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은 근래에 망한게 아니다. 한나라 이후 줄곧 망했다. 위진남북조에 이어 5호 16국에 5대 10국의 혼란기는 역사적으로 망한 시기다. 수, 당은 반쯤 이민족 정복왕조다. 한족은 대거 강남으로 이주했다. 빈 땅을 이민족이 접수했다. 송나라와 명나라 때 잠시 반짝했을 뿐 몽골에 깨지고 금나라에 깨지고 요나라에 깨지고 청나라에 먹혔다. 2천 년 역사 중에 1500년을 깨졌다. 중국을 망친 인물은 조조다. 조조 혼자서 중국사 2천 년을 다 말아먹은 것은 아니다. 문제는 방향성이다. 한 번 방향을 잘못 정하면 그쪽으로 계속 굴러가게 된다. 조조의 반유교적 방향제시가 중국사를 망친 것이다. 조조의 구현령과 이를 개혁한 조비의 구품관인법에 따른 문벌귀족의 발호가 문제였다. 그 배후에는 노자와 장자를 숭배하는 청담사상이 도사리고 있다. 청담이란 것은 요즘으로 말하면 히피사상이다. 히피들이 모여서 정치를 한다고 치자. 나라꼴이 유지되겠는가? 그래서 망한 것이다. 원래 중국의 인재등용방법은 천거제였다. 향리에서 추천하거나 혹은 이미 등용된 관리가 새로운 인물을 추천한다. 삼국지에 많이 나온다. 순욱이 정욱을 추천하고, 정욱이 곽가를 추천하고, 곽가가 유엽을 추천하고 이런 식이다. 물론 이는 나관중의 설정이고 실제로는 달랐다고. 인물은 원래 남이 추천해주는 것이다. 조조는 스스로 자천하는 제도를 만들었는데 지역에서 평판이 나빠도 능력이 있으면 등용한다는 것이다. 이 방법으로 조조는 성공했다. 그리고 점차 타락했다. 추천받은 인물을 누군가 면접을 보는데 조조가 면접을 보면 괜찮지만 구품관인법이 시행되면서 중정이라는 벼슬이 인물에 대한 평가를 맡아 조선시대 이조정랑처럼 인사권을 휘두른다. 문벌귀족의 자제가 중정이 되어 폐쇄적이고 배타적인 인사권의 횡포를 부렸다. 문제는 그 배후의 청담사상이다. 조조 이후로 명분과 의리가 무너졌다. 이들은 한마디로 히피다. 2차대전의 도덕적 재앙으로 타격받아 허무주의로 히피가 등장했듯이 조조와 사마의가 연거푸 찬탈하며 유교의 명분과 의리가 무너지면서 허무주의로 청담이 등장한 거다. 극단적인 이기주의와 개인주의, 쾌락주의가 등장했다. 그들은 오석산이라는 마약을 먹고 흥분해서 깨벗고 알몸으로 산길을 뛰어다녔다. 오석산은 맹독인 수은과 비소가 주성분이다. 오석산의 대가인 왕희지의 일곱째 아들 왕헌지가 등뼈가 썩어 죽은 사실로 그 독성을 알만하다. 중국은 아편 때문이 아니라 2천 년 전에 이미 마약으로 무너진 것이다. 수은광산에서 6년을 일하면 치아가 모두 녹아내린다고 한다. 옛날에 도장을 찍는 인주로 쓰던 주사가 위험한 황화수은이다. 주사를 태워 수은을 얻는데 수은 증기를 맡으면 죽는다. 옛날 유럽에는 교회의 청동 돔지붕에 도금을 씌운다며 금을 녹인 수은을 가열했다가 노동자 60명이 몰살된 일도 있다. 유럽 화가들도 붉은 색 물감으로 주사를 썼다가 많이들 죽었다. 당시 중국은 유교도 타락해 있었으므로 청담사상만 나쁘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문제는 폭주였다. 