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조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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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20099 vote 0 2017.02.15 (13:48:11)

    

    보수는 왜 보수인가?


    나도 나이가 들다보니 보수꼴통의 행동이 하나씩 이해가 된다. 구조론으로 보자. 질은 결합한다고 했다. 소년은 팀과 결합하여 소속되고자 한다. 그러려면 뭔가 받아야 한다. 소년은 뭐든 받는 것을 좋아한다. 관심받기 좋아하고, 용돈받기 좋아하고, 칭찬받기 좋아하고, 성적받기 좋아한다.


    입자는 독립한다고 했다. 청년은 자기 팀이 있다. 자기 가정이 있고, 자기 직장이 있고, 자기 역할이 있다. 여기서 긴밀한 상호작용이 일어나고 게임의 법칙이 작동한다. 주도권 잡기 좋아하고, 승리하기 좋아하고, 명령하기 좋아한다. 내가 준 만큼 돌려받아야 한다. 대등한 상호작용이 좋다.


    힘은 교섭한다고 했다. 장년은 주는 것을 좋아한다. 받는 데는 관심이 없다. 20대는 ‘내가 표를 주면 너는 뭘 줄건데?’ 하고 따진다. 받는데 관심이 있다. 그래서 투표를 하지 않는다. 투표해봤자 돌려받는게 없으니까. 30대가 되면 투표에 관심을 보인다. 왜? 이기는데 목적이 있기 때문이다.


    30대와 40대는 새누리를 꺾고 게임에 이기기 위해서 투표한다. 그러므로 받는게 없어도 투표장에 간다. 새누리를 쳐부술 목적으로 투표를 한다. 자신이 지지하는 팀이 이기면 좋아한다. 60대는 받는데 관심없다. 받으려면 자세를 낮춰야 하는데 이미 굴욕이다. 이기는데도 별 관심이 없다.


    질과 입자 다음은 힘이고 그 힘을 작용하여 쓴다. 투자가 아니라 소비다. 소비하면 사라진다. 그러므로 반대급부도 관심없고 승리도 관심없다. 오로지 표를 주는데 관심이 있다. 주는 행위 자체에 만족감을 느낀다. 그런데 누구에게 주나? 달라면 준다. 달라고 하지 않으면 표를 주지 않는다.


    국회의원 후보가 울면 표를 준다. 그게 달라는 신호이기 때문이다. 개혁을 하겠다든가 하는건 표를 달라는게 아니다. 진보에 표를 주지 않는 이유는 진보가 달라고 하지 않기 때문이다. 진보는 우리 함께 하자고 한다. 함께 하자는건 달라고 매달리는게 아니다. 준다면 가까운 순서대로 준다.


    집안이니 문중이니 해서 성씨가 같으면 표를 준다. 주면서 매우 즐거워한다. 내 표를 받은 박근혜의 표정을 상상하면서 오르가즘 느낀다. 그게 소비다. 둥지를 찾은 어미새는 누구에게 먹이를 주는가? 강한 넘에게 준다. 두 마리 새끼 중에서 약한 넘에게는 주지 않는다. 피아구분이 중요하다.


    가장 기분나쁜 것은 내가 여자에게 뭔가를 줬는데 그것을 받은 여자가 제 3의 남자에게 넘겨줬을 때다. 피가 거꾸로 쏟는다. 공정하게 주는 데는 관심이 없다. 필요한 사람에게 주는 데도 관심이 없다. 일관되게 주는 데는 관심이 있다. 한 번 주기 시작하면 계속 줘야 한다. 중간에 못 그친다.


    야당에게 표를 주면? 흐름이 끊어진다. 이번에 줬다면 다음에 또줘야 한다. 그런데 중간에 인물이 교체된다면? 준게 의미가 없다. 나무를 심어도 그렇다. 그냥 나무를 막 심는 것 보다는 한그루를 심어놓고 계속 지켜보는게 의미가 있다. 이당저당 주기보다 한 당에 계속 주는데만 관심이 있다.


    왜 민주당 싫고 국민의당 좋은가? 민주당에는 계속 줄 수 없다. 전략공천이다 뭐다 해서 후보를 바꾸니까. 국민의당을 찍으면 한 명에게 20년간 줄 수 있다. 주기 위해서 주는 것이다. 뻐꾸기의 탁란을 연상해도 좋다. 붉은머리오목눈이는 자기보다 몸집이 열배나 큰 뻐꾸기에게 표를 먹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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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르가즘 느낀다. 왜냐하면 계속 줄 수 있으니까. 뻐꾸기는 워낙 덩치가 커서 먹이를 줘도 줘도 또달라고 한다. 새누리는 표를 줘도 줘도 또 달라고 붉은 입을 쩍 벌린다. 하다가 중간에서 끊지 못한다. 계속 주는게 목적이다. 제 자식이라야 계속 줄 수 있다. 어디 안 가고 주변에 붙어있으니까.


    제 자식이 아니라도 상관없다. 어디 안 가고 주변에 계속 붙어있다는 보장만 있으면 표를 준다. 단 제 자식이 아니면 '어디 가지 말고 계속 받아먹어라'고 말할 수 없을 뿐이다. 내가 뭐를 주는데 받던 사람이 중간에 ‘이제 됐어요.’ 하고 떠나버리면 허탈감을 느낀다. 새누리는 주변에서 얼쩡댄다.


    어디 안 가고 눌러붙어서 계속 달라고 한다. 그래서 주는 것이다. 반면 민주당은 어떤가? 무려 거래를 하려고 한다. 당신이 표를 주면 나는 이걸 하겠습니다. 이런 거래는 이미 기분이 나쁘다. 주는 재미를 느낄 수 없기 때문이다. 비굴한 표정을 짓지 않고 당당하게 표를 받아가니 기분 나쁘다.


20170108_234810.jpg


    민주주의 시스템의 원초적인 결함입니다. 자신의 의견을 정치에 반영하는 수단이 아니라 그냥 주는 재미를 즐기는 것입니다. 야당에는 표를 안 주는데 그 이유는 주는 것처럼 느껴지지 않기 때문입니다. 후보가 달라고 매달려야 주는 느낌이 드는데 개혁공약을 선전하니 그건 주는게 아니라 거래죠. 주면 고맙다고 하면 안 됩니다. 또달라고 해야됩니다. 한 번 주면 재미없고 계속 줘야 재미가 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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