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작스레 괴물 비판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심지어는 빌어먹을 조선일보도 가세했을 정도이다. 와락 짜증이 난다.
갑자기 쏟아진 이 칼럼들은 괴물비판을 표방하고 있지만 실제로는 전혀 비판하지 않고 있다는데 문제가 있다.
제목만 ‘괴물에 돌을 던져라’고 요란하게 뽑아놓고.. 열어보면 내용은 정작 괴물과는 상관이 없는.. 어떤 독립영화인(?)의 자기자랑인지 이력서인지 구걸인지 투자유치인지 모를 아리송한 글이다.
그들은 글의 절반을.. 맞아죽을 각오로 글을 쓴다는둥, 2002년의 월드컵 길거리 응원과의 비교가 어떻다는둥 괴물과 상관이 없는 비분강개식 울분토로로 채워놓고 있다.
문제는 그 내용이 너무나 상투적이라는데 있다. 괴물이 히트한 이유는 물론 영화 자체에 답이 있겠지만.. 예상 외의 대박흥행을 이룬 이유는 그 영화가 한국에서는 새로운 흥행공식의 영화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 괴물에 대한 비판들은 전혀 새롭지 않다는데 짜증의 원인이 있다. 맞아죽을 각오로 쓴 친일선언.. 이건 예전에 나온 왕재수 낯짝 조영남 솜씨 아닌가. 아니.. 도대체 영화 비판해서 맞아죽은 사람이 세상에 어디 있나..
누가 팬다냐.. 이건 너무 거창한 명분세우기인 것이다. 새롭지 않다. 그러니까 글을 쓰려면 그냥 쓰면 되지.. 왜 글의 절반을 명분세우기에 할애하는가이다. 그냥 비판하면 된다. 누가 뭐래나...
비판하라니까 왜 하라는 비판은 안하고.. 건전한 민주사회에는 비판도 있어야 하는 이유 300가지를 열거하고 있냐. 누가 지금 민주주의 가지고 토론 하재냐? 얼척이 없다.
비판도 있어야 하는 이유를 설명할 것이 아니라 비판을 해야한다. 그런데 아무리 봐도 비판이 없다. 단지 목숨걸고 비판하겠다는 거창한 선언문이 있을 뿐이다.
그리고 글의 나머지 절반은 자기가 이번에 모 영화를 주연하고 있는데 내 영화도 좀 봐달라는 식의 읍소 비슷한 걸로 채워넣고 정작 괴물 이야기는 없다. 즉 비판을 가장한 괴물에 빈대붙기전략의 자기홍보인 것이다.
이력서인지 영화평인지 모르겠다. 왜 괴물 이야기 안하고 자기자랑을 하냐?
내가 이야기 하려는 것은 이거다. 배고픈 매가 꿩을 사냥하고 굶주린 호랑이가 토끼를 잡는다. 영화인들은 배가 고파야 한다.
노동자들의 싸움을 지지하는 이유는 한국의 재벌들은 경영환경이 어려울수록 기술개발을 하고 경쟁력을 키우기 때문이다. 경영환경이 좋아지면 기술개발에 투자하지 않는다.
그러므로 재벌을 갈굴수록 한국에 이익이다. IMF 덕분에 한국의 재벌들이 일대변신을 한 것은 사실이다. 마찬가지로 FTA를 해서 밥그릇을 흔들어야 인간들이 정신을 차리고 경쟁력을 키운다. 가만 놔두면 기득권에 안주해서 일 안한다.
스크린쿼터가 폐지해야 세계와 경쟁한다. 물론 스크린쿼터 폐지가 반드시 경쟁력 강화로 연결되는 것은 아니지만 한가지 확실한 것은 배부른 매는 꿩을 사냥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건 만고의 진리다.
솔직히 일년에 제작되는 150여편의 한국영화 중에서 볼만한 영화는 5편 정도라고 본다. 일년에 5편 봐주면 많이 봐준 것이다. 영화가 재미없는데 억지로 봐달라고 떼를 쓰는 것은 솔직히.. 이건 아니올시다.
한국영화가 헐리우드와만 경쟁하는 것은 아니다. TV와 경쟁하고 게임과 경쟁하고 스포츠와 경쟁하고 케이블TV와 경쟁하고 인터넷과 경쟁한다. 분명히 말하면 헐리우드의 위협요인은 전체 영화시장의 5프로에 불과하다.
만약 한국영화가 망한다면 TV에 밀려서 망하고 인터넷에 밀려서 망하고 게임에 밀려서 망하고 레저에 밀려서 망하고 해외여행에 밀려서 망한거지 헐리우드에 밀려서 망한 것이 전혀 아니다.
왜 재미없는 한국영화를 의무감을 가지고 봐줘야 하는가? 솔직히 영화인들이 낮짝이 있지 그것도 영화라고 봐달라고 읍소하는가? 결정적으로 재미가 없잖아.
물론 나는 좋은 영화관객이 아니다. 그러나 좋은 관객들이 한국영화에 애정을 가지고 하는 소리는 도움이 안된다고 생각한다. 나처럼 애정이 없는 사람이 냉정하게 하는 비판이 진짜다.
나는 애정을 버리고 말한다. 조낸 영화 비슷한거나 만들어놓고 봐달라고 엉겨라고. 그것도 영화냐? 내 보기에 95프로는 잠온다... 하긴 나야 TV도 안보는 사람인데 비싼 돈 내고 영화를 보겠냐마는.. !
