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읽기
read 15089 vote 0 2004.09.14 (17:39:42)

“요사이 애국단체들의 선언문에 死守라는 말이 자주 등장한다. 죽음으로써 나라를 지키겠다는 뜻이다. 피를 흘릴 각오를 한다는 뜻이겠다. 과연 대한민국을 지키기 위해서 피까지 흘려야 되는가.(하략)”
 
갑제씨의 허접글이다. ‘사수(死守)’라고 쓰고 있지만 행간을 읽어야 한다. 죽이겠다는 의도를 담고 있다. 대선 직후 대통령의 “1년 안에 죽을 수도 있다”는 비장한 말씀을 전해들었던 필자에게 조갑제의 발언은 참으로 우려가 된다.  
 
피를 흘린다고 한다. 누구의 피를 흘리겠다는 말인가? 수백 수천의 민주영령들이 죽어갈 때 그들이 손가락 하나라도 내놓았더란 말인가? 한방울의 피도 흘릴 위인들이 아니다.
 
조갑제 대통령 위해를 사주?
쥐도 궁지에 몰리면 고양이를 문다. 이회창이 있었다면 결코 일어나지 않을 일이다. 그때는 그들에게도 희망이 있었던 것이다. 100단어 대표! 절망 그 자체이다. 절망한 그들이 못할 짓이 무어란 말인가?
 
갑제씨 뿐만이 아니다. 필자는 요즘 도처에서 차마 입에 담을 수 없는.. 살기 가득한 목소리들을 듣고 있다. 이성적인 대화로 소통하는 단계는 지난지 오래이다. 그 분노와 광기의 끝이 어디이겠는가?  
 
필지는 진작부터 탄핵의 후유증이 결코 작지는 않으리라고 예견한 바 있다. 그들은 이미 손에 피를 묻힌 것이다. 그들 입장에서, 루비콘강을 건넌 것이다. 이왕 버린 몸, 무슨 짓인들 못하겠는가?
 
갑제씨의 글은 ‘피를 보지 않고 승리하는 방법’이라고 말하고 있으나 그들에게 그러한 승리의 방법 따위가 있을 리 없다. 돈의 힘으로 이긴다는 따위의 헛소리는 칼럼의 형식을 유지하기 위해 그냥 해본소리고.. 행간을 읽어야 한다.
 
결국은 피를 보자는 것이다.
 
‘투쟁지침’ 따위를 내려보내서 성공한 예는 역사적으로 없다. 갑제씨가 그걸 모를 위인이 아니다. 지침을 하달하는 이유는.. 이는 위기의식을 고조시키는 방법으로 이목을 끈 다음 이심전심의 방법으로 ‘결정적인 시기’의 타이밍을 찍어주기 위한 것이다.
 
그것이 무슨 타이밍이겠는가? 독립신문 따위 허접사이트를 언급하는 이유가 무엇이겠는가? 이심전심으로 행간에 실어 신혜식들에게 전달하려는 뜻이 무엇이겠는가? 섬찟함을 느껴야 한다.
 
독립신문이 여론을 이끌어갈 재주가 있다면 벌써 성공하여 그들이 총선에 승리했을 일이지 저리 빌빌거리고 있겠는가? 갑제씨가 허접들을 언급하는 의도는 주인이 굳이 말하지 않아도, 주인의 복심을 헤아려 실행할 '마당쇠 역할(?)'을 기대해서가 아니겠는가?  
 
몰락에는 몰락의 공식이 있다. 그 끝은? 자폭이다. 대안을 제시하지 못할 때, 희망이 완벽하게 꺾어졌을 때, 절망밖에 남지 않았을 때 그들은 자폭의 길을 택할 수 밖에 없다. 우리로서는 있을 수 있는 모든 가능성에 대비하지 않으면 안된다.
 
적들은 지금 공포에 빠져있다
적들의 두려움을 이해해야 한다. 보안법 철폐가 뭐 대단한 일이라고 호들갑이란 말인가 하는 안이한 생각을 해서는 안된다. 곰곰이 생각해보라. '국보법이 폐지되었는데도 마침내 아무런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면?'
 
그들이 걱정하는 것은 국보법 자체가 아니라, 폐지 후 아무런 일도 일어나지 않는 상황이다. 보안법의 논리가 꺾어지는 즉 그들 세력의 존재이유가 소멸한다. 갑제들 입장에서 그건 정말 미치고 폴짝 뛸 일 아닌가?
 
그들은 지금 두려운 것이다. 국보법이 폐지된 후 아무런 일도 일어나지 않아서, 모든 사람이 국보법폐지를 잘된 일로 생각하는 그날이 참으로 두렵다.
 
역으로 우리가 보안법을 두고 절대 타협해서 안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우리에겐 우리가 옳았다는 확인의 증거가 필요하다. 양치기 소년의 거짓말을 입증할 증거 말이다. 그들이 지난 50년간 국민을 속여왔다는 증거.
 
엄중한 국면이다. 적들이 공공연히 대통령 위해를 암시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들이 이성을 잃은 막가파집단이라는 사실을 우리는 알고 있다. 있을 수 있는 모든 가능성에 대비해야 한다. 경계를 늦추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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