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조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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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12047 vote 0 2017.09.06 (14:00:20)

  

    좋은 시절이 있었다. 김구라, 노숙자, 황봉알, 탁현민, 김용민, 김어준의 전성시대 말이다. 오인용이 문희준을 무뇌중이라고 놀려먹던 시대였다. 먼저 마광수가 바람을 잡았다. 탁현민이 솔직하게 털어놓았다가 지금껏 시달리고 있다. 분위기를 탄 것이다. 바람이 불었다. 


    그 바람은 민주화의 바람이었다. 그때 그 시절 우리는 다들 업되어 있었다. 흥분했던 거. 지금 바람은 멎었다. 김용민은 줘터졌고, 김구라는 굴복했고, 김어준만 씩씩하게 버티고 있다. 마광수는 말했다. 윤동주도 그렇고 나도 그렇고 솔직했던 거라고. 허나 위태롭다. 


    감히 권력을 건드려버린 것이다. 솔직하면 무죄인가? 그건 어린이들의 치기 어린 생각이다. 그는 무례했다. 언제라도 집단의 통제가능성을 의식하지 않으면 안 된다. 권력의 세계는 역설의 세계이다. 뭐든 권력 들어가면 반대효과가 난다. 왜? 상부구조의 개입 때문이다.


    안철수가 뭔가 한 건 하면 지지율이 떨어진다. 박근혜가 태극기부대를 동원하면 지지율이 떨어진다. 왜? 그 행동이 집단의 의사결정구조를 복잡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권력의 사용만 보고 권력의 건설을 보지 못한다. 권력의 사용이 권력의 건설을 방해하면?


    그럴 때 사람들은 갑자기 태도를 바꾼다. 이 원리를 모르는 바보들은 노무현 리트머스 시험지에 걸려 추풍낙엽 신세가 되었다. 마광수의 의미는 여성의 성적 주체성 발견에 있다. 그런데 여성단체들은 마광수를 씹어먹으려고 한다. 이것이 인생이다. 깨달을 일이다.


    그는 감히 여성의 권력을 건드린 것이다. 약자에게 권력을 주면 그 권력을 준 자를 먼저 죽인다. 노무현이 당했다. 권력을 내려놓자 그걸 냉큼 집어가서 찔렀다. 전두환 밑에서 쩔쩔매던 조중동이 민주화가 되자 저 세상 만난듯이 설쳐대는 꼴과 같다. 역시 역설이다.


    그들이 민주화의 성과를 날치기한 것이다. 사실이지 세상 돌아가는 원리가 그렇다. 온통 역설이다. 걸인에게 만 원짜리를 쥐여주면 고마워할까? 걸인 생각은 이렇다. 내가 기술을 걸었더니 저 바보가 바로 넘어오더만. 만 원짜리를 떨구더라고. 걸인은 사회를 적대한다.


    그렇지 않은 착한 걸인도 있지 않을까? 착한 사람은 구걸하지 않는다. 물론 드물게 착한 걸인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걸인의 심리구조는 일단 그렇다. 걸인에게도 자신의 행동을 정당화할 논리가 필요한 것이다. 인정해야 한다. 함부로 남을 돕지 마라. 씹히는 수 있다.


    턱도 없이 조선의 보호자를 자처하다가 죽은 이등박문을 떠올려도 좋다. 누가 나를 보호해주겠다면 먼저 그 자를 해치워야 한다. 지가 뭔데 나를 보호해? 보호한다는 말이 잡아먹겠다는 말이다. 마당쇠가 마님 앞에서 나는 마님이 좋다. 그런 말을 대놓고 하면 죽는 거다.


    함부로 남을 좋아하지 말라. 권력게임 들어간다. 남을 위하여 좋은 일을 할 때는 절차를 옳게 밟아야 한다. 깨달아야 한다. 언제나 선의가 사람을 죽인다. 절차 없이 선행하지 마라. 성담론은 결국 권력담론이다. 권력을 건드릴 때는 진보진영과 팀플레이를 해야 한다. 


    마광수는 혼자였다. 혼자 가는 건 보수다. 마광수의 행동은 급진이지만 개인의 성격은 다분히 보수다. 사실이지 정의당에 그런 사람 많다. 절대 팀플레이 안 한다. 진보의 이름으로 노무현죽이기에 앞장을 선다. 노무현도 죽고 자기도 죽는다. 이석기패거리들 말이다. 


