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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1857 vote 0 2022.05.17 (18:27:20)

    유전자의 이중나선구조는 오른쪽으로 돈다. 위에서 볼 때 반시계 방향이다. 왜 그런지는 모르지만 그렇다. 볏짚으로 새끼줄을 꼬아도 방향이 있다. 왼손을 당기고 오른손을 밀어서 오른 새끼를 꼬는게 정석이다. 한국 톱은 당기는 방향이고 서양 톱은 미는 방향이다. 


    회오리바람이든 소용돌이든 방향이 정해져야 한다. 처음에는 우연히 정해진다. 랜덤이다. 북반구에서 태풍은 반시계 방향으로 도는 것은 지구의 자전과 관계가 있다. 윙크는 왜 오른쪽 눈을 감을까? 누가 가르쳤나? 왼쪽 눈을 떠야 오른쪽 손으로 겨냥을 할 수 있다. 


    맞은 편의 적과 나의 오른손이 대각선을 이루며 대칭을 만드는 것이다. 눈과 귀에도 우선순위가 정해져 있다. 검색해 보면 나온다. 오른발잡이도 당연히 있다. 오른손잡이가 되는 데 어떤 이유가 있다면 오른발잡이는 뭐지? 그냥 묻어간 것인가? 어쨌든 방향이 있다.


    이 이야기는 왜 왼손잡이가 살아남았느냐를 논하는 것이 아니다. 구조론은 일원론이다. 왜 과학자들이 하나로 통일하지 않느냐다. 필자가 논하려는 바는 과학계의 후진성이다. 과학의 방법론이 부재하다는 거. 아무 근거 없이 마구잡이로 떠드는 이야기가 너무 많다. 


    개소리들은 주로 심리적인 이유를 들이댄다. 정치라면 부정부패, 가렴주구, 착취 따위를 떠든다. 왜? 사람의 감정을 자극하여 격동시키기에 유리하기 때문이다. 영화는 신파가 쵝오, 음악은 뽕짝이 쵝오, 그림은 이발소그림이 쵝오. 과학은 개소리가 쵝오. 이런 거다.


    과학계가 이렇게 되면 안 된다. 의사와 주술사는 달라야 한다. 21세기에 과학이 주술과 결별했다는 증거가 있는가? 없다. 의사는 환자를 치료하고 주술사는 치료하는 척한다. 주술사의 특징은 마음이 어쩌고 하며 주로 마음을 탓하는 것이다. 왜냐하면 잘 먹히니까.


    가짜 약은 효과가 없지만 마음을 건드리면 효과가 있다. 주술사의 따뜻한 말 한마디가 위로가 된다. 3분 안에 환자가 진정된다. 즉효다. 인류 문명은 수준이 낮다. 기본이 안 되어 있다. 문명을 떠받치는 다섯 개의 기둥이 있다. 이들의 공통점은 일치를 다룬다는 거.


    데모크리토스의 원자론, 플라톤의 이데아론, 아리스토텔레스의 시학, 유클리드의 원론, 뉴턴의 역학이다. 유클리드의 원론에서 중요한 것은 이퀄이다. 1+2는 3이라는 것과 1+2는 3과 같다는 것은 관점이 다르다. 답을 찾고 끝내는게 아니라 같음을 복제하는 거다.


    응용해야 한다. 피타고라스의 정리는 직각 둘을 합치면 빗변이 되는게 아니다. 직각과 빗변은 다른데 제곱을 해보니 면적이 같네? 신기하다. 그것은 일치를 다루는 것이다. 그게 복제된다는게 중요하다. 써먹을 일이 많다. 뉴턴은 시간과 공간, 거리와 속도의 일치다.

    

    아리스토텔레스의 시학은 사건의 일치다. 원자는 쪼개지지 않는게 아니고 쪼개면 안 되는 거다. 쪼개면 불일치가 되기 때문이다. 원자는 주체와 객체의 일치다. 이데아도 마찬가지다. 소실점과 같은 일치점이 있다. 여러 개의 그림자가 하나의 소실점으로 모여진다. 


