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한당의 생존가능 코스는? 인간을 움직이는 것은 에너지다. 젊었을 때는 꿈이 에너지다. 희망이 에너지다. 분노가 에너지다. 나이 50을 넘기면 꿈도 사라지고 자존심도 사라지고 친구도 하나씩 떠난다. 희망도 없고, 분노도 없고, 친구도 없다. 늙으면 도리어 어린이가 된다. 어린이는 친구들에게 인정받으려고 한다. 칭찬받기를 원한다. 할배들도 마찬가지다. 일종의 인정투쟁이다. 할배들의 인정투쟁이 자한당을 망친다. 정치는 궁극적으로 물리학이다. 에너지에 지배된다. 동료들에게 인정받는 데서 에너지를 얻는다. 한국인들은 젊어서 고생했다. 그동안 충분한 성과를 냈다. 100불에서 3만 불까지 내달렸다. 누구에게 인정받을 것인가? 미국, 일본 외에 한국을 칭찬해줄 나라가 없다. 보수가 친일친미로 가는 것은 그 때문이다. 유럽? 그런 나라가 있는지도 모른다. 아는 나라는 일본과 미국뿐이다. 노인들이 진보를 싫어하는 이유는 도무지 칭찬해주지 않기 때문이다. 인정하지 않는다. 진보가 박정희를 인정할 리가 없다. 박근혜 찍은 유권자들도 젊어서는 박정희를 싫어했다. 그런데 갑자기 태도를 바꾸었다. 조갑제의 농간에 넘어간 것이다. 박정희는 이승만을 좋아하지 않았고, 김영삼은 박정희를 혐오했다. 조갑제가 배경이 다른 이승만 박정희 김영삼을 묶어서 스토리를 만들어준 것이다. 작업 들어간 거다. 원래 어느 나라든 보수는 당연히 민족주의다. 조갑제가 친일보수라는 족보에 없는 괴물을 만들어냈다. 할배들은 자기가 좋아하지 않던 박정희를 그리워하게 되었다. 왜? 인정받고 싶었기 때문이다. 박정희의 부정은 기성세대의 전면부정이고 말하자면 그들의 인생을 송두리째 부정하는 것이다. 문제는 자한당이 그 덫에 걸렸다는 점이다. 자한당이 갑자기 2030타령을 한다. 고생 없이 자란 2030은 자한당이 본능적으로 싫다. 왜? 친일친미 외세의존이 싫기 때문이다. 남들에게 인정받으려고 머리를 조아리는 머슴의 모습이 꼴 보기 싫은 것이다. 나 잘했지? 응? 일본 형아. 미국 형아! 내가 북한을 이겼어. 칭찬해줘. 제발 칭찬 좀. 나 정말 잘했잖아. 이런 찐따 같은 모습이 추하다. 2030은 기성세대가 부끄럽다. '내가 제일 잘 나가' 라는 노래도 있다. 내가 제일 잘 나가는데 왜 남한테 굽신거려? 근본적으로 틀어져 있다. 세상을 바라보는 각도가 뿌리부터 다르다. 타이타닉호의 악단같이 침몰하는 배에서 끝까지 연주하겠다는 자한당 김세연. 장하다. 그는 유승민과 힘을 합쳐 개혁보수를 주장하고 싶었다. 그런데 개혁과 보수는 맞지 않는다. 그런 괴상한 언어조합이 어디에 있단 말인가? 개혁과 보수는 친구가 될 수 없다. 둘 중에서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 자한당은 우직하게 보수를 밀어붙여야 한다. 그러려면 먼저 조갑제의 덫에서 탈출해야 한다. 친일과 친미는 당연히 보수가 아니다. 정신적 독립을 해야 한다. 현실적으로 한국의 정치지형에서 진보와 보수를 가르는 기준은 북한에 대한 태도다. 친일친미=보수다. 자주통일=진보다. 결과적으로 진보는 프레임을 잘 짰고 보수는 조갑제의 잘못된 프레임에 말렸다. 방향전환해야 산다. 외세를 끌어들여 내부를 갈라칠 목적으로 북한을 악용하는 세력은 북한과 같은 적군이다. 그 점에서 자한당과 바른당은 다른 게 없다. 친일친미반북을 견지하면서 경제민주화 주장은 소가 웃을 일이다. 