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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17]이금재.
read 1740 vote 0 2021.12.14 (01:16:15)

뉴턴역학에 심취한 사람들이 확률을 처음 접했을 때 당황했을 얼굴을 떠올려보자. 뉴턴역학으로 대표되는 기성시대 사고관은 입력이 1이면 출력도 1이라는 것이었다. 알 수 없는 불확실한 세상을 예측 가능한 확실한 세상으로 바꾸자는 게 바로 "생각"이다. 어떤 것을 마냥 알 수 없다고 여기고 신에게 빌거나 초자연적 현상이라고 여기면 그것은 생각도 아니다. 인간이 생각한다는 것은 예측력을 높이는 과정에서 생긴 것이다. 


아메바도 예측을 한다. 다만 그 범위가 좁다. 인간이 동물과 다른 것은 더 높은 예측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우리가 말하는 어떤 이론이라는 것도 현상에 대한 예측력을 높이려는 데 따른 산물이다. 뉴턴이 이론을 만든 것도 이와 같다. 이론은 개소리 하는 사람들을 닥치게 하는 것이다. 그런데 열역학으로 가면서 뉴턴역학으로는 다룰 수 없는 영역이 발견되었다. 입력이 1인데 출력이 왔다갔다 하는 것이다. 자 그럼 뉴턴은 틀렸고 열역학만 맞는 것일까? 이 접점을 해결하고자 접근한 사람이 볼츠만이다. 원자론과 비원자론으로 혹은 결정론과 비결정론의 대결을 떠올려도 좋다. 


확률이 뭐지? 주사위를 매우 많이 던지면 1에서 6 사이의 눈이 골고루 나올 것이라는 것이라는 것이 큰수의법칙이다. 근데 우리는 안다. 가끔 윷이나 모가 줄지어 나오기도 한다는 것을. 근데 흔치 않다. 운이 졸라졸라 좋아야 한다. 뭐야 이거, 큰 수의 법칙이 틀렸네? 근데 더 많이 던지면 결국은 큰수의법칙에 수렴한다는 것도 나이가 들면 안다. 


중간에 뭔가 알 수 없는 변수가 있다. 근데 그 변수는 어떤 한계를 벗어나지 않는다. 이걸 표현하는 게 확률이다. 아니, 통계다. 그래서 확률이 아니라 통계역학이다. 내가 제안하는 미적분학에서의 "제한된 무제한(limited unlimit)"이 이와 같다. 뉴턴역학이 분명한 것만 다루는 것에 비해 통계역학은 불분명한 것도 다룬다는 것이 둘의 가장 큰 차이다. 근데 그럴까? 둘이 정말로 차이가 날까? 


뉴턴역학을 대표하는 컨셉에는 미적분이 있다. 괜히 뉴턴이 미적분을 만든 게 아니다. 근데 그를 비롯하여 후학들이 크게 오해한 점이 있다. 제한된 무제한 말이다. 손을 들고 공중에 점을 찍어보라. 온 세상에 무한히 찍을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면 선을 하나 죽 긋고 점을 찍어보자. 이제 선 위에만 점을 찍어야 한다. 점을 찍을 수 있는 장소는 제한되었다. 그런데 점을 찍을 수 있는 개수는? 여전히 무한이다. 그런데 앞의 무한과 뒤의 무한 중 누가 더 많지? 그래도 느낌상 앞의 무한이 더 많을 것 같다. 근데 그걸 어떻게 말로 표현할까? 바로 이 지점이 인류의 무수한 천재가 고민한 공통 영역이다. 


