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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13168 vote 0 2017.02.26 (22:41:22)

     

    행복이 아니라 에너지다.


    행복은 상대적이다. 행복하려 하므로 불행해진다. 모두의 행복은 불가능하다. 돈 벌면 행복해질 듯 싶지만 친구가 더 많은 자랑하니 배가 아프다. 벌만큼 벌었는데도 불행해졌다. 모든 사람이 동시에 로또에 당첨될 수는 있다. 그러나 1인당 당첨금은 한없이 제로에 가깝다. 의미없다.


    절대적인 것은 에너지다. 인간은 언제라도 가슴 벅찬 에너지의 충전을 원한다. 에너지는 집단과의 긴밀한 상호작용에서 얻어진다. 혹은 자신을 둘러싼 생존환경과의 상호작용에서 얻는다. 에너지를 추구하면 반드시 행복에 이르게 되나 행복을 추구하면 행복과 불행이 반반이다.


    모두가 서울대로 진학할 수 없듯이 모두가 행복할 수는 절대로 없다. 모두가 에너지를 얻을 수는 있다. 그런데 왜 인간은 어리석은 행복타령에 빠져 있을까? 에너지를 설명하는 단어가 없기 때문이다. 깨닫지 못했기 때문이다. 사실이지 에너지라는 말은 물리용어에서 빌어온 거다.


    ‘무엇을 원한다’는 표현 자체가 틀려먹었다. 인간은 무엇을 원하는게 아니라 무엇에 반응하는 존재다. 인간들은 말할줄 모른다. 대개 표현을 잘못한다. 종교인들의 대화가 그러하듯이 박근혜 어법마냥 엉터리로 말하면서 얼렁뚱땅 넘어간다. 박빠들은 그걸 또 신기하게 알아듣는다.


    행복이라고 말하지만 사실은 에너지를 말하고자 했던 것이다. 인간은 에너지에 반응하고 완전성에 반응한다. 직접적으로는 호르몬이다. 인간은 언제라도 호르몬에 지배된다. 운명적인 만남의 장에서 강렬하게 반응한다. 특정한 조건에서 아드레날린과 엔돌핀이 마구마구 솟구친다.


    그 조건이 무엇인가다. 만남이다. 연인이 헤어졌다 다시 만날 때 호르몬은 분비된다. 엄마손을 놓치고 골목길을 헤매던 아이가 엄마를 다시 만났을 때 눈물이 왈칵 쏟아지고 만다. 공자에게 배울 일이다. 학이시습지면 에너지를 얻는다. 호연지기를 얻어 담대한 도전이 가능하다.


    유붕이 자원방래하면 에너지를 얻는다. 뜻맞는 친구 서넛이 의기투합하여 도원결의하면 천하를 다 접수할 것만 같다. 겁날 것도 없고 어려울 것도 없다. 사업에 착수할 수 있다. 인간은 에너지에 반응하지만 설명할 언어가 없으니 에너지의 최종 결과물이라할 행복으로 대체한다.


    혹은 존엄이라고 하고, 혹은 자유라고 하고, 혹은 사랑이라고 하고, 혹은 성취라고 한다. 모두 에너지를 말하려고 한 것이다. 의사전달은 실패다. 달을 가리키는데 손가락을 본다. 존엄과 자유와 사랑과 성취와 행복은 어떤 둘의 만남을 매개한다. 매개변수들이다. 매개조건이 있다.


    척력을 인력으로 바꿀 때 에너지는 얻어진다. 에너지는 서로 밀어내는 힘에 의해 성립한다. 남자와 남자는 서로 밀어내지 않는다. 여자와 여자는 서로 밀어내지 않는다. 그러므로 성별이 같으면 에너지가 없다. 달라야 한다. 서로 밀어내야 한다. 성별이 다르다고 되는 것은 아니다. 


    둘의 밀어내는 힘이 대등해야 한다. 한쪽이 세면 다른쪽이 밀려나므로 에너지는 작동하지 않는다. 하나의 정상이 또다른 정상을 만났을 때 에너지는 작동한다. 두 방향이 한 방향으로 통합되면서 그 방향을 잃은 만큼 거리를 얻는 것이 에너지다. 에너지의 성립조건은 매우 까다롭다. 


    물질은 적은 확률로 생겨났고, 인간은 적은 확률로 진화했으며, 문명 역시 적은 확률로 일어났다. 기적의 기적의 기적으로 존재한다. 1억분의 1의 확률이라면 가능성이 거의 없다. 아니다. 1억번 시도하면 된다. 우주는 클만큼 크고, 지구는 넓을 만큼 넓고, 인간은 많을 만큼 많다. 


