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상록
만약 우연히 길을 가다가
멋진 보석을 하나 발견한다면 어떨까?

물론 여(汝)는 항의할 것이다.
‘당신의 작품에는 우연이 너무 빈번히 등장하고 있다’고

그러나 나는 알고 있다.
이 세상 어딘가에 빛나는 보석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정상에서 내려다 보면 딱 보인다.
저 멀리, 어슴프레한 불빛아래 바로 그곳에

때로는 손으로 잡을 수 있을만큼
가까이 다가와 보이기도 한다.

어쨌든 당신이 그 보석을 누군가에게 팔아치운다면
당신의 드라마는 거기서 끝.

그대는 배역을 잃는다.
그 무대 우에서 퇴출의 숙명을 피할 수 없다.

그러므로 당신은 일단 그 보석을 소유하기로 결정한다.
물론 그 결정은 대단히 주제넘은 일이 된다.

그 보석을 소유하기에 당신은 너무 가난하다.
그 보석으로 장식하기에 당신은 너무 볼품이 없다.

당신의 존재가
그 보석의 입장에서는 차라리 모욕이 된다.

당신은 일단 시간을 벌고자 할 것이다.
그대에겐 준비할 시간의 여유가 필요한 것이다.

그 사이에 보석은 조금씩 바래어져
하얗게 증발하고 없다.

그렇다면 당신이 할 수 있는 일은
고작 꿈을 꾸는 정도에 지나지 않는다.

그러나 당신이 그 꿈을 기록할 수 있다면
신을 만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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