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읽기
프로필 이미지
[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4378 vote 0 2018.12.14 (11:34:13)

      
    계통을 일으켜라


    세상은 마이너스다. 에너지를 조달하는 유일한 방법은 계를 쥐어짜는 것이다. 남을 쥐어짜거나 혹은 자신을 쥐어짜거나다. 강박장애를 앓는 사람들은 에너지가 있다. 그들은 자신을 쥐어짠다. 세균 공포, 채식주의, 미세먼지 공포, 라돈 공포, 햄버거 거부 등의 방법으로 자신을 쥐어짠다. 에너지를 얻지만 자신을 해친다.


    술꾼이나 애연가도 확실히 에너지가 있다. 가수라면 마약을 먹어도 좋은 가사를 얻을 수 있다. 자신을 파괴하면 얻는게 있다. 그러다가 망한다. 강박장애 환자라면 대인관계가 좁아진다. 이런 저런 규칙들을 만들었다가 민폐를 저지르고 친구와 단절된다. 마이너스들이 조금씩 누적되어 망한다. 물론 부자라면 상관없다. 


    친구는 안 만나면 그만이다. 남을 쥐어짜는 사람이 있다. 차별주의를 휘두르는 보수꼴통들이다. 좌파 계몽주의 환자들도 같다. 이런 저런 구실을 만들어 남의 일에 시시콜콜 간섭한다. 남을 헐뜯는다. 이런 사람들은 사회를 균일하게 만들려고 한다. 질은 균일해야 한다. 예멘 난민 쫓아내면 우리사회가 균일해서 좋잖아.


    그러다가 친구를 잃는다. 예멘 난민 한 명을 쫓아낼 때 선진국 사람 두 명과 멀어진다. 영국인이 브렉시트 할 때 한국인 마음과도 멀어진다. 남을 따 시키려다가 자신이 따 당한다. 자신은 손해 안 보겠다는 얌체 생각으로 친구를 사귈 수 없다. 국제적으로 고립되어서 망한다. 플러스 방법으로 에너지를 얻는 수단은 없다.


    무조건 마이너스다. 공짜먹는 수단은 없고 절대로 손해볼 각오를 해야 한다. 어차피 마이너스라면 치고 빠져야 한다. 술꾼이나 골초라도 그렇게 얻은 에너지로 좋은 작품을 쓰고 끊으면 되잖아. 못 끊는게 문제다. 중독 때문이다. 에너지는 방향성이 있으므로 계속 간다. 빠져나오지를 못한다. 빠져나오는 사람도 있다. 


    한때 히피였다거나 방랑생활을 했다거나 해도 크게 성공한 사람은 많다. 젊은 시절을 허송세월로 보낸 것처럼 보이지만 외연을 넓혀 상부구조를 건설한 것이다. 돌아온 탕자처럼 혹은 사막을 건너온 왕자처럼 그들은 커다란 에너지를 얻어 온다. 그러나 98퍼센트 준비된 상황에 2퍼센트 부족한 에너지를 얻을 뿐이다.


    술로 담배로 마리화나로 혹은 강박장애로 또 히피행각으로 98퍼센트를 원하면 망한다. 돌아온 탕자는 예외적인 현상이고 대부분은 그냥 망한다. 사회적 에너지를 얻으려고 남을 차별하다가 망하고 개인적 에너지를 얻으려고 자신을 해치다가 망한다. 순수하게 에너지를 얻을 수 있는 방법은 외부에서 가져오는 것이다. 


    태양을 헐어서 쓰는 것이다. 농부의 방법이다. 손실은 있어도 태양에 있다. 흐르는 물을 이용하면 된다. 비가 계속 온다면 말이다. 역사의 흐름을 이용하면 된다. 진보의 흐름에 가담하면 된다. 트렌드의 변화, 유행의 변화, 신기술의 등장, 인터넷의 발달 같은 거대한 흐름에 묻어가는 방법으로 에너지를 조달할 수 있다.


    손실은 바깥에 있다. 스마트폰이 뜰 때 많은 공장이 망했다. 수십 가지 제품의 기능이 스마트폰 하나에 들어간다. 그만큼 망한 거다. 망해도 밖에서 망했으므로 내게는 손실이 없다. 소승은 나를 쥐어짜는 것이다. 당연히 망한다. 좌파의 계몽주의나 우파의 차별주의는 남을 줄세우고 남을 쥐어짜는 것이다. 역시 망한다.


    천하의 사건을 일으키고 나의 사건을 연동시키면 상승효과가 발생한다. 서로 연동시킬 때 더 효율적인 배치가 된다. 그 효율성에서 기세가 얻어진다. 기세를 타고 가면 흥한다. 천하의 사건에 가담해야 한다. 벌어져 있는 사건에 가담하고 후속사건을 일으켜 계통을 잇고 족보를 세워야 한다. 그것이 진정한 깨달음이다.


    사건은 계 안에서 일어난다. 계와 계를 연결시켜 계통을 만들어야 한다. 그 안에서 관성의 법칙이 작동한다. 흥한다.

   


프로필 이미지 [레벨:13]kilian

2018.12.14 (16:58:23)

"순수하게 에너지를 얻을 수 있는 방법은 외부에서 가져오는 것이다."

List of Articles
No.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공지 설의 어원 김동렬 2024-12-25 7059
4291 구조론사람의 길 4 김동렬 2018-12-18 4447
4290 행복은 없다 image 5 김동렬 2018-12-18 4561
4289 패배자의 즐거움 1 김동렬 2018-12-17 4307
» 계통을 일으켜라 1 김동렬 2018-12-14 4378
4287 깨달음은 에너지다 1 김동렬 2018-12-13 4532
4286 깨달음으로 가는 길 3 김동렬 2018-12-12 4223
4285 깨달음이라야 한다 2 김동렬 2018-12-10 4325
4284 형식이 내용에 앞선다 1 김동렬 2018-12-10 4754
4283 구조론은 사건의 플랫폼이다. 4 김동렬 2018-12-09 3841
4282 쉬운 그림풀이 image 1 김동렬 2018-12-07 4051
4281 아마추어의 주관과 프로의 객관 1 김동렬 2018-12-07 4078
4280 쉬운 엔트로피 1 김동렬 2018-12-06 4010
4279 의사결정비용의 문제 1 김동렬 2018-12-03 3919
4278 에너지는 방향전환이다 image 1 김동렬 2018-12-02 3949
4277 방향성의 의미 2 김동렬 2018-11-30 4365
4276 구조론은 같다 1 김동렬 2018-11-28 4040
4275 확률을 믿어라 2 김동렬 2018-11-28 4794
4274 닫힌계를 이해하라 1 김동렬 2018-11-27 3913
4273 세상은 마이너스다 4 김동렬 2018-11-26 3913
4272 음모론의 권력욕 1 김동렬 2018-11-26 42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