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말이야기
2002/05/13 17:43


.. 풍납토성이 하남 위례성인 이유는, 몽촌토성이 하남 위례성이 아니기 때문이다. 하여간 몽촌토성 앞에 있는 위례성길은 이름을 바꾸어야 한다. 몽촌토성길로. 차차웅이 무당인 이유는 정치적 군장이 아니기 때문이다.

항상 그러하듯이 이거 아니면 저거다. 이거와 저거의 둘로 압축해놓고 둘 중 하나를 선택하는 것이다. 물론 틀릴 수도 있다. 그러므로 우리는 단지 확률적으로 접근할 수 있을 뿐이다.

중요한건 이렇듯이 둘로 압축할 수 있느냐는 거다. 만약 어떤 사람이 단어 A의 어원을 B, C, D, E, F, G 중의 하나인 C라고 주장한다면 허튼소리다. 둘 중에 한로 압축하는 과정을 보여주어야 한다. 둘 중의 하나이면 50프로인데 50프로이면 낮은 확률이 아니다.

말씀드렸듯이 게시판의 몇몇 주장들은 혼란을 느끼게 한다. 경험칙을 적용한다면 허튼소리가 분명한데, 그냥 건너뛰자니 걸리는게 있다. 그렇다면 환단고기부터 다시 읽어봐야 한다는 말인가? 언제 일본서기와 고사기를 구해서 읽어본단 말인가?

어쨌거나 방법론이 중요하다. 방법론은 예의 둘로 압축하는 과정을 보여주는가이다. 이 과정을 과학적으로 설명하여 보여주지 않고 그냥 B, C, D, E, F 중에 만만한 하나를 통박으로 찍었다고 하면 이건 아닌거다.

어느 분이 '도미의 아내' 설화이야기에 나오는 도미를 도마>토막이라고 주장하셨는데 흥미있는 이야기가 된다. 여기서 패턴을 찾아보기로 하자.

틈 <- 아래 모든 어휘들은 대장님이시다. 알아서 섬기도록

여기서 갈라져 나온 말들이 매우 많다. 어원은 떼다>뗌>떼어진 틈>토막 이렇게 된다.

틈>뜸>짬>참>띄엄>띄움>드문>땜>때움>뗌>토막>도마>돔?, 도미?, 두메?
따로>점(점을 치다),

이 단어들은 모두 한 뿌리에서 나왔다. 어떻게 알수 있는가 하면 패턴이 있기 때문이다. 이 패턴이 우리말 뿐 아니라 중국어는 물론 영어에도 공통되기 때문이다.

틈은 시간의 틈이거나 공간의 틈이다. 틈새이기도 하고 틈나는대로 하는 일이기도 하다. 이 틈이 좀 길면 뜸이 된다. 밥에 들이는 뜸이기도 하고 시간을 질질 끄는 뜸들이기도 된다. 참이면 새참이다. 그 참에 하면 그 사이에다. 짬을 낸다 하면 틈을 낸다는 뜻이다. 토막을 낸다면 역시 틈을 낸다는 말이다. 도마도 마찬가지다.

그렇다면 물고기 돔>도미도 역시 도마>토막인가? 확실히 물고기 도미는 토막난 모양의 물고기다. 그러므로 50퍼센트 이상의 확률로 물고기 도미의 어원을 토막으로 볼 수 있다. 이러한 추정은 물론 추정에 불과하지만 상당히 신빙성 있는 주장이 된다.

만약 이걸 부정한다면 풍납토성이 하남 위례성이라는 주장도 부정되어야 한다. 하긴 신라와 백제가 만주에 있었다고 주장하는 사람도 있더라마는. 왜 이러한 패턴이 맞는가 하면 예의 C>H 법칙이 적용되는 바와 같다. 패턴이 있다.

영어는 90프로 이상 어원이 밝혀져 있다. 갠지스강은 인도말로 강가(Ganga)인데 한자어로는 항하(恒河)로 번역한다. '코카콜라'를 '가구가락'이라고 하는건 이해가 되는데 '강가'가 '항하'로 되는건 약간 고개를 갸우뚱하게 된다.

양자강은 '강(江)'이고 황하는 '하(河)'다. 왜 남쪽은 강이고 북쪽은 하인가? 근데 영어도 그렇다. 세계공통으로 북쪽동네는 C, G가 H, W로 변한다. 그래서 가이드가 북쪽으로 가면 웨이터가 된다. 가이드나 웨이터나 어원은 같은 것이다.

그러므로 강가를 항하로 옮기는게 이상한 일이 아닌 것이다. 이런 원리를 적용해 보면 어원을 둘 중에 하나 정도로 압축할 수 있다.

틈>뜸>짬>참>띄엄>띄움>드문>땜>때움>뗌>토막>도마>돔?, 도미?, 두메?

이렇게 다양한 변화가 있다. 그러나 공통적으로 따라 다니는 음소 D-M이 있다. 아프리카의 '무어'인이 필리핀의 '모로'민족해방전선이 되고 맥주 '비어'가 일본에 가면 '비루'가 되어도 음소들은 끝까지 따라다닌다. 여기서 '무어moor'인의 어 발음 뒤에 붙은 R이 떨어질 거 같지만 결사적으로 쫓아다님을 알수 있다.

여기서 모음은 매우 잘 변하고 혹 탈락하지만 자음들은 잘 변하지 않으며 변화에도 일정한 패턴이 있다. 이런 규칙을 적용해보면 어원풀이가 허튼소리인지 말 되는 소리인지 알 수 있다.