보수를 하려면 정통으로 해라. 민족주의로 해라. 오히려 경제는 자유주의로 가면서 민족주의로 가고 자주통일을 주장하는 게 제대로 된 보수다. 조갑제가 덫을 놓고 유승민이 판을 잘못 짜는 바람에 보수의 희망이 사라졌다. 북한을 이겨 일본에게 칭찬받겠다는 태도를 버려야 한다. 문제는 에너지다. 기성세대는 일본과 미국에게 칭찬을 듣겠다는 비뚤어진 에너지를 가지고 있다. 그 에너지가 사라지지 않는 한 광화문 광장에 성조기는 나부끼게 되어 있다. 젊은이들은 트럼프의 미국을 전혀 존경하지 않는다. 미국을 동경하는 심리를 버려야 한다. 보수를 살리는 유일한 방법은 북한을 타도대상이 아닌 관리되어야 할 현실적 실체로 인정하고 친일친미 굴종노선에서 벗어나며 경제도약으로 탈아시아를 하고 세계사의 리더로 우뚝 서는 것이다. 친일친미를 해야 경제가 발전한다는 믿음이 문제다. 우리나라가 중심이 되어야 경제가 발전한다. 어느 나라든 상당한 자국중심주의를 가지는 게 맞다. 그래야 죽이 되든 밥이 되든 의사결정이 가능하다. 세계사를 보라. 러시아 주변국 중에 해피한 나라가 있나? 러시아와 국경을 맞댄 나라는 모두 망했다. 중국과 국경을 맞댄 나라 중에 해피한 나라가 있나? 왜 이들은 망할까? 의사결정은 중심에서 일어나기 때문이다. 주변부의식을 가지면 망하는 것은 필연이다. 조선이 망한 이유는 백퍼센트 청나라 때문이다. 대국 옆에 있으면 주변부의식을 가진다. 주눅이 들어 의사결정을 못 한다. 눈칫밥을 먹기 때문이다. 스스로 자기를 주변국이라고 생각하는 나라는 당연히 희망이 없다. 의사결정을 하지 않기 때문이다. 미일중러북 사이에 끼어 바퀴의 축이 된 나라는 축이 바퀴살보다 강하지 않으면 죽는다. 중간에 낀 나라는 양쪽 세력을 교통정리하여 우위에 서거나 아니면 양쪽에서 얻어맞고 죽거나 둘뿐 그 외에는 선택지가 없다. 반도국가의 운명이다. 김세연의 불출마선언이 웃음거리가 되는 이유는 그가 진정한 용기를 보여주지 않았기 때문이다. 반미면 어때? 이런 말을 할 수 있는 보수가 진짜다. 어린애도 아니고 다 큰 어른이 쩔쩔매면서 미국, 일본의 눈치를 본대서야 될 말인가? 더 중요한 것은 2030 젊은이들은 미국 일본을 우습게 본다는 점이다. 이미 세상을 바라보는 방향이 다르다. 한 번 길이 엇갈리면 어쩔 수 없다. 완전히 게임은 끝나 버린다. 젊은이의 눈높이에 맞추어야 한다. 본질은 자존심이다. 기성세대는 꿈도 버리고 친구도 버리고 자존심도 버렸지만 젊은이들은 버리지 않았다. 그들은 북한도 패주고 일본도 밟아버린다. 미국도 우습게 안다. 마찬가지로 진보도 북한과 중국에 끌려가지 않는 단호한 모습을 보여야 한다. 중요한 건 에너지다. 할배들은 이미 늦었다. 그들은 일본과 미국에 칭찬받는 것 외에 인생의 목표가 없다. 에너지가 없다. 인생의 프레임이 그렇다. 그들은 나쁜 프레임을 탈출할 수 없다. 결별할 사람과는 확실히 결별해야 한다. '어린쥐!' 내 영어발음 어때? 괜찮지? 본토발음 아냐? 이딴 것을 칭찬받고 싶은 자들과 무슨 일을 하겠는가? 가만있어도 수년 안에 구글번역이 다 해결해줄 텐데 말이다. |
"중간에 낀 나라는 양쪽 세력을 교통정리하여 우위에 서거나 아니면 양쪽에서 얻어맞고 죽거나 둘 뿐 그 외에는 선택지가 없다. 반도 국가의 운명이다."
- http://gujoron.com/xe/114228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