    마광수는 인간 정신의 궁극적인 영역을 성적 쾌락으로 보았다. 그러나 이는 귀족적인 생각이다. 인간의 깊은 곳은 안전이다. 성적본능과 생존본능은 충돌한다. 상부구조가 개입한다. 생존본능이 상부구조가 되고 성적본능은 하부구조가 된다. 부자는 물론 예외가 된다.


    이건희는 성적본능을 따르다가 죽었지만 그게 제왕이나 조폭보스가 하는 짓이다. 제왕무치帝王無恥라 했다. 제왕은 안전하다. 마음껏 야할 수 있다. 조폭 보스도 안전하다. 대놓고 야할 수 있다. 자신의 치부를 노출할 수 있다. 그러나 하층민은 전혀 안전하지 않다. 


    순결이니 정조니 하는 봉건 언어는 사실 생존을 뜻한다. 봉건시대에 성적 자유는 살해당한다는 의미다. 매춘부만 골라 죽이는 연쇄살인범도 있다. 선진국은 다르다. 살해당할 위험이 없다. 화폐제도가 발달해 있기 때문이다. 봉건시대에는 재산분배가 거의 불가능하다. 


    살인이 가장 쉬운 문제의 해결책이다. 김광석이 왜 죽었겠는가? 섹스는 취약점을 들키는 것이다. 부족민들은 30초 안에 끝냈다. 오빠가 몽둥이 들고 쫓아오기 때문이다. 개는 등을 돌리고 두 방향을 경계하며 한다. 토끼는 3초 안에 해결본다. 일단 살고봐야 하니까. 


    마광수는 정신적 귀족이었다. 그는 심리적 사치를 누린 것이다. 진보가 절대 거대담론을 무시하면 안 된다. 혼자 하려는 행동은 개인의 명성을 탐하는 거다. 명성에 취하면 안 된다. 마광수는 명성을 얻었지만 위태로운 거다. 우리가 야하려면 모두가 함께 야해야 한다. 


    혼자 야한 것은 부자의 돈자랑과 같다. 강도가 칼 들고 쫓아온다. 누구는 야하고 누구는 못 야하고? 옛날에는 신분으로 차별하고 요즘은 돈으로 차별하더니 이제는 아주 섹스로 차별하려들어? 이렇게 되는 것이다. 진보한다는 것은 그 진보로 남을 차별한다는 것이다. 


    우리는 확실히 일베충을 차별하고 있다. 물론 할 차별은 해야 한다. 옛날에는 가마를 탄 사람과 가마 매는 사람으로 인간을 차별했다. 80년대는 자동차 뒷좌석에 탄 사람과 운전하는 사람으로 차별했다. 지금은 모두가 자가용을 굴릴 수 있다. 차별할 게 없으니 섹스로.


    새로운 진보는 새로운 차별의 도입이다. 신중하지 않으면 안 된다. 거대담론을 앞세우지 않으면 안 된다. 상대방 입장을 먼저 헤아리지 않으면 안 된다. 자기소개 하면 안 된다. 방송에 나와서 나는 아내가 해주는 집밥이 제일 좋았어요. 태연하게 이런 말 하면 안 된다. 


    신중한 사람이라면 이렇게 말한다. 나는 아내에게 아침밥을 챙겨줄 수 있어서 참 좋았어요. 이것이 정답이다. 백종원이라면 아마도. 자기 생각을 솔직하게 말하면 안 된다. 참으로 위태롭다. 우선으로 나의 사사로운 입장을 배제하고 다음 남을 비교평가도 말아야 한다.


    다만 인류의 생각을 내가 대변해야 한다. 나도 버리고 남도 버리고 천하를 얻어야 한다. 그것이 지식인의 임무다. 명심하라. 성적본능 위에 생존본능 있다. 쾌락 위에 안전 있다. 상부구조는 반드시 있다. 남에 대해 이야기할 때는 먼저 호응을 구하지 않으면 안 된다. 


    상대방의 체면을 세워주지 않으면 안 된다. 손잡고 함께 일어서야 한다. 여성을 돕겠다면 여여차별부터 해결해야 한다. 여성을 외모로 차별하는 문제다. 포괄적인 차별금지법 도입이 시급하다. 이력서에 사진 붙이라고 하면 안 된다. 용모단정 이런 거 요구하기 없다.


    그냥 내 생각은 이렇다 하고 나를 앞세우는 것은 소아병적인 태도다. 정의당 니들 생각은 중요하지 않다. 필자 역시 신중한 사람은 아니다. 하여간 정치를 할 사람은 이런 것을 고려하여 신중하게 행동해야 한다. 결정적으로 마광수는 본인이 전혀 섹시하지 않았다. 


