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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ad 13099 vote 0 2003.03.25 (17:49:54)

 - 이 글의 일부는 일주일 전에 썼으나 전황이 예견되지 않아 올리지 않았던 글입니다. -

난다긴다 하는 군사전문가들의 예상이 빗나가고 있다. 예측이 가능한 것은 내부적으로 작동하고 있는 논리가 있기 때문이다. 이 전쟁은 논리를 초월한 곳에서 시작되고 있다. 역사와 문명의 관점에서 보아야 한다. 배후에서 보이지 않는 거대한 힘이 작용하고 있다. 인류에게 충격과 공포를 안겨주는 그 불가항력적인 힘의 원천이 무엇인지 알아야 한다. 인간과 문명에 대한 깊은 성찰이 필요하다.

부시에게도 후세인에게도 승산이 0이다. 그래도 전쟁은 구조적으로 일어나게 되어있다. 역사의 필연법칙에 의해 예정된 전쟁이다. 이 전쟁을 막을 방법은 애초에 없었다. 우리는 무력하다. 우리는 패배하고 또 패배할 것이다. 우리는 좌절하고 또 좌절할 것이다.

승리를 예견하는 일 만큼 신나는 일은 없다. 지난 대통령선거처럼 뻔히 보이는 승리 말이다. 패배를 예견하는 일은 고통스럽다. 나는 한주일 째 소화불량에 시달리고 있다. 이런 때 죽음의 유혹을 느낀다. 인간이라는 존재에 환멸을 느낀다.

승자도 패자도 신의 이름을 앞세우고 있지만 신은 냉정하게 말한다. 『인간, 너 자신을 알라!』고. 비참 그 자체이다.

누구도 이 전쟁을 막을 수는 없다

왜 전쟁이 일어나는가? 통제되지 않는 힘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축적된 힘은 제 스스로를 이기지 못하고 발작적으로 분출하곤 한다. 지하의 마그마가 터져나오듯이 그 힘은 어떤 형태로든 반드시 지각을 뚫고 분출하게 되어 있다. 본질에서 그 힘의 원천을 제거하지 않는 이상, 이 행성 안에서 인간은 결코 평화를 누릴 수 없다.

냉정하게 현실을 보아야 한다. 이성도, 지식도, 양심도, 도덕도, 윤리도 전쟁을 막을 수 없다. 마하트마 간디도, 마틴 루터 킹도 평화주의자도 전쟁을 막을 수 없다. 테레사 수녀도, 로마 교황도, 달라이라마도 이 전쟁을 막을 수는 없다. 그 힘이 없기 때문이다.

역사이래 인문주의는 늘 패배해 왔다. 무력은 더 강한 무력의 등장에 의해서만 제지되었다. 전쟁반대의 순진한 외침이 먹혀든 일은 없다. 우리는 싸워야 하고 싸워서 이겨야 진정으로 이기는 것이다. 그들의 물리력을 꺾을 수 있는 우리의 힘은 무엇인가이다.

그것은 윤리도, 도덕도, 이념도 아니다. 평화에의 염원도 아니고, 양심도 아니고, 이성도 아니고, 지성도 아니다. 역사이래 전쟁을 이긴 유일한 힘은 경제력 밖에 없다. 시장에서 그 경제를 움직일 수 있는 힘은 문화에서 나온다. 경제와 문화에서 압도하지 않는 한 지성은 늘 야만에게 패배해 왔다.

왜 미국은 이 어리석은 전쟁을 하는가?

왜 전쟁을 하는가? 이길 수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이겨서 무엇을 얻지? 전리품을 획득하는 거다. 그 전리품은 석유다. 석유 따위를 얻어서 어디에 쓰지? 이 전쟁의 목적이 석유를 얻는데 있다면 그 목적은 손쉽게 달성될 것이다. 그러나 그것이 과연 수천, 수만의 목숨과 맞바꿀 만큼 가치있는 것인가? 석유를 얻는데 전쟁 이외의 다른 방법은 전혀 없는가?

3000억불로 예상되는 전비를 감안할 때 석유는 그다지 가치있는 전리품이 아니다. 물론 전쟁이 일주일만에 산뜻하게 끝나고, 인명희생은 최소화되며, 이라크에 세워질 괴뢰정부가 미국에 전폭적으로 협조한다면 미국은 투자한 이상의 이윤을 회수할 수 있을 것이다.

