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말이야기
read 5320 vote 0 2002.09.08 (01:22:59)

일본왕은 이케가미(生神)로 불립니다. 여기서 가미가 신(神)입니다. 신라의 갈문왕(葛文王) 과 통하고 있습니다. 갈문왕은 왕의 친척에게 주는 봉작으로 알려져 있을 뿐 정확한 의미를 학계도 확정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어원을 추적하면 의미가 밝혀집니다.

자살공격을 뜻하는 가미가제는 한자로 신풍(神風)입니다. 가미가제의 '가미'도 신(神)입니다. 신이 왜 일본어에서 가미가 되고 신라에서 갈문(葛文)이 될까요?

단군 왕검(王儉)의 검(儉)은 무슨 뜻일까요? 왜 환웅은 왜 하필이면 미련한 '곰'과 관계를 맺었을까요?

어원을 추적해 보면 '곰'은 색깔이 '검다'는 의미입니다. '거미'나 '거북'도 '가물치'도 '검다'는 의미입니다.

여기서 단군신화의 '곰'은 가야시조 수로왕의 탄생신화와 연결됩니다. 곰과 거북은 같은 검다 계열이니까요.

"거북아, 거북아, 머리를 내놓아라. 만약 내놓지 않으면 구워 먹으리라"

고구려 시조설화에 금와왕(金蛙王)이라는 인물이 등장합니다. '금와'는 곧 '고마(熊)'입니다. 백제의 수도 공주 웅진성은 일본말로 '구마(熊)'입니다. 부여는 왜 하필이면 서울이름을 고마(곰)으로 불렀을까요?

신라의 서울은 원래 금성(金城)이었습니다. 여기서 신라의 금(金)은 백제의 고마(熊)와 통합니다. 백제와 신라가 공히 금, 고마, 곰이라는 명칭을 공유한 것입니다. 다만 한자표기에 차이가 있는 것은 백제말과 신라말의 약간의 차이가 되겠구요.

구마모토(熊本) 등 일본지명에 등장하는 '구마'는 명백히 백제의 곰(熊)이 일본으로 옮겨간 것입니다. 영국의 도시이름이 미국으로 옮겨가면 뉴욕, 뉴햄프셔 등 뉴(new)가 붙듯이 구마모토는 본(本)이 붙어서 옮겨간 곰(공주)입니다.

지금의 도시이름 공주(公州)는 곰주의 음차가 되겠구요.

가야왕족의 성씨도 김(金)씨고 신라왕족의 성씨도 김(金)씨입니다. 김해김씨와 경주김씨죠. 왜 김(金)을 성으로 삼았을까요? 신라 서울의 이름이 금성이었으므로 또 가야의 도읍이 김해이므로 국명이 곧 성으로 된 것입니다.

그런데 어원학적으로 G발음이 H발음으로 변하는 현상이 있습니다. 이 원리는 세계 공통입니다. 그러므로 부여의 시조왕 해모수도 역시 해모수>곰수로 볼 수 있습니다.

신라왕 이사금은 곧 '임금'의 한자표기입니다. 신라의 임금은 곧 고조선의 왕검(王儉)과 연결됩니다. 경주남산의 원래이름 금오산(金烏山)은 검은산, 또는 곰산입니다. 역시 곰입니다.

전래설화에 무녀들의 신으로 마고할미이야기가 있습니다. 마고할미는 곧 마곰할머니입니다. 여기서 마는 마마, 마누라와 연결되는 말로 높다는 의미입니다. 높은 곰할미가 됩니다. 이외에도 개마고원의 개마, 검모잠의 검이 곰의 의미입니다.

이 모든 이름들에 곰이 따라다니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왜 하필이면 곰일까요? 곰은 원래 검다는 뜻인데도요?

어원으로 풀어보면 곰은 신을 뜻하는 우리말 표현입니다. 일본말 가미(神)와 같은 의미입니다. 신은 검은 색으로 상징된 것입니다. 고구려고분벽화에 세발달린 까마귀가 나옵니다. 신은 검은색으로 표상하고 있습니다.

