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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저는 예산군 삽교면의 보성초등학교(교장 서승목)에서 오늘 20일까지 기간제 교사였던 진00입니다. 3월 1일부터 지금까지 지난 20일간 제가 학교에서 있었던 일을 적어보고자 합니다. 최대한 저의 감정을 배제하고 객관적으로 사실을 이야기 하기 위해 있었던 일을 대화 그대로 옮겨봅니다.

3월 3일 첫 출근
4년 간의 학원 강사 생활을 접고 기간제 교사 근무 첫 날. 교직에 대한 꿈과 그래도 1년간의 안정된 직장. 일도 열심히 하고 공부도 열심히해서 1년 후 임용 시험에 합격하는 값진 보람을 얻으리라.

3월 7일 금요일 오후 3시-4시 경
교감 선생님이 근무 일지 쓰는 법을 가르쳐주심 그러다가

교감선생님: 교장선생님께 잘 보여야 해. 교장 선생님은 예산 사람이니까. 그래서 말인데 아침에 교장선생님 차 좀 갖다드리고.
나: ....네...

그러나 집에 와서 생각해보니 '그럼 매일 아침마다 차를 갖다드리라는 소린가' 이건 아니다 싶은 생각이 듬.

3월 8일 토요일 오전 8시 50분경
어제 일로 교감선생님과 면담함.

나: 어제 차 타는 거 말인데요. 출근하면서부터 아이들이 아직 어려서(초등 3) 같이 있으면서 아침활동 지도를 해야 하는데요. 그리고 교과도 내용이 쉽지만 그래도 교재 공부해야 할 것이 많더라구요. 그래서 그런데 매일 아침마다 교장선생님 차 드리는 것은 부담스럽습니다.

교감선생님: 내 말을 못 알아듣는군. 다 진선생 위해서 하는 말이야. 교장선생님은 여기 사람이까 잘 보여야 된다구. 진선생 직장 생활 안해봤나?
...........................................................
교감선생님: 하기 싫으면 하지마! 못 하는 건가????
나:.....
교감 선생님: 못 하는거야? (위협적인 목소리로)
나: 못 하겠습니다. 죄송합니다.

3월 7일 토요일 오전9시 10분경 1교시

교감선생님과 면담(말이 면담이지 거의 강압적인 말씀을 듣는 시간)이 끝난 후 마음을 다스리느라 1교시 도덕시간과 2교시체육을 교환하기로 함. 체육은 운동장 사정이 좋지 않고 날씨가 추워 책읽기로 대체하고 있는데, 갑자기 교장선생님께서 교실로 들어옴.

교장선생님: 1교시가 뭔가?
나: 도덕인데 체육하고 바꿨습니다. 날씨가 추워 밖에서 못하고 책읽기 하려구요.
교장선생님: 절대 수업시간표 바꾸면 안 돼.

그 날 오전 11시 30분경
재량 활동시간에 아이들 컴퓨터실에서 타자연습 시키다가 잠깐 교실로 무엇을 가지러 가 있는데 교장선생님께서 교실로 오셔서
교장선생님: 지금 무슨 시간인가?
나: 재량 시간이라서 애들은 컴퓨터실에 있습니다.

그날 낮 12시 20분 경
수업 끝나고 교실로 오는데

교장선생님: 교장실로 와!

교장실에서
계약서를 가져오더니

교장선생님: 계약서에 보면 기타 업무 이행이 있는데 불이행시 그만둬야 해. 나도 교육위원회에도 회부해야하고. 빨리 말해. 말해야 나도 사람을 구할게 아닌가. 그리고 꼭 두 가지를 말해. 옆에서 충동질한 사람하고, 만약 접대 할거면 어디까지 하겠는지. 교감한테는 못 하겠다고 했다며. 당돌하군. 윗사람이 시켜서 못 하겠다고 하는 사람은 전교조야. 진선생 전교조야?

나: 어이도 없고 당황스런 상황이라서 가만있다가 몇 번을 이런 식으로 다그쳐서 "그럼 제가 그만두겠습니다"

하니 좀 교장 선생님, 교감선생님 수그러들며..... 결국 합의 본 게 찻잔 정리와 손님 접대 준비 (특히 교육감님 접대 무지하게 강조)였습니다.

왜 교장선생님께 아침마다 차 타드리며 잘 보여야 하는지 기간제 교사의 기타업무에 손님접대가 들어가는지 지금도 전 모르겠습니다. 전 아이들을 가르칠려구 왔는데요...

그러나 본격적인 제 괴로움은 그 날 이후 월요일부터였습니다.
월요일 부터 계속 하루에도 몇 번씩 번갈아가며 수업 중에 들어오셨습니다. 그리고 그 수업 그 시수에 그 시수대로 안 한다고 큰 소리로 야단치셨습니다.

저는 온갖 사소 한 것 하나까지도 난 모르는 게 있으면 옆 반 선생님께 물어보며 열심히 하려고 노력했습니다. 그러나 교장은 기간제 수업에 참관할 권리와 의무가 있다면서 계속 단점을 지적했습니다. 그리고 공문하나 작성하는데도 한 장 공문에 10장은 다시 출력해야 했습니다.
또한 청소 제대로 안 했다며(미술실 복도와 미술실 턱의 먼지 , 커튼 안 쳤다고) 큰 소리로 겁을 주셨습니다.


3월 17일 월요일
교장 선생님: (싸늘한 눈빛과 혼내는 어투로) "저기 더러운 거 안 보이나. 청소 지시 감독도 안하나. 내가 하라고 그랬지. 저기 커튼도 치고"
나:....네

3월 18일, 19일
머리가 아프고 학교 갈 생각만 하면 몸서리가 쳐 짐. 병가 내고 결근.

3월 20일
사직서 낼 결심.
아침 교장실에서
사직서를 제출하였습니다. 그런데 사직서를 받자 마자,

교장 선생님: 20일 까지 근무하면 월급이 나갔는데 열흘치는 반납해야해. 행정실에 연락해서 계산해야 돼.

결국 열흘치 월급 77만원 도로 반납하고 사표 수리됨. 아이들을 생각해서 후임자 구할때 까지 하려 했으나 교장선생님 한 마디 만류 없으심. 오직 사직서 양식 형식에 맞춰 쓰라고 하고 월급 반납에 대해서 말하심. 아침에 낸 사표를 받자마자 처리하시는 교감, 교장 선생님의 성숙하지 못한 일면을 보았습니다.

긴 글 읽어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1년 동안 그래도 안정된 직장에서 아이들과 재밌게 공부하고 생활하려던 제 마음에 교직사회가 이런 곳이었나 하는 실망만 남습니다.
지금도 수업 중에라도 손님이 오면 키폰으로라도 연락해서 내려와 차를 타야 한다는 그분들의 말씀이 귓가를 맴돕니다. 교권이 이렇게 무너지구나 처음 느꼈습니다.
초등교원 수급이 특히 어려운 충남남도에서 저 같이 여교사라는 이유만으로 접대를 강요받으며 상처 받는 기간제 교사가 없었으면 하는 제 바람에 이 글을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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