    포커스는 일치해야 한다. 그래야 촬영이 된다. 이치는 아니고 일치라야 한다. 인간이 왜 오른손잡이가 다수인지는 원숭이들에게 물어보면 된다. 원숭이에게 바나나를 주면 창살 사이로 오른손을 내민다. 적과 맞설 때는 대각선으로 타격해야 하므로 왼쪽 눈으로 본다.


    반대로 해도 되지만 의사결정은 빨라야 한다. 슛을 하려면 미리 축발을 정해놔야 한다. 왼손잡이는 수류탄 던지기를 별도로 훈련받아야 한다. 오른손으로 던질까 왼손으로 던질까 망설이다가 수류탄을 흘리기 때문이다. 왼손잡이가 오른손으로 던져도 사실 상관없다.


    뒤에서 동료들이 보고 있으므로 망신당하지 않으려면 멀리 던지는게 낫다. 오른손에 쥐고 안전핀을 뽑은 다음 갑자기 마음이 바뀌어 왼손으로 넘기는 사람이 있다. 지켜보던 교관이 깜짝 놀라 지적한다. 야, 임마! 너 뭐 하는 짓이야? 그러다가 당황해서 수류탄 흘린다.


    심리적 이유, 사회적 이유를 들이대는건 대부분 거짓말이다. 인간의 행동은 대부분 호르몬이 결정하고, 무의식이 결정하고, 유전자가 결정한다. 과학의 출발점은 일치다. 일치는 하나가 되는 것이다. 이치는 아니고 일치다. 대칭을 찾은 다음에 코어를 확인해야 한다.


    뭐든 하나를 정하고 이야기를 시작해야 한다. 일치를 찾을 때까지 사유를 밀어붙여야 한다. 좌광우도라 했다. 광어는 좌파, 도다리는 우파다. 중요한 것은 그게 결정되어야 한다는 점이다. 중간파는 없다는 말이다. 과학의 근본이 어떤 일치라는 점을 분명히 해야 한다. 


    오른손으로 내려치려면 왼손으로 붙잡아야 한다. 원숭이가 오른손을 내미는 이유는 왼손으로 나무를 잡고 버티기 때문이다. 인류가 달에 갈 때는 왼발을 먼저 내밀었다. 땅이 푹 꺼지면 오른발로 버티는 것이다. 더 중요한 왼손으로 균형을 잡고 남는 손을 내민다.   


    ###


    검색해 봤는데 왼손잡이에 대해서는 유전자설로 설명하는 것이 맞다고 본다. 관련 유전자 숫자가 많고 손과 발의 문제뿐만 아니라 눈, 귀 등 인체의 모든 인체의 대칭되는 부분에 두루 관여하기 때문이다. 왼손잡이가 일정 숫자로 유지되는 것은 오른손, 왼손뿐 아니라 인체의 모든 부분의 균형에 관여하는 유전자가 하나도 아니고 여럿 있기 때문으로 본다. 수십 가지 혹은 그 이상의 유전자가 관여하고 있는 것이다. 남녀의 차이나 성소수자도 마찬가지다. 유전자 한둘이 결정하는게 아니고 잔뜩 많이 관여하고 있다. 성적 표지를 강화하는 쪽으로 편향을 일으키는 유전자와 반대로 균형을 유지하는 유전자가 동시에 작동하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성적편향이 지나쳐서 멸종한 동물도 많을 것으로 봐야 한다. 짝짓기에 너무 많은 에너지를 쏟는 경우다. 특히 사피엔스. 예컨대 너무 오른손만 쓰다가 환경변화에 적응하지 못하고 멸종한 동물도 있을 수 있다는 말이다. 환경도 중요하지만 결정적인 방아쇠는 유전자 안에 있다. 애초부터 유전자는 일원론적인 편향과 이원론적인 균형이라는 얼핏 모순되어 보이는 두 가지 목표를 동시에 달성하게 되어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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