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라랜드의 전략 남자들은 무언가를 주려고 한다. 여자가 아니라서 모르지만 아마 비슷할 것이다. 한사코 박근혜에게 표를 주려고 한다. 주는게 권력이다. 일방적으로 주는 자의 쾌감을 누리려는 것은 노인들이고, 젊은이는 준 만큼 받으려고 한다. 9천원 내고 본전을 뽑으려 한다. 틀려버렸다. 나는 관객이다 하고 자기소개를 하면 이미 대화는 불통이다. 전달자라야 한다. 돈 내고 영화시청권 받는게 아니라 뉴스를 복제하고 전파하는 거다. 메신저다. 정보와 문화를 퍼뜨리는 부대의 일원으로 가담하기다. 하여간 돈 내고 본전 뽑으려고 하는 사람은 상업영화를 본다. 산야를 뒤져 노다지 금광을 발굴하려는 사람은 예술영화를 본다. 당신은 돈 내고 본전 뽑으려는 포지션에 서는가 아니면 탐광하는 광부의 포지션에 서는가? 문화계의 광부들은 서울 거리를 뒤지고 돌아다닌다. 홍대거리에 좋은 맛집이 있을까? 가로수길에 좋은 가게가 있을까? 개봉영화 중에 볼만한 영화가 있을까? 자신의 노력으로 품을 팔아 뭔가 발굴하면 유쾌하다. 필자는 땅을 파서 유물을 찾는게 취미지만 요즘은 동굴탐사로 대신하고 있다. 사람 없고 물 맑은 계곡을 찾아다니는 일도 상당히 흥미있다. 라라랜드. 볼 사람 다 봤으니 스포일러라도 무방하겠지. 하여간 싸이의 롸잇나우도 나오고, 일본만화 유리가면의 썰렁한 객석도 나온다. 골고루 잘 베껴먹은 영화다. 영화 좀 봤다는 사람은 장면마다 눈에 익었을 듯. 그놈의 데우스 엑스 마키나도 나온다. 상상이라는 형식으로. MSG에 설탕에 기름에 고추장에 몸에 해롭다는건 죄다 버무려넣은 상업영화. 그러면서도 진부하지 않은 틀을 제시했다. 시대의 트렌드 따르기. 영리한 전략이다. 독자에게 아부하지 말라. <- 이는 구조론 노선이다. 라라랜드도 마찬가지. 재즈를 못 알아먹는 바보들에게 영합하지 마라. 연기자의 재능을 알아보지 못하는 바보들의 오디션에 참가하지 마라. 자기 길을 가라. 자신이 진정 원하는 것을 해라. 이건 구조론 노선과 맞다. 그런데 독자에게 아부하고 있다. 하긴 재즈도 연기도 독자에게 아부하는 것이다. 단 타협할 수 없는 지점이 있다. 요리사가 멋모르는 고객이 좋아하는 MSG와 설탕과 기름을 빼고 제대로 된 맛의 조합방법을 찾아냈다 해도 역시 그 맛을 아는 사람에게 아부하는 것이다. 아니다. 소통하는 것이다. 아부는 일방적이고 소통은 쌍방적이다. 만나야만 완성된다. 최고의 재료와 최고의 소스가 만나 맛을 내듯이 최고의 작품은 최고의 독자와 만나 소통을 이루어야 완성된다. 그것이 탐광이다. 금을 찾아서 부자가 되겠다는 것이 아니라 금을 만났다는 사실 자체에 의미를 두기다. 금이 없으면 어떻게 만나겠는가? 금이 있어야 만날 수 있다. 이 세상에 그런 사람이 하나쯤 있어야 한다. 그렇다면 그 사람을 만나야 한다. 라라랜드는 아부영화다. 아부하지 말라는 말로 어깨에 힘 주고 그걸로 아부한다. 주인공들은 로맨틱하게 만나지 않는다. 거침없이 가운데 손가락을 세우는가 하면 거칠게 툭 치고 지나간다. 무례하게 말이다. 이건 제법 새롭다. 그러나 핑계고 음악과 춤을 넣어 로맨틱한 그림을 원하는 소비자 욕구를 충족시킨다. 