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원희복 [펌] 한 때’ 진보였던 사람이 이재명을 싫어하는 이유 나는 사람을 관찰하고 분석하기 좋아한다. 저번 대선에서도 그랬지만 이번 대선에서도 ‘한 때’ 진보였던 사람들이 그나마 개혁 민주당 후보인 이재명을 비난하는 이유가 궁금했다. 그 이유를 나름 11가지로 정리해 봤다. 1. 낡은 최장집(전 고려대)을 맹신하기 때문이다. 60~70년대 통용되던 정당정치 이론에 머물러 있는 최장집은 세계가 격찬한 촛불혁명을 민주 퇴행의 주범이라 억지를 부린다. 낡아빠진 이들은 SNS시대 새로운 직접 민주정치 패러다임을 이해하지도, 또 연구하려 않는다. 이런 정치먹물들은 무작정 민주당을 ‘개딸 팬덤 정치‘, ‘정치 양극화‘, ‘1인 독재 정당‘라 주장하며 이재명을 비난하고 민중을 훈계하려 든다. 2. PD의 대표 이론가인 윤소영(전 한신대)은 지난 대선 때 “좌파의 선택은 정권교체에 있다”며 윤석열 지지를 선동했다. 윤소영은 대중에 직접 호소하는 정치를 인민민주주의, 포퓰리스트라며 김대중, 노무현, 문재인, 이재명을 비난한다. 그러나 현대 정치에서 포퓰리스트는 소수 이민자에 대해 편견과 혐오를 조장하는 극우 인종주의자를 말한다. 우리로 치면 윤석열과 외국인•남녀를 차별하는 이 모 후보다. 진보 이재명을 포퓰리스트라는 것은 무식함의 표시다. 3. 뭔가 하자가 있기 때문이다. 과거 진보적 행보로 한자리했다가 노무현•문재인 정권에서 외면받는 사람이 있다. 그들 중에는 엄격해진 인사검증에서 탈락한 사람이 적지 않다. 부동산 투기, 논문 표절, 과다 변호사비 수임 등이 대표적이다. 이재명 정부 인사검증은 더 엄격할 것이 뻔하니 아예 변절해 버린다. 이재명 정부가 들어서면 그 하자가 들통날 우려가 있으니 미리 겁먹고 비난하기도 한다. 4. 노인네의 섭섭함과 노여움이다. 개혁 판사로 최연소 노동부장관 때 고용보험을 도입했던 이인제, 진보적 정치학 교수를 거쳐 최연소 복지부 장관으로 무상복지를 시작한 손학규가 저리 변한 것은… 나이 때문 아닐까? 노인은 젊은 사람이 대우해 주지 않으면 잘 삐진다. 아무리 공부 많이 했어도 판단력이 흐려진다. 심하면 노망끼까지 보인다. 그동안 가진 것이 많아져 보수화된 탓도 있다. 5. 낡은 분파적 감정 때문이다. 진보세력은 1987년 대선을 앞두고 노동해방을 외치는 평등파(PD)는 김영삼, 민족해방을 외치는 자주파(NL)는 김대중에게 흡수됐다. 또 94년 이재오 김문수 등이 신한국당에 몰려갔다. PD의 대부격인 안병직 이영훈 등은 식민지근대화론자, 뉴라이트가 되면서 극우화에 기여했다. 합류하지 않은 PD는 정의당(극히 일부는 노동당), NL는 진보당에 있다. 따라서 PD 진중권 입장에서 김문수가 더 친근하고, 진보당과 단일화를 한 민주당에 감정이 좋을 리 없다. 6. 이재명이 선거 연합론자이기 때문이다. 이재명은 성남시장 선거에서부터 진보정치세력의 연합을 중요시했다. 특히 지난 총선과 이번 대선에서도 진보당과 선거연합을 이어가고 있다. 이는 이재명의 성향이라기보다 NL이 선거연합 전술에 유연한 반면, PD는 원리를 주장하기 때문이다.(하지만 PD의 이 원리는 때에 따라 다르다) 7. 이재명이 학생운동권이 아니기 때문이다. 소위 386 학생운동권은 대학 시절 나름 스타 대접을 받았다. 붉은책을 읽고, 운동권 노래를 부르는 것을 대학생의 사명으로 알았다. 학생운동을 훈장으로 아는 이들은 도서관에서 고시공부만 한 이재명을 시대정신을 모르는 인물로 비웃는 경향이 있다. 8. 엘리트 선민의식 때문이다. 386 운동권 중에는 명문대 소수 엘리트주의자들이 많다. 이들은 입으로는 진보의 가치, 진보정책을 말하지만 실제는 신분을 먼저 본다. 이들이 보기에 검정고시 소년공 출신 이재명이 우습게 보일 수밖에 없다. 김문수 지지하는 이인제, 손학규, 이낙연, 국힘당에 간 함운경, 민경우 등이 그런 범주다. 이들의 공통점은 서울대 출신이다. 9. 꼰대의 열패감이다. 화려했던 자신의 대학 시절에 비추어 형편없던 이재명이 저렇게 성공한 것을 보면 배알이 꼴린다. 이재명이 열심히 노력하고 경험을 쌓을 때 자신은 게을렀다는 것을 인정하고 싶지 않다. 