    확률이 존재하는 것이다. 그러나 인생은 짧고 당신에게는 로또를 1억번 살 기회가 주어지지 않는다. 그렇다면? 확률을 만들어야 한다. 팀을 조직해야 한다. 혹은 길목에 가서 서 있어야 한다. 세상의 뾰족한 지점이 그곳이다. 그 지점을 잘 찾아내는 예리한 센스를 갖추어야 한다. 


    민감해야 한다. 자신을 단련해두지 않으면 안 된다. 머리 좋은 사람보다 예리한 사람이 답을 찾아낸다. 당신의 호르몬이 반응하는 지점이다. 어려운 것은 아니다. 테슬라의 엘론 머스크만 해도 그렇다. 그의 아이디어는 평범하다. 누구라도 생각할 수 있다. 아이디어는 중요하지 않다.


    제대로 하는게 중요하다. 방향이 옳다면 흔들리지 말고 합리적인 판단을 계속하면 된다. 그렇다면 무엇이 어려운가? 제대로 하기가 어렵다. 체계를 갖추고 매뉴얼을 따르기가 어렵다. 의기투합하여 도원결의 하기가 어렵다. 프런트 야구를 해야한다는 사실은 초딩도 알고있는 것이다. 


    그러나 지금까지 하는 팀이 없었다. 왜? 제대로 안했기 때문이다. 넥센의 이장석이 그것을 시도했다. 초반에는 실패했다. 구단주 이장석이 뽑으라는 선수 놔두고 후배 고교감독이 미는 사람을 뽑았기 때문이다. 그 스카우트는 단숨에 잘렸다. 한국인들은 시스템을 존중하지 않는다. 


    인맥과 연고에 매몰되어 있다. 프런트야구를 지향한다고 떠들지만 야구를 전혀 모르는 사람이 프런트에 앉아있다. 프런트야구 하자는 말 나온지는 오래되었지만 구단주는 야구보다 골프를 좋아한다. 지금까지는 제대로 하는 팀이 없었다. 감독을 지배하는 재미가 더 크기 때문이다.


    제대로 하자면 그 재미 못 누린다. 프런트 야구를 떠들었던 구단은 많았지만 사실은 구단주가 감독을 제멋대로 주무르기 위해 프런트야구를 핑계로 써먹었을 뿐 야구로 돈 벌 생각을 하지는 않았다. 열개나 되는 팀들 중에 한 팀 정도가 겨우 프런트야구 흉내를 낼 뿐 모두 사기였다.


    뾰족한 지점은 있다. 네거리다. 네거리에 가게를 내면 흥하고 막다른 골목에 가게를 내면 망한다. 사람 사이에도 뾰족한 지점은 있다. 없으면 그 지점을 만들어야 한다. 팀을 만들어야 한다. 팀플레이를 익혀야 한다. 그럴 때 에너지가 얻어진다. 인생에도 그러한 뾰족한 지점은 있다.


    인생의 꺾이는 지점이 있다. 졸업하고 입학할 때다. 취업하고 결혼할 때다. 그럴 때 당신은 뾰족한 지점에 가서 기다리고 있거나 혹은 여럿이 팀을 이루어 뾰족한 지점을 만들어내야 한다. 특별한 확률을 만들어야 한다. 그것이 밀어내는 힘에 의해 달성된다는 사실을 알고있어야 한다.


    당신이 자식을 사랑한다면 자식을 세상으로 밀어보내야 한다. 존엄은 미는 힘이다. 서로 존중한다는 것은 찰싹 달라붙지 않는 것이다. 자유는 미는 힘이다. 당겨서 달라붙으면 자유가 없다. 사랑은 미는 힘이다. 아내가 남편을 집안에 가두면 망한다. 남편이 아내를 집안에 가둬도 망한다.


    그냥 밀면 안 된다. 척력이 인력으로 바뀌도록 기술적으로 잘 밀어야 한다. 머리를 밀면 안 되고 손발을 밀어야 한다. 토대를 공유하면서 공동의 방해자를 깨끗하게 밀어내야 한다. 남자가 수염을 밀 듯이, 여자가 때를 밀 듯이 밀어내야 한다. 주파수가 일치할 때 척력은 인력으로 바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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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린 시절 아마 열살쯤이었을 터 나는 어떤 여자아이에게 나의 나쁜 모습을 보이지 않으려고 하다가 이렇게 되었습니다. 좋은 것을 상대방에게 어필하고 들이대는 행동보다 나쁜 것을 감추고 밀어내는 행동에 의해 인간은 강력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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