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시 보고 잼없다는 사람은 일단 문제가 있는거라고. 영화를 재미로 본다는 사람은 일단 여기서는 아웃이라고. 적어도 이곳은 말귀를 알아듣는 사람을 위한 사이트 아니냐고. 그러나 잼있다고. 게시판에서 '죽음이 있느냐 없느냐'로 질문하는 분이 적지 않았는데, 죽음이 없다고 여러번 말해줘도 이해를 못하는 표정이더라고. 루시는 죽지 않았는데 죽었다고 우기는 사람들이 많더라고. 스포일러는 일단 저질러야 맛이라고. 루시는 USB로 들어간 것이 아니고 구조론의 복제원리에 따라 무한복제된 것이라고. 근데 영화가 허술하기는 하더라고. 그딴건 뭐 중요하지 않은거라고. 영화의 완성도 걱정은 평론가나 하는거라고, 흥행걱정이야 제작사나 하는 거라고. 중요한 건 아이디어라고. 핵심 아이디어에 당신의 뇌가 반응하느냐가 중요하다고. 평가되는건 당신이라고. 영화가 성공이냐 실패냐가 문제가 아니고, 바로 당신이 성공이냐 실패냐가 문제라고. 반응하지 못했다면 당신의 실패라고. 핵심메시지는 ‘깨달음=불멸’에 대한 거라고. 안죽는다는 말씀이더라고. 루시가 죽어서 USB가 되었다는 사람과는 대화불능이라고. 차라리 오랑우탄하고 대화하는게 낫겠다고. '인간에게 죽음이란건 없다'는게 일관된 구조론의 입장이라고. 그 점은 루시와 통하더라고. 그게 중요한 거라고. 한 개인이 어떻게 인류 전체, 우주 전체로 환원되느냐라고. 즉 인류의 대표성을 획득하는 문제라고. 결론은 앞으로 세계시장에서 먹히는 아이디어는 대승불교에서 나온다고. 우리는 엄청난 아이디어의 매장자원을 가지고 있다고. 아주 광구등록을 해야할 판이라고. 한 동안은 일본이 그걸 잘 우려먹었다고. 일본이 제법 잘 나가던 시절이 있었다고. 그게 60년대라고. 복수에만 집착하는 서부극의 레벨을 한차원 높였다고. 복수는 또다른 복수를 낳는 법이라, 복수로는 사건의 결말을 지을 수 없더라고. 왜? 복수극은 이중의 역설이 아니기 때문이라고. 엔딩실패. 이중의 역설이어야 이야기가 종결된다고. 그건 토대의 공유를 드러내는 거라고. 그걸 해낸게 선종불교 아이디어를 해먹은 일본이라고. 무엇인고? 칼과 칼의 대결이면 누가 이겨도 되돌이표라고. 패배자가 어디 가서 3년 수련 한 후 나타나서 '다시 함 붙어보자' 하고 엉기며 진상부리기 때문이라고. 그런 넘은 총으로 쏴버려야 한다고. 여기서 복수는 종결. 왜? 총이 등장하면 전쟁판이라고. 국가가 전쟁하는 판에 무신 복수냐고? 그래서 쟝고는 기관총으로 갈겨버리는 거라고. 권총으로 갈기면 적들이 또 3년 후에 '무인도에서 지옥훈련으로 수련했다 붙어보자.' 며 엉기는 설까치라고. 개인 대 개인의 대결을 팀 대 팀의 대결로 전환하면 사건은 완벽히 종결된다고. 그래야 화장실에서 휴지로 마무리 지은 개운한 느낌이 든다고. 그냥 보안관 와이어트로는 절대 안 되는 거라고. 무법자 아들이 또 나타나서 아버지의 복수를 외친다고. 완전한 승복을 받아내려면 개인의 대결이 아닌 사회 시스템의 대결로 바꾸는 거라고. 한 동안 일본은 헐리우드의 아이디어 보고였다고. 그러나 일본은 아이디어를 약탈당할 뿐이라고. 일본풍을 가미한건 많은데 정작 일본 자신은 해먹은게 없다고. 돈은 양키넘이 벌어가더라고. 그런데 아직도 헐리우드는 개인의 영웅시대라고. 혼자 빤쭈 겉에 입고 우쭐대는 꼴이라니. 여전히 초능력자 메시아가 인류를 구한다는 소승놀이에 빠져있다고. 그러나 그게 약발이 다했다고. 서부극도 계속 보면 질린다고. 대승이 돌파구라고. 루시에 그런 조짐이 약간 보였다고. 루시가 말하자면 인류의 조상인데 300만년 전에 등장한 루시는 아직도 살아있다고. 불멸이라고. 그 의미를 영화를 끝까지 보고도 눈치 못챈 등신불 많다고. 아이디어는 광구가 한 번 뚫리면 석유처럼 펑펑 쏟아져 나오는 거라고. 사실은 간단하다고. 머리 싸매고 아이디어 쥐어짜느라 밤샘 고민할 필요없다고. 전설적인 대가들도 다 표절해먹었다고. 단 재해석을 하느냐 아니냐가 중요하다고. 관점의 차이를 드러내면 된다고. 고유한 자기 관점을 얻으면 작가라고. 기존의 영화를 재해석하되 결론을 소승에서 대승으로 슬쩍 바꿔주면 되는거라고. 소승은 메시아가 인류가 구한다고. 대승은 인류 자신이 인류를 구한다고. 남이 왜 나를 구해줘? 미쳤어? 그럴 리가 없잖아. 인터스텔라도 같다고. 자신이 자신을 구한다고. 왜? 인류는 불멸이라고. 헐리우드는 아직도 남이 나를 구한다는 망상에 빠져있다고. 인간이 왜 남의 신세를 져? 쪽팔리게 말여. 나는 박쥐맨이나 빤쭈맨이 와서 구해준다고 해도 사절이라고. 남은 절대 나를 못구한다고. 그러므로 잘못된 헐리우드식 결말을 슬쩍 틀어주기만 해도 대박은 쏟아진다고. 루시를 보고도 그런 아이디어를 알아차리지 못했다면 그건 당신의 실패라고. 중요한건 공유되는 아이디어라고.
|
영화를 하나의 독립된 개체로 여기면 안 됩니다.
거대한 인류의 아이디어의 생태계 안에서 작동하고 호흡하는 거지요.
그 인류 아이디어의 생태계에 기여했나가 중요한 것이지
완성도는 평론가나 따지는거, 흥행성은 제작사나 걱정하는 거.
끝까지 갔다고 생각했건만, 그 끝이 끝이 아니로다.
죽음을 이해했다고 생각했으나 그런 척을 했던 제가 딱 보입니다.
평론가나 제작사의 입장에 서있는 제게
벽이 보이는 군요. 정신 차려지는 말씀 감사합니다.
.
그건 음악인들이 알아서 연구할 문제고 음악에 문외한인 저같은 사람도 있죠.
명곡 수십 개보다 바흐의 대위법 하나가 음악사적으로 훨씬 더 값어치 있는 이유는
복제를 가능케하는 틀이기 때문입니다.
요는 재료만 넣으면 완성품이 뚝딱 나오는, 살아있는 틀이냐는 겁니다.
혹은 그런 틀을 만들어가는데 기여한 부분이 있느냐는 거죠.
음악성을 구성하는 요소들에서 잔가지를 모두 쳐버리면 이것 하나가 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