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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11413 vote 0 2016.11.10 (17:57:04)

     

    세상은 마이너스다.


    구조는 의사결정구조다. 의사결정은 상호작용에 의해 일어난다. 만약 일방작용이면 에너지 손실로 붕괴한다. 그런데 계 안에서는 일방작용이다. 그러므로 에너지 손실을 일으켜 결국 붕괴한다. 모든 의사결정은 반드시 에너지 손실을 낳는다. 의사결정은 상호작용을 일방작용으로 바꾼다. 상호작용을 통해 에너지의 손실을 최소화 할 수 있을 뿐 에너지 손실을 완전히 막을 수는 없다. 더욱 에너지의 이득은 상상할 수 없다. 에너지는 절대 손실한다. 다만 조절은 가능하다.


    교류전기와 직류전기의 차이와 같다. 상호작용은 교류다. 일방작용은 직류다. 그런데 교류전기를 써도 전자제품 안에서는 직류로 바뀐다. 세상은 마이너스다. 전류는 반드시 전위차가 있어야 한다. 세상이 마이너스라는 말은 반드시 전위차가 있어야 한다는 말과 같다. 물이 높은 데서 낮은 데로 흐르는 것과 같다. 전기가 저절로 불어나는 경우는 절대로 없다.


    계 안에서 척력은 있어도 인력은 없으며, 나갈 수는 있어도 들어올 수는 없다. 이것이 엔트로피다. 모든 작용은 전위차가 있는 만큼 에너지를 소비한다. 그러나 우리는 일상적으로 많은 플러스 상황을 목도한다. 전체가 아닌 부분을 관찰하기 때문이다. 누군가 이득을 얻었다면 보이지 않는 곳에서 반드시 누군가는 손해를 보았다. 전체로 보면 손해다. 이 점을 포착하려면 닫힌계를 확실히 지정해야 한다.


    닫힌계 안에서 상부구조의 마이너스가 하부구조의 플러스로 나타나며, 이때 통제가능한 부분은 상부구조의 마이너스이고, 하부구조의 플러스 부분은 통제되지 않으며, 닫힌계 전체로 보면 역시 마이너스다. 반드시 에너지 손실이 일어난다.


    수도꼭지와 같다. 수도꼭지를 열면 물이 마이너스된다. 물이 플러스되는 수는 절대로 없다. 어떻게든 물은 빠져나간다. 단 수도꼭지를 잠궈서 빠져나가는 속도를 늦출 수는 있다. 사건 안에서 상부구조의 마이너스와 하부구조의 플러스가 합쳐서 0이 되지 않는다. 조금이라도 0에 미달한다. 현실에서는 주로 에너지가 열로 변하여 빠져나간다.


    그러므로 가만 두면 세상은 결국 붕괴된다. 그런데 우리가 많은 플러스를 누리는 것은 태양의 마이너스 덕분이다. 태양이 붕괴되면서 지구에 에너지를 쏘아주기 때문이다. 태양계 전체로는 역시 마이너스다. 이재용의 부富는 소비자의 빈貧에 힘입은 것이니 대한민국 전체로는 마이너스다.


    플러스 마이너스가 합쳐서 제로가 되지 않는다. 의사결정비용이 지불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1-1=0’이 되어야 하지만 현실에서는 0이 되지 않는다. 더하고 빼는데 드는 비용이 추가로 결제되기 때문이다. 정확히 받은 만큼 돌려준다 해도 주고받고 하는데 드는 차비만큼 손해다.


    의사결정은 원래 구조적으로 불가능하게 되어 있는 플러스를 유도하는 것이며, 이를 이루려면 첫째 에너지가 비축되어 있어야 한다. 태양처럼 공짜로 에너지를 나눠주는 것이 있어야 한다. 다음 그 에너지를 잡아야 한다. 그런데 세상은 마이너스이므로 척력밖에 없어서 잡을 수 없다. 그런데도 잡았다면 그 방법은?


    둘이 서로 상대방의 입에 밀어넣는 것이다. 지나가는 에너지를 상대방의 입으로 밀어넣으면 에너지가 플러스 된다. 이것이 구조의 엮임이다. 전극을 바꾸는 교류전기와 같다. 교류는 전압을 얼마든지 높일 수 있다. 조절이 가능한 것이다.