한 번 방향을 잘못 정하니 이상한 방향으로 계속 흘러간다. 예컨대 이런 거다. 얼마전 고은 시인의 과거 여러 가지 기행이 문제가 되었지만 원래 문인들은 모이면 누가 막장인지를 경쟁하는 분위기였다. 문학과 강의라는게 대략 그렇다고. 과거 문인들이 모여서 누가 더 똘끼가 충만한지 경쟁한 야사 비슷한 것을 들려주는게 문학수업이다. 청담을 하는 패거리는 막장짓을 해야 대접을 받는다. 고은만 그랬겠는가? 문인들은 다양한 방법으로 각자 기행을 했다. 한국만 그랬겠는가? 이런 분위기는 미국과 유럽의 명문대에도 있다. 알몸으로 마라톤을 하는건 기본이고 자학적인 기행을 해야 패거리 안에서 보스로 대접을 받는다. 귀족들의 사교모임은 더한데 영국 보수당 전통이다. 우리나라 재벌 2세들이 칠공자나 뭐니 하면서 마약을 먹고 기행을 하는게 한국만 아니라 어느 나라든 있는 악습이며 중국은 문벌귀족들이 청담을 명분으로 이런 짓을 했다. 위진남북조 시절 벼슬을 하려면 인사권을 휘두르는 중정에게 잘 보여야 한다. 뇌물만 가지고 안 되고 인맥을 닦아야 한다. 그러려면 청담의 패거리에 들어야 한다. 청담에 참여하려면 사불상의 꼬리로 만든 불자를 들어야 하는데 손잡이에는 큼지막한 보석이 박혀있다. 돈 없는 평민은 청담 근처에 가지도 못한다. 청담은 기암괴석으로 꾸며진 귀족의 별장이나 경치 좋은 곳에 지은 정자에서 하는 것이다. 소동파의 서원아집도나 왕희지의 난정서에서 그 분위기를 엿볼 수 있지만 소동파는 점잖은 경우다. 실제로는 오석산이라는 마약을 먹고 벌거벗고 산을 뛰어다녔다. 오석산을 먹으면 몸에서 열이 나는데 산책을 해서 식혀야 한다. 이를 행산이라고 하는데 헐렁한 옷을 입어야 한다. 수은의 부작용으로 피부가 얇아지기 때문이다. 새옷을 입거나 옷을 세탁해 입으면 피부가 따갑다. 그런데도 어린애 피부처럼 되었다고 좋아하는 것이었다. 젊어진 것으로 착각한다. 헐렁한 옷을 입고 산과 들을 쏘다니는데 이게 유행이 되어 조선왕조까지 양반의 옷은 죄다 헐렁한 옷이어야 했다. 서양사람이 보고 잠옷을 입고 돌아다닌다고 하는데 그게 다 이유가 있는 거다. 마약의 부작용 때문에 헐렁한 옷을 입어야만 했다. 세탁을 하면 안 되는데 김홍도 그림을 봐도 신선은 거지옷을 입었다. 신선도를 보면 배를 내놓거나 웃통을 벗고 있는데 오석산의 부작용 때문이다. 부여에서 발견된 백제 목간에 오석구십근이라는 대목이 있는데 의자왕이 오석산을 먹고 정사를 망쳤을 수도 있다. 신선과 관련된 많은 이야기가 오석산의 부작용이다. 헐렁한 옷을 입고 행산하는 것을 보고 몸이 가벼워져 신선이 되려는가보다 하고 오해한다. 문제는 청담의 유행이다. 청담은 한마디로 어떤 일이 일어나도 눈 하나 깜짝 안 하는 것이다. 오석산을 먹으면 태연하게 사람을 죽인다. 왕희지와 교류한 동진의 관리 사안은 자식들이 죄다 전쟁터에 갔는데도 태연하게 바둑두기를 멈추지 않았다고 한다. 왕의 사신이 보낸 승전보를 받고도 힐끗 보고는 멈추지 않고 바둑을 두었다. 그 종이에 뭐라고 씌어져 있었느냐고 묻자 ‘우리집 아이들이 싸움에 이겼다는구려.’ 하고 태연했다. 그 싸움이 불과 8만 명의 병사로 전진의 부견이 이끄는 백만 명을 죽인 비수대전이다. 