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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8668 vote 0 2014.07.29 (00:21:01)

 

    구조론적인 감각은 타고난다. 네스호의 괴물은 누가 봐도 이상하다. 파도의 끝부분은 뾰족하기 때문이다. 둥글둥글한 파도는 없다. 진작부터 이상하다고 생각했지만 어려서는 옛날 흑백사진이라서 그런가 싶었다. 알고보니 30센티 플라스틱 장난감이었다.


800.jpg


    큰 괴수라면 잔물결이 빼꼭하게 있어야 한다. 잘 보면 큰 물결이 동심원을 그리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큰 범위로는 절대 나타날 수 없는 물결형태다. 


    문제는 아무도 이상한 파도를 지적하지 않더라는 거다. 딱 봐도 가짜잖아. 유병언 소동도 그렇다. 머리카락만 봐도 알 수 있다. 풀 눌린 상태 보면 모르나? 사실 이런 시각적인 판단은 설명하기가 어렵다. 눈으로 보면 뻔히 보이는 건데, 보고도 모르겠다면 할 말이 없다.


    구조론은 대칭을 중심으로 판단한다. 대칭은 반대로 움직이는 거다. 하나가 오르면 다른 하나가 내린다. 예외적인 경우도 있다. 이게 오르면 저것도 덩달아 오르는게 있다. 특히 주가의 움직임에 그런게 잘 나타난다. 코스피 대형주가 오르면 코스닥 소형주는 당연히 주가가 빠진다.


    구글이 트위치를 인수하면 아프리카 TV는 당연히 주가가 내린다. 한반도 안에서 북한땅이 넓어지면 남한땅이 좁아진다. 한 구글 안에서 트위치 영토가 넓어지면 아프리카TV 영토는 좁아진다. 


    물론 반대로 작동하기도 한다. 페북이 왓츠앱을 인수하면 라인을 가진 네이버 주가는 덩달아 오른다. 둘이 하나의 영역에 갇혀있지 않고 넓은 배후지를 끼고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의사결정회피 심리다. 어떤게 오르면 덩달아 오르는 데는 관심이 있는데, 사람들이 그 반대의 경우는 잘 모르더라.


    ◎ 대중의 판단 – 연동되는건 알고, 반대로 가는건 모른다.


    고수와 하수가 여기서 갈린다. 어제 한우 키우는 회원을 만났는데, 축산업의 장래성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광우병 촛불시위 때다. 한우값이 폭락했는데 한우를 키워야 하느냐 말아야 하느냐는 독자의 질문을 받았다. 당연히 한우농사로 대박을 맞을 찬스다. 사실이 그랬다.


    그때 똥값된 한우 송아지 사들인 농민은 대박을 맞았다. 축산을 하는 회원의 증언이다. 사실 이런건 초딩도 판단할 수 있다. 해마다 양파값 폭락, 배추값 폭락 이런게 있다. 반대로 가면 되는데 농부들이 그걸 못한다. 


    후쿠시마 핵사태 때도 횟집을 접어야 하느냐 하는 말이 나왔다. 아무도 생선회를 먹지 않으면 횟집이 망하고, 그대 버틴 집은 대박을 맞는다는 이야기를 했다. 딱 6개월만 버티면 된다. 한국인들 집중력은 기껏해야 6개월이다. 이웃집 망하면 내집은 대박이다. 이 점만 잘 판단해도 남들보다 적어도 10 퍼센트는 확실히 우위에 설 수 있다.


    항상 이걸 훈련해야 한다. 무슨 사건이 생길때마다 이게 오르면 저게 내린다 하고 판단하는 것을 연습해야 한다. 구조론적인 감각은 타고나는 거지만, 훈련하면 따라할 수 있다. 다만 닫힌계냐 열린계냐를 구분해야 한다. 


    사람들은 막연히 단전이 인체의 중심이라고 여긴다. 아무 근거없는 이야기다. 해부학적 증거를 대야한다. 세상의 무엇이든 전체를 통제하는 한 점이 있다. 포크트릭처럼 작은 하나의 점에 계 전체의 에너지가 걸린다. 


    자이로스코프처럼 운동하는 물체에 잘 드러난다. 체조선수의 동작을 관찰해보면 알 수 있다. 그 신체운동의 중심은 회음부와 항문 사이쯤 꼬리뼈 끝단 부분이다. 그곳은 뾰족한 부분이다. 아랫배는 뾰족하지 않으므로 신체를 통제할 수 없다. 


    그 뾰족한 정상 부분을 중심에 놓고 보면, 운동선수의 폼만 보고 그 선수의 수준을 알 수 있다. 그 한 점을 중심으로 상체와 하체는 반대로 움직인다. 어디를 가나 그러한 소실점이 있다. 딱 걸리는 지점이다.


    많은 사람들이 유병언 소동에서 오판을 했다는 것은 인간들이 그만큼 어리숙하다는 이야기고, 이는 역으로 약간만 머리를 쓰면 돈 벌기 쉽다는 이야기다. 


