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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7163 vote 0 2014.08.10 (20:57:42)

    사냥꾼이 사슴을 쏜다. 사냥꾼이 사슴을 맞추거나 혹은 사슴을 맞추지 못했다면 그 이유는 무엇일까? 첫째 사냥꾼에게 원인이 있다. 둘째 사슴에게 원인이 있다. 셋째 사냥꾼과 사슴 둘 다 원인이 있다. 넷째 둘을 연결하는 총에 원인이 있다. 구조론의 정답은 언제라도 총이 원인이라는 것이다.


    사냥꾼의 맞추는 실력도 한계가 있고, 사슴의 도망치는 실력도 한계가 있다. 다만 총의 성능은 계속 진보한다. 지속가능한 것, 진보하는 것에서 답을 찾아야 한다. 총은 사냥꾼과 사슴을 연결한다. 사람은 아담과 이브 때부터 조금도 달라지지 않았다. 1만년 전에 태어난 사람과 지금 태어난 사람이 다르지 않다. 달라진 것은 사람과 사람을 연결하는 방식이다.


    피아를 연결하여 전체를 한 줄에 꿰는 것이 있다. 거기서 답을 찾아야 한다. 전체를 한 줄에 꿰면 둘의 상호작용에 의해 점차 진보하고 발전하는 데서 동적균형이 찾아진다. 그림의 소실점이 찾아지는 것이며, 그 한 점을 건드려서 계 전체를 일의적으로 통제할 수 있다.


    ◎ 1인칭 주관적 관점 – 사냥꾼인 내가 원인이다.
    ◎ 2인칭 역설적 관점 – 상대방인 사슴이 원인이다.
    ◎ 3인칭 객관적 관점 – 나와 상대방 둘 다 원인이다.
    ◎ 1인칭 주체적 관점 – 양자를 연결하는 총이 원인이다.


    무엇이 원인이냐는 어느 지점에서 의사결정이 일어나느냐를 묻는 것이다. 어느 지점을 통제하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느냐다. 중요한 것은 대부분 총의 존재를 발견하지 못한다는 점이다. 대개 가해자와 피해자를 논할 뿐 애초에 법이 잘못되어 있다는 사실은 파악하지 못한다.


    참으면 윤일병이 되고, 참지 않으면 임병장이 된다는 말이 있다. 감정통제가 안 되는 인물, 철책선 근무에 부적합한 인물을 걸러내지 못한 군대의 징병시스템이 잘못된 것이다. 언제나 답은 의외의 곳에 있다. 어떤 둘이 팽팽하게 대치하고 있다면, 답은 제 3의 곳에 있다.


    총을 발견하려면 시야를 넓혀야 한다. 사냥꾼 한 명과 사슴 한 마리가 대결한다면 누가 원인일까? 사냥꾼일 수도, 사슴일 수도, 둘 다일 수도 있다. 그러나 사냥꾼 100명에 사슴 100마리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총이 잘못되었다는 사실이 명백하게 드러난다. 한국 사냥꾼 100명과 일본 사냥꾼 100명이 대결했는데 한국이든 일본이든 이겼다면 그 쪽의 총이 좋은 거다.


    미국과 러시아가 전쟁을 한다면 당연히 무기가 좋은 쪽이 이긴다. 개인의 실력은 제한된 영역에서 의미가 있다. 임진왜란이라면 육전에서는 일본이 조총으로 이겼고, 해전에서는 이순신이 대포로 이겼는데 결국 무기가 좋은 쪽이 이겼던 거다.


    뛰어난 무기를 가지고도 패배할 때가 있다. 칼을 든 사무라이가 총잡이를 이길 수도 있다. 이는 제한전, 국지전, 단기전의 돌발변수다. 전쟁이 장기화 되고 전면화 되면 당연히 총이 칼을 이긴다.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싸우면 총이 이긴다. 1인칭 주체적 관점은 이렇듯 판을 키워서 본다.


    판을 키우려면 대상이 통제가능한 상태여야 한다. 대상을 통제가능한 상태에 두는 것이 동적균형이다. 정치든, 스포츠든, 경제든 동적균형을 이루어 통제가능한 상태로 만들면 장기전을 벌일 수 있고, 장기전에서 팀플레이로 가면 옳은 쪽이 이긴다. 싸우면 정의가 이기는게 아니고 정의가 이길때까지 싸워야 한다.