당신이 이걸 이해한다면 어디가서 좀 안다고 떠들어도 좋다. 인류의 상위권에 들어온 거니깐. 인류의 모든 고민은 딱 여기다. 고차원이라는 게 뭘까? 천재는 보통사람과 뭐가 다를까? 사람들은 cpu의 속도가 더 빠르면 더 천재라고만 생각한다. 하지만 천재는 더 빠르지 않다. 더 고차원을 보는 것이다. 사람들도 느낌으로나마 고차원의 의미를 알고 있다. 차원이 관점과 유사하게 쓰인다는 것을 알고 다차원인간이란 말도 잘만 사용한다. 그들은 뭔가 관점이 다르다. 그런데 천재는 관점이 더 높다. 좁은 영역에서는 그렇다. 다차원이 아니라 고차원을 가지면 천재라고 불린다. 다차원은 그냥 미친 놈이다.


한국의 국대가 활을 과녁에 조준하고 10번을 쏜다치자. 과연 백발백중이다. 그런데 가끔 행운도 일어난다. 또 가끔은 이상하게 삑사리도 난다. 에이씨발절라안맞네. 그런데 선수일 수록 더욱 일관된 결과를 보인다. 제어 가능한 변수, 즉 상수를 만들자고 죽어라고 훈련하기 때문이다. 그래도 그놈 꽤 잘 맞춘다. 이제 과녁의 크기를 줄여보자. 이제 잘 맞출까? 아까보다는 더 어려워졌다. 이제 오타가 늘어나기 시작한다. 그래도 성공과 실패의 비율 혹은 "분포"는 일정하다. 이걸 이해한다면 당신은 통계역학의 꽃인 정규분포도 이해한 것이다. 


정규분포는 확률의 확률이다. 이 어려운 말을 풀어쓰면 다음과 같다. "활을 쏘면 맞을 수도 아닐 수도 있는 확률이 있다. 근데 과녁에 더 많이 맞는다는 확률이 더 높은 확률을 가진다." 궁수가 활을 과녁에 조준했으니깐. 뻔한 게 뻔하지 않은 것보다 더 높은 확률을 가진다. 살다보면 가끔 일이 꼬여서 희안한 일도 일어난다. 그런데 그건 가끔이다. 교통사고가 나려면 나의 부주의 + 너의 부주의로 겹쳐야 한다. 그래서 자주 일어나지 않는다. 


이 확률과 저 확률이 겹쳐서 제3의 확률 분포로 나타난다. 맞물려 가는 두 개의 톱니바퀴가 제3의 톱니바퀴를 간헐적으로 굴린다. 두 톱니바퀴의 이빨 수가 다르다. 바퀴의 이빨 하나에 색을 칠하고, 두 바퀴 각각의 색칠한 이빨이 일치하면 제3의 바퀴가 돌아간다. 여기서 확률이라는 말이 이중적으로 겹쳐서 등장한다. 왜 구조론의 사건이 역설의 역설이겠나? 게임이다. 


정규분포의 중앙이 볼록한 것은 그 중앙에 화살이 가장 맞는다는 것을 의미한다. 좌우에도 약간의 분포가 있는 이유는 가끔 삑싸리가 난다는 것을 의미한다. 설령 삑싸리를 내지 않더라도 바람이나 활과 화살의 불량 때문에 오류가 나기도 한다. 그래서 정규분포를 처음 발견했을 때 이를 오차의 분포라고 했다. 궁수가 다룰 수 없는 임의의 변수가 있다. 내가 다룰 수 없으므로 변수다. 그건 너한테 있다. 반대로 내가 다룰 수 있으면 상수다. 변수와 상수가 조합되어 게임이 굴러가면 그것이 함수다. 


함수는 게임과 달리 어느 한쪽을 고정시킨 것이다. 그래서 결정적이다. 통계는 바퀴가 아니라 게임을 고정시킨다. 변하는 것이 확률 하나다. 두 개의 확률을 제3의 확률로 고정시킨다. 그러나 그 시대의 과학자들은 여전히 함수적인 세계관으로 확률을 해석하였다. 비결정론은 결정론 두 개를 통합하여 보는 시각이지 그냥 비결정론이 아니다. 통합결정론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사건이라 부르는 것은 늘 정규분포를 그린다. 예측할 수 있다. 근데 지금 하나의 주사위를 던졌을 때 나오는 눈은 예측할 수 없다. 아니다, 적어도 1~6 사이에 하나만 나온다. 슬슬 말이 꼬이기 시작한다. 말이 꼬이는 것을 해결하려면 차원의 개념이 동원되어야 한다. 천재가 당신과 다른 점이다. 천재는 당신 보다 한 차원 더 높은 곳에서 내려다 보고 있다. 양적 차이가 아니라 질적으로 차이가 난다. 