현재로서 그럴 가능성은 0이다. 미국은 막대한 희생은 치를 것이다. 외교적 손실은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정도이다. 치명적인 타격은 무역시장의 문화상품 분야에서 발생한다. 전쟁은 결정적으로 미국상품의 총체적인 경쟁력을 떨어뜨리는데 기여할 것이다.

승산없는 전쟁에서 우격다짐으로 승리한다면

우리의 반전운동은 실패할 것이다. 미국은 세계인의 가슴 속에 증오를 심어줄 것이다. 반전의 실패는 반미의 성공으로하여 역전될 것이다. 미국의 문화상품은 세계 도처에서 거부될 것이다. 미국산 청바지, 햄버거와 피자와 코카콜라의 경쟁력이 진정 어디서 나왔는가를 생각해야 한다.

한마디로 말하면 그 모든 것은 2차대전의 전리품이다. 미국은 2차대전에서 승리했고 승리자의 프리미엄을 효과적으로 활용하여 지난 50년간 세계시장을 제패해온 것이다. 이제는 반대의 결과가 나타날 것이다. 거품이 꺼질 때가 되었다. 더 이상의 프리미엄은 없다.

미국이 이 승산없는 전쟁에 우격다짐으로 승리하여, 평화를 염원하는 인류의 희망을 좌절시키는 정도와 비례해서 미국은 상품시장을 잃을 것이다. 경쟁력이 없기 때문이다.

2차대전의 승전 프리미엄은 끝났다

자국에서 소비되는 석유의 절반을 수입에 의존하는 미국 입장에서 석유는 중요하다. 그래도 투입되는 전비는 터무니없다. 단기전으로 끝난다 해도 전후 치안유지와 복구비용까지 3000억불 이상으로 예상되는 거대한 손실을 메울 수 없다. 더구나 지금은 불경기가 아닌가?

본질은 경제다. 경제에서 이겨야 이기는 것이다. 국제사회에서 미국의 명예를 드높인다거나, 힘을 과시하여 패권을 얻는다거나 하는 따위는 전혀 의미가 없다. 미국은 이미 외교전에서 참패하고 있다. 터무니없는 불명예다.

미국은 인류의 양심을 상대로 전쟁을 벌이고 있다. 이라크를 이길 수는 있겠지만 인류가 내심으로 승복하지 않는 한, 시장을 얻을 수 없으므로 실속이 없다. 본질을 봐야 한다. 본질은 경제다. 더 나아가서 미국상품의 국제경쟁력이다.  

상품의 경쟁력이 없어지니 전쟁을 도발한다

미국이라는 나라의 경쟁력이 무엇인지 냉정하게 살펴야 한다. 그 경쟁력의 상당부분은 상품의 경쟁력이 아니다. 미국이라는 나라 그 자체가 하나의 거대한 힘이다. 미국의 이미지 말이다. 자유의 땅, 기회의 나라, 아메리칸 드림이라는 거대한 환상 말이다.

햄버거와 콜라 그리고 청바지로 상장되는 것. 맨하탄 앞바다에 우뚝 선 자유의 여신상이 상징하는 것, 헐리우드 영화가 전하는 메시지들. 그 모든 것이 미국의 경쟁력이다. 바로 그것을 잃고 무엇을 얻겠다는 말인가?

『미국의 가치』에 주목해야 한다. 그것은 석유와 바꿔먹어도 되는 허접한 것이 아니다. 영국인들이 세익스피어를 인도와도 바꾸지 않겠다고 말했다면, 미국인들의 세익스피어는 무엇이었는지 생각해야 한다. 세익스피어를 내주고 기름 따위를 얻어서 뭐하겠다는 말인가?

경제라는 본질에 비추어 볼 때 미국의 승산은 전혀 없다. 이 전쟁은 직접적으로 미국의 몰락을 결과할 것이다. 제국의 몰락이 보인다. 구소련이 아프간을 침략하였다가 속병이 들어 몰락한 것처럼 미국의 몰락은 서서히 진행되고 있다.

부시는 왜 이 무모한 전쟁을 결정했는가?