8만 대 100만이면 거의 패배확정인데 태연하게 바둑을 두는 것이다. 세상사에 초연한 신선이 되겠다는 거다. 나라야 망하든 말든 나는 바둑이나 두련다. 그게 유행이었다. 그래서 전진도 망하고 동진도 망했다. 위진남북조 망하고 오호 16국 망하고 수당 망하고 오대십국 망했다. 그 배경에 오석산이 있다. 그 외에도 많은 방사들이 있다. 그들은 노자와 장자를 숭상하고 극단적인 이기주의, 개인주의를 주장하며 허무주의를 퍼뜨렸다. 실제로는 문벌귀족들이 모여 이너서클 만들기에 분주했다. 왜 시인 고은은 똘짓을 할까? 왜 재벌의 자제 칠공자와 미국과 영국 명문대 자제들은 비밀리에 마약파티와 섹스파티를 할까? 공범이 되려는 것이다. 인맥을 닦으려는 것이다. 그 배경에는 귀족 특유의 허무주의와 염세주의 그리고 극단적인 이기주의와 개인주의가 있다. 왜 그들은 허무할까? 노력하지 않고 부와 권력을 세습하기 때문이다. 그게 미국에서는 히피가 되고 동양에서는 노자와 장자의 계승이 된다. 노자타령 하는 자들 다 그렇다. 본질이 그렇다. 뭔가 노력해서 얻어본 적이 없다. 이뤄본 적이 없다. 그들은 부와 명성을 누리지만 자기 것이 아니라는 자괴감이 있다. 사고를 쳐도 각자 아빠한테 전화하면 된다. 허무해지는 것이다. 원인과 결과가 맞아떨어지지 않으니. 보통은 그렇다. 원인에는 결과가 있다. 인과에는 응보가 있다. 그러나 문벌귀족의 자제가 모이면? 인과에는 응보가 없고 오히려 명성이 있다. 원인에는 결과가 없고 아빠가 해결한다. 사고칠수록 주목을 받는다. 나쁜 짓을 할수록 인기를 끈다. 누가 더 막장인지를 경쟁하게 된다. 그리고 죽는다. 중국사 2천 년은 마약 먹고 죽은 기록이다. 북경올림픽은 2008년 8월 8일 저녁 8시 8분 8초에 열렸다. 왜 그들은 8에 집착하는 것일까? 괴력난신을 추구하는 것이다. 그들은 공자를 배반하고 노자에 홀렸다. 중국인들은 아직도 풍수를 한다며 실내의 가구배치를 괴상하게 한다. 그들은 여전히 도교의 해악에서 탈출하지 못했다. 88888은 국가에서 공식적으로 미신을 인정한 사태다.
신선이 거지옷을 입고 웃통을 벗거나 배를 드러내는 이유는 마약인 오석산의 부작용 때문이다. 아무리 더러워도 옷을 빨지 않았으며 이가 들끓었으므로 청담을 한다며 모여서 함께 이를 잡았다고 한다.
소동파의 서원아집과 왕희지의 난정서. 이런 모임에 끼려면 돈이 썩어나자빠져야 한다.
사불상의 꼬리로 만들고 보석으로 장식된 불자를 들어야 청담에 낄 수 있다.
영화 아메리칸 사이코가 그런 상류층 세계에서 일어나는 기행의 일면을 보여준 바가 있다. 하버드 나오고 MBA 졸업한 명문가 자제 여피족 중에 자뻑 또라이가 많더라는 세간의 떠도는 말을 영화로 옮긴 것이다. 아편이 중국에만 전해진 것은 아닌데 중국이 유독 아편에 무너진 것이 이유가 있다. 노장사상 특유의 허무주의 때문이겠다. |
"조조와 사마의가 연거푸 찬탈하며 유교의 명분과 의리가 무너지면서 허무주의로 청담이 등장한 거다. 극단적인 이기주의와 개인주의, 쾌락주의가 등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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