곰은 곧 신을 뜻하며 우리말 굿과 연결됩니다. 그렇다면 왜?

한때 TV강의로 화제가 되었던 김용옥해석의 도덕경 서문입니다.

道可道,非常道 도가도,비상도
名可名,非常名 명가명,비상명
無名天地之時 무명천지지시
有名萬物之母 유명만물지모
故常無慾以觀其妙 고상무욕이관기묘
常有慾以觀其 상유욕이관기,
此兩者同,出而異名 차양자동,출이이명,
同謂之玄,玄之又玄 동위지현,현지우현,
衆妙之門 중묘지문

도를 도라고 말하면 그것은 늘 그러한 도가 아니다.
이름을 이름 지우면 그것은 늘 그러한 이름이 아니다.
이름이 없는 것을 천지의 처음이라 하고
이름이 있는 것을 만물의 어미라 한다.
그러므로 늘 욕심이 없으면 그 묘함을 보고
늘 욕심이 있으면 그 가장자리를 본다.
그런데 이 둘은 같은 것이다. 사람의 앎으로 나와 이름만 달리 했을 뿐이다.
그 같은 것을 일컬어 가물타라고 한다. 가물코 또 가물토다.
모든 묘함이 이 문에서 나오지 않는가!

여기서 마지막 행의 '가물코 또 가물토다'에 주목해 주세요. 이 '가물'이 무슨 뜻일까요? '검다'로 해석하는 바보들도 간혹 있습니다.

우주는 끝이 없습니다. 가물다는 감추어져 있다, 갈무리되어 있다. 알수 없다. 신비하다로 해석하는 것이 맞겠습니다.

-가물다(감추다, 갈무리하다, 숨기다, 바닥나다)
-거리가 멀어 '가물가물'하다.
-소식이 '감감'하다.
-물이 '가물'어 강이 바닥을 드러내다.
-가뭄.
-그믐(달이 가물어 그믐, 달빛이 감추어지다, 갈무리하다>저장하다)
-빛이 가물(玄)면 검다.
-검으면 거미. 곰, 까마귀, 가물치, 거미.

기라성(綺羅星)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하늘의 별처럼 위대한 스타들이 벌여서 있다는 뜻이지요. 근대 이 말은 일본어입니다. 한자말이 아닙니다.

기綺(비단)+라羅(새그물)??? 비단+새그물+별???

'기라'가 일본말이지요. '기라'는 곧 칼라color입니다. 칼라의 어원은 날씨가 개다고 할 때의 개어clear입니다. 개어는 긁어carve(까래비다)에서 온 말입니다. 긁어는 깎다cut에서 왔구요.

깎다cut>긁어carve(까래벼)>개어clear>깔+나color>깔+나리glory>깔+나glare>깔+남gleam

위 단어들은 다 같은 뿌리의 자손들입니다. 긁다, 개다, 깨끗하다는 뜻이지요. 인도의 카스트제도를 뜻하는 카스트는 깨끗하다는 뜻입니다. 개다에서 나왔구요.

깔나color는 우리말에서 '때깔이 곱다' 할 때의 때깔>깔, 색깔이 좋다 할 때의 색깔>깔의 형태로 남아있습니다. 칼라는 원래 색이 갈라지다>나눠지다>채색 이런 뜻입니다.

우리말 거울은, 구리에서 온 말이고 구리는 금gold에서 온 말이고 역시 색깔이 반짝거린다는 뜻이 있습니다. 즉 금(金)은 검다>가물다>신비하다는 뜻과 동시에 거울, 구슬, 구리, 깔의 의미를 가지고 있는 것입니다.