틈>토막>도마>뜸>띄엄으로 변한다거나 혹은 짬, 참으로 변한다거나 하는건 언뜻보면 큰 변화처럼 보이지만 구개음화법칙에서 벗어나지 않는다. 도 여기서 알수 있는 것 하나는 변화의 폭이 매우 크다는 것이다.

우리말이 5만단어나 된다고 하는데 대부분 의미가 중복된 파생어이고 뒤에 접사가 붙은 말이므로 이렇게 정리해보면 실제로는 순 우리말 어근의 총 수가 600여개를 넘지 않는다. 물론 분류기준을 정하기 나름이라서 터무니없이 많아질 수도 있는데, 일단 명사는 제외하고 보아야 하므로 실제로는 그렇게 많지가 않다.

명사들은 대개 동사나 형용사에서 나왔고, 또 어원을 알 수 없는 경우가 많으므로 일단 배제해야 한다. 즉 명사는 단어는 될 수 있어도 어근은 될 수 없는 것이다. 어근은 궁극적으로 대부분 동사에서 왔음을 알 수 있다.

하여간에 이러한 규칙을 정하면 허튼소리와 바른말이 가름되고 범위가 압축되는데 이를 적용하여 마립간 말뚝+간이라면 백제 칠지도는 하나의 말뚝과 일곱 개의 잇금으로 되어 있음을 알수 있다.

또 신라금관의 입식도 하나의 말뚝간+차칠왕등의 7개 잇금이 결합된 형태임을 유추할 수 있다. 마립간의 마립이 7개의 가지를 거느린 말뚝이라면 매금은 일곱 개의 가지 중 맨 중앙의 꼭대기 가지로 볼 수도 있다.

물론 이런 추정은 순전히 추정에 불과하므로 틀릴 수도 있다. 그러나 오늘날 까지 대감마님>마나님>마노라>상감마마 등에 '마'가 남아있기 때문에 매금님>마님으로 변했다고 보아도 하등 이상할 것이 없는 것이다.

이런건 어디까지나 확률이다. 확률이므로 아닐 수도 있다. 그러나 그렇게 말한다면 풍납토성이 하남 위례성이 아닐 수도 있다. 중요한 것은 어떻게 범위를 압축해보이는가이다. 마립간이나 매금을 머리나 마루나 말뚝으로 보는 것은, 머리가 사람의 머리가 아니라 마님, 마노라>할 때의 높다는 의미로 파악하기 때문이다.

즉 명사가 아닌 것이다. 명사는 일단 배제해야 한다. 예의 도미의 아내 이야기에서 도미도 도마판에서 도마판대기처럼 생긴 물고기가 도미..이건 아닌 것이다. 도마가 아니라 토막이다.

토막>도미..○ 말이 되는 경우
도마>도미..× 말이 안되는 경우

원래는 동사 '떼다'에서 떼어낸 틈, 토막, 뜸, 참, 짬으로 발전하는 것이지 도마판대기가 도미로 되는 것은 절대로 아닌 것이다. 여기서 규칙..동사는 그 숫자가 많지 않다. 고로 범위가 압축된다. 그러나 명사는 말을 지어내기 나름이므로 고유명사까지 포함해서 숫자가 무한대가 된다. 고로 명사에서 유추하면 허튼소리가 되는 것이다.

'머리'라고 하면 명사다. 이건 틀린 거다. '마루'는 원래 명사가 아니다. 원래는 동사에서 나온 것이다. 더 어원을 추적해 들어가면 뫼(산) 모으다, 뭉치다와 연결된다. 모으다>흙이 모아진 뫼>마루(높다)>머리 이렇게 가는 것이다. 하여간 명사는 어근이 될 수 없다. 그것은 모음으로 시작되는 어근이 거의 없는 것과 같이 정해진 법칙이다.(전혀 없는 건 아님)

이렇게 범위를 압축할 수 있기 때문에, 대충 이게 말이 되는 소리인지 터무니없이 갖다붙인 것인지 알수 있다. 물론 어디까지나 확률이다. 그러나 그 범위는 굉장히 압축되므로 근거있는 것이다.

앞에 분이 '도미의 아내' 이야기를 일본의 무슨 책과 연결시켜서 풀이를 해놓았는 것이 맞는 소리인지 틀린 소리인지 나로서는 알수 없지만 하여간에 어려워서 그렇지 연구하면 답이 나온다고는 말할 수 있다. 왜냐하면 영어는 거의 어원이 밝혀져 있기 때문이다. 고로 우리말도 언젠가는 답이 나오게 되어 있다.

하여간에 이러한 경우의 수를 압축해가는 방법론의 제시없이 그냥 A일수도 있고 B일지도 모르고 C도 D도 E도 F도 G도 있는데 하필 H라고 주장한다면 그건 틀린 소리다. '도미'의 어원이 '토막'이라는 것으로 부족하고, 토막의 어원이 뗌>띄엄>뜸>참>짬>틈과 연결되며 궁극적으로는 '떼어낸다'는 뜻의 동사로 까지 연결되어야 말이 되는 것이다.

결론적으로 어원은 보조수단이며 고고학이 중심이 되어야 한다. 나의 이의제기는 도미의 어원을 동사인 떼다>틈>뗌까지 추궁해 들어갔느냐이다. 이 기준이 과학이냐 비과학이냐를 가르는 선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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