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조칼럼
read 21918 vote 0 2008.07.16 (15:51:01)

“일본의 독도도발에 대한 이해”
‘국제적 분쟁지역화 두려워 할 이유없다’

일본이 이 시기에 독도도발을 감행하는 이유는 물론 인기가 떨어진 후쿠다 정권의 얍삽한 생존술 때문이지만 한꺼풀 벗겨서 그 이면을 들여다 보면.. 러시아 및 중국과 마찰을 빚고 있는 여러 분쟁지역을 두고 협상하는데 있어서 협상력을 높이기 위한 책략임을 알 수 있다.

한국이 러시아나 중국 편에 선다면 오일달러 덕분에 힘이 세진 러시아나 새롭게 민족주의 붐을 일으키고 있는 중국에 밀릴 수 밖에 없다. 일본이 언제라도 한국의 도움을 얻으려면, 혹은 최소한 방해받지 않으려면 미리 한국을 길들일 카드를 만들어두어야 한다.

카드가 없으니까 가만있는 한국을 긁어서라도 뭔가 수를 내보려고 수작을 부리는 것이다. 일본은 늘 그래왔다. 중국에 반일붐이 일어날 때나 러시아와 협상할 때는 가만있다가 조용해지면 또 독도를 건드리기를 반복한다.

일본이 특히 이런 저급한 행태를 보이는 이유는 중앙집권적인 한국의 정치문화와 다른 지방분권적인 일본 특유의 봉건적 정치문화와도 관계가 있다. 일본은 야쿠자가 싸움을 해도 항상 거물들이 뒤에서 중재를 한다.

원리원칙에 따른 해결, 혹은 시민사회의 공론을 통한 해결, 지도자의 통 큰 결단 따위는 원래 없다. 그러므로 독도문제가 단번에 해결되기를 기대해서 안 된다. 일본이 끈덕지게 나올 것이므로 우리도 끈질기게 대응하는 수 밖에 없다.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 논리나 증거 혹은 국제법 차원에서 해결되기를 기대한다면 초딩이다. 어떤 논리도 무용지물이고, 어떤 증거도 무용지물이고, 어떤 국제법도 무용지물이다.

그런 증거나 논리가 우리 내부에서 독도가 우리 영토임을 확인하는 데는 도움이 되지만 그걸로 일본은 설득할 수는 없다. 왜냐하면 일본은 독도가 우리 영토라는 사실을 너무나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알면서 고의로 그러는 거다.

그들은 사실여부에 개의치 않는다. 일본 입장에서는 그렇다. 독도가 누구 땅이든 상관없다. 그냥 시비할 거리만 있으면 된다. 왜인가? 일본이 독도를 포기한다 해서 우리가 일본을 용서하지는 않는다는 사실을 알고있기 때문이다.

중요한 사실은.. 한국과 중국 그리고 이차대전에 피해를 본 동남아 여러 국가들이 경제성장을 하면 할수록, 국력이 커지면 커질수록 일본에 대한 압박의 수위를 높여간다는 데 있다. 항상 그렇다.

왜냐하면 인간이라는 존재는 원래 부유하게 될수록 자존심을 찾고 위신을 세우려 들기 때문이다. 어느 국가든 그렇다. 경제성장은 필연적으로 시민사회의 대두를 부르고 그 과정에서 민족주의를 부르고 이는 반일로 나타난다.

예컨대 베트남 파병문제가 그렇다. 베트남은 지금 한국의 참전에 대해 사과를 요구하지 않고 있지만 30년 후에도 그럴까? 천만에! 그때 한국은 박정희의 전쟁범죄에 대한 댓가를 지불해야 한다. 언젠가 베트남은 시비를 걸어온다. 지금은 베트남이 그럴 형편이 안 되기 때문에 가만 있는 거다.