진지하게 가는 척하며 상업주의로 간다. 주인공들은 시련을 겪지만 미남미녀다. 여배우는 “예쁜 애가 배역을 따간다.”고 푸념하지만 엠마 스톤이 더 예쁘다. 예쁜 여배우 지망생이 ‘예쁜 애들의 가로채기 때문에 내 연기력이 빛을 못본다.’고 탄식하다니 될 말인가? 남주인공도 예쁘다. 재즈를 연주하는 뚱뚱한 흑인아저씨와 어울리지 않는다. 아부하지 말자는 말로 아부하는 뻔뻔함을 과시한다. 영화에서 둘은 맺어지지 않는다. 로맨틱한 순정만화 공식을 깬다. 그러나 너무 속보이게 깬다. 어쨌든 무개념 소비자 욕구를 따르지 말고 전문가의 말을 따라야 한다는 가르침. 그러나 줏대없이 조언자에게 의존하는건 안희정 병. 전문가 말을 따르는 척하지만 이상한 사람이 안희정의 주변에 있다. 영화에서는 진정으로 재즈를 아는 사람이 전문가다. 엠마 스톤의 연기력을 알아보는 사람이 전문가다. 그러나 엠마 스톤을 비롯한 배우지망생들은 헐리우드 주변을 맴돌면서 우연히 자기를 발견하고 키워줄 백마 탄 왕자님을 찾아 열심히 파티에 나간다. 하이힐 신고 아스팔트를 뛰어다녀서 무지외반에 걸린다. 잘 만들었지만 라면에다 캐비어와 송로버섯 넣은 격이다. 문라이트의 격을 따라가지는 못한다.
결론.. 독자에게 아부하지 말라. 유권자에게 아부하지 말라. 관객에게 영합하지 말라. 전문가의 식견을 존중하라. 로맨스가 이루어져야 한다는 강박관념에서 벗어나 그저 만날 사람을 만나는데 의미를 두라. 그 사람이 그 장소에 그 시점에 그대가 있었던 거기에 있었다는데 의미를 두라. 하여간 LA 번화가 어딘가에 잘 살펴보면 있다고. 엠마 스톤도 아는 이 시대의 트렌드. 가로수길 어디에도 있고 홍대입구 어디에도 있다. 인사동이나 대학로 주변에는 잘 없다. 나는 이곳에 있고 너는 그곳에 있다. 만나지 못해도 둥근 지구를 공유하며 만나져 있다. 보수꼴통에게 아부하여 점수따기에 여념이 없는 안희정 들어라고 하는 소리. |
많은 분들이 아시겠지만 제 89회 아카데미시상식 작품상 수상작에 라라랜드에서 문라이트로 번복되는 역대급 해프닝이 일어났었죠^^ 문라이트가 작품자체도 훌륭하지만 트럼프정부 들어서고나서 그에따른 반작용으로 수상작으로 선정된 이유도 있는것 같습니다.
제 89회 아카데미시상식 작품상 수상작 번복장면 라라랜드 →문라이트 역대급 실수
https://www.youtube.com/watch?v=WWYbs8aWIrY
오스카 작품상 발표 실수를 직접 설명하는 지미 키멜 (한국어 자막)
https://www.youtube.com/watch?v=jZ4xi5B2a3g
마침 좀 전에 보고 왔는데. 민주당 안민석의원의 표현을 빌려 모처럼 짜증과 분노가 치밀어 오르는 시간이었습니다.
저의 전두엽을 농락하는 이런 불량한 영화는 마치 윤제균감독의 영화를 볼때 그 느낌이었습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FpoK64W2goc
jennifer lawrence도 그렇고 emma stone도 그렇고, 어린시절에는 켄터키나 애리조나 같은 시골에서 사는것도 좋은듯. 좀 한가하게 질적성장을 이루는 적막감과 고요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