    세상은 대칭이고 대칭은 두 가지 결과를 낳는다. 반대로 가야할 경우와 따라가야할 경우가 있는데 인간들 대부분은 따라가는 경우만 생각하고, 반대로 가야할 경우는 아예 생각을 못한다. 원래 안 된다.


    한길철수 죽 쑤는데, 계속 한길철수에게 맡겨서 망하도록 하는게 맞지, 그들을 쫓아내고 문재인이 그 독배를 뺏으면? 아무도 마시지 않으려 하는 독배는 남주는게 맞지 왜 그걸 자기가 챙겨? 한길철수 망가지면 재인원순 이득본다. 그런데 왜 한길철수 쫓아내려고 다들 기를 쓰지?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게 흥하면 저게 망한다는 원리를 생각 못한다. 작년에 양파농사가 대박났으면 올해는 다른걸 지어야 한다. 그런데 의사결정을 회피한다. 작년에 양파농사가 대박이었으니 올해도 대박일거라고 생각하기는 편하다. 그 반대로 생각하자면 골치가 아파진다.


    수주대토守株待兎라는 말이 있다. 농부를 보고 놀란 토끼가 달아나다 나무 그루터기에 부딪혀 죽었다. 농부는 그 날부터 그루터기만 지켜본다. 또 다른 토끼가 그루터기에 박치기 하기만을 바란다. 주식투자를 해도 대부분 이런 식으로 한다. 오른 주식은 팔고 다른 주식으로 갈아타야 한다.


    안철수 행동도 그렇다. 이명박이 토끼를 주웠다는 보수우경 그루터기를 정동영이 지켜본다. 박근혜가 토끼를 챙겼다는 그루터기를 이번에는 안철수가 지켜본다. 진보진영도 마찬가지다. 이명박이 우향우로 망가지니까 지니차게 좌향좌를 했다. 이명박이 망가진건 우향우 때문이 아니다.


    우향우 일변도였기 때문에 망가진거다. 그렇다면 진보진영은 좌향좌 일변도가 아니라 중도로 가야 했다. 중도로 가더라도 어중간한 중도는 곤란하다. 좌의 복지는 복지대로 챙기고, 우의 안보는 안보대로 챙겨야 한다. 그게 동적균형이다. 문재인은 그냥 좌회전만 계속했다.


    정리하자. 구조로은 간단히 ‘이게 이렇게 되면 저게 저렇게 된다’는 거다. 여기에는 물론 복잡한 방정식이 숨어있다. 그러나 본질은 간단하다. 특히 어떤 사건의 초두 부분에는 아주 단순하게 나타난다. 그러므로 구조론이 어려워도 초두 부분에 써먹는건 1+1=2만큼 쉽다.


    주식을 해도 분야의 1등주에는 가산점을 줘야 한다. 1등주와 2등주의 차이는 네이버와 다음의 시가총액 차이만큼 크다. 그렇다면 일등 박찬호, 일등 박지성, 일등 박태환, 일등 김연아, 일등 류현진에게는 가산점을 주어야 한다. 이런 예측은 굉장히 높은 확률로 맞는다. 이유가 있다.


    1등은 외부와 대칭되고, 2등은 내부와 대칭되는데 외부의 적은 여럿이고, 내부의 적은 한넘이다. 외부의 적은 여럿이므로 평균하게 된다. 그러므로 안정된다. 변수가 많으면 변수끼리 서로 꼬여서 큰 변화가 없다. 악재가 너무 많아서 오히려 결정타가 터지지 않는 이명박근혜다.


    2등부터는 내부와 대칭되는데 내부는 하나이므로 그만큼 타격하기 쉽다. 즉 외부의 작용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이다. 이는 국가라도 외부의 침략에는 잘 대응하는데 내란에는 쉽게 정권이 붕괴되는 것과 같다. 외부로부터 줄기차게 두들겨 맞는 북한은 60년간 버티고 있다.


    내부에서 공격당하는 남한은 정권교체가 빈번하다. 이건 뭐 초딩도 알 수 있는 법칙이다. 실제로 많은 사람들이 직관적으로 안다. 굳이 경험 안해도 박찬호, 박지성, 박세리, 김연아, 류현진, 차범근의 사례로 아는 거다. 외부에서 때리면 잘 안 죽고, 내부에서 치면 잘 죽는다.


    장개석을 외부의 일본이 20년간 줄기차게 때렸으나 죽지 않았는데 내부의 모택동이 단 6개월 만에 잡았다. 그러므로 내부는 잘 변하고, 그 이유는 변화의 축이 있기 때문이다. 소실점이 있다. 그 한 점을 치는 방법으로 내부를 통제할 수 있다. 인체의 단전은 아니고 회음부다.


    이명박의 쇠고기 수입개방은 외부의 영향이다. 원래 외풍은 잘 견딘다. 반면 내환은 잘 못 견딘다. 변화가 크게 일어나는 법이다. 내환은 하나가 잘 되면 하나가 망하는 법칙이 작동한다. 외풍은 하나가 잘 되면 다른 것도 다 잘되는 법칙이 작동한다. 사람들은 내환의 법칙을 잘 모른다.