일본은 언제쯤 독도에 대한 도발을 멈출까? 적어도 일 백년 안에는 그런 날이 오지를 않는다. 일본이 도발을 멈추기 위해서는 도발이 일본에 이익이 되지 않아야 한다. 그러나 현재로서는 도발하는 것이 이익이다.

왜? 식민지 침략과  2차대전의 전쟁범죄 때문이다. 역사는 되물릴 수 없기 때문이다. 세상 이치가 그렇다. 맞은 사람은 발 뻗고 자는데 때린 사람은 불안해 하며 웅크리고 잔다. 상대가 어떻게 나올지 떠보려 한다.

일본 입장에서 독도는 한국의 본심을 떠보는 수단이다. 본심을 그대로 드러내는 한국인과 달리 혼네, 다테마에 하면서 본심을 따로 숨겨 두는 일본인들은 항상 툭툭 건드려서 남의 본심을 떠보는 습성이 있는 것이다.  

먹고 살기 바쁜 한국의 기성세대는 상대적으로 일본에 대해 관대하지만 젊은이들은 그렇지 않다. 젊은 그들은 유난히 자존심이 강하다. 그러므로 일본을 용서하지 않는다. 이러한 경향은 소득수준이 높아갈수록 심해진다.

젊은이들 중에 무개념 친일오타쿠도 많이 있지만 한국의 깨어있는 상위 10프로는 철저하게 반일일 수 밖에 없다. 그들은 언제라도 일본에 복수의 칼을 갈게 되어 있다. 원래 인간의 자존심과 영리함은 정비례하기 때문이다.

독일과 프랑스가 좋게 지내는 것은 독일이 충분히 사죄했기 때문이다. 일본은 이미 늦었다. 그리고 일본은 육로로 연결되어 있는 독일과 달리 섬이기 때문에 싫으면 만나지 않으면 그만이라는 심리가 있다.

사실 일본 수구세력 입장에서는 배짱이다. ‘어차피 섬나라인데 꼴보기 싫으면 안 보면 그만이지 사과는 왜 해? 아시아 없이도 일본은 혼자 잘 살 수 있다구. 탈아입구 전략 좋잖아.’ 문제는 예전같지 않다는 거다. 그 사이에 한국도 중국도 많이 성장했다. 이제는 아시아 없이 일본은 살 수 없다.

일본은 앞으로도 계속 한국과 중국 등 이차대전 피해국가들에 두들겨 맞게 되어 있다. 반격할 그 무언가가 필요하기 때문에 독도시비는 언제라도 일본에게 이익이다. 시비하는 게 이득이니까 시비하는 것이다. 마찰은 계속된다.

이차대전 때 일본은 본토에서 싸우지 않았다. 싸우더라도 적지에서 싸우겠다는 것이 일본의 원래 전략이다. 독도도발은 적지에서 싸운다는 일본의 전략과 맞는 행동이다. 행여나 대마도 혹은 오사카에서 싸울 일이 생길까 겁나니까 미리 독도를 긁어서 전장을 닦아놓는 것이다.

이에 대한 우리의 반격 전략은 자명하다. 중국과 러시아 및 동남아를 우리편으로 끌어들여서 행동통일을 꾀하고 외교압박을 가하는 것이다. 문제는 이명박이 동맹운운하며 친일친미로 외교노선을 가져가면서 미국의 가상적인 중국을 적대하기로 선언했기 때문에 그것이 불가능해졌다는데 있다.

이명박이 중국을 적으로 만든 것은 최악이다. 국제사회에서 모든 국가는 최혜국이어야 한다. 동맹이라는 단어는 절대 사용해서 안 된다. 어떤 나라와 동맹이라는 표현은 그 나라를 제외한 다른 나라와 적이라는 선언이다. 이명박은 사실상 중국과 적이라고 선언한 셈이다.   

지금 중국과 일본의 관계는 나쁘지 않다. 올림픽을 앞두고 비상 걸린 중국이 티벳, 신장 등에서 소수민족의 독립움직임에 제동을 걸기 위해서는 일본의 협력이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상황이 오래 가지는 않는다.

