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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7768 vote 0 2014.08.13 (12:05: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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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로 다른 나뭇가지에 안아있는 개미 두 마리가 만나려면 어느 방향을 선택해야 할까? 상관없다. 지구는 둥그니까 한 방향으로 계속 가면 세상 친구를 다 만나게 된다.


    개미는 시력이 나빠서 눈으로 보고 판단할 수 없다. 가지와 줄기 중에서 한 방향을 선택하고 계속 가보는 수 밖에 없다. 가지로 가면 길이 끊어지므로 되돌아오게 된다. 방향을 바꿔 계속 가면 결국 줄기에 도달한다. 그러므로 어느 길로 가든 개미는 반드시 상대방을 만나게 된다.


    내가 지금껏 지켜본 바로 말하면 대부분의 사람들이 아예 생각이라는 것을 할줄 모르더라. “너는 생각할 때 어떤 방법을 쓰니?” 하고 물으면 “몰라! 그냥 생각하는데?” 하고 대답할 것 같다.


    사실 의식적으로 생각하는건 없고 그냥 생각이 나는 거다. 무질서하게 배회하다가 우연히 먹이를 찾게 되는 개미와 같다. 개미가 돌아다니는 거리의 대부분은 왔던 길을 되가는 식의 허비다.


    ‘생각하다’와 ‘생각나다’ 사이에는 간극이 있다. 의식적인 ‘생각하다’는 대개 귀납이고 무의식적인 ‘생각나다’는 연역이다. 사람들은 생각나는 것을 생각하는 것과 혼동한다. 생각나는 것으로 부족하고 의식적으로 생각할줄 알아야 한다. 방법적 사유를 해야 한다. 그것은 연역이다.


    생각나는 것은 자신이 판단한 것이 아니고, 뇌가 무의식 중에 패턴을 복제한 것이다. 연역은 패턴의 복제다. 원본이 옳으면 복제본도 옳다. 패턴을 복제하므로 연역은 사고과정에 오류가 없다.


    반면 의식적으로 생각할 경우는 먼저 단서를 찾아야 한다. 세상을 실제로 움직이는 것은 밑바닥의 에너지다. 에너지는 보이지 않으므로 보이는 단서를 찾을 수 밖에 없으며 따라서 귀납이 된다. 귀납은 거의 대부분 오류다.


    보통은 ‘생각나다’와 ‘생각하다’를 헷갈리므로 귀납과 연역이 섞여 있다. 생각난 경우는 연역이므로 자기 판단에 확신을 가지게 된다. 대개 연역해놓고 귀납으로 착각한다.


    ◎ 귀납 – 쥐도 죽었다. 닭도 죽었다. 고로 모두 죽는다.
    ◎ 연역 – 죽거나 살거나 둘 중에 하나다.


    생각하기를 가르치는 과목은 없다. 사람들은 생각할줄 모른다. 따라서 생각하지 않는다. 생각하라고 하면 귀납하고 그 결과는 오판이다. 귀납은 개미가 가지끝으로 방향을 잡는 것이다.


    어떤 추론을 하든 일단 단서를 잡아야 하므로 무조건 개미는 가지끝으로 간다. 단서를 잡으면 틀리게 되어 있다. 패턴을 잡아야 진실을 알게 된다. 패턴을 잡으려면 삼단논법에 맞게 하나의 선에 세 점을 찍어야 한다. 패턴분석은 일단 시도하지 않는다. 연역하지 못하는 것이다.


    ◎ 연역 – 패턴을 복제하므로 옳다.
    ◎ 귀납 – 단서를 추적하므로 오류다.


    사람들은 도무지 생각할줄 모른다. 그런거 배우지도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세상이 그럭저럭 굴러가는 것은 오류를 시정하기 때문이다. 개미가 가지 끝까지 가서 방향을 바꾸기 때문이다.


    막다른 길이기 때문에 물리적으로 되돌아나올 수 밖에 없다. 그러므로 일관되게 한 방향으로 계속 가면 답을 찾는다. 다만 중간에서 이랬다 저랬다 하며 변덕을 부리면 길을 잃고 낭패를 보게 된다.


