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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ad 13912 vote 0 2003.03.27 (15:45:10)

[러시아군 정보부 감청에 기초한 Iraqwar.ru의 전황분석 (3월 26일, D +7)]

다음은 러시아군 정보부(GRU)가 미영 동맹군(연합군말고 동맹군이라고 지칭하자고 하시더군요)과 이라크군의 통신을 감청한 것에 기초한 전황분석입니다. 이 분석은 러시아 저널리스트와 군사전문가들이 함께 만든 The Iraqwar.ur라는 단체에서 하고 있습니다. 염두에 두셔야 할 것은 여기에 실린 정보의 신빙성은 아무도 확인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알 자지라의 보도로 서방 언론 편향에서 벗어나고 있는 것처럼 이 정보들을 그냥 이라크전쟁을 보는 제3의 시각 정도로만 봐주시면 좋겠습니다. 서구 언론보도나 동맹군 브리핑과 다른 부분이 많으니 대조해서 보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군사지식이 풍부한 분들은 이 전황분석에 의견을 많이 보태셔서 많은 네티즌들이 보다 상황을 정확하게 판단하는데 도움이 되도록 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번역은 원문에 손상을 가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편히 읽히도록 했습니다. 번역상의 실수는 전적으로 제 책임입니다. 글의 원문은 여기를 보십시오. http://www.aeronautics.ru/news/news002/news079.htm - '세상속으로'가 번역하고 첨언합니다.

* 26일 아침까지 격렬한 전투가 전 전선에 걸쳐서 있었다. 예상대로 모래폭풍 때문에 동맹군의 전진이 멈췄다. 동맹군은 휴식, 보급, 병력보충이 절실한 상황이었다.

* 26일 내내 나쁜 날씨로 인하여 동맹군의 주축인 제101공중강습사단은 전투를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작전을 대폭 축소해야만 했다. 제101공중강습사단의 전투준비(combat readiness) 상태는 동맹군 전체의 전략에 큰 영향을 미치는데 그것은 이 부대가 아파치 공격헬기 72대를 포함, 다양한 종류의 헬기를 약 290대나 운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제101공중강습사단은 제82공수사단, 제3(기계화)보병사단과 더불어 이번 전쟁의 핵심인 제18공수군단의 주축이다.

* 기본적으로 제101공중강습사단은 공중정찰을 하는 동시에 적군을 압박하는 역할을 한다. 적군과 계속적으로 조우하면서 주력군이 도착할 때까지 적군을 꼼짝 못하게 하는 것이 임무다.

* 현재 동맹군은 카라벨라(Karabela)와 나자프(Najaf) 진입 지역에서 작전을 하고 있다. 지난 24시간 동안 동맹군은 전사 4명, 부상 10명의 손실을 입었다. 그리고 특수작전용 헬기 1대가 실종되어 교신이 두절되었다. 헬기에 탑승했던 특수부대원과 조종사의 생사여부에 대해서 조사 중이다. 또다른 헬기 2대는 동맹군 지역에 불시착 했다. 헬기 엔진이 모래에 대단히 민감함이 판명되었다.

* 러시아군 정보부(GRU)가 전쟁이 시작하기 전에 예상한 동맹군의 작전은 유프라테스강의 우측 제방을 따라 사막을 가로질러 과감하게 진격해서 카라벨라를 통과하여 바그다드에 진출할 수 있는 이라크 중앙부에 도달하는 것이었다. 또 다른 전략은 바스라(Basra)를 우회하여 나시리야(Nasiriya)를 거쳐 암마라(Ammara)에 도달해서 이라크 남부지역의 이라크군을 완전히 고립시키는 것이었다. 이럼으로써 효율적으로 이라크 전체를 이등분하게 되는 것이다.

* 카바렐라를 향해 사막을 가로질러 진격하는 첫번 째 계획은 지연되기는 했지만 성사되었다. 하지만 두번 째 계획은 실패했다. 이 시간까지 동맹군은 나시리야 인근의 이라크군 방어선에 돌파구를 만들지 못했고 이라크군을 암마라 쪽으로 밀어부치지도 못했다. 계획대로라면 동맹군은 전진하는 부대의 측면을 커버하는 티그리스, 유프라테스강이 있는 메소포타미아 강 계곡을 따라 바그다드까지의 진격로를 확보할 수 있었을 것이다. 지금까지 약간의 동맹군 부대만 거점확보에 유리한 유프라테스강의 왼쪽 제방에 도달할 수 있었다.