하여간 정신차려야 한다. 관객들의 애정에 기대서 안된다. 읍소하지 말고 구걸하지 말고 엉기지 말라.
분명히 말하면 스크린쿼터가 문제가 아니고 헐리우드가 문제가 아니다. 수준이 문제다. 수준이 되는 영화는 대략 5프로다. 이걸 최소한 30프로로 늘려놓고 봐달라고 애걸하든지 공갈하든지 하라.
괴물의 대박은 중요하다. 헐리우드가 강한 이유는 스필버그가 B급영화를 A급으로 끌어올렸기 때문이다. 즉 스필버그 한 사람이 헐리우드 전체를 먹여 살린 것이다.
그러므로 한국에서 스필버그 찾기는 계속되어야 한다. 그 작업에 1000만이 동원되어도 성과만 있다면 해볼만하다.
이 작업에 실패하면? 좋은 오리지날 시나리오가 없어서 영화가 망한다. 영화계가 다 망하는 것이다. 시나리오가 없는데 무슨 영화냐?
솔직히 이야기 하자. 한국 영화판에 그럴듯한 시나리오 있나? 없자나. 근데 무슨 영화가 일년에 150편이야? 다 가짜다. 그건 영화 흉내를 낸 아마추어의 습작인 것이다. 영화의 탈을 쓴 영화연습 이런거다.
그렇다면 헐리우드는 시나리오가 없는데 왜 영화가 되냐? 스필버그가 있기 때문이다. 시나리오가 없을 때 먹어주는 것이 B급 영화다. B급 영화는 원래 시나리오가 없다.
이걸로 흥행을 하려면? 촬영기술로 승부를 해야한다. 그걸 해낸 사람은? 스필버그다. 한국의 스필버그가 없기 때문에 한국영화가 안된 것이다.
그리고 한국의 영화판은 어차피 협소하기 때문에 다양성으로는 승부가 안된다. 작은영화는 원래 디디고 설 토대가 없다. 반드시 외국으로 나가야 된다. 즉 수출을 안하고 국내관객만으로는 원초적으로 작은영화를 먹여살릴 수 없는 것이다.
국내관객만으로 흥행할 수 있는 영화는 대략 1년에 15편 정도로 본다. 여기서 시장을 더 키우지 않으면 무슨 수를 써도 1년에 15편 외에는 전부 망한다.
괴물이 흥행해도 망하고 흥행 안해도 망한다. 괴물이 스크린을 독점해도 망하고 독점 안해도 망한다. 왕의 남자가 그렇듯이 영화가 좋으면 반드시 흥행이 된다.
결론은 시장의 파이가 너무 작다는게 문제의 본질인 것이다. 그렇다면 활로는 바깥에 있다. 결국 수출을 해야하고 수출을 하려면?
일단 질에서 확실한 우위를 점해야 한다. 그 방법은? 일단 투자액 자체를 늘려야 한다. 지금 100억으로 영화찍고 있는데 이를 300억 정도 수준으로 늘리지 않으면? 국내시장에서 제살 깎아먹기 외에는 방법이 없다.
괴물이 스크린을 독점해도 제살 깎아먹기고 안해도 제살 깎아먹기다. 작은 영화는 이래도 죽고 저래도 죽는다.
300억 이상 투자를 성사시키려면? 확실히 본전을 뽑는 즉 투자위험이 없이 안전한 영화가 일년에 10편은 나와줘야 한다. 한국영화의 갈길은 아직도 먼 것이다.
한국에서 300억 이상 투자된 영화가 일년에 10편 이상 제작되고 그 영화들이 모두 이익을 낼 수 있을 때 한국의 작은영화들에게도 기회가 온다.
그러지 않으면? 한국영화판에 미래는 없다.
그냥 다양하게 온갖 영화를 다 제작하고 수준높은 관객들은 다양하게 영화를 봐주고 이런 꿩먹고 알먹는 경우는 자본주의 국가에 없다. 내가 보기 싫은데 억지로 보라고 압박하지 말라. 나는 잼없으면 안 본다.
관객 수준이 문제가 아니라 영화 수준이 문제다.
중요한 것은 관객들의 영화선택은 볼만한 영화와 그저그런 영화 사이에 있는 것이 아니라 영화와 게임 사이, 영화와 TV사이, 영화와 인터넷 사이에 있다.
인터넷으로 가고 TV로 가고 게임으로 가고 해외여행 간 관객을 극장으로 불러오는 것이 더 원초적인 승부다. 그걸 이기고 나서 좋은 영화 봐달라고 엉겨라.
일단 그 승부에서 지면 좋은 영화든 안좋은 영화든 일단 영화를 안본다. 어차피 영화를 안보는데.. 그 영화라곤 안보는 관객을 괴물이 수를 써서 꼬셔가든 한반도가 애국놀이로 홀려가든 니들이 무슨 상관이야?
과거 홍콩영화가 히트할 때 몇편의 대박영화 덕분에 수준 낮은 엉터리 홍콩영화도 재미를 본 것과 같다. 앞에서 먼저 길을 열어주는 영웅본색이 없으면 뒤에 따라가는 오복성에게 아예 기회는 없다. 변변찮은 오복성이 살려면 괜찮은 영웅본색을 밀어야 한다.
되는 영화를 밀어줘야 길을 열고 먼저 길이 열려야 작은 영화에도 기회가 가는 것이다. 그리고 그 길은 해외에 있고 국내에는 없댜. 100억 투자로는 국내용이고 아직 본격적으로 해외시장을 겨냥한 영화는 한국영화사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