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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14085 vote 0 2017.07.04 (14:17:20)

     

    선악의 너머에 에너지가 있다


    세 가지 태도가 있다. 대중의 선악논리와 지식인의 계몽논리와 구조론의 통제논리가 그것이다. 대중의 선악논리는 위험하고, 지식의 계몽논리는 허무하니, 구조론의 통제논리를 따라야 한다. 개인과 집단 사이의 관계설정 문제 때문이다. 인간은 개인으로 존재하지만, 언제라도 집단을 대표하려고 한다.


    여기에 통제되어야 할 발화점이 있다. 인화성이 강하고 폭발력이 있다. 건드리면 날카롭게 반응하는 극도로 예민한 지점이 있다. 독립 지인 유시민이 끝내 민중의 대표자 노무현을 이해하지 못하는 지점이 있다. 한경오와 노빠가 충돌하는 지점이 있다. 허다한 지식인이 개망신을 당하고 퇴장하게 된다.


    선악개념은 집단의 관점이다. 개인에게는 선악이 없다. 갓난아기가 그러하듯이 개인은 선하지도 않고 악하지도 않다. 선천적으로 선과 악의 유전자를 갖고 태어난다는 식의 태도가 있지만, 이는 차별주의다. 헐리우드 영화의 뻔한 레파토리 말이다. 슈퍼맨을 호출하여 악당은 보이는 대로 쳐죽이려 한다.


    부시가 후세인을 사냥하는 논리다. 그러나 현실은 어떤가? 악의 표지를 달고 있는 악당은 잘 없다. 악은 안철수의 온화한 미소 속에 숨어 있고, 연약한 박근혜의 눈물 속에 숨어 있다. 선인 듯 악이고 악인 듯 선이니 세상이 입맛대로 그리 간단치는 않다. 선악개념은 인간의 사회성을 통해 해석해야 한다.


    집단의 진보와 보조를 맞추는 것이 선이고 역주행하는 것이 악이다. 그러므로 집단의 변화를 읽어내지 못하면 안철수처럼 본의 아니게 악을 저지르게 된다. 모르면 자중하는 것이 범인의 선이다. 집단의 리더 자격을 갖춘 비범한 인물이라야 선을 행할 수 있다. 공자가 말한 종심소욕불유구의 경지다.


    말했듯이 악당이 악을 저지르는 게 아니라 악행을 저지르는 자가 악당이다. 선악은 개인의 내면에 쌓인 마음이 결정하는 게 아니라 집단과의 유대가 결정한다. 문재인은 집단과 긴밀한 유대를 가지고 있으므로 선하고 안철수는 집단과 유대가 없이 고립된 사람이므로 악하다. 대표성이 선악을 결정한다.


    그러므로 선악은 무지한 군중의 판단에 맡기지 말고 분별있는 자에게 판단을 위임해야 한다. 선악은 사회적 관점이며, 사회는 생물처럼 호흡하는 것이며, 사회의 호흡은 발전과 진보이고, 보수는 운명적으로 악이며, 진보진영 일각의 고지식한 태도 와 정체된 사고도 악이다. 모든 죽은 것은 곧 악이다.


    인간은 선이나 악의 존재가 아니며 선과 악의 양면성을 지닌 중간자적 존재도 아니며 다만 에너지의 존재다. 인간은 가능성의 존재이고 집단의 일에 임해서는 방향성의 존재다. 고로 통제되어야 한다. 에너지의 통제에는 적극적인 개입이 따라야 한다. 불개입과 자유방임 주장은 무지한 자의 도박이다.


    에너지는 불이다. 불조심하지 않으면 안된다. 불은 선악이 없지만 놔두면 점차 커져서 마침내 요원의 들불을 일으키게 된다. 불의 진행에는 일정한 방향성이 있다는 점이 중요하다. 왜? 인간은 개인이 집단을 대표하고자 하는 속성을 가지기 때문이다. 이 지점이 위태롭다. 강한 인화성을 가지고 있다.


    개인은 선하나 열 명만 모이면 서슴없이 무단횡단을 저지른다. 질서를 잘 지킨다는 일본인들도 군중이 되면 폭주한다. 거리는 깨끗하지만 타인의 시선에 의해 감시되는 내집앞이 깨끗할 뿐이고 공용공간에서는 숫자의 힘을 앞세워 무질서한 폭주를 저지르곤 한다. 군중이 되면 착한 사람도 별수 없다.


    무분별한 선악논리 주장에는 집단주의 폐해가 따른다. 착한 사람이 히틀러 뒤에 줄서면 일제히 폭주한다. 양이 순하지만 숫자의 힘으로 밀어붙이면 양떼가 더 무섭다. 집단주의는 난폭하다. 개인의 내면에 깃든 다양한 속사정을 집단은 헤아리지 못한다. 집단은 섬세하지 못하니 선의가 곧 위선이 된다.