* 한편 나시리야 지역에서 계속된 전투로 인해 이라크군은 병력의 대부분을 바스라 지역에서 후퇴시켜 (동맹군의) 포위를 피할 수 있었다.

* 현재 동맹군은 앞으로 이틀간 격전이 계속 될 나자프(Najaf)와 카바렐라 인근의 강을 건너려고 시도하고 있다.

* 미군 수뇌부의 극심한 비판과 워싱턴의 압력 때문에 동맹군 사령부는 보다 과감한 작전을 전개해야만 했다. 그리고 동맹군은 개전 첫날 예상치 못했던 강력한 이라크군의 저항을 통해 받았던 충격도 점차 벗어나 전투에 집중하고 있다. 이제 동맹군의 작전은 점차 앞뒤가 맞아들어가고 있다. 동맹군은 조금씩 전투의 주도권을 확보하고 있는데 이것은 이라크군이 선택할 수 있는 수비전략이 없다는 것에도 원인이 있다.
--> 미군이 전열을 재정비하고 있습니다. 모래태풍이 잦아들고 공중지원이 가능한 상황에서 전투가 벌어진다면 이라크군의 패배는 불을 보듯 뻔합니다.

* 현재 미군의 기본적인 전술은 직접적인 교전을 피하고 공중 및 지상 정찰부대를 통해 이라크군의 방어력을 테스트하고 이라크군의 방어선에서 끄집어 내는 것이다. 동맹군은 마침내 지난 사흘 간 지상전에서 했던 것처럼 호송부대 주변을 무작정 이동하는 것을 그만두었다.(약간 의역)

* 이렇게 함으로써 동맹군은 전투의 효율을 높이고 이라크군에 큰 손실을 가했다. 이런 전술에 기초해 지난 밤과 오늘 이른 아침까지 동맹군이 가한 공격으로 이라크군은 전사 250명, 부상 500명의 손실을 입었다. 그리고 탱크 10대와 3개의 포대도 잃었다.
--> 이라크군이 바스라 지역으로 남진하는 것에 대해서 말이 많은데 미군의 의도에 말려드는 것이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그리고 나자프 지역 전투 결과에 대해서는 차이가 있네요. 서구 언론의 보도는 이 지역 전투에서 이라크군을 1000명 정도 사살했다고 주장합니다. 하지만 이 정보에 따르면 4배로 과장했군요.

* 그러나 전투가 효율적으로 전개되었음에도 불구하고 동맹군은 어지간한 크기의 도시를 하나도 장악하지 못했다. 전쟁 시작후 6일째가 되던 날 밤에서야 영국군 해병대가 작은 도시인 움 카스르(Umm Qasr)의 잠정적으로 손에 넣었을 뿐이다. 어둠이 깔린 동안 움 카스르 주변에는 모든 움직임이 멎었고 (점령을 하고 있던) 이라크군은 방어선을 후퇴시켰다. 도시 전역에서 계속적인 교전이 있었는데 강력한 수비를 하던 1500명의 이라크군 중에서 단지 150여 명만 영국군에게 포로가 되었다. 남은 병력은 바스라 지역으로 퇴각했거나 민간인 복장을 하고 게릴라전을 전개하고 있다.
--> 영국군이 움 카스르를 완전히 장악했다는 서구 언론의 보도와 큰 차이가 있습니다.

* 영국군은 인구 2백만의 바스라 시를 중세식으로 포위하는 전술을 쓰고 있다. 포격으로 생명줄 역할을 하는 도시의 기간시설이 모두 파괴되었고 이라크군에게 계속 포격이 이루어지고 있다. 영국군의 기본 전략은 이 도시를 완전히 봉쇄하는 것이다. 영국군 지휘부는 식료품, 전기, 물의 부족으로 인해 도시(내부)의 상황이 악화되어 주민들이 수비하는 이라크군을 항복하게끔 할 것이라고 믿고 있다. 군사전문가들은 동맹군 사령부가 (이런 식으로) 바스라 시를 접수하는 것이 중요하며 앞으로 바그다드 시를 피 흘리지 않고 장악하는데 모델이 되리라고 보고 있다고 지적했다.
--> 중세의 공성전술 중에 대표적인 것은 성을 완전히 포위해서 성 안의 사람들이 먹을 것과 무기가 떨어져 싸울 의지를 상실할 때를 기다려 점령하는 것이었다고 합니다. 이런 전술을 그대로 적용하면서 바스라에 인도주의적 지원을 하겠다는 언론 플레이를 하는 것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요?

