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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시장 왈순이 아지매도 점포를 접었다는데]

조선일보 김대중편집인이 건재를 과시하고 있다. 미국으로 쫓겨가서도 칼럼질은 계속할 모양이다. 이회창이 정치를 재개해 준다면 그보다 좋은 일은 없을 터이지만 김대중편집인의 건재도 한 시름 놓을 만한 호재가 된다. 그래! 좋다. 니들 말대로 이번에 아주 끝장을 보자. 끝장을 봐.

[밥상은 차려줄 때 먹어야 하고 개혁은 힘이 있을 때 해야 한다]

서프여러분 중에도 온건개혁을 주장하는 분들이 많지만 나는 다르게 생각한다. 온건 개혁이 과연 가능한가? 물리적으로 불가능하다. 개혁은 시스템을 바꾸는 것이다. 시스템은 살이 아니고 뼈대이다. 온건하게 접근해서 살을 붙이는 일은 가능해도 뼈대를 바꾸는 일은 잘 안된다. 역사의 경험칙이 이를 증명한다.

역사는 비스듬히 사선을 그리며 점진적으로 진보한다는 생각을 가진 사람이 많다. 천만에! 역사는 파형을 그리며 제 1파, 제 2파 하는 식으로 단계적으로 진보한다. 이거 알아야 한다.

예컨대 우리가 지금 개혁을 한다는 것은 적의 중핵을 무너뜨린다는 것이다. 그 다음엔? 타켓이 사라진다. 두가지 경우가 있다. 첫째 적의 중핵을 무너뜨리는데 실패할 경우 - 아무것도 나아지지 않는다. 개혁은 실패한다. 둘째 적의 중핵을 무너뜨리는데 성공할 경우 - 적은 흩어져버리고 목표가 사라져버린다. 이 경우 일정기간 동안 개혁은 중단된다.

그러므로 비스듬히 사선을 그리며 나아가는 점진적 개혁은 물리적으로 가능하지 않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제 1파가 진격하여 적의 핵심을 쳐부순다. 이 단계에서 싸움은 일시적으로 중단된다. 시일이 흐르면 적이 어떤 거점을 중심으로 재집결 한다. 이때 제 2파가 가서 다시 한번 출진하여 적의 잔당을 토벌한다. 이런 식으로 반복된다. 즉 개혁의 제 1파와 제 2파와 제 3파가 일정한 시간간격을 두고 단계적으로 적진을 쳐부수는 것이며 이러한 진행은 적의 분산과 재집결의 동향에 따라 상대적으로 결정되는 것이다.

목도하고 있듯이 김대중정권 초기에 일시 움츠렸던 적은 4.13총선을 고비로 하여 조선일보를 중심으로 재집결했다. 적의 지휘부가 노출된 것이다. 총공세를 펴서 적의 지휘부를 타격한 것이 이번 대선이다. 적은 흩어졌다가 17대 총선 후 또 어떤 거점을 중심으로 재집결할 것이다. 이때 아군의 제 2파가 나가는 것이다.

그 제 1파와 제 2파의 사이에 우리는 무엇을 하는가? 무엇을 할 수가 없다. 그 시점에 우리는 하려고 해도 아무것도 할 수가 없는 것이다. 적의 지휘부가 노출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적이 아직 어떤 거점을 중심으로 결집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노무현정권의 임기는 5년이지만 초기 6개월 안에 승부를 내지 못하고 흐지부지 되면 노무현정권 5년 동안 우리는 아무것도 할 수 없는 것이다. 전선은 턱없이 넓어져 버리고 대결국면은 얇아져 버린다. 우리는 타격대상을 잃어버리고 우왕좌왕 하게 된다. 그러므로 집권 5년동안의 점진적인 개혁은 원래 가능하지 않은 것이며 기회가 왔을 때 단번에 숨통을 끊어놔야 하는 것이다.

지금 아군은 결집되어 있고 적은 아직 꼬리를 내리지 않았다. 1년이 채 가지 않아 전선은 희미해 버리고, 우리는 노무현정권의 실정을 비판하기 바빠서 조선일보와 한나라당을 공격할 겨를도 없게 될 것이다. 우리 내부부터 분열되고 말 것이다.

병사가 집결하였다면 적절한 일거리를 제공해야 한다. 일거리를 주지 못하면 100프로 분열된다. 지금 우리는 결집되어 있고 분열은 예정되어 있다. 아군의 전열이 흐트러지고 분열되기 전에 개혁의 성과를 얻어내야 한다. 노무현정권 5년 동안 해야할 개혁과제를 집권 초기 6개월에 몰아서 하는 수 밖에 없다. 경우에 따라서는 초법적인 조치까지도 각오해야 한다.

[어떤 전략이 옳은가?]

