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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5700 vote 0 2015.12.15 (17:01:45)

     

    깨달음은 패턴복제다


    깨달음은 자연의 패턴을 복제하는 능력이다. 인간의 패턴복제 능력은 언어능력에서 두드러진다. 세 살 아기도 말을 척척 알아듣는 것은 인간의 선천적인 복제능력 덕택이다. 패턴복제가 가능한 이유는 자연이 의사결정원리로 대칭구조를 쓰기 때문이다. 대칭은 짝짓기다. 짝을 짓다보면 이미 구조가 복제되어 있다.


    자연의 모든 의사결정 지점에 포착해야 할 특별한 구조가 숨어 있다. 그런데 인간은 다섯 살이 넘으면 말을 다 배워서 선천적인 복제능력을 폐기해 버리므로 자연의 숨은 구조를 포착해내지 못한다. 설사 구조를 포착했다 하더라도 자신과 타인에게 전달하는 과정에서의 호환문제에 막혀서 포기한다.


    인간의 사유에는 귀납과 연역이 있다. 귀납은 두 사람의 대화에 맞추어진 사유형태다. 언어는 자연의 사건을 재구성한다. 이때 사건의 형태를 고정시키고 거기서 빠진 포지션을 찾는 방법을 쓴다. 징검다리에서 빠진 돌을 찾아 메우는 것과 같다. 정작 다리 자체를 바꾸지는 못한다.


    언어는 두 사람의 대화이므로 두 사람이 사전에 공유하는 코드를 써야 하는 문제가 있다. 한 사람이 임의로 코드를 바꾸면 의사소통에 실패한다. 징검다리의 절반은 둘이 공유해야 하므로 다리를 교체할 수 없다. 차에 탄 채로 차를 교체할 수 없고, 징검다리 안에서 다리를 교체할 수 없다.


    그 차에서 내려야 한다. 결국 서로간에 의사소통이 가능한 수준으로 지식의 레벨을 다운시키게 된다. 실제 인간 뇌의 작동은 연역을 쓴다. 징검다리를 폐기하고 맞는 다리가 나올때까지 계속 다리를 교체한다.


    맞는 다리가 나오면 대거 복제한다. 사방으로 신호를 보냈다가 그 중에 하나라도 신호가 되돌아오면 그 신호를 대량으로 복제한다. 아기가 말을 배우는 방법은 의미가 통하지 않는 옹알이를 무작위로 남발하다가 엄마가 대꾸해주는 형태로 반응이 와주는 것을 챙기는 방법이다. 그렇게 익힌 패턴을 무한복제하여 곧 말이 능숙하게 된다.


    ‘1+1=2’를 알면 ‘2+2=4’를 아는게 패턴복제다. ‘□+□=□’의 형태로 구조를 복제한 다음 빈 칸에 숫자를 채워넣는다. 연역의 문제는 복제할 원본이 있어야 한다는 거다. 말을 시범보일 엄마가 있어야 한다. 애초에 맞는 다리가 준비되어 있어야 한다. 인간에게는 그 다리가 주어져 있다. 그것이 인간의 타고난 언어능력이다.


    깨달음은 패턴복제다. 언어 안의 의사결정원리를 복제의 원본으로 삼는다. 자연도 패턴복제의 방법으로 의사결정한다. 자연에서 어떤 의사결정이 일어나는 지점을 관찰하여 구조를 모방할 수 있다.


    자연과 인간은 의사결정원리를 공유한다는 점에서 호환이 가능하다. 인간은 자연에 감응할 수 있다. 자연은 에너지 작용의 대칭구조를 쓰고 인간은 의사소통의 대칭구조를 쓴다. 언어의 문법구조 안에 대칭구조가 갖추어져 있으므로 문법만 알아도 깨달음에 이른다. 내가 어떻게 말해야 상대가 말귀를 알아듣고 반응하는지를 터득하면 된다.


    두 가지를 알아야 한다. 첫째 자연이 의사결정원리로 대칭구조에 의한 패턴복제를 쓴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둘째 인간의 언어감각 안에 숨은 대칭구조를 찾아 패턴복제를 숙달시켜야 한다.


    자연에서 패턴을 읽고 곧 복제해낼 수 있다면 그것이 곧 깨달음이다. 어렵지 않다. 한 살 아기도 쉽게 해내는 것이 패턴복제다. 물론 그냥 되는 것은 아니고 일백 만번의 반복된 옹알이로 숙달된 것이다.


    패턴만 익히면 되는 쉬운 구조론이 어렵게 느껴진다면 조수석에서 곁눈질로 길을 익히려 하기 때문이다. 조수석에 앉아 있으면 같은 길을 백 번 가도 길을 모른다. 본인이 직접 핸들을 잡아야 길을 익힐 수 있다. 운전하면서 어떤 의사결정이 일어나는 지점만 연결하면 된다. 잡아야 할 핸들은 언어 안에 있다. 언어가 어색하면 틀린 것이며 언어가 자연스러우면 옳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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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패턴은 짝짓기다. 자연의 모든 의사결정이 일어나는 지점에 패턴이 있다. 패턴은 마주보고 대칭되어 있으므로 쉽게 포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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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이 높으면 물이 깊다. 수직대칭된 산과 물을 연결하여 하나의 통짜덩어리로 결합시켜 보는 훈련으로 패턴복제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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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리 안에서는 다리를 통째로 갈아치울 수 없다. 인간은 의사소통이라는 다리에 갇혀 있다. 의사소통 경로를 바꾸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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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차에서 내려야 차를 교체할 수 있고 다리 밖으로 나가야 다리를 교체할 수 있고 언어 밖으로 나가야 언어를 업그레이드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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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기의 옹알이는 언어를 교체한다. 아무 말이나 막 던지다가 들어맞는 것을 선택한다. 인간은 다섯 살이 넘으면 패턴복제를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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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역은 사방으로 신호를 뿌렸다가 하나가 되돌아오면 그 신호를 복제한다. 깨달음은 아기의 확률방법을 계속 밀어붙이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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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섯살 까지는 당신도 천재였습니다. 깨달음이 식은 죽먹기였습니다. 세월이 흘러 그 시절의 순수를 잃어버렸습니다. 강아지도 훈련적기인 생후 8개월이 넘어가면 훈련이 잘 안 됩니다. 다리를 통째로 교체하지 않고 일부 부품만 바꾸기로 뇌가 전략을 바꾸기 때문입니다. 순수한 마음으로 세상을 통째로 받아들일 마음을 먹으면 구조가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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