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통사람의 보통생각은 보통 틀린다. 예술이 곡선이라고 믿는다면 피상적인 관찰이다. 그게 일반의 통념이다. 일상적인 대화라면 그렇게 말해도 되는데 진지빨고 하는 이야기는 달라야 한다. 예술은 직선이다. 물론 직선이니 곡선이니 하는건 메타포로 하는 말이다. 직선은 움직이고 움직이면 부딛히고 부딪히면 깨지고 깨지면 좋지 않다. 예술은 좋은 것인데? 바닷가에 몽돌해변 몽돌이 둥글구나. 남산에 바위도 둥글고. 주변에 둥글둥글한건 다 좋던데? 그게 초딩생각. 우리는 본질을 꿰뚫어봐야 한다. 본질은 에너지의 결이다. 바위가 둥글게 된 것은 깨졌기 때문이다. 깨진 이유는 충돌했기 때문이다. 충돌한 이유는 에너지의 작용 때문이다. 직선으로 꼴아박았다. 그런 깊은 부분을 꿰뚫어봐야 어른들의 대화에 낄 수 있다. 예술은 존재의 이면에 감추어진 숨은 에너지를 끌어내는 것이다. 예술은 쇠망치로 뒤통수를 때리는 것이다. 충격을 받아야 한다. 충격을 가해야 한다. 내가 한 방 맞았구나 하는 생각이 들게 만들어야 한다. 식스 센스만 관객의 뒤통수를 때리는게 아니다. 정신이 번쩍 들게 만들어야 예술이다. 베토벤 형님처럼 콰콰콰쾅 해야 한다. 큰 거 한 방을 보여줘야 한다. 구조론연구소를 처음 방문한 눈팅이라면 당연히 오해한다. 독자가 오해할게 뻔하지만 이 이야기를 하지 않으면 다음 단계로 진도를 못나가니 별수 없다. 예술의 핵심은 대칭이고 대칭은 직선이다. 관찰자와 피사체 간의 다이렉트 격돌. 소실점은 직선이다. 에너지는 지름길로 가므로 항상 직선일 수 밖에. 작가는 그 에너지의 결을 드러내야 한다. 직진하는 빛의 각도를 본 사람이 인상주의를 발명한다. 인상주의는 당연히 대칭이다. 음과 양의 대칭, 강과 약의 대칭, 명과 암의 강렬한 대비를 이용한다.
직선.. 예술의 본령이 되는 핵심으로 바로가기. 뇌에 임팩트를 주는 것 인물이 몸을 비틀고 있는 고전명화가 곡선이다. 그건 예술이 아니다. 곡선 예술은 당연히 망한다. 디자인의 핵심은 대칭이다. 조선왕조 선비들이 왜 연못을 사각형으로 만드는지 생각해봐야 한다. 중심이 있고 주변이 있는 것이며 증심으로 쳐들어가지 않고 주변에서 장식으로 변죽을 올리는 것이 예술이 망하는 원인이다. 살 속에서 뼈를 보고 곡선 속에서 직선을 보는 사람이 진짜다. 살은 둥글고 뼈는 곧은데 보이는 살만 묘사하고 보이지 않는 뼈를 그리지 못하므로 망하는 것. 이현세와 허영만의 수준차이. 이현세 그림은 잘 살펴보면 그게 일종의 기호의 집합이다. 그린게 아니라 쓴 거다. 예컨대 유명한 만화고기 같은 것. 디자인의 뼈가 없이 살만 자꾸 갖다 붙이는 현다이 자동차가 절망. 현다이를 보면 뭔가를 계속 붙이고 있어. 스카치 테이프로 붙여서 만들었다는 말이 나오는 데는 이유가 있다. 구조론은 마이너스고 마이너스는 제거하는 것이다. 현다이는 애초에 방향이 글러먹었다. 반드시 의사결정하는 코어가 있고 잡다한 것이 주변부를 둘러싸게 되는데 코어는 직선이고 둘러싸는 주변부는 곡선이다. 예전부터 말한 선이 굵은 디자인. 기아차 디자인의 힘은 직선의 단순함. 피터 슈라이어가 왜 이런 말을 할까. 공장에서 나오는 차를 보니까 직선이 아니던뎅? 직선으로 한대매? 이러면 대화가 안 되는 장면. 직선은 에너지를 말하는 것이다. 텔루라이드가 보여주는 내면의 힘. 그걸 직선이라고 말하는 거. 어쨌거나 신형 스포티지는 디자인 똥망.. 그게 직선의 단순함이냐? 곡선의 복잡함이지. 디자인은 의사결정구조를 드러내야 한다. 자동차는 쇳덩이로 된 강체다. 