올림픽이 끝나면 중국민중의 분노는 폭발한다. 축제는 끝나고 현실은 냉엄하다. 민주적 정통성이 없는 중국 당국은 불만에 찬 민중의 시선을 다른 곳으로 돌리기 위해 언제라도 반일운동을 이용할 태세이다.

우리의 길은 자명하다. 지금 미국은 가상적인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북한을 중국에서 떼놓으려 한다. 북한에 경제원조를 하는 것이 그 때문이다. 그리고 한국을 일본, 호주와 엮어서 거대한 대륙봉쇄를 꾀하고 있다.

이 상황에서 우리가 일본편에 선다는 것은.. 미국과 중국이 충돌하는 최전선이 휴전선이 아니라 압록강으로 바뀐다는 의미다. 그것은 미국 입장에서 한국의 이용가치가 소멸한다는 것이다. 지금껏 한국이 해왔던 역할을 북한이 맡게 되고 미국에 짝사랑을 보내는 한국의 수구세력은 낙동강 오리알 신세가 되는 것이다.

해양세력과 대륙세력이 충돌하는 최전선에 한국이 위치하는 그 지정학적 잇점을 살려가야 한다. 그것은 중국과 미국이 충돌하는 최전선이 압록강과 두만강이 아니라.. 휴전선이면서 동시에 현해탄일 수 있게 하는 것이다.

동북아 중심국가인 우리가 주도권을 가지고 중러미일을 요리하는 것이다. 중국편도 미국편도 아니어야 한다. 중립을 지키면서 사안별로 중국을 혹은 미국을 편들며 러와 일을 견제하고 동시에 이용해야 한다.

그 방법만이 독도문제를 일으킨 일본에 외교적 실패를 안겨주는 방법이다. 반드시 독도를 건드린 댓가를 지불하게 해야 한다. 일본의 모든 영토문제에 대하여 중, 러와 협력하여 공동대응을 하겠다는 의사를 명백히 해야 한다.

물론 우리가 일본에 경고하는 가장 쉬운 방법은 명박을 퇴진시킴으로써 우리의 단호한 결의를 보여주는 것이다. 명박퇴진은 독도도발을 뒤에서 사주한 일본의 수구세력에 심대한 타격이 된다.

항상 그렇다. 외교는 세계 각국의 최고 천재들이 피터지게 머리싸움을 하는 전장이다. 머리 나쁜 자를 선수로 내세우면 항상 깨지고 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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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도를 분쟁지역화 하려는 일본의 술수에 말려들면 안 된다는 퇴행적인 발상이 일부 있는데 어리석다. 물론 도발의 수위에 따라서는 무시하는 편이 득이 될 수도 있다. 작은 도발은 무시할 수 있다. 그러나 강한 도발에는 강한 응징이 필요할 뿐이다.

한가지 분명한 사실은 국제적 분쟁지역화가 일본에 유리한 것은 절대 아니라는 것이다. 이것이 국제법을 적용하여 해결할 사안이라고 믿는 초딩들은 정말 반성해야 한다. 이스라엘이 언제 국제법 지켰나? 미국의 이라크 침략이 국제법에 따른 침략인가?

정치는 전쟁의 연장이며 전쟁은 원래 초법적이다. 국제법 운운은 촛불시위에 불법 운운하는 또라이들 행각이다. 독도를 분쟁지역화 할수록 일본은 과거 전쟁범죄가 부각되어서 국제적으로 고립될 뿐이다.

자연의 대칭성과 평형성 원리에 따라 대륙세력과 해양세력의 충돌은 점차 힘의 균형을 찾아가고 일본은 점차 서구 해양세력의 대륙진출 거점에서 아시아 대륙세력의 해양진출거점으로 성격이 바뀐다. 그 경우 일본은 본전도 못찾는다. 역사의 필연법칙이다.

www.drkim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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