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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6560 vote 2 2016.05.03 (23:09:30)

     

    구조론의 관점부터 받아들이자.


    구조론은 ‘세상이 구조로 되어 있다’는 건데, 이건 머리가 나쁜 사람이라도 5분 안에 이해할 수 있다. 초등학교 3학년의 아이디어를 발전시킨 것이므로 초등학생 정도의 분별력만 있으면 된다. 각자 가기가 잘 하는 분야의 구조를 들여다보면 된다. 이 방법으로 성과를 낸 사람은 많다.


    구조론이 어렵다고 여겨진다면 ‘세상이 구조로 되어 있다’는 원론에 소홀하거나 아니면 턱없이 내가 어렵게 만들어놓은 부분에 덤비기 때문이다. 구구단을 외지 않은 사람이 미적분에 도전하면 당연히 안 되는 거다. 대화를 해보면 느끼게 되는게 기본적으로 우리말이 안 된다는 점이다.


    최근에 알게된 사실인데 ‘위하여’, ‘의하여’, ‘~의’와 같이 인과관계를 따지는 논리적 표현에 쓰이는 말은 모두 영어번역투이며 원래 우리말에는 이런게 없다고 한다. ‘나의 조국.’ <- 이런 말도 이상하다. 순우리말이면 ‘내 조국’이라고 해야 맞을 것이다. 링컨의 유명한 연설을 인용하자.


    of the people, by the people, for the people 보통은 ‘국민을 위한, 국민에 의한, 국민의’라고 번역한다. 180도 뒤바뀐 번역이다. ‘위하여’는 미래, ‘국민의’는 과거다. 과거에서 현재를 거쳐 미래로 간다는 느낌이 우리말로 옮기면 사라진다. 우리말은 위하나, 의하나, 의나 똑같다.


    같은 말을 세 번 반복한 느낌이다. 영어는 순서가 중요한데 순서를 바꿔놓고 번역했다고 하면 번역이 아니라 반역이다. 또 영어는 방향을 나타내는데 위하여, 의하여, 의에는 방향이 없다. 굳이 말한다면 ‘국민이 세웠고, 국민이 이끌고, 국민이 혜택받을 정부’ 정도라면 느낌 와준다.


    구조론은 말 그대로 구조를 해명하는 이론인데, 한국어는 그 구조가 희미하다. 그러니 내가 구조를 설명해도 구조를 보지 않고, 맨 끝에 오는 동사만 본다. 말을 귀로 듣지 않고 입으로 먹으니 식언이다. 내가 구조론을 발전시켜 풀어낸 내용을 빼먹으려 말고 원론에 충실해야 한다.


    스스로의 힘으로 구조를 관찰해야 한다. 언어부터 시작해야 한다. 많은 경우 이 사람이 한국어가 안 된다는 느낌을 받는다. 언어가 안 되면 어쩔 수 없다. 스스로 생각해서 깨우쳐야 한다. 세상을 보는 태도가 중요하다. 인간에게서 가장 중요한 문제는 주체와 타자의 구분문제다.


    요즘은 바뀌었겠지만 초등학교 1학년 국어책 첫 페이지 첫 줄은 ‘나, 너, 우리, 우리나라, 대한민국’이었다. 근데 내가 왜 한국인이지? 여기서 딱 걸린다. 거대한 장벽이다. 내가 왜 나지? 너는 왜 너지? 우리는 왜 우리지? 우리나라는 왜 우리나라지? 이문제 해결하고 넘어가야 한다.


    주체냐 타자냐 역시 포지션 문제다. 야구를 해도 공격이냐 수비냐에 따라 전략이 달라진다. 바둑을 두어도 흑을 쥐느냐 백을 쥐느냐에 따라 다르다. 관점의 문제다. 연역으로 보느냐 귀납으로 보느냐다. 수학은 연역으로 본다. 구조론은 수학의 수학이다. 구조론은 연역을 만든다.


    “수학數學은 양, 구조, 공간, 변화 등 개념을 다루는 학문이다. 현대 수학은 형식 논리를 이용해서 공리로 구성된 추상적 구조를 연구하는 학문으로 여겨지기도 한다. [위키백과]”


    옛날에는 수학을 량을 다루는 학문으로 봤는데, 요즘은 구조를 다루는 학문으로 수학의 정의가 바뀌었다. 검색해보면 ‘수학은 헤아려지는 량量을 다루는 학문’이라고 정의해놓은 사전도 있다. 그건 옛날 정의다. 구조론은 헤아리는게 아니라 복제하는 거다. 량은 복제된 결과다.