    말을 잘못한 거다. 나는 야한 남자가 되겠다. 이렇게 말해야 한다. 섹스머신으로 알려진 황재균 정도의 몸매가 되어야 한다. 피트니스 클럽 연회원 끊어야 한다. 나는 야한 여자가 좋다는 말은 자신을 여자를 마음대로 선택할 수 있는 절대자 위치에 둔 것이니 오만하다. 


   하여간 야한 남자가 되고 볼 일이다. 내게는 무리한 도전이 되겠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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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필 이미지 [레벨:20]수원나그네

2017.09.06 (19:13:22)

베스트셀러 제목 나왔네요!

'나는 야한 남자가 되고파' ^^

프로필 이미지 [레벨:13]kilian

2017.09.07 (04:37:06)

종종 얘기되는...천기를 누설한 자는 ...

프로필 이미지 [레벨:10]systema

2017.09.07 (05:02:45)

함부로 남을 좋아하지 마라. 권력게임 들어간다.

> 타인을 돕는 절차를 어떻게 밟아야 하는지 좀더 구체적으로 들을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제가 생각한 정도는 직접 개입하면 안되고, 에너지를 주고, 상호작용의 판을 만들어주고, 권력을 주어야한다고

생각합니다. 보통 도와주려다가 권력을 빼앗아서 망한다고 생각하는데, 권력을 주었을때

공격당하지 않으려면 어떤 방법이 필요한지도 널리 배워야 할 것 같습니다.

타인을 돕는 다는 건 정말인지 어려운 일인 것 같습니다. 인간이라는 존재에 대해서

공부를 안한 탓이 그겟지요.


프로필 이미지 [레벨:20]수원나그네

2017.09.07 (07:48:39)

근데

왜 남을 도와야 하죠?


프로필 이미지 [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2017.09.07 (10:44:51)

도움이 필요한 사람은

사실 권력이 필요한 것입니다.


물론 사고로 다쳤다든가 이런 긴급구호는

도움이 아니라 일종의 사회적 보험인데 윤리도덕이죠.


우리는 윤리 도덕이라는 보험에 들어있으므로

누가 돌발적으로 어려운 지경에 처했다면 보험금을 내야 합니다.


내가 남을 구하면 남도 나를 구할 확률이 높아지는 거죠.

이런건 당연히 해야할 의무이고 예컨대 가족끼리 돕는건 돕는게 아니죠.


부모가 자식을 돕는건 나중 자식이 효도하기를 바라고 하는게 아니고

타인을 돕는게 아니고 그냥 당연한 가족의 의무인 것이며


이런 것을 떠나 돕는다는 것은 결국 타자를 돕는 것이며

근데 타자를 왜 돕죠? 타자는 적인데 적은 죽여야죠.


돕는다는 것은 권력을 준다는 건데 

당신은 권력이 없으니까 그 권력을 줄 수 없고 결국 도울 수 없는 것이죠.


그렇다면 방법은 두 가지가 있는데 하나는 도제식 권력복제

내가 부하를 착취하는 대신 부하도 또다른 부하를 착취하는 착취피라미드를 만들고


이걸 돕는다고 사기치는 거죠.

만화가들이 이 수법으로 갈취하는데 문하생이라는 이름으로 고혈을 빨아먹으면서


너는 내 제자야. 데뷔시켜줄께. 10년만 개고생해. 내가 너를 돕는 거야.

근데 이게 돕는 걸까요? 하여간 이 봉건피라미드 수법 먹힙니다.


스승은 제자를 착취하고 제자는 스승이 되어 또다른 제자를 착취하고

근데 대학이 망해서 문닫고 교수자리 없어져서 멸망. 


또다른 방법은 도원결의식 권력창출

이건 맹세를 하고 평등한 가족을 구성하는 것이며


결혼도 이 구조에 포함되는데 이 경우는 돕지만 

돕는다고 말하지 않고 사랑한다고 말하죠.


사람을 사귀면 솔로에서 커플로 신분상승하는데

주변에 나 건드리면 남친 불러 패줄거야 하고 위세를 부릴 까방권 획득.


이런 권력을 창출하는 건데 보통 사랑이라고 하지 돕는다고 말 안 해요.

그 외에 부조금 내기라든가 하여간 다양한 돕는 방법이 있지만


본질은 권력창출이며 권력창출하려면 도원결의해야 합니다.

즉 평등해야 한다는 거죠. 이건 고급기술입니다.

프로필 이미지 [레벨:20]수원나그네

2017.09.07 (16:04:33)

삼국지 도원결의 대목이 유난히 재미있던 까닭이 있었군요~

권력을 제대로 만드는 유일한 방법이었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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