    점점 성장하는 조직, 점차 발전하는 시스템은 피아가 50 대 50으로 팽팽하게 대결하는 상태에서 일점에 의해 통제되는 원리가 동적균형이다. 가만있는 사람을 넘어뜨리려면 무하마드 알리의 강펀치가 필요하지만, 달리는 사람은 살짝 딴죽을 걸어서 자빠뜨릴 수 있다.


    대상이 움직이고 있는 균형상태일 때 지극히 작은 힘으로도 강한 상대를 제압할 수 있다. 사냥꾼과 사슴이 대칭을 이룬 상태에서 양쪽이 균형을 유지하며 점점 숫자를 늘려갈 때 동적균형에 도달한다. 이때 총의 존재가 발견된다. 한 방에 제압된다.


    동은 움직인다. 이때 반드시 계 전체가 한꺼번에 움직인다. 말이 꼬리는 따로 떼놓고 간다거나, 토끼가 간을 빼놓고 용궁을 다녀온다거나, 유목민이 집을 놔두고 목축을 다니는 일은 없다.


    집시들은 전재산을 마차에 싣고 다닌다. 동의 상태일 때 계 전체가 완벽하게 통제된다. 그러므로 적을 공격하려면 적이 웅크리고 있는 진지에서 끌어내어 동을 만들어놓고 타격해야 한다.


    움직이려면 두 발이 교차해야 한다. 이때 50 대 50의 균형이 된다. 투수가 공을 던지거나, 씨름선수가 상대방을 메치거나, 피겨선수가 점프를 하거나 간에 모든 운동은 완벽한 밸런스를 필요로 하며, 이때 밸런스가 살짝 어긋나도 크게 완전히 잘못되고 만다.


    자동차가 갈림길에서 우회전을 할 때는 속도를 늦추어야 하듯이 모든 변화는 일시적으로 허공에 뜬 무중력 상태를 만든다. 이때 인체는 가장 약한 상태가 된다. 그러므로 작은 힘으로도 통제할 수 있다.


    반대로 외력의 작용에 휘둘리지 않고 자체의 밸런스를 잘 유지한다면 가장 훌륭한 운동선수가 된다. 축구선수의 터닝슛과 같다. 몸을 180도로 돌리면 잠시 허공에 뜬 상태가 된다.


    그 무중력상태에서 신체의 밸런스를 유지할 수 있다면 완벽한 슛을 쏠 수 있다. 이 원리는 달리는 자동차, 성장하는 경제, 전쟁하는 국가, 공부하는 소년, 운동하는 선수, 항해하는 배 등 모든 변화하는 것에 적용된다. 그러므로 자연에서 모든 의사결정은 동적균형을 중심으로 전개되어야 한다.


    동적균형이야말로 사냥꾼과 사슴을 연결하는 총이다. 창이 발전하면 방패도 발전한다. 이 사이에 동적균형이 성립한다. 정답은 나의 창이나 상대의 방패에 있는 것이 아니라 둘을 동시에 통제하는 밸런스에 있다.


    정치라면 진보나 보수가 잘못된 것이 아니라 둘을 통제하는 밸런스의 부재가 원인이다. 유권자가 여당과 야당 사이에서 균형감각을 잃은 것이 정치가 잘못가는 원인이다. 말하자면 축구장이 기울어진 것이며, 이는 사냥꾼과 사슴을 연결하는 총의 영점이 맞지 않는 것과 같다.


    야구선수는 밸런스를 잃어 스트라이크를 던지지 못하고, 축구선수는 밸런스를 잃어 대기권돌파슛을 쏘고, 유권자는 밸런스를 잃어 여야가 기울어진 축구장에서 싸우게 만든다. 누구도 승복하지 않는 잘못된 구조를 끌고 간다.


    이때 진보와 보수는 2지만 밸런스는 1이다. 유권자의 균형감각 밸런스 1로 진보와 보수 둘을 동시에 통제할 수 있다. 그러므로 1인칭이다. 1인칭 주체적 관점으로 연주자와 피아노 사이의 밸런스를 지배할 때 완벽한 연주는 탄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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