    어떤 주장이든 궁극적인 단계로 가면 반드시 YES와 NO 중에 하나를 선택해야 하는 상황이 된다. 문제는 대부분 이 단계까지 압축을 못한다는데 있다. 나뭇가지는 무수한 갈림길이 있지만 입력부와 출력부만 보면 된다.


    힘이 진행하는 방향은 하나다. 안다는 것은 힘의 근원을 찾는 것이다. 근원은 1이다. 2면 사건이 둘로 나눠지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모든 존재는 YES와 NO 중에서 하나를 선택해야 하는 상황과 맞닥들이게 되며 만약 NO면 방향을 바꾸게 된다. 그러므로 최종적으로는 YES만 남는다. 답을 찾게 된다.


    인간의 의식적 사유는 단서를 추적하는 귀납이고, 귀납은 오류지만 오류임이 곧 판명되므로 결과적으로 연역하게 된다. 귀납을 열심히 하다보면 무의식 중에 연역하게 되지만, 연역을 알고 하는 것보다 못하다. 눈에 띄는 단서를 버리고 패턴복제를 해야 한다.


    단서는 반드시 셋이어야 한다. 단서가 하나면 수주대토의 고사와도 같다. 감나무 밑에서 입 벌리고 감홍시가 떨어지기를 바라는 것이다. 그런데 두 번 연속으로 토끼가 그루터기에 머리를 박고 죽었다면 그것은 의미있는 데이터다.


    2번 연속해서 일어난 일은 그 사이를 포착할 수 있다. 그 사이가 1이다. 즉 두 번 연속하여 토끼가 그루터기에 박아도 의미있는 데이터는 한 개 얻어진 것이다. 그러나 아직은 연역할 수 있는 단계가 아니다.


    연역은 알고있는 지식의 패턴을 복제한다. 패턴은 사이의 간격을 잰다. 토끼가 두 번 그루터기에 머리를 박고 죽으면 패턴 하나를 얻는다. 그리고 다음 패턴을 추측하게 된다.


    여기서 패턴들은 반드시 한 개의 선 위에 점으로 표시될 수 있어야 한다. 그 선은 직선이거나 포물선이거나 원이거나 다양한 형태가 있을 수 있다. 원을 그린다면 콤파스의 중심점은 하나다. 구조론의 일의성이다.


    한 번에 그어진 선 위에 세 개의 점을 찍으면 그 점들의 간격을 재서 A=B, B=C, 고로 A=C를 성립시킬 수 있다. 최초의 점 두 개는 관측으로 얻어진다. 세 번째 점은 패턴을 분석하여 과학자가 예언해야 한다. 아인슈타인이 일식을 관측하여 상대성이론을 입증했을때와 같다. 그 예언을 연역이라고 한다.


    해는 아침과 저녁 하루에 두 번 산마루에 점을 찍는다. 두 개의 점이 얻어졌다. 그 간격을 재서 세 번째 점을 추측할 수 있다. 두 점으로 이루어진 하나의 간격이 또다른 간격을 복제한다. 이러한 연역의 복제는 무의식 상태에서 뇌 안에서 만들어진다. 그것을 ‘생각난다’라고 할 수 있다.


    귀납과 연역은 상보적인 관계이므로 귀납이 틀리면 연역은 맞다. 귀납을 했을 때 이미 연역도 한 것이다. 두 사람 중에 하나가 범인일 때 A가 범인이 아니면 B는 자동으로 범인인증이다. A가 동전의 앞면을 선택하면 B는 뒷면으로 결정된다.


    어떤 사람이 달착륙음모론처럼 되도않은 소리를 할때 그 점을 세어보고 1초만에 판단할 수 있다. 어떤 사람이 무한동력장치를 만들었다고 하면 입력부와 출력부를 보고 1초만에 판명할 수 있다.


    에너지 출력지점이 둘이면 가짜다. 그것을 판단하는데 2초 걸리는 사람은 문제가 있는 사람이다. 그냥 점이 몇개인지 세어보면 된다. 맞는 구조는 점이 입력, 출력, 제어로 셋이어야 한다.


    동사무소의 인감과 같다. 서류의 도장, 동사무소 인감, 그리고 실제 인감도장 셋이 있다. 범인이 지문을 남겼다면 두 개의 지문을 보고 세번째 지문을 찾아낸다. 세 번째 지문은 범죄현장에서 지문을 남기는 그 순간이다. 같은 시간 같은 장소에서 둘은 일치하게 된다.


