 이미지로 씹어돌려야 한다. 그런데 말이다. 점잖게 패권! 아 이 얼마나 멋드러진 이름인가? 정통성과 정체성이 자동으로 생겨버렸다. 딱 한 마디로 우리의 본질을 드러냈다. 그렇다. 우리는 자랑스런 세계 경제오강 패권세력이다. 


    스마트시대에는 반도체 틀어쥔 집단이 다 먹는다. 우리가 패권주의로 우뚝 서서 북중일러미를 발라버리고 세계의 중심에 서야 한다. 우리는 충분히 그럴 자격이 있다. 민주당이 변했고 우리가 변했고 세계가 변하고 있다. 2003년 그날 찬바람 부는 여의도에 코빼기도 비치지 않았던 그 배신자 노빠들이 변했다. 


    강호의 의리가 돌아왔다. 그렇다면 된 거다. 선배 후배 하며 점조직으로 활동하는 박원순, 손학규, 박지원, 안철수 이런 사람들과는 다르다. 피가 다르다.



   20170108_234810.jpg


    어수선할 때일수록 큰 바위처럼 의젓하고 믿음직한 세력이 필요합니다. 가마솥처럼 천천히 더워지고 천천히 식어야 합니다. 인터넷에서 촐랑거리는 그런 사람들과 달라야 합니다. 패권세력은 패권세력다워야 합니다. 일희일비 하지 말고 경거망동 하지 말고 긴 호흡으로 갑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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