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주장이 맞는 소리인지 허튼소리인지는 시스템 내부에 조절장치가 있느냐 없느냐로 단번에 간파할 수 있다. 곧 밀당이 가능한가다. 김영삼이나 이명박처럼 상태가 안 좋은 아저씨들이 성공하는 이유도 정치적 밀당이 가능할 것 같다는 느낌을 주기 때문이다. 김대중 대통령처럼 똑똑하거나 유시민처럼 머리가 좋으면 유권자 입장에서 조절이 안 되는 사람으로 느껴질 수 있다. 친화력을 키워야 한다. 안철수나 김한길의 허무정치는 곤란하고 유연성과 결단력을 겸비해야 한다. 부드럽게 가다가 한번씩 강단을 보여야 한다. 다윈의 진화론은 조절장치가 있다. 그러므로 맞는 이야기다. 그런데 부실하다. 반은 맞고 반은 틀린다. 돌연변이는 조절장치다. 확률로 조절한다. 그런데 조절이 안 된다. 시계태엽이 너무 빨리 풀린다. 1천만년 만에 박테리아에서 인류까지 초스피드로 진화할 위험이 있다. 변이를 잘 일으키는 종이 유리하기 때문이다. 개나 소나 다 진화해서 인간에게 덤비는 사태가 일어난다. 구조론은 상호작용론이다. 진화가 환경을 바꾸고 다시 변화된 환경이 유전자 내부 진화의 방아쇠를 격발한다. 주거니 받거니로 진화하므로 시간이 지연된다. 수류탄 심지가 길어서 몇 초의 여유가 있다. 너무 빨리 터지면 안 된다. 뭐든 구조가 일방적으로 되어 있으면 안 된다. 여자든 남자든 일방적으로 배우자를 선택하는 방식은 곤란하다. 매번 대화로 해결하는 것도 피곤하다. 좋은 조절방법은 한 번은 여자가, 다음은 남자가 주도하는 식의 주거니 받거니로 하는 것이다. 중매결혼이 연애결혼보다 더 행복하다는 보고가 있다. 그래도 우리는 연애결혼을 밀어야 한다. 행복이 중요한게 아니다. 존엄이 더 중요하다. 이혼도 하고 재결합도 하고 개고생도 하고 그래야 한다. 연애가 사회의 조절장치로 기능하기 때문이다. 거기서 사회의 잠복한 스트레스 정도가 간파된다. 일베충이 비명을 지르고 있다는 사실은 이 사회의 어디선가 조절이 안 되고 있다는 증거다. 관심을 가져야 한다. 노인자살이 증가하고 있다면 복지국가로 가야한다는 신호다. 노숙자 문제도 일종의 조절장치로 봐야 한다. 사회의 긴장을 체크하는 수단 중에 하나다. 우파의 시장만능주의나 좌파의 복지만능주의는 조절을 부정한다. 최저임금을 올려야 하지만 그걸로 시장을 조절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알바 임금을 올려서 점주와 본사를 지속적으로 압박해야 한다. 하청업체를 착취하지 못하게 해서 연구개발에 올인할 수 밖에 없도록 유도해야 한다. 단번에 임금을 올리는 것보다 서서히 조여가는 것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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