    구조를 딱 보면 외침인지 내란인지 알 수 있다. 외침은 동조하고 내란은 반대로 돈다. 외침은 발 버티고 내란은 변화가 심하다. 물론 IMF와 같은 대형 직격탄을 맞으면 외침에 당해서 한 방에 가는 수가 있지만, 한국경제는 선진국대열에 들었으므로 그 고비를 벗어났다.


    외침이라도 조금 더 시야를 넓혀보면 한국경제가 미국경제에 의존하는 등의 이유로 외침이 아니라 내란인 경우가 있다. 더 큰 단위에서의 내란이다. 이것만 잘 판단해도 이득을 본다. 결론을 내리자. 대부분의 사람들은 외풍에 버티는 법칙만 알고, 내란에 붕괴되는 법칙을 모른다. 이 경우는 무시하려 한다.


    그러므로 이 부분만 잘 검토해도 크게 재미를 볼 수 있다. 공장에서 일할 때다. 기계가 고장났는데 여러 사람이 한번씩 나서서 내가 고치겠다며 팔을 걷어붙였으나 다들 실패했다. 모두 포기했을 때 내가 나섰다. 그동안 나는 그들을 관찰했다. 그들은 모두 오른쪽을 조사하더라.


    남들이 모두 오른쪽을 봤으므로 나는 왼쪽을 봤다. 왼쪽에 별도로 스위치가 있더라. 스위치를 켜니 기계가 작동했다. 모두달 경이의 눈으로 나를 쳐다봤다. 그들은 기계를 봤지만 나는 그들을 봤다. 반대쪽을 본 것이다. 그들은 다섯이고 나는 하나지만 가상의1 대 1 대칭을 만든 것이다.


    군대에서의 일이다. 모의수류탄 투척연습을 했는데, 훈련이 끝나고 세어보니 한 이 모자랐다. 중대장의 지시로 흩어져서 찾았는데, 수백명의 훈련병 중에 한 사람도 그 수류탄을 찾지 못했다. 나는 10초만에 찾았는데 내가 찾을 수 있었던 단서는 하나다. 아무도 찾지 못하더라는게 핵심적 단서다.


    수풀이 좀 있지만 수백명이 찾으면 금방 찾아낸다. 수백명이 찾았는데도 못찾았다면? 그 모의수류탄은 수백명이 찾아도 못찾을 곳, 바로 그곳에 있다. 그곳은 투척훈련장소 코앞이다. 수백발의 모의수류탄을 던졌으므로 다들 멀리서 찾은 것이다. 역시 유병언처럼 등잔 밑에 있더라.


    사람들은 수류탄을 던졌으므로 수류탄을 살폈지만, 나는 그 사람들을 살폈다. 왜인가? 어차피 내가 찾을 확률은 수백분의 1이다. 중대장이 상점을 주겠다고 병사들을 독려했지만 훈련소에서 그게 무슨 의미가 있나? 열심히 찾는건 바보같은 짓이다. 그렇다면? 아니면 그만이고 최소의 노력으로 최대의 효과를 내는 방법은?


    어디가나 보이지 않는 대칭이 숨어 있다. 재빨리 대칭을 만들어내는 사람이 승자다. 이런 방법이 항상 먹히는건 아니지만, 결정적인 상황에 먹힌다. 보통 때는 수백명 중의 하나가 그 모의수류탄을 찾아낸다. 그러나 수백명 중에 하나도 찾지 못한다면? 그런 특별한 경우에는 그 수백명을 보고 있는 사람이 이긴다. 사람들이 표적을 보고 있을 때 나는 사람들을 관찰하고 있다. 


    정리하자. 이런 식으로 반대로 돌아야만 하는 상황에서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렇게 하지 못하므로 이를 역으로 이용하면 크게 성공할 수 있다. 이 방법은 강한 에너지가 몰렸을 때, 특별한 상황에서 놀랍도록 잘 들어맞는다. 류현진의 메이저리그 진출은 한국에서 특별한 경우다.


    특별한 경우에는 자칭 전문가들의 판단을 반대로 찌르면 맞다. 전문가들이 모두 10승 정도로 전망할 때 15승 정도로 전망해주면 된다. 미국의 전문가들이 모두 류현진의 2년차 성적을 10승에서 14승 사이로 전망했다. 류현진은 한국에서 특별한 사람이라는 사실을 그들은 모르는 거다.


    특별한 사람에게는 가산점을 주면 된다. 예컨대 우연히 일본인을 하나 만났다 치자. 그 일본인은 어중이 아니면 떠중이다. 우간다에서 온 사람이라면? 우간다의 부족 왕자일지 모른다. 우간다에서 여기까지 오는건 쉽지 않다. 그렇다면 가산점 줘야 한다. 이런거 잘 판단하면 승리자가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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