꼰대의 전형적 태도인 ‘왕년에‘ ‘나 때는‘에 현실의 열패감이 더해져 이재명에 대한 적개심으로 나타난다. 요즘 진보운동에 NL나 PD 구별이 없지만 늙다리에는 그 여독이 남아있다. 10. 왜곡된 먹물 카르텔 때문이다. 진보언론 + 학자(시민단체) + 정의당이라는 보이지 않는 카르텔이 있다. 특히 여기자가 많은 진보언론에서 편집국장이 되기 위해선 페미가 되어야 한다. 정의당이 급속히 젠더 정당으로 변한 것도 이 카르텔의 영향이다. 이들은 성희롱 사건이 잦은 민주당에 증오심을, 민주당을 비판하는 것이 진보언론의 사명이라 착각하고 있다. 11. 이재명의 트레이드마크인 기본사회가 자신의 밥그릇을 빼앗는다고 보기 때문이다. 이재명이 주장하는 기본소득의 중요한 특징은 차별 없는 복지다. 저소득층 선별 비용을 쓰느니 그냥 전부에게 주는 것이 유리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선별은 행정의 주요 역할이고, 이는 관료와 학자의 중요한 밥벌이 도구다. 따라서 한덕수와 같은 경제•복지관료들에게 기본소득은 심각한 도전이다. ### 다 쓸데없는 소리고 한국인 특유의 인맥집착 때문이다. 소아병적 패거리 행동에 갇혀 있다. 친족집단 주변을 맴도는 전통사회의 관습을 버리지 못했다. 조선시대 문중사회와 결별하지 못하고 김가네, 이가네 하다가 설대, 연고대 하며 학벌이라는 또 다른 문중을 만들었다. 한국 진보는 박정희가 만들어낸 또 다른 괴물이다. 원래 진보는 백화점이 만든 것이다. 과거에는 청소년이 용돈을 받지 않았다. 백화점이 등장하자 청소년이 소비에 가담하고 비틀즈가 나오면서 청소년 문화가 만들어지고 이들이 기성세대와 자신을 구분한 것이 진보주의다. 백화점 반대쪽에 교회가 있다. 백화점이 진보를 만들고 교회가 보수를 만들었다. 물적토대에 의해 진보가 탄생하는 것이다. 더 거슬러 올라가면 프랑스 혁명 때 시민이 소총으로 무장한 게 진보의 출발이다. 이후 포드시스템이 나와서 노동자가 세력화된 게 진보의 두 날개다. 1. 부르주아 중심으로 시민이 소총으로 무장했다. 2. 포드시스템에 의해 노동자 집단이 세력화되었다. 3. 백화점의 등장에 의해 청소년 문화가 출현했다. 4. 국민개병제에 의해 동원된 시민이 세력화되었다. 전쟁은 병사를 필요로 하고 병사는 교육을 필요로 한다. 국민을 전쟁에 동원하려면 국민교육은 필수다. 진보는 몽상가의 꿈에서 나오는 게 아니라 전쟁이라는 구체적 현실에서 나오는 것이다. 그런데 한국은 이런 식으로 민중이 물적 토대를 쟁취해 가는 발전과정이 없었다. 굳이 말하면 인터넷의 등장이 한국인의 손에 무기가 주어진 최초의 사건이라 할 수 있다. 프랑스는 시민이 무장하고 외세와 싸웠는데 한국은 미국이 국군에 소총을 가져다주었다. 서구 자본주의는 부르주아가 귀족과 싸워서 만들었는데 한국은 박정희가 재벌을 만들었다. 귀족과 투쟁한 서구의 부르주아 계급과 재벌에 고용된 한국의 중산층은 태생이 다르다. 한국인들은 자발적으로 한 게 없고 줄 서다가 운이 좋으면 땅값이 올라 중산층이 되는 식이었다. 자력으로 얻은 것이 아니므로 지키려는 생각이 없다. 줄을 잘 서야 한다는 강박관념뿐이다. 민주주의는 시민이 각성해야 한다. 자신이 소총을 쥐고 있다는 사실을 발견해야 한다. 한국인은 자신이 무엇을 손에 쥐고 있는지 모른다. 굳이 말하면 개딸 정도가 있다. 나머지는 민주주의를 위에서 내려주는 하사품 정도로 생각한다. 한국의 진보가 다 개새끼가 된 이유다. 그들은 스스로 무장한 적이 없고 자신을 위에서 하사해 준 것을 분배하는 사람으로 생각한다. 최장집, 진중권 부류는 자신을 하느님을 대리하여 민주주의 은혜를 하사하는 천사쯤으로 생각한다. 민주주의를 일종의 종교로 생각하고 자신을 종교집단의 사제로 여기는 것이다. 신도들이 목사님 말을 안 들어서 뿔났다. 착각이다. 진실을 말하자. 민주주의는 시민이 스스로 무장한 것이다. 왜? 총이 있으니까. 민주주의는 소총과 포드시스템과 백화점과 비틀즈와 스티브 잡스가 만들었다. 신과 민중을 매개하는 자칭 중간자라는 밥맛은 쏴버려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