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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ad 13660 vote 0 2005.07.17 (18:10:12)

아래 글은 서프에 올릴 작정으로 자유롭게 쓴 글인데.. 문득 마음이 변해서 중간에 한 뭉텅이 잘라내고 데일리에 기고했습니다. 이 글은 잘라낸 부분을 보충하고 있습니다.


“종이신문 조중동이 700만 독자들에게 영향을 미친다면, 인터넷에서 쌍방향 커뮤니케이션을 하는 노사모는 25억명 네티즌들에게 영향을 미친다. 노사모 회원은 5만명에 불과하지만 펌글과 댓글을 통한 상호작용으로 5만명의 제곱수인 25억만명분의 활동을 한다.”

천만의 말씀! 듣기좋은 말이긴 하지만 맞는 말은 아니다. 얼마전 횡령 혐의로 구속된 박근혜 디지털 특보 황인태가 한 말인데, 필자는 이 말을 듣고 그가 사기꾼임을 알아보았다. 이건 전형적인 사기꾼의 말투다.

25억만명 좋아하네. 이런 허풍선이 사기꾼에게 잘도 속아넘어가는 박근혜여! 우리집에 구권(舊券)화폐 50조원어치 있다면 믿을란가?

(박근혜는 총탄에 부모를 잃고 의심병이 들어서 전여옥처럼 새벽 2시라도 달려와서 베겟머리에서 귀엣말로 속닥속닥 해주는 사람이 아니면 사람말을 통 믿지 않는다고 한다.

이런 사람들의 특징은 자신이 믿을 수 있는 조건과 믿을 수 없는 조건을 사전에 정해놓고 있다는 점이다. 그러므로 사기꾼에게는 밥이다. 의심병 환자가 믿을만한 조건으로 정해놓은 규칙 A,B,C만 충족시켜 주면 맹목적으로 믿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의심이 많은 사람일수록 사회적인 소통은 부족하다. 이런 사람들은 친구와 의논하지도 않고 자신이 이성으로 판단하지도 않는다. 박근혜도 대인관계가 안되는 인간이다.

노무현 대통령이 초청해도 의심하고 정동영 장관이 대화하자고 해도 의심하고.. 도무지 사람을 믿지 못한다는 박근혜가 누구와 토론하고 판단할 것인가? 그러므로 사기꾼이 작심하고 속여넘기기는 너무나 쉬운 일.)

포털의 약진, 겁낼거 없다

요즘 논의되고 있는 사안 중 하나가 차기 대선에서는 포털이 막강한 영향력을 가질 것인가 하는 부분이다. 필자는 얼마 전까지만 해도 포털의 위력에 상당히 긴장하는 편이었다. 그러나 지금은 아니다.

탈주범은 잡혔다...그런데 도난당한 차량은?? 조회 : 38262
현직 공군조종사 '나도 죽을뻔했다' 조회 : 56220

이상은 16일자 다음 아고라 대문에 올라있는 글이다. 탈주범에게 코란도 승용차를 도난당한 피해학생의 글, 그리고 현직 공군 조종사의 글이 올라와 있다. 이런 글은 그 어떤 네티즌 칼럼보다도 인기가 있다.

그런데 글의 성격이 다르다. 여기에는 전략적 고민이 없다. 단지 대중적 인기가 있을 뿐이다. 그러므로 이런 글은 정치적 영향력이 없다.

진짜 원인은 따로 있다

노사모 5만 회원이 조중동 700만 독자 보다 위력이 있다는 황인태의 뻥은 순전히 박근혜를 작업하기 위한 사기꾼의 속임수에 지나지 않는다. 그럴 리가 없다. 펌글은 조중동에도 많고 댓글과 쪽글 역시 조중동에 더 많다.

노사모의 위력 그 진짜 원인은 다른데 있다. 페이지뷰? 아니다. 댓글이나 쪽글? 쌍방향 커뮤니케이션? 역시 핵심은 아니다. 그것은? (천기누설 할 일 있나? 필자가 천기누설을 자주 하지만 진짜 천기누설은 안한다.)

어떻든 포털의 위력은 커질 것이다. 그러나 의미없다. 진실로 말하면 조중동의 위력이 없어져서 정권을 못 낸 것은 아니다. 조중동은 여전히 위력적이다. 지금도 페이지뷰로 논하면 오마이, 서프라이즈, 한겨레 합쳐도 조중동의 발 끝에도 미치지 못할 것이다.

그런데도 왜? 왜 필자는 조중동을 겁내지 않고 또 포털의 약진을 인정하면서도 그 힘을 겁내지 않는가?

분명한 것은 그들은 공통적으로 조선일보의 폭력배 종업원을 고발한 기사 안만옥씨의 소식을 무시하려 했다는 사실이다. 조중동도 그렇고 포털들도 마찬가지다. 네티즌들은 네이버나 다음이 조중동화 되어 가고 있다고 말하지만 나는 다른 이유가 있다고 본다.

뻘짓해 줘서 고맙다 포털아

사실이지 고마운 일이다. 포털들이 조선일보 종업원 홍씨의 만행을 오지게 폭로했다면 나는 정말 포털을 두려워 했을 것이다. 그러나 그들은 기사를 선정하는 관점이 우리와는 상당히 달랐다.

그들에게는 탈주범 피해자의 생생한 목소리, 공군 조종사의 생생한 체험담, 둥지에서 떨어진 아기 소쩍새가 더 재미있었던 것이다. (둘 다 체험담이라는 점을 주목하라!)

그들이 그러한 관점으로 뉴스란을 끌고가는 이상.. 과거 70년대에 인기를 끌었던 ‘사랑의 체험수기류’가 시외버스터미널 베스트셀러로 많이 팔리기는 했지만 아무런 의미가 없었던 것처럼, 그들은 정치적으로 의미없는 방향으로 나아가게 될 것이다.

페이지뷰 경쟁에 집착하는 그들은 구조적으로 그 방향으로 가게되어 있다. 조선일보가 민심을 조작하려 하므로 인터넷에서 지듯이, 또 포털이 독자들에게 영합하려 하므로 10만부 팔리는 인문서적 베스트셀러 보다 1000만부 팔리는 시외버스 터미널 베스트셀러에 열을 올리듯이, 구조적으로 그들은 그 방향으로 흘러가게 되어 있다.

공군조종사 체험수기, 탈주범 체험수기.. 포털의 편집은 70년대 마이너 세계의 베스트셀러였던 사랑의 체험수기 수준을 벗어나지 못한다.

그런 식으로는 반드시 갖춰야 할 구성요소에서 중요한 하나가 빠지게 되므로 결정적인 시기에 민심의 빅뱅을 유발하는 방아쇠 역할을 해내지 못한다.   

포털이 서프라이즈의 정치적 영향력을 흉내낸다? 불가능한 일이다. 그것은 그들의 욕망과 일치하지 않는다. 나는 안심하고 두 발을 뻗고 잘 수 있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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