차원이 나오면 다시 미적분 등장이다. 미적분이 어렵다면 그냥 선의 길이와 면적의 양을 떠올려보라. 선의 길이가 100이고 면적이 10이라 하자. 둘을 비교하면 누가 더 많은가? 100이 더 많다고 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라고 믿는다. 그라지쫌말자. 둘은 비교할 수 없는 것이다. 왜? "차원"이 다르니깐. 그래서 단위도 다르게 쓰잖아. 무리수를 만들었다는 히파소스를 키운 것은 유리수를 신봉한 피타고라스였다. 피타고라스 정리의 중핵은 대각선의 제곱은 어쩌구 하는 게 아니라, 면적을 정의했다는 것이다. 면적이라는 한차원 더 높은 개념을 선이라는 한차원 더 낮은 개념과 연결시킨 것이 피타고라스정리다. 피타고라스는 제곱과 더하기를 연결시킨 것이다. 이때부터 이미 인간은 차원을 사용하기 시작했다고 보면 된다. 


구조론에서 가장 어려운 표현이 51대 49다. 이걸 문자 그대로 이해하면 곤란하다. 질적 차이를 양적 차이로 이해하면 안 된다. 갯수가 중요한 게 아니다. 양적으로 보자면 둘은 정확히 50대 50이다. 근데 질적으로 차이가 난다. 질적 차이는 숫자로 표현할 필요가 없다. 그냥 서열로 표현된다. 그리고 서열이 귀납적으로는 51대 49로 표현될 수 있다. 이게 다 언어의 한계 때문이다. 51이 49에 비해 조금 더 많은 게 아니라 본질적으로 단위가 다른 것이다. 연역적으로 표현해야 한다. 이게 귀납적으로, 겉으로 보면 어느 한 쪽이 조금 더 많아 보인다. 


그게 더 많아 보이는 것은 그쪽으로 에너지가 실렸기 때문이지, 양적으로 더 많기 때문이 아니다. 움직이는 놈이 정지한 놈보다 더 커보이는 법이다. 이것은 움직임을 정의할 때 이미 결정된 것이다. 계측할 때 정해지는 것이 아니라. 그 양적 계측의 차이를 만들어 내는 것이 바로 관점이다. 내부의 질서로 보면 진보는 보수와 질적으로 다르다. 둘을 어떤 기준으로 가를 때 이미 크기가 차이나 버린다. 근데 크기가 아니라 질적 차이라고. 왜냐하면 차이나라고 자른 거니깐. 관점이라는 칼로 재단한 결과가 양적 차이다.


51대 49는 귀납적인 표현이다. 작은 차이가 큰 차이를 만든다고 표현한 것이다. 급수 말이다. 급수는 수학적 귀납법을 표현한 것이다. 그런데 그걸 뒤집으면 연역적으로 사건을 해석할 수 있다. 급수는 무한정 늘어나지 않는다. 양으로 보면 무한정 늘어나는 것 같지만 그래봤자 부처님 손바닥이다. 원숭이가 손바닥을 벗어나는 경우는 없다. 벗어나면 그건 원숭이가 아니기 때문이다. 삼정법사의 손바닥을 손오공이 벗어나면 그냥 죽여버린다. 손바닥 안에 있을 때만 손오공이다. 우주를 뒤집어 해석하는 것과 같다. 분수를 뒤집듯이, 분모와 분자를 뒤집어라. 


