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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17189 vote 0 2010.02.19 (11:41:18)

 

 

구조란 개념은 원래 분석의 수단으로 기능했다. 서구적인 개념, 근대의 과학적인 개념이다. 동양의 직관적 사고, 통합적 사고와는 다르다. 그러나 필자의 구조론으로 넘어오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통합적인 구조, 완전성이 반영된 구조, 생명의 구조, 호흡하는 구조, 에너지라는 실로 꿰어낸 구조를 이야기한다.

 

필자의 경험을 기초로 하면 구조론적 사고는 분석적 사고이지만(그것을 부정하지는 않는다. 구조론은 과학적인 분석에도 능하다.) 그 이전에 직관적 사고이고, 그 이전에 언어적 사고이다.

 

언어는 의사소통의 도구이고 그 안에 완전성이 반영되어 있다. 의사소통에 실패하면 가짜인 거다. 진위가 가려진다. 이 점은 이 천년도 더 전에 노자 선생이 이미 갈파한 바 있다.

 

탈레스가 ‘만물은 물로 되어 있다’고 갈파했을 때 바보들은 주전자나 컵 따위를 들고 와서 ‘이거냐?’고 힐난했겠지만 니체는 그렇게 말하지 않았다. 그 안의 구조를 보라는 말이다.

 

물의 형태를 바꾸는 가변성에 주목하라는 말이다. 만물은 움직임, 변화, 진보, 발전, 역동성, 에너지, 생명성로 되어 있으며 그러한 만물의 속성을 가장 잘 나타내는 아이콘이 물이다.

 

마찬가지다. ‘도가도 비상도 명가명 비상명’이라는 말의 단어가 아니라 그 안의 구조에 주목하라. 도는 완전성을 의미하고 명은 언어를 의미한다. 자연의 완전성과 이를 반영하는 언어의 불완전성을 들추어낸 것이다.

 

우리는 불완전성의 세계에 살면서 완전성의 등대를 바라보고 있는 것이다. 그 완전성과 불완전성 사이에 우리가 찾아야 할 정답이 있다. 길이 있다. 진로가 있다. 방향성이 있다. '이 길이다' 하고 방향을 제시한 거다.

 

각설하고.. 언어 그 자체에 논리가 있다. 언어적으로 불성립하면 보나마나 뭔가 틀려먹은 것이다. 다시 말해서 그것이 맞나 틀렸나, 그 내막을 들여다 보기 전에, 분석하고 자시고 하기 전에..

 

그럴 필요조차도 없이 일단은, 내 입에서 말이 자연스럽게 나와주는가 아닌가를 보고 판단하는 것이다. 어쨌든 필자는 어휘력이 뛰어난 사람이다. 수학은 꽝이다. 과학실험할 것도 없이 언어적으로 타개할 수 있다고 믿었다.

 

예컨대 마르크스주의가 맞고 틀렸고를 떠나서 일단 말이 안 된다. 남들은 그게 말이 된다고 여기는지 몰라도 나는 그 개념으로는 문장을 조직하지 못한다. 근데 남들은 어케 그걸 말로 줄줄 주워섬기지.

 

어색한 느낌이 들지 않나?

 

대표적인 것이 일제 쇠말뚝 사건이다. 전국의 산꼭대기마다 일제 쇠말뚝이 있다는 거다. 그래서 살펴보았더니 그 어떤 쇠말뚝에도 ‘메이드 인 재팬’은 쓰여져 있지 않았다. 어? 국산이잖아.

 

국산 쇠말뚝인데 왜 일제 쇠말뚝이라고 우기지? 이렇게 말하면 그 ‘일제’가 그 ‘일제’가 아니고 ‘일본 제국주의’라고 반박할 거다. 근데 쇠말뚝에 왠 제국주의? 제국주의라는 말은 극우국가 한국에서 잘 쓰이지도 않는 말이다.

 

예컨대 ‘자본주의 쇠말뚝’이나 ‘사회주의 쇠말뚝’은 없는데 제국주의 쇠말뚝은 또 뭐냐 말이다. ‘민족주의 쇠말뚝’이나 ‘진보주의 쇠말뚝’ ‘포스트모더니즘 쇠말뚝’ 들어본 적 있나?

 

어쨌든 방송에 심심하면 나와주는 일제 쇠말뚝 중에 일본 총독부가 개입하여 박아놓은 것은 없다. 이건 UFO나, 네스호의 네시나, 백두산 천지 괴수나, 유령이나, 외계인이나 요정 따위와 마찬가지로 확인된 바 없는 거다.

 

필자가 UFO를 부정하는 이유는 언어적으로 틀렸기 때문이다. 미확인인데 왜 비행이나 물체라는 표현을 쓰냐는 거다. 미확인 특이사진이나 미확인 특수보고 정도로 표현해야 한다.

 

미확인인데 뒤에다가 당당하게 비행+물체라고 쓴다면 이건 강도짓이다. 억지라는 말이다. 확인되지 않은 비행, 확인되지 않은 물체면 아예 확인되지 않은 오줌이라고 해도 되잖아.