부시가 전쟁을 도발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경제가 어렵기 때문이다. 만약 이 상태에서 전쟁을 하지 않고 시간을 끈다면 미국경제는 겉잡을 수 없이 무너진다. 최대한 전쟁을 빨리 끝내고, 빨리 손을 떼는 것만이 무너지는 미국경제를 살릴 수 있는 유일한 길이다.

전쟁을 하면 약탈한 석유를 담보로 전비를 외상처리 할 수 있다. 예고된 미국경제의 몰락을 유예하고 한숨을 돌릴 수 있다. 전쟁을 하지 않으면 어떻게든 미국경제는 수렁에서 헤어나지 못한다. 미국은 911 이후 방향타를 잃었다. 이래도 망하고 저래도 망하는 상황에서, 확실하게 망하는 쪽을 택한 것이다. 보통 초보도박사가 빠지는 심리적 함정이다.

물론 부시는 애초부터 전쟁계획이 있었다. 그러나 충분한 준비도 없이, 유엔의 동의도 없이, 사막의 폭풍이 불고, 보름달이 뜬 최악의 시기에, 최악의 전쟁을 도발하는 이유는 곤두박질치는 미국경제가 부시의 재선을 압박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우리에게는 우리의 전쟁이 있다.

전선이 이라크에만 있는 것은 아니다. 우리의 전쟁은 인터넷에서, 거리의 시위현장에서 벌어지고 있다. 이 전쟁으로 미국은 세계의 왕따가 될 것이다. 우리는 반전을 외치지만 성공하지 못한다. 반미로 간다. 전쟁이 문제가 아니라 미국이 문제다. 모두가 미국을 혐오하고 더 나아가서 미국문화를, 더 나아가서 미국인의 가치관과, 철학을 혐오하게 될 것이다.

반전은 반미로, 반미국문화, 반코카콜라, 반헐리우드로 옮아갈 것이다. 우리의 진정한 승리는 경제전쟁에서의 승리로 얻어질 것이다. 더 나아가서 문화전쟁으로 비약할 것이다. 미국의 가치관과 세계의 가치관이 충돌할 것이다.

미국의 경쟁력은 상당부분 햄버거와 코카콜라와 청바지와 헐리우드영화에 있다. 이 상품들은 일정한 연관관계를 맺고 있다. 과거에 선교사가 먼저 들어갔던 그 길을 지금은 헐리우드 영화가 먼저 들어간다. 선발대로 들어간 헐리우드가 미국의 가치관을 소개하고 그 다음 청바지와 콜라를 비롯한 미국의 문화상품이 들어가고 그 다음 첨단제품이 뒤따라가는 식이다.

먼저 헐리우드라는 이름의 선교사가 파견되어 사람의 생각을 바꾼다. 그 다음 햄버거와 콜라와 청바지가 들어가서 삶과 문화를 바꾼다. 그 다음 첨단제품을 소비하게 한다. 지난 50년간 그 모든 것이 손쉽게 가능했던 이유는 미국이 2차대전의 승전국이었기 때문이다.

미국은 거대한 허상이다. 미국이 강한 것은 상품이 강했던 것이 아니라 미국이라는 거대한 허상의 이미지 그 자체가 총체적으로 강했던 것이다. 한 두개의 상품이 강했던 것이 아니라, 이 여러 가지들이 유기적으로 연결된 시스템구조가 총체적으로 강했던 것이다.

그것이 무너지려고 하니 그것의 필요를 증명하기 위해 전쟁을 도발한다. 미국의 패권주의가 인류에게 필요하다는 것을 증명하기 위하여, 없는 위기를 생산해낸다. 지구를 지켜주는 슈퍼맨과 배트맨이 필요하다는 것을 증명하기 위하여 없는 악당들을 제조해낸다.

우리는 이 전쟁을 반대하는데 실패한다.

전쟁은 반대될 수 있는 성격의 것이 아니다. 문은 무를 이길 수 없고, 평화는 전쟁을 이길 수 없고, 양심은 범죄를 이길 수 없고, 선비는 깡패를 이길 수 없다. 인류의 역사는 양심이 야만에 패배해온 기록이다. 힘은 힘으로 꺾어야 한다.