거시적인 세계에서는 뉴턴역학이 맞고 미시적인 세계에서는 양자역학이 맞다? 아니다. 거시적인 세계는 과녁의 크기를 크게 그려놓은 것이다. 단위를 크게 키우면 잘 맞는 것처럼 보인다. 유리수다. 줄자로 나무의 길이를 재어보라. 눈금에 딱 들어오지 않는 길이가 나올 때가 있다. 빨랑 대답을 안 하면 고문관 소리를 듣는 상황이다. 좀 더 가까운 눈금을 부르자는 게 거시적 세계다. 행성의 운동 말이다. 사실 행성도 뉴턴역학처럼 깔끔하게 움직이지 않는다. 중간에 울퉁불퉁 왔다갔다 한다. 다만 우리가 눈금을 크게 그려놓아서 그게 포착되지 않을 뿐이다. 작은 변수는 무시해 버린다. 우주공간에 먼지가 얼마나 많은데 한번 부딪치지 않겠냐고. 가끔 혜성도 행성에 들이받는 마당에.


양자역학과 무리수의 세계는 미시적인 세계가 아니라 그 눈금을 그린 놈도 들춰보자는 세계다. 야 임마, 니가 초딩이니깐 그 건물이 커보이는 거고, 대졸이면 작아 보인다니깐? 유년의 기억에 남아있는 초등학교 등교길의 거리는 거의 우주적인 크기였다. 가도가도 끝이 없었다. 근데 그 거리가 고작 교대역과 강남역 사이. 버스요금으로 사탕을 사먹고 한시간을 족히 걸어가야 하는 거리다. 어른이 되면 상대적인 세계가 절대적으로 보인다. 그 위의 하나를 더 보기 때문이다. 그럴 때 세상이 작아보인다. 용돈이 올라서 굳이 버스요금으로 사탕을 사먹을 필요가 없어졌기 때문이다. 이제 사탕 값 정도는 만만해졌다.


통계역학이 미적분학과 다른 점은 1을 만들었다는 것이다. 1을 만드려면 패턴을 가두면 된다. 패턴의 패턴이고 그게 바로 확률의 확률이다. 큰수의법칙이 아니라 정규분포다. 같은 것이 두번 반복되므로 두 개의 곡률, 꺾임이 있다. 미적분학이 차원을 논의한다면 통계역학은 사건을 논의한다. 그럼 구조론과 통계역학이 다른 것은? 사건을 보는 방향이 다르다. 구조론은 사건의 연역적인 측면을 특별히 강조해서 본다. 1만 논의하면 통계역학이고 그 1을 유도하는 절차까지 논의하면 구조론이다. 통계역학은 두 가지로 나뉜다. 사건을 연역으로 보자는 것이 표준통계학이고, 귀납으로 보자는 것은 베이즈통계학이다. 두가지를 통합한 포지션에 구조론이 위치한다. 하나를 더 보므로 둘을 통합할 수 있는 것이다.


제한된 무제한으로 돌아오자. 확률 하나가 제한된무제한이고 그게 두 번 반복되면 통계학의 정규분포가 된다. 당신이 고스톱으로 돈을 따려면 통제할 수 없는 변인과 할 수 있는 변인을 구분할 수 있어야 한다. 어쩔 수 없는, 알 수 없는 변인이 있다. 내 할 일을 다 하고 하늘의 뜻을 기다려야 한다. 대부분 사람들은 어쩔 수 없는 하늘의 랜덤 때문에 제 할 일을 하지 않는다. 근데 랜덤은 하늘이 아니라 상대에 있다. 그걸 알면 고수다. 게임에 들어서기 전 예측 가능한 맷집의 차이가 있다. 그걸 아느냐 모르느냐가 바로 고수와 하수의 차이다. 하수가 활을 정확히 쏘려고 노력할 때 고수는 컨디션 관리를 한다. 컨디션이 좋으면 결과적으로 활을 잘 쏘게 되니깐. 아래 차원을 지배하는 더 높은 차원을 보고 있으면, 그게 고수의 관점이 된다. 이제부터 에너지를 다루는 세계관으로 들어간다. 구조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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