 

왜 물체라고 하지? 어차피 확인 안 되었는데? 미확인 날아가는돈가스이명박궁뎅이전여옥방귀라고 해도 되는데 왜 하필이면 물체라고 하지? 어차피 미확인인데 암거나 가져다 붙이지 무슨 물체야?

 

물체면 당연히 고체라야 하는디? 그건 질량이 확인된 상태에서나 할 말이고.

 

각설하고 무슨 ‘은혜 받는다’라든가 ‘몸에 좋다’라든가 이런건 비어다. 언어가 아니다. 돼지가 ‘꽤액’ 하고 소리지르는 것과 같다. 한의사들이 쓰는 ‘몸이 차다’ 혹은 ‘열이 어쩌구’ 하는 것도 언어가 아니다.

 

그냥 가라마봐가다아구리라 해도 된다. 어차피 뜻이 없는 언어인데. ‘아 이건 말이죠. 거시기가 거시기해서 거시기된 겁니다.’ 이렇게 말해도 된다. 어차피 근거없이 막 가져다 붙이는 건데.

 

일제 쇠말뚝은 이름만 들어봐도 가짜라는게 딱 표가 나는 거다. 만약 그게 진짜라면 일본의 풍수사 아무개가 누구 예산으로 어떤 이유로 어느 지점에 박았다고 구체적으로 표현된다. 근데 풍수에는 원래 그런거 없다.


'목극금'이라 했으니 금으로 목을 억누르기 위해서? 목만 누르고 다른건 놔두남? 풍수이론과 전혀 맞지 않다.

가구배치하는 중국 풍수와 묘자리 쓰는 한국풍수가 다르고, 또 일본에는 아예 풍수가 없다고도 하고. 결정적으로 그 쇠말뚝이라는 것이 한국풍수도 쓰지 않는 무속이라는 점이다.

 

말하자면 방법할매가 방법할 때, ‘제 자리에 갓다 노라. 갓다노치 않으면 손발이 오그라들게’ 하는 그 방법이다. 그게 무당의 저주인 것이다. 그러므로 쇠말뚝은 대개 무속인들이 박은 거다.

 

일제도 아니고 풍수도 아니고 무속 중에서도 방법할매의 저주다. 그러므로 한국내의 모든 쇠말뚝은 무속인 아니면 등산로 개설용, 혹은 군사용, 혹은 기상관측용, 혹은 사방사업용, 혹은 측량 목적의 쇠말뚝인 것이다.

 

근데 이런 이야기는 아주 오래전에 몇 십년 전에 나왔다. 즉 몇 십년 전에 일제쇠말뚝은 모두 가짜라는 것이 명명백백 밝혀졌는데도 아직도 심심하면 신문에, 방송에 등장하는 것이다.

 

쇠말뚝이 가짜냐 진짜냐를 논하자는 게 아니다. 일제쇠말뚝이라는 이름 자체가 졸라리 비어라는 거다. 언어가 아니다.

 

그게 도무지 단어가 되고, 개념이 되고, 문장이 되냐? 왜 내게는 그게 매우 어색하게 느껴지지? 문장이 어색하면 거의 아니다. 근데 내게 어색하게 느껴지는데 다른 분에게는 자연스럽다면? 덴장 이건 답이 없는 거다.

 

언어 표현을 정확하게 하는 훈련을 하면 구조가 보인다. 어떤 하나의 개념이 개념으로 성립하려면 반드시 그 안에 로직과 메커니즘이 있어야 한다. 모든 명사 안에는 축과 대칭이 숨어 있다.

 

축은 절대경로를 구성하고 대칭은 상대경로를 구성한다. 자동차라면 메이커가 축이다. 현대차냐 대우차냐 삼성차냐는 축이다. 족보다. 만들어진 공장이 있다. 그걸 타는 차주는 대칭된 상대경로다. 니차냐 내차냐다.

 

그게 없으면 UFO인 것이다. 외계인도 그렇다. 그게 왜 외계 인간이냐? 인간 대접 해주자는 거냐? 로봇도 그렇다. 청소로봇이 왜 로봇이냐? 자동기가 적합한 표현이겠다. 어쨌든 귀신은 언어가 아니다. 차라리 아수라말발타라고 하든지. 축과 대칭이 없기 때문이다. 절대경로와 상대경로가 없기 때문이다.


원래 우리말에 귀신은 없고 귀는 귀, 신은 신이었다. 둘은 전혀 다르다. 귀는 어딘가 몸체 있는 것에 빌붙어다니고(주로 쓰다 버린 빗자루, 그 안에 인간의 손끝에서 빠져나간 양기가 축적해 있기 때문에), 신은 음양이 조화해서 내부에 에너지가 있으니 독립적인 포지션을 가지고 존재한다. 완전히 다른 귀와 신을 붙여서 멋대로 귀신이라고 하자는 거냐?(신은 인간을 해하지 않고 귀는 독립적으로 움직이지 못한다.)


이런 따위를 논하자는게 아니다. 생각하는 방법을 바꾸자는 거다. 언어적으로 아닌 것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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