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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6000 vote 0 2016.05.11 (11:31:35)

     

    구조론은 피아노와 같다.
    웃고 들어가서 울고 나오는게 피아노 아닌가?


    누구나 칠 수 있지만 누구도 제대로 못 친다.
    피아노를 친다고 말하지만 사실은 치는게 아니다.


    피아노는 강약을 조절하여 음을 직접 조각하여 만들어야 한다.
    다른 악기는 일단 소리내기가 어렵다.


    입으로 세게 불어도 소리가 안 나와준다.
    진입장벽이 높은 것이다.


    피아노는 우선 소리내기가 쉽다.
    피아노가 가장 진입장벽이 낮다.


    그러나 제대로 해보려고 하면 가장 진입장벽이 높다.
    레슨을 받지 않고 소리낼 수 있는 악기가 아니다.


    일단 소리를 낼 수는 있지만 그 소리가 피아노소리는 아니다.
    소리를 내 손가락으로 만들어야 한다는 본질을 깨우치면 이후는 쉬워진다.


    한 두 번 쳐보고 곡을 외우는 수준에 이르렀다면
    당신은 거기서 뭔가를 깨달은 것이다.


    구조론도 같다.
    질, 입자, 힘, 운동, 량만 알면 써먹을 수 있다.


    이중의 역설을 알면 완벽하다.
    상부구조/하부구조만 알아도 제법 대처가 가능하다.


    전략과 전술의 차이만 알아도 계를 장악하고 통제할 수 있다.
    문고리를 장악하고 강약조절을 해주면 모두가 복종한다.


    피아노는 너무 쉬운데
    빌어먹을 작곡가놈들이 너무 어려운 곡을 써놔서 어려운 거다.


    알파고도 이 곡은 못 칠 거야 하는 기세로 난해한 곡을 쓰는 넘들이 있다.
    즉 피아노가 쉬운 만큼 그걸로 뭔가 어려운걸 해보기도 쉬운 것이다.


    처음부터 어려운 곡에 도전하면 안 된다.
    내 손가락으로 소리를 만드는 능력을 먼저 얻어야 한다.


    말하자면 깨달음이다.
    일단 한국어가 되는가부터 생각해야 한다.


    대부분 한국어가 안 되어 동문서답하고 있다.
    답을 모르는게 아니라 질문을 제대로 못하는 것이다.


    주어 목적어 동사만 알아도 대략 해결이 된다.
    무엇보다 구조로 보는 관점을 얻어야 한다.


    어떤 사람이 빵을 먹었다고 치자.
    왜 그 사람은 빵을 먹었을 까? 1초 안에 답을 하시라.


    1) 그 사람은 빵을 좋아하는 사람이기 때문에 빵을 먹었다.
    2) 그 사람은 배가 고파서 빵을 먹었다.


    1)번을 답으로 찍은 사람은 구조론을 모르는 사람이다.
    2)번을 답으로 찍은 사람은 구조론을 아는 사람이다.


    무엇이 다른가?
    1)번은 예측이 불가능하다.


    과연 빵을 좋아하는 사람인지 아닌지는 직접 물어봐야 한다.
    2)번은 예측이 가능하다. 


    그 사람이 다섯시간 동안 암것도 안먹었다는 사실을 안다.

    예측이 가능하므로 다음 단계로 진도를 나갈 수 있다.

    빵을 좋아한다는 것은 답이 그 사람 내부에 있다는 말이고

    배가 고프다는 것은 답이 그 사람 바깥에 있다는 거다.


    본능적으로 바깥을 보는 훈련이 되어 있어야 한다. 
    피아노의 소리는 피아노 안에서 나지 않는다.


    대부분의 악기는 악기 안에서 소리가 난다.
    그러나 피아노는 손가락이 건반 위에서 


    어떻게 부드럽게 마사지를 하느냐가 중요하다.

    바깥에서 소리가 빚어지기 때문에 자세만 봐도 예측이 가능하다.


    어떤 사람이 화장실을 갔다면

    안의 마음을 보겠는가, 바깥의 사정을 보겠는가?


    1) 안의 마음 - 저 사람은 화장실 가는게 취미다.
    2) 밖의 사정 - 저 사람은 똥이 마렵다.


    본능적으로 2)번을 찾는 훈련이 되어있어야 한다.
    본능적으로 1)번을 찍는 인간은 틀려먹었다.


    의사결정은 마음 안에서 일어난다.
    세상만사 마음먹기에 달렸다.


    이건 비구조론적 해석이다.
    그 마음은 변덕이 심해서 예측불가 대응불가다.


    의사결정은 마음 밖에서 일어난다.
    마음은 밭과 같아서 콩 심으면 콩 나고 팥 심으면 팥 난다.


    마음밭이 결정하는게 아니라 농부의 파종이 결정하는 것이다.
    세상을 구조로 바라보는 훈련이 되어 있어야 한다.


    간단하다. 일단 누가 뭐라든 뒤통수 칠 자세가 되어있어야 한다.
    상대가 무슨 말을 하면 재빨리 목적어를 다른 걸로 바꿔버려라.


    “아랫배가 아파요. 화장실에 갔다오겠습니다.”
    “짜식 너 화장실에 가서 담배피려고 그러는 거지?”


    목적을 대변에서 흡연으로 바꾸기만 하면 점수를 딴다.
    바둑을 두어도 그렇다.


    상대가 이쪽에 두면 아 저쪽을 노리고 있구나.
    상대의 목적을 교체하면 정답.


    그러나 이 수법으로는 잠시 반짝할 뿐이다.
    두 번 그 수법에 상대가 당하지 않는다.


    이중의 역설은 주어를 바꾼다.
    그런데 원래 주어는 바뀌지 않는 것이다.


    다른 걸로 교체하는게 아니라 그대로 두고 확장시킨다.
    작은 나를 확장하여 더 큰 나로 바꾼다.


    그럴 때 처음과 같아지지만 그러나 처음과 같지 않다.
    처음 상대는 나의 오른쪽을 친다. 이때 나는 오른쪽을 막는다.


    역설은 상대가 오른쪽을 치는게 훼이크고 사실은 왼쪽을 노리고 있는 거다.
    이때 오른쪽을 막는척 하면서 몰래 군대를 왼쪽으로 돌린다.


    이중의 역설은 이미 왼쪽에도 군대를 배치해놨다.
    오른쪽이든 왼쪽이든 다 막아내므로 상대의 기동에 신경쓰지 않는다.


    나의 수비범위가 커져 있다.

    내 담당영역이 확대되어 있는 것이다.


    한국어만 되면 나머지는 따로 논할 것이 없다.
    주어와 목적어도 구분이 안 되니까 헷갈리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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