    구조론은 헤아리는게 아니라고 백날 말해도, 한사코 구조론을 헤아리려고만 하므로 어렵다. 헤아리는 행위는 동사다. 동사를 주목하므로 문제가 된다. 한국어는 동사가 뒤에 오므로 구조를 잡아채지 못한다. 동사를 낳는 대칭구조에 주목해야 한다. 그게 포착해야할 숨은 전제다.


    ‘위하여’ 쓰지 말라는 이유가 있다. ‘위하여’는 얼버무리는 말이다. 말 하다가 막히면, 나라를 위하여 어쩌구 하며 ‘나는 애국자고 너는 빨갱이’란다. 사실관계 판단이 아니라 내 편이 네편보다 많다며 패거리 불러온다. ‘새누리당이 쪽수가 더 많으니 너는 찌그러져.’ 이런 겁박이다.


    소실점을 모르는 사람과 그림을 논할 수 없고, 화음을 모르는 사람과 음악을 논할 수 없다. 기본이 되어야 한다. 기본은 관점이다. 관점은 언어에 반영된다. ‘위하여’ 어쩌구 하는 자와는 지식을 논할 수 없다. 관점은 3초 안에 들키는 거다. 초등학교 3학년의 순수로 돌아가야 한다.


    세상을 타자로 바라본다면 관측자인 자신은 이미 타자다. 주체의 관점을 깨달아야 한다. ‘이미지’는 타자의 관점이다. ‘사실’은 주체의 관점이다. ‘에너지’로 봐야 한다. 그것은 주체의 주체다. 동적 주체다. 정치를 타자로 보면 냉소하고 풍자하고 야유하게 된다. 관객의 포지션이다.


    정치를 주체로 보면 여당이다. 정부에 대한 여당이 아니라, 정치 그 자체에 대한 여당 말이다. 동적 주체라야 한다. 현재의 정치를 지배하는 여당이 아니라, 미래의 정치를 낳는 여당 말이다. 왕자의 관점과 같다. 왕자는 장차 권력을 승계할 사람이다. 동적 주체성을 얻어야 한다.


    구조론을 타자로 보면 이해가 안 되는게 당연하다. 열매만 빼먹으려 하면 곤란하다. 세상을 다른 관점에서 보고 자기 인생을 바꾸는게 중요하다. 경마장에 온 고객의 관점이 아니라 마사회의 관점이어야 한다. 위하여라는 말을 태연하게 쓴다면 멀었다. 딱 걸리는게 있어야 한다.


    aDSC01523.JPG


    구조론의 관점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눈부터 훈련해야 합니다. 소실점은 '보는 법'인데 '그리는 법'으로 여기므로 천하의 김홍도가 소실점을 이해못한 것입니다. 김홍도가 그린 그림의 손은 좌우가 바뀐 것이 많습니다. 오른손을 왼손으로 그린 것입니다. 보는 법을 훈련하지 않으면 그게 바뀔 수 있다는 생각을 못합니다. 자신의 오른 손을 보고 그림의 왼손을 그리는 격이지요. 

   


프로필 이미지 [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2016.05.03 (23:11:33)

플린그림_고누놀이.jpg


김홍도가 자신의 오른손을 보고 그린 그림, 자기소개형 그림이 되어버렸소. 관점을 훈련하지 않으면 보통 이렇게 됩니다.


2007111200050_0.jpg

첨부
[레벨:1]이경희

2016.05.04 (09:48:19)

큰 가르침을 얻었습니다, 감사합니다.

[레벨:2]미호

2016.05.04 (13:02:26)

한국인의 이해력 부족은 한자어가 한글로 쓰여졌기 때문이라고 보는데요. 한자어를 공부하지 않는 상황에서 한글이 제대로 이해 될수 있다고 생각하는지요. 앞으로 한국어에서 한자어 사용이 어떤식으로 개선되어야 한다고 생각하시는지요.
프로필 이미지 [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2016.05.04 (13:14:15)

구조론을 알면 되지 다른건 필요없소. 

곤란한 문제는 알파고에게 물어보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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