    한 손가락으로는 물체를 잡을 수 없다. 직류는 전기를 통과시킬 뿐 조절할 수 없다. 두 손가락으로 물체를 잡는 것이 교류다. 두 개의 손가락이 척력을 작용시켜 서로를 향해 물체를 밀어대는 것이다. 자연계에 척력은 있고 인력은 없다. 단 양쪽에서 척력이 작용할 때 가운데 낀 물체 입장에서는 그것이 인력으로 보인다.


    이때척력을 유지하려면 두 힘이 대등해야 한다. 한쪽의 힘이 더 크면 작은 쪽이 떠밀려서 이탈하므로 상호작용이 불가능하다. 구조가 붕괴되는 것이다. 이 원리를 사용하여 조절할 수 있다. 직류는 전압이 조절되지 않으나 교류는 전압이 조절된다. 50 대 50의 법칙이다. 정치판에서는 후보의 지지율이 크게 차이가 나도 선거운동을 하다보면 어느새 근접해 있다. 이 원리는 초반에 앞서가는 후보에게 불리하다.


    이때 대칭된 둘을 틀어쥔 1이 한 번 움직여서 대칭된 2를 동시에 통제하는 것이 일의성이다. 일의성에 의해 세상은 양방향으로 전개하면서도 결국은 한 방향으로 가게 된다. 이것이 동적균형이다. 상호작용에 의해 시계추처럼 진보와 보수를 왔다갔다 하지만 결국은 진보한다. 전위차 때문에 결국 한 방향으로 수렴된다.


    아전인수는 없다. 우주 안의 그 무엇도 자기 주머니에 챙길 수 없다. 그렇다면? 두 사람이 서로의 주머니에 밀어넣다가 갑자기 멈추면 한 사람이 이득을 본다. 그 방법으로 생장한다.


    생장하면 몸집이 커진다. 몸집이 커지면 대칭이 깨진다. 유지하려면 움직여야 한다. 식물은 가지를 뻗어서 이동하고 동물은 다리를 사용하여 이동한다. 움직이면 대칭이 맞추어진다. 상호작용은 자신을 동적상태에 둔다. 자신이 크려면 파트너도 키워야 한다. 농부가 크려면 옥수수도 커야 한다.


    풍선과 같다. 마이너스는 쉽게 통제된다. 풍선을 놓아버리면 저절로 바람이 빠져나간다. 플러스는 통제되지 않는다. 풍선에 바람을 불어넣으려면 자기 허파의 바람을 빼서 풍선에 밀어넣어야 하는데 곧 허파와 풍선의 상호작용이다. 허파의 바람을 빼려면 근육을 움직여야 하고 근육을 움직이려면 에너지가 소비되어야 하고 그 에너지를 누가 주지 않으므로 플러스는 결국 불가능하다. 무리다.


    마이너스 방향으로 정렬시켜야 세상이 작동한다. 자동차라면 엔진과 기어와 구동축과 바퀴가 있는데 이 순서를 바꿀 수 없다. 이 순서의 뒤로 갈수록 앞단계에서 뭔가 하나씩 빠져나갔다. 조금씩 더 단순해진 것이다. 마이너스다.


    세상은 단순화 되는 방향으로만 통제가 가능하다. 진보진영은 뭔가 일을 복잡하게 만들기 때문에 뭐든 단순화되어야만 한다는 대중의 직관과 어긋난다. 무지한 대중은 마이너스에 충실한 보수정당에 투표한다.


    보수는 트럼프처럼 누군가를 때리겠다고 말한다. 마이너스를 구사하는 것이다. 진보는 이웃나라와 친하게 지내겠다고 약속한다. 플러스를 약속하는 것이다. 대중은 플러스를 믿지 않는다. 세상은 오직 방해자의 제거에 의해서만 작동한다. 누가 제거되어야 할 방해자인지 말하지 않는 정당은 집권하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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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상은 만남과 헤어짐입니다. 먼저 만나고 다음 헤어집니다. 태어날 때 세상을 만나고 가족을 만나고 친구를 만나지만 죽을 때 모두와 헤어집니다. 헤어짐은 내가 결정할 수 있지만 만남은 내가 결정할 수 없습니다. 태어나보니 이미 부모가 결정되어 있는 것입니다. 피부색이 결정되어 있고 흙수저가 결정되어 있습니다. 되물릴 수 없습니다. 결국 가능한 한 덜 헤어지는 쪽으로 의사결정해야 합니다. 그 방법은 이왕 헤어질 바에야 친한 사람의 주머니로 헤어지는 것입니다. 이왕 배설할 바에야 내 밭에다 거름으로 배설하는 것이지요. 그 방법으로 속도를 조절할 수 있으나 결국 헤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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