우리는 전쟁을 반대하지만 이미 전쟁은 일어났다. 전쟁을 막으려면 전쟁보다 힘이 세어야 한다. 우리의 외침은 공허하기만 하다. 우리는 미국을 모욕할 수 있으나 미국은 모욕을 느끼지 않는다. 그들은 충분히 뻔뻔스럽다. 실상 우리는 무력하다.   

UN은 미국을 왕따시킬 것이다. 그 이전에 미국은 UN의 기능을 정지할 것이다. 나토는 분열될 것이다. 미국은 나토를 무력화할 것이다. 우리는 민간인 희생을 걱정한다. 미국은 이라크 민간인 희생을 줄여서 반전의 논리를 꺾으려고 시도할 것이다.

미국은 이라크에 존재하지 않는 화학무기들을 발견하는데 성공할 것이다. 미국은 후세인이 사용하지 않은 생화학무기의 사용을 증명해내는데 성공할 것이다. 그들은 그 정도로 용의주도하다. 그들의 신문은 오보의 왕이다. 그 오보들은 우격다짐이다. 그들은 전쟁에서 맨 먼저 할 일은 진실을 살해하는 일이라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

우리의 패배는 예정되어 있다. 부시가 악이라 해서 자동으로 후세인이 선이 되는 것도 아니다. 정치논리로는 이 문제에 답이 없다. 정치의 세계에서는 언제나 이긴 소가 우리소이다. 도덕이나 윤리 따위는 승리자의 장식품에 불과하다.

그래도 우리는 싸워야 한다. 승산은 하나 뿐이다. 그것은 경제전쟁에서 이기는 것이다. 미국이 이라크에서 빼앗아오는 석유가 미국경제에 보탬이 될 것인가? 천만에. 미국경제는 겉잡을 수 없이 붕괴될 것이다. 왜? 본질인 미국상품이 경쟁력을 잃고 있기 때문이다.

제국주의는 처음 경쟁력 있는 상품을 들고나와 시장을 개척하기 위해 침략한다. 나중에는 경쟁력없는 상품의 억지수요를 유발하기 위하여 전쟁을 한다. 총체적으로 미국이라는 상품이 경쟁력을 잃었기 때문에 전쟁이 요구되는 것이다. 전쟁은 단기적으로 수요를 창출하여 미국의 숨통을 틔워줄 것이다. 거대한 몰락은 늘 이런 식으로 진행된다.

우리는 다시 싸움에 나서야 한다

고전하고 있지만 그들은 충분히 뻔뻔스러우므로 우격다짐의 승리를 이끌어낼수 있을 것이다. 진짜 전쟁은 이 전쟁이 끝나고 시작될 것이다. 진짜 전쟁은 경제전쟁이다. 경제전쟁에 우리가 참여하는 길은 문화상품시장에 있다.

우리의 총알은 헐리우드영화를 보지 않는 것이며, 우리의 대포는 코카콜라를 마시지 않는 것이며, 우리의 스텔스기는 미제 청바지를 입지 않는 것이며, 우리의 폭탄은 미국의 문화상품을 소비하지 않는 것이어야 한다. 더 나아가 우리의 가치관과 철학을 세계에 전파하는 것이어야 한다.

물론 첨단제품에 있어서 미국상품은 계속 시장에서 소비될 것이다. 그러나 미국상품의 경쟁력이 세계 1위인 분야는 많지 않다. 미국의 압도적인 경쟁력은 미국 그 자체에 있다. 헐리우드와 코카콜라와 첨단제품으로 연결되는 정교한 시스템이다.

인정할건 인정해야 한다. 우리는 미국과의 문화전쟁에서 줄곧 패배해왔다. 우리의 진정한 적은 미국의 철학과, 미국의 사상과, 미국의 문화와, 미국의 가치관이다. 미국인 특유의 과학숭배와, 무력숭배, 그것이 모여져 만들어진 패권주의다.

우리는 겉으로 미국을 비난하면서도 알게 모르게 미국을 숭배해 왔다. 문화와 철학과 가치관의 경쟁에서 우리는 줄곧 패배해 왔다. 우리는 반대해서 이기는 것이 아니라 싸워서 이겨야 한다.