* 그러나 지금까지는 이런 계획이 별로 실효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수비하는 이라크군은 방어선을 잘 지켜내고 있다. 지난 밤 바스라 시 근처에서 벌어진 교전으로 영국군 3명이 전사했고 8명 이상이 부상을 입었다.

* 동맹군의 전선(frontline)이 지나칠 정도로 길게 늘어져 있음은 분명하다. 전선은 나자프와 카바렐라를 거쳐 바그다드까지 늘어져있다. 전선의 우측면은 유프라테스강을 따라 완전히 노출되어 있다. 동맹군의 모든 중요한 병참보급, 통신 라인이 보호가 전혀 안 되는 사막을 가로지르고 있다. 제일 앞까지 진격한 부대를 위한 보급로는 이미 350킬로가 넘었는데 이 보급로로 매일 800톤의 연료와 1천톤에 달하는 탄약, 식량, 그리고 기타 보급품이 전달되어야 한다.
--> 이라크군의 전술이 어떠해야 하는지 잘 보여주는 대목이군요.

* 만약에 이라크군이 이 보급로에 결정적인 타격을 가한다면 동맹군은 큰 곤경에 처할 것이다. 동맹군 주력은 보급이 차단당해서 전투준비를 제대로 못하고 기동력을 잃어 이라크군의 손쉬운 먹이가 될 것이다.

* 미군은 이런 일이 벌어지지 않도록 막강한 공군력에 의존할 것이다. 그런데 그런 식으로 생각하는 것은 위험할 수도 있다. 엄청난 수의 전투차량과 장비가 동맹군에게는 전략적으로 취약점이 된다. 러시아군 정보부가 감청한 바에 따르면 모든 정비부대가 최일선에 파견되었다. 예비로 갖고 있던 부품의 60%가 이미 사용되었고 긴급하게 부품을 요청한 상태다.

* 모래는 말 그대로 장비를 "잡아 먹고" 있다. 모래는 특별히 전투차량의 전자계통과 트랜스미션에 큰 영향을 주고 있다. 이미 40대 이상의 동맹군 탱크와 69대의 APC가 엔진고장으로 작동불능이다. 그리고 150대 이상의 장갑차의 열추적장치와 야시경 장비가 못쓰게 되었다. 고운 입자의 모래가 (장비의) 모든 입구로 들어가 움직이는 부분은 다 망가뜨리고 있다.
--> 서구 언론은 동맹군의 모든 장비가 거의 고장없이 작동 중이라고 보도했습니다.

* 동맹군 사령부는 바그다드의 텔레비젼 방송국을 폭격함으로써 자신들이 정보전에서 패배하고 있음을 자인했다. (약간 의역) 곧 다른 텔레비전 방송국과 지상의 위성통신 송신시설에도 폭격이 가해질 것이다. 동맹군은 이라크인들의 사기를 떨어뜨리기 위해 그들을 정보로부터 차단시키고자 한다.

* 지나치게 긴 보급로와 이라크군 수색대의 활약은 동맹군에게 또 다른 문제를 야기했다. 동맹군 사령부는 보급로가 어떤 상황에 놓여있는지 전혀 알고 있지 못함을 인정해야만 했다. 최근에 감청한 바에 따르면 동맹군 사령부는 보급부대와 함께 출발했으나 중간에 낙오된 500여 명의 병력의 위치를 찾고 있다. (어쩌면 이들은 독자적인 임무를 수행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지금까지 이들 중 몇 명이 전사했는지, 포로가 되었는지 혹시 성공적으로 본대에 합류했는지 파악되지 않고 있다.
--> 이라크군의 활발한 유격전이 큰 성과를 거두는 것 같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라크군 주력이 남진하는 것에 대해서는 정말 군사지식이 풍부한 분들이 대답해 주셔야 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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