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을 떠들썩하게 만든 열세살 아빠 열다섯 엄마, 그리고 한살 아기. 이 사진의 내용을 보고
'애가 애를 낳아서 어쩌려고? 참 세상이 말세다'며 분개하는. 그런 따위 말 밖에는 할 말이 없
는 수준 이하 쓰레기들과는 대화하지 않는 것이 맞다.
내용에 눈 감고 형식을보라. 이 사진에는 열세살 열다섯살 한살 아기가 있는 것이 아니라 들켜
버린 신의 미소가 있다. 사건은 영국 어느 지방도시에서 일어난 것이 아니라 인류의 사건이고
나아가 자연의 사건이고, 이전에 신의 사건이기 대문이다.
사진에는 주목할만한 아름다움이 있다. 그 아름다움을 훔치고픈 욕망을 가져야 한다. 그 욕망
이 없는 즉 그 사람의 내면에 사랑이 충만해 있지 않은 것이다. 자기 안에 사랑이라곤 없는 자
가 뚫린 입으로 사랑을 말한다면 슬플 뿐이다.
사랑은 입으로 말해지는 것이 아니라 가슴으로 토해내는 것. 그렇게 낳아낸 것이 예술가의
작품이다. 모든 작품은 자기 안의 사랑을 토해내는 것이다. 그 사람의 내면에 그 사랑의 자궁
이 갖추어져 있느냐가 중요하다.
편협한 매니아가 된 사진가들이 좋아하는 유형의 사진이지만 그래도 이 사진은 확실히 좋다.
창에서 들어온 빛이 두 사람의 심장을 관통하여 독립적인 하나를 이루고 있다. 문제는 매니아
그룹의 편협함이다.
영화라면 서부영화 매니아, 조폭영화 매니아, 멜로영화 매니아 소설이라면 판타지소설 매니아,
무협소설 매니아, 로맨스소설 매니아. 대중가요라면 발라드 뽕짝. 어느 분야라도 그렇다. 저급한
감상주의에 매몰된 매니아들이
진을 치고 커다란 시장을 형성하고 세력을 휘두르고 있으면 진짜가 파고들기는 힘들다. 매니아
가 시장을 발전시키기도 하지만 동시에 권력화된 매니아 집단이 시장을 말아먹는다. 그 타락한
권력의 전위부대는 흔히 평론가라는 이름으로 불린다.
이 사진에는 대칭이 있고 풋풋한 유머가 있다.
아기의 탄생 혹은 하트 혹은 장미꽃
브라질 교도소 독방 수감자
그 안에 하나의 고독한 세계가 있다.
세잔의 형태. 풍부한 양감. 지구의 중력이 느껴진다. 살이 밀도와 탄력. 살이 접히는 부분이 그리
는 곡선의, 시작되고 끝나는 부분의 미묘한 접점이 관찰할 만 하다. 모델이 살이 쪘다거나 혹은
담배를 핀다거나 혹은 옷을 벗었다거나 그런 따위는 잊어버리고
풍부한 양감 자체를 즐겨야 한다. 순수하게 말이다. 아무것도 모르는 아기가 보는 시선으로. 그대
열살이 넘으면서 자기 자신의 보는 눈을 잃어버리고 타인의 평판을 의식하는 눈치가 그자리를
대신하게 되었겠지만 그 잃어버린 것을 회복하려는 노력도 해봄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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