내면에 힘을 숨기고 있으며 그것을 반영하는 디자인이 되어야 한다. 직선이니 곡선이니 하는 단어에 매몰되면 안 되고 메타포로 알아들어야 한다. 하여간 한국에는 조금 그려놓고 여백의 미 어쩌고 하며 개소리로 때우려는 사람이 너무 많아. 그림은 조금 그리고 설명은 졸라 길어버려. 그럴 바에야 논문을 쓰지 왜 그리냐고. 임팩트가 아니면 예술이 아니다. 예술이란 망치로 뒤통수를 가격하는 것이다.그걸 직선이라고 표현하는 것이고 반대로 소인배가 관객에게 아부하는 것을 곡선이라고 표현하는 것이다. 굳이 말하면 선직선 후곡선이라고 할 수 있다. 먼저 코어가 되는 중심주제를 세팅해놓고 거기에 자잘한 에피소드를 붙인다. 주제의 세팅은 직선이고 에피소드 붙이기는 곡선이다. 소설이든 영화든 관객이 긴장감을 유지하는 데는 이유가 있다. 긴장감이 없으면 잔다. 보통은 복수극이다. 때려죽일 가문의 웬수. 이러면 긴장감이 형성되는 것이다. 초반에 주인공이 좀 깨지게 하고. 주인공은 찐따라야 한다. 중간에 지루해지면 멜로폭탄투하. 5분간격으로 신파폭탄 투하. 마지막에 일행이 모두 모이면서 둥글게 둥글게 곡선으로 끝난다. 맨 처음 긴장을 끌어내는 어떤 대척점을 만들어야 한다. 그게 직선이다. 이몽룡과 변학도의 대칭구도. 히어로와 빌런의 대칭구도. 주인공과 무법자의 대칭구도. 주적을 설정해놓고 들어가는 것이다. 그림이든 음악이든 반드시 주적이 있어야 한다. 그게 작품성을 결정한다. |
곡선이 필요없다는 말이 아니라,
직선이 먼저다.
살보다 뼈
껍데기 안에 알맹이
바퀴 안에 축
보이는 곡선 안에 축을 이루는 직선을 보라는 말씀이네요.
포르쉐의 엉덩이와 지게차의 엉덩이가 유사한 디자인이라는 것을 아는 사람은 별로 없습니다.
지게차의 엉덩이는 무게추의 역할을 하고자 육중한 쇳덩이로 만들게 됩니다.
그러다보니 두툼한 쇳덩이의 재질이 그대로, 흔히 말하는 기능적 디자인으로 나타납니다.
외부의 의도가 아닌 물 그자체의 의도가 드러나는 거죠.
그리고 포르쉐의 엉덩이가 독특한데, 포르쉐를 보면 리어램프의 크기가 상당히 얇고
강판의 접힘 폭이 다른 차에 비해 넓습니다. 그러면서도 리어램프 등의 타공부만 각져있죠.
뭔 말이냐. 포르쉐의 엉덩이는 육중한 쇳덩이를 표현한 것입니다.
그러다보니 리어램프 구멍을 크게 뚫을 수 없죠. 겨우 겨우 자르듯이 뚫어서 각이 집니다.
찰흙덩어리에 칼로 리어램프 구멍만 파보면 딱 저 디자인이 됩니다.
현대차가 즐겨 사용하는 자글자글한 접힘도 없이 모든 곡선의 라운딩이 두툼합니다.
역시 두꺼운 쇳덩이를 묘사했기 때문입니다.
물론 실제로는 얇은 판이므로 뚫을 수 있지만
그걸 표현했다는 게 중요합니다.
아마 포르쉐 디자이너는 그냥 저게 자연스러워서 그랬다고 할 테지만
세상에 그냥 자연스러운 것은 없습니다. 결이 있고 논리가 맞아야 자연스러운 겁니다.
포르쉐의 디자인은 그냥 직선입니다.
쇳덩이를 칼로 따낸 것을 그대로 표현한 거죠.
과연 포르쉐의 디자인에서
인간의 눈꺼풀과 입술이 보이십니까?
마찬가지로 몽돌의 디자인은 어떠한 인간의 관념도 없이 파도와 돌 사이에 일직선이 그대로 드러난 것입니다.
자동차 디자인의 핵심은 덩어리입니다.
덩어리의 크기를 얼마나 할 것이냐에 따라
인간과 자동차의 접점이 표현됩니다.
쌍용의 티볼리가 좋은 디자인이었던 것은
덩어리의 크기로 수요를 표현했기 때문입니다.
실제로는 작아서 운전은 편하지만
남이 보기엔 커보여서 무시 안 당하는
딱 그 크기인 거죠. 그래서 여성들한테 폭발적인 인기.
뭘 보건 덩어리가 느껴지면 진짜입니다.
무늬 말고.
현대의 종이접기 디자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