    관측병이 무전을 보내오면 탄도를 수정하는 것과 같다. 반드시 세 발을 쏴야 한다. 바다에서 적선을 만났을 때 거리를 육안으로 알 수가 없다. 요즘은 장비가 있지만 옛날에는 그냥 눈대중으로 쏘는 거다. 한 발을 쏴보면 모르고 두 발을 쏴보면 알게 된다. 세 번째 대포알이 명중탄이다. 그 사이에 도망치면 된다.


    자로 길이를 재는 것과 같다. 일단 길이를 잴 물체가 있어야 하고 자가 있어야 하고 눈금이 있어야 한다. 저울이라도 마찬가지다. 뭐든 3이 아니면 안 된다. 3을 만드는 과정이 복제다. 연역은 복제한다. 두 개의 점으로 간격을 얻어 패턴을 만들고 그 패턴을 복제하므로 3이다.


    문제와 답은 상보성을 가진다. 그러므로 문제가 발견되면 이미 답을 찾은 것이다. 반대로 답을 찾지 못했다면 아직 문제를 발견하지 못한 것이다. 즉 상황을 A 아니면 B로 좁히지 못한 것이다.


    지동설과 천동설이 있다. 둘 중에 하나로 좁히면 이미 답을 찾은 것이다. 먼저 천동설을 선택한다. 단서가 천동설을 가리키기 때문이다. 천동설이 틀리면 지동설이 맞는 거다. 지동설을 굳이 증명할 필요가 없다. 천동설이 틀린게 지동설이 맞는 증거다. 에너지의 입구는 하나이기 때문이다.


    이론은 엮여있는 상태를 나타낸다. 에너지의 입력과 출력이 엮여 있다. 단서는 사건이 종결되는 지점에서 얻어진다. 판단근거가 되는 단서가 있다면 그것은 에너지의 출력측이다. 그러므로 이론적으로 엮여있는 상태에서 출력측을 먼저 검토하게 되므로 반드시 오류인 쪽을 먼저 판단하게 된다. 먼저 찍으면 손해다.


    ◎ 귀납 – 에너지 출력부를 보고 입력부를 판단한다.
    ◎ 연역 – 에너지의 꼬임을 복제하여 적용한다.


    단서만으로 알게 되는 경우도 있다. 그 경우는 이론이 아니다. 사실이다. 에너지의 입력부와 출력부가 같을 때는 이론이 필요없다. 예컨대 사과가 빨갛다. 그건 사실이다. 이론이 아니다. 그런데 사과는 빨갛지 않다.


    사과가 빨갛다는 것은 사과가 빨간색을 버렸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사과가 가져간 색깔은 초록색이다. 사과가 빨갛다면 사과는 초록색이라는 것이 이론이다. 이렇듯 꼬여있지 않으면 이론이 아니다. 이론이 아닌 것은 그냥 보고 판단하면 된다.


    사람들은 생각할줄 모른다. 생각한다는 것은 에너지의 출력부를 단서로 잡아 입력부를 찾는 것이며 이때 제어부를 거치므로 반드시 방향전환이 있어야 한다. 단서로 잡은 사실은 판단의 근거가 아니다.


    복제할 패턴이 판단의 근거다. 단서는 패턴을 발견하기 위한 논리장치일 뿐 판단근거가 아니다. 패턴은 원래 정해져 있다. 굳이 패턴을 찾을 필요는 없고 단지 있는 패턴을 덮어씌울 자리잡기만 필요하다. 패턴인식은 공장에서 포드시스템으로 찍어내듯 대량으로 복제한다.


   


[레벨:11]큰바위

2014.08.14 (17:46:22)

인생은 Neither ~ Nor도 아니고

Not A but B 도 아니다. 

인생은 Both A And B다.


연역과 귀납은 같다. 방향이 다를 뿐이다. 

그런데 연역과 귀납은 다르다. 방향이 다르기 때문이다. 

그러나 결국 연역과 귀납은 하나가 된다. 

짜르냐 합하냐?

나누냐 뭉치냐?

위로가냐 아래로 가냐? 

그 차이가 있지만, 결국은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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