    선은 표창하고 악은 징벌한다는 생각이 참으로 위태로운 것이다. 아기를 개인에게 맡기지 집단에게 맡기지 못하는 것과 같다. 인간은 불의 존재다. 무책임한 군중에게 불을 맡길 수 없다. 국민의당에게 정의를 맡길 수 없는 것과 같다. 인간은 집단의 일을 당하면 감정을 증폭시킨다. 그것이 대표성이다.


    그러므로 선악논리는 곧장 감정적 대응으로 치닫기 십상이다. 착한 사람이 군중의 광기에 잘 휩쓸리고, 악당이 오히려 위기에 의연하게 대응하는 일은 흔하다. 평범한 일본인들이 관동대지진 때는 인간사냥을 벌였고 착한 조선인들이 만보산 사건을 빌미로 화교학살을 저질렀다. 나쁜 프레임에 걸렸다.


    개인과 집단의 관계에는 일정한 방향성이 있는 것이며 다른 말로는 프레임이다. 나쁜 프레임에 걸리면 계속 나빠지고 좋은 프레임에 걸리면 계속 좋아진다. 다른 말로 전략이다. 생존전략은 나빠지고 세력전략은 좋아진다. 한국은 약소국의 생존 프레임을 벗고 강대국의 세력프레임으로 갈아타야 한다.


    첫 단추를 잘못 꿰면 프레임을 탈출하지 못하고 폭주하게 된다. 안철수와 이유미의 조작극이 그러하다. 그 범죄의 시작은 미미하였으나 끝은 창대하게 되리니 자칫 지옥을 맛보게도 된다. 선악의 논리가 집단의 관점이라면 계몽의 논리는 엘리트의 관점이다. 거기에는 숨은 권력의 생리가 작동하고 있다.


    인간의 의사결정은 집단을 바라보므로 개인에 매몰된 계몽의 논리는 현장에서 먹히지 않는다. 올바른 관점은 개인도 아니고 집단도 아닌 방향성의 논리이자 대표성의 관점이다. 인간은 불이니 선과 악으로 가면 폭주한다. 개인에 집착하는 교양과 계몽도 실패한다. 대표성의 불이 곳곳에 옮겨붙는다.


    계몽과 교양은 엘리트의 권력의지를 숨겼으니 하층민의 반발을 부른다. 한경오들은 자신이 난폭한 권력을 휘두르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지 못하고 함부로 불을 지른다. 뭐든 권력게임으로 가면 본질에서 벗어나 엉뚱한 방향으로 치닫는다. 선악논리는 폭주하니 위태롭고 계몽논리는 실패하니 허무하다.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다. 언제라도 집단 안에서의 대표성을 원한다. 그것이 권력이다. 권력은 위임받은 대표성을 숨기고 있으므로 통제되어야 한다. 한경오는 기자 개개인의 범죄로 치부하지만, 보이지 않게 집단의 대표성을 위임받아 저지르고 있는 것이다. 권력 대 권력의 충돌로 치달으면 답이 없게 된다.


    구조론의 통제는 물리적 통제이며 이는 감정을 배제하고 건조하게 바라보는 관점이다. 인간은 언제라도 집단을 대표하는 권력을 조직하여 대항하려고 한다. 집단의 의사결정 중심에 서려고 한다. 먼저 발언권을 얻으려고 한다. 이러한 본질에 천착하지 않으면 안 된다. 선악과 계몽을 넘어야 한다.


    선악논리로 가면 안철수가 왠지 사람은 착해 보인다. 오판이다. 얌전한 강아지가 부뚜막에 먼저 오르는 법이다. 계몽논리로 가면 안철수가 말을 잘 들을 것만 같다. 고분고분해 보인다. 오판이다. 어리석은 대중은 선악논리로 안철수를 찍었고 비열한 한경오는 계몽논리로 안철수를 밀어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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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필 이미지 [레벨:6]블루

2017.07.04 (16:45:07)

쉬운 우리말로 쓰인 어디에도 없는 경전같은 말씀에 감사드립니다.
프로필 이미지 [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2017.07.04 (17:08:09)

끝에 한 줄 추가했슴다.

[레벨:30]이산

2017.07.05 (15:47:29)

지금까지 인류는 선악의논리,계몽논리에 발목이 잡혀 있었군요

지식인 조차도 정답이 없다는둥 헛소리를 하고

우매한 대중들은 거기에 장단을 맞추어 왔네요.


이제 완전히 새로운 프레임으로 갈아 타야할때 인것 같네요

좋은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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