지금 당선자의 고향인 진영읍 봉하리에는 전국의 이름난 풍수들이 몰려갔다고 한다. 그들은 한결같이 감탄하면서 "과연~!"을 외치고 있다. 혹은 마을 앞에서 너럭바위를 발견하고 혹은 뒷산에서 좋은 샘물을 발견하고 이것이 안산이니 저것이 좌청룡이니 떠들고 있다. 전부 쓸데없는 소리다.

어떤 결과가 나오면 이것 덕분에 이겼다거나 혹은 저것 때문에 졌다거나 하고 평론들이 분주하지만 다 헛소리다. 될 것은 어차피 되게 되어 있다. 안될 것은 어차피 안되게 되어 있다. 어차피 역사의 필연을 따라가게 되어 있다. 안될 일은 무슨 수를 써도 안되고 될 일은 가만 놔둬도 저절로 된다. 그러므로 잔머리 굴릴 거 없이 우직하게 가던 길을 계속 가야 한다.

가다가 안되면? 처음부터 안될 일이었으니 시행착오의 경험이나 축적하는 거다. 가다가 잘되면? 그 길을 계속 가는 거다. 미리부터 예단하고 수를 쓰고 주판알을 튕기고 해봤자 아무 소용이 없는 거다. 전략 전술 좋아마라. 할 수 있는 일을 할 뿐이다.

[김편집인의 우는소리를 감상하도록 하자]

□ [김대중 칼럼] ‘점령군’의 進駐?(부분 발췌함)
대통령선거가 끝난 후 지금 이 땅의 분위기는 선거에서 이긴 측이 ‘점령군’이 되어 사회 곳곳에 진주하는 양상이다. (중략) 한가지 분명한 것은 이것이 민주주의를 한다는 나라에서 일상화돼야하는 정권교체의 범주를 크게 일탈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 정권이 교체되었다고? 그렇다면 지금까지 우리는 한나라당정권의 지배하에 있었다는 말인가? 혹시 치매? 사실을 말하자. 정권은 교체되지 않았다. 점령군은 진주하지 않았다. 김편집인은 대선패배로 한나라당이 민주당에 정권을 빼앗긴 것으로 착각하고 있는 모양이다. 도대체 왜 이런 터무니없는 착각을 하게 되었을까? 오만과 몽상이 극을 달리고 있구먼!

□ 다른 한쪽에서는 초상난듯이 침울하고 거의 패닉상태에서 이민을 들먹이는 상황, 이것이 대선을 끝낸 이 시점의 대한민국 실정인 것이다.

■ 제발 이민 좀 가라. 미국 간다더니 왜 미적거리고 있냐? 부시가 비자를 안내준다던? 중앙시장 아지매도 일찌감치 보따리를 쌌다잖냐?

□ 선거에서 이긴 측은 국민의 뜻을 수임해 나라경영의 책임을 맡고 패배한 측은 충실한 반대자가 돼 견제의 역할을 한다. 이것은 일종의 게임이어야 한다. 사생결단이어서는 안되는 것이다.

■ 게임이라고? 조선일보는 게임을 그렇게 살벌하게 하는가? 그려! 조선일보는 계속 게임을 즐기고 있게나. 우린 사생결단이라네.

□ 1150만명(46.6%)이 노무현씨를 반대했다는 사실에 겸손할 줄 알아야 한다.

■ 그러는 당신은 왜 선거과정에서 노무현은 반대하지 않고 줄기차게 김대중대통령만 반대하였니? 나는 그것이 궁금하다. 반대자가 많다는 것은 그만큼 많은 부분까지 바꾸려 했다는 의미이다. 그러므로 이길 수 있는 게임이라면 반대자는 많을수록 좋다.

□ 침울할 것도, 공황을 느낄 것도 없다. 언제까지 멍하니 천장을 쳐다보고만 있을 것인가. 노무현씨를 찍지 않은 것이 무슨 대역죄라도 된다는 말인가.

■ 졌으면 깨끗하게 결과를 받아들여야지 왜 울고불고 애걸복걸 난리냐? 부끄럽지도 않으냐? 사람 맘 약하게 하지 마라! 졌으면 사나이 답게 목을 늘이고 개작두를 받도록 하라!

[고맙다 김대중! 힘내라 김대중!]

무릇 개혁이 실패하는 이유는 개혁의 성과가 어느 정도 가시화되는 시점에서 적이 한곳으로 집결하지 않고 흩어져 버리기 때문이다. 이 시점에서 개혁은 중단되고 개혁세력은 자중지란에 빠져든다. 적은 언젠가 재집결한다. 반동은 시작되고 개혁은 다시 수포로 돌아간다.

방법은 하나 뿐이다. 적의 중핵이 노출된대로 첨예한 긴장상태를 유지하는 것이다. 그 방법은 적을 계속 몰아대는 하나의 방법 뿐이다. 김대중편집인이 건재해 준다면 개혁세력도 결집을 유지한채 진군을 계속할 수 있을 것이다. 고맙다 김대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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