전쟁은 고통 그 자체이다

석일행은 화를 참지 말라고 가르치지마는, 화를 터뜨려도 화를 참아도 존재의 비참은 어쩔 수 없다. 나는 깊은 내상을 입었다. 부시는 나를 화나게 한다. 내게 고통을 준다. 내 수명은 일주일 쯤 줄어들었다. 부시가 인류를 화나게 하여 줄여놓은 세계인의 평균수명을 합산하면 얼마나 될까? 대충 어림잡아도 10만명 이상을 살해한 셈이 되지 싶다.

이 전쟁의 진짜 이유는

이 승산없는 전쟁의 본질은 걸프전 이후 지난 10여년간 이루어진 전쟁기술의 발달에 있다. 민간인 희생과 미군의 희생을 극도로 줄이고도 승리하므로서, 반전논리를 꺾어놓을 수 있다고 보았기 때문에 전쟁을 도발한 것이다. 제 자식들이 전장에 나가 있다면 절대로 하지 않을 전쟁이다.

전술이 발달하면 누군가는 반드시 전쟁을 도발한다. 클린턴이 안하면 부시가 하고, 부시가 안하면 또다른 누군가가 반드시 한다. 2차대전후 러시아의 핵이 한국전쟁의 3차대전화를 막았듯이 그 반대의 힘이 등장하기 않으면 전쟁은 반드시 일어난다. 역사이래 늘 그래왔다.

이라크 민간인 희생이 10000명 미만이고, 미군병사의 희생이 200명 미만이고, 개전 2주일 내에 후세인의 항복을 받아낼 수 있다면, 반전논리를 잠재울 수 있다고 계산했을 것이다. 그렇게 된다면 미국입장에서 전쟁을 망설일 이유는 없다. 즉 전쟁을 안할 이유가 없으니까 전쟁을 하는 것이다.

승산이 문제다. 승산이 있으므로 전쟁을 한다. 전쟁기술의 발달로 미국의 승산이 높아지니 전쟁을 도발한다. 우리가 이 전쟁을 이길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그 승산을 없애는 거 뿐이다. 설사 이번에 고전한다 해도, 미국은 또다른 신무기를 만들고, 북한과 이란에서 또다른 트집을 잡아, 또다시 람보의 모습으로 등장할 것이다.

그러므로 이 전쟁에서 진정으로 이기는 방법은 미국의 전쟁수행능력 그 자체를 없애는 것 뿐이다. 전쟁수행능력의 상당부분은 남아도는 경제력에서 나온다. 돈이 남아도니 무기를 만드는 것이다. 전쟁이 수지맞는 장사가 안되게 하는 방법 뿐이다.

인류에게 재앙의 근원은 미국문명 그 자체이다

전쟁은 직접적으로 고통을 안겨준다. 나는 홧병으로 장염을 앓는다. 어떤 논리로도 이 생생하게 느껴지는 육체와 정신의 고통을 정당화할 수 없다. 신의 이름으로 전쟁을 하고 있지만 신은 거듭 말한다.

『인간, 너 자신을 알라! 너희의 보잘 것 없음을 알라! 너희 인간의 무력함을 알라! 얄팍한 도덕과 윤리의 지식의 이름으로 면피될 수 없는 너의 초라함을 알라!』

인간은 비참한 존재이다. 인간이 만든 문명은 지푸라기 같은 것이다. 미국인들이 과시하고 싶어 몸살을 앓는 그 물질문명의 가치없음을 인정할 것을 신은 인간에게 요구한다. 전쟁은 문명의 본질에 대한 성찰을 요구한다. 구체적으로는 지난 50년간 인류가 숭배해온 미국문명의 천박성 말이다. 그 미국인의 삶의 형태와 가치관 말이다. 미국을 개조하지 않으면 인류의 불행은 계속된다.

덧글.. 다른 시점에 쓴 여러편의 글을 이어붙여서 문맥이 이상해진 점 양해 바랍니다. 덧붙여 말하면 파병반대가 옳습니다. 파병을 묵인해야 하는 저간의 정치논리를 모르는 바는 아니나 찬성을 용인하고 있다가는 내 몸이 먼저 죽을 거 같습니다. 부시감기가 참 안낫는군요.

어쩔 수 없이 파병을 해야만 하는 반식민지 상태의 현실적 이유는 행정부가 고민할 일이지 의회나 네티즌이 양해할 성질의 일은 전혀 아니죠. 노무현은 국민여론 핑계되고 시간이나 끌다가 파병하지 않으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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