또 빛난다. 반짝거린다는 뜻으로 깔나리glory가 있습니다. 예수님 머리 뒤의 후광은 원래 석가모니 불상 뒤의 광배에서 온 것인데 어원을 추적하면 구름이 낀 날 구름 틈으로 하늘에서 비치는 서광을 의미합니다. 그 서광을 보고 점을 쳤습니다. 거기에서 신성하다는 개념이 나와서 영광을 뜻하게 된 것입니다.

즉 구름이 갈라class진다, 구름이 갈라져 날씨가 개어clear>구름이 갈라진 틈으로 서광glory이 비친다.

이런 경로를 밟아온 것입니다. 점을 칠 때의 점은 뗌term>절temple로 되었는데 원래는 '뗀다'는 뜻입니다. 즉 구름이 갈라져서 틈이 떨어진다는 뜻이지요. 구름이 떨어지면 그 틈새로 서광이 비치는데 그 서광이 곧 신의 출현입니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모든 '점(占)'은 원래 하늘에 비치는 서광에서 시작된 것입니다. 거북이 등을 구워서 점을 치든, 또 산대를 놓아 점을 치든 그 뿌리는 하늘의 서광이었던 거지요.

정리하면 최초에 점(占)이 존재하였습니다. 점치는 방법은 원래 구름이 갈라지는 틈으로 비치는 서광에서 왔습니다. 그 서광에서 신성하다는 개념이 얻어졌습니다.

여기서 칼라color와 glory라는 개념이 나왔고 이 두 개념이 금gold이나 거울, 구슬로 되었습니다.

일본 왕실의 세가지 보물은 구슬과 구리거울과 칼입니다. 여기서 구슬glass과 거울(거울의 어원은 구리이며 구리는 gold와 통합니다)의 어원은 같으며 칼라color와 글로리glory라는 개념으로 통일되고 있습니다.

알아본 바 수없이 반복된 곰(검다)의 원래 의미는 빛난다는 뜻이며 신성하다는 의미인 것입니다. 고로 갈문왕은 검은왕(신왕)이며 임금은 이+곰(검)이며 백제의 서울이었던 공주는 곰성이 아니라 금성(金城)이며 신라와 가야의 왕족 김(金)씨는 신족(神族)을 의미했던 것입니다.
List of Articles
No.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31 맛 미 김동렬 2003-04-02 4041
30 倉凜實則 知禮節(창름실즉 지예절) ) 2003-01-24 4149
29 딸꾹질과 깔딱질 김동렬 2003-01-20 4287
28 계집의 어원은 '보내온 사람' 김동렬 2002-09-14 13501
27 '겨울'의 어원은? (Q&A) : 고드름은 얼음+얼음 김동렬 2002-09-08 7106
26 신라에는 과연 6부만이 있었을까요? 김동렬 2002-09-08 4705
25 서울과 대구의 비밀을 찾아서 김동렬 2002-09-08 5496
24 빌다와 빌리다의 차이에 관해서 김동렬 2002-09-08 4034
23 접사에 대하여 (Q&A) 김동렬 2002-09-08 3306
22 친구의 어원이 뭔가요? (Q&A) 김동렬 2002-09-08 7508
21 A의 어원은 A가 아니다. 김동렬 2002-09-08 6108
20 고인돌과 돌맨 돌맹이 김동렬 2002-09-08 6396
19 백제의 담로에 관한 어원학적 접근 김동렬 2002-09-08 5639
18 경상도말의 특징에 관하여 김동렬 2002-09-08 5694
17 틈>뜸>짬>참>띄엄>띄움> 드문>땜>때움>뗌>토막>도마>돔?, 도미?, 두메? 김동렬 2002-09-08 4394
16 구리와 구렁이 김동렬 2002-09-08 4086
15 역사 사이트에 쓴 글임 김동렬 2002-09-08 4126
14 일본 神道의 비밀 김동렬 2002-09-08 3740
» 갈문왕과 가미가제 김동렬 2002-09-08 5320
12 길 : 가다, 돈: 주다(다오, 달라) 김동렬 2002-09-08 369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