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의학 > 뇌, 자신의 그림자에도 똑같은 반응
우리 뇌는 신체의
그림자도 신체의 일부로 인식해 그림자에 대해서도 몸에 대한 것과 같은 반응을 나타낸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카스티엘로 박사는 신체의 그림자 가장자리에 어떤 물체가
와 닿으려고 하면 뇌는 마치 실제 자기 몸에 그 물체가 다가오는 것처럼 반응을
나타낸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뇌는 또 자기 그림자와 다른 사람의 그림자를 구분할줄 알아 다른 사람 그림자에 같은 동작이 가해졌을 때는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는다고 밝혔다.
박사는 실험대상자를 식탁에 앉혀 하얀색 식탁 위로 그림자가 드리워지게 했다. 실험대상자의 주의를 흩뜨리기 위해 진짜 손과 그림자의 손 가까이에 손전등 불빛을 비추었다. 그 상태에서 다가오는 물체가 엄지손가락과 집게손가락 중 어느 쪽에 닿는지를 묻고 제대로 알아맞추지 못하는 횟수와 반응속도를 측정했다.
불빛을 비쳤을 때는 진짜 손을 비추든 그림자 손을 비추든 틀린 대답 빈도가 똑 같이 많아지고 반응시간도 같이 느려졌다. 이는 불빛을 어느 쪽을 비추든 똑같이 뇌의 주의가 산만해져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카스티엘로 박사는 지적했다.
카스티엘로 박사는 이는 ‘신체가 지금 어디에 있는지를 정확히 규정하기 위해 뇌는 내부 지도를 그리는데’ 그림자도 그 지도의 일부가 되기 때문으로 생각된다 말했다. 이에 대해 심리학교수 사이먼 엉거 박사는 다른 경우에도 비슷한 현상이 나타난다고 말하고 일례로 시각장애인의 지팡이는 손가락을 연장한 것과 같은 느낌을 지니게 된다고 지적했다.( skhan@yonhapnews.co.kr )
위 실험은 중요한 시사점들을 던지고 있다. 뇌 내부에 신체의 위치를 규정하는 지도가 있다는 점이다. 갓난 아기의 지도는 광범위하여 부모와 집 까지 그 내뇌지도에 포함된다. 나와 나 아닌 것의 경계가 불분명한 것이다. 곧 자아가 발달하지 않은 상태이다.
인간의 ‘자아’란 곧 이러한 뇌내의 '자기규정에 관한 지도'를 의미한다. 자아의 발달은 ‘내뇌지도’에서 나와 나에 속하지 않는 부분 사이에 경계선을 정확히 그리는 것을 의미한다. 자아의식의 성숙은 ‘나’에 속하지 않는 나 바깥의 영토까지 나의 책임범위 안에 귀속시키는 능력을 의미한다. 깨닫는다는 것은 나의 영역을 무제한으로 확대하여 나와 너의 구분을 초월하게 됨을 의미한다는 의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