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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14512 vote 0 2009.04.02 (16:24:43)

- 금요일 오후에 업데이트될 아카데미 강의 해설입니다. -


왜 자본은 나쁜가?


‘경제는 사기다.’ ‘돈은 마술을 부린다.’ ‘돈은 살아있는 생명체와 같다.’ ‘자본주의는 원래 사기꾼이 발명했고 위조지폐의 발행으로부터 시작되었다.’ ‘자본주의는 거대한 폰지사기다.’ ‘돈의 가치가 하락해야 경제가 번영한다.’ ‘악화가 양화를 구축할 뿐 아니라 당연히 악화를 공급하여 양화를 구축시켜야 한다.’


혼란을 느낄 법 하다. 당연하다. 필자도 혼란스러우니까. 문제가 있다. 요점을 콕 찍어서 알게 하는, 똑부러지는 개념이나 단어는 국어사전에 없더라. 필자가 임의로 단어를 만들어내려고 해도 쉽지 않다. 사실이지 용이하게 설명하기가 어렵다. 그래서 같은 이야기를 반복하게 된다.


지구상에 경제, 자본, 돈, 시장메커니즘의 의미를 제대로 아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만약 제대로 아는 전문가가 한 명이라도 있었다면 작금의 경제위기는 오지도 않을 것이다. 원래 어려운 주제를 다루고 있다는 말이다. 그러므로 이 글을 이해하지 못한대서 낙담할 이유는 없다.


만약 이 글을 제대로 이해했다면, 당신이 지구상에서 자본의 비밀을 제대로 이해한 첫번째, 혹은 두번째 사람이 될 수 있다. 그렇다. 깨달음과 같다. 돈의 이치를 안다면 세상의 모든 이치를 다 아는 거다. 곧 그만두긴 했지만 필자가 경제학을 선택한 이유도 ‘경제는 생명이다’, ‘경제를 꿰면 모두 통한다’는 본질을 간파했기 때문이다. 그만큼 중요하다.


필자는 머리 속에 하나의 그림을 가지고 이야기한다. 머리 속의 그림을 풀어서 말하는 것이다. 그러나 독자는 텍스트를 받아들일 뿐이다. 문제가 있다. 말하자면 대한민국이라는 밭에 경제라는 한 그루의 큰 나무가 자라고 있는 모습이 여러분의 머리 속에 그려졌느냐는 거다. 그림이 그려져야 한다.


돈(미래를 통제하는 신뢰의 체계≪ 이익(현물 or 노동)=≫경제활황


이렇게 정리해놓고 암기하고자 한다면 당황스럽다.(아카데미의 리플에서) 나는 이런 공식을 암기한 적이 없다. 내게는 텍스트가 없다. 그림이 있을 뿐이다. 그러므로 이제부터 머리를 맞대고 함께 풀어가기로 하는 거다.


돈이라는 것이 꼭 반드시 한국은행에서만 발행하느냐다. 개인도 알게 모르게 화폐를 발행하고 있다. 비록 위조지폐이기는 하지만. 서울대 입시제도 역시 일종의 화폐발행과 같다. 돈이 ‘미래를 통제하는 신뢰의 체계’라면 그렇다. 서울대 합격증, 변호사 자격증, 학벌, 인맥, 연고, 빽, 계급, 강남기득권, 신분, 결혼여부, 직업 따위, 라이선스들은 알고보면 전부 돈이다.


변호사 자격증이라면 그 자체로 신부의 열쇠 다섯개를 끌어오는 대단한 돈이다. 현찰은 믿기 어렵지만 귀족증명서는 더 믿을 수 있다. 왜 이 점이 중요한가? 앞에서 누차에 걸쳐 말했지만 단지 화폐를, 그것도 악화를, 단지 위조지폐를 발행하는 것만으로 일정한 범위 안에서 경제를 번영시킬 수 있다. 사실이다.


그러므로 자본주의 역사는 위조지폐와 함께 사기꾼의 술책에서 시작된 거다. 그러므로 좌파들이 힘주어 말하는 ‘신자유주의는 폰지사기와 같다.’ 자본주의 본질은 첫째가 미래세대의 착취이고 둘째가 발행된 기존의 화폐가치를 착취하는 것이다.‘는 폭로는 싱거운 소리가 된다. 당연한 사실을 가지고 호들갑이라니. 그렇다. 자본주의는 원래 기득권 가치의 착취에 기반한다.


생각하라. 봉건의 본질은 무엇인가? 왜 왕은 ‘귀족’이라는 위조지폐를 발행하고 히틀러는 철십자 훈장 200만개라는 위조화폐를 발행하였는가? 중국의 왕망은 작(爵)이라는 그릇(술잔)을 무제한 발행하여 평민에게 나눠주고 상속을 허용했는데 그게 시장에서 거래되었다고 한다.(경은 엄청, 대부는 상당히, 사는 몇개, 평민은 한개 따위로 위계서열을 정하여) 그게 이른바 공작, 백작, 남작 하는 그 작위다. 모든 기득권, 신분, 인맥, 파벌, 학벌, 연고, 라이선스가 본질에서 ‘미래를 통제하는 신뢰의 체계’ 곧 돈이며 위조지폐인 것이다.


왕이 귀족작위라는 위조지폐를 발행했다. 그러자 국가가 번영했다. 민중이 들고 일어나 모든 평민을 귀족으로 만들어버렸다. 대량의 위조지폐가 무제한으로 발행된 것이다. 그러자 경제가 더욱 번영했다. 자 이제 이해가 되었는가?


왜 조선왕조가 훈구공신에게 내리는 공신첩을 남발했겠는가? 중종반정 때는 무려 200여명이 아무런 공훈도 없으면서 공신이 되어 조광조들의 탄핵을 받을 지경이 되었던 거다. 위조지폐를 발행하면 일시적으로 경제가 번영하기 때문이다.


악화를 발행하여 양화를 구축시켜야 한다. 이것이 필자의 핵심 주장이다. 그 악화는 반드시 현찰의 형태로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현찰은 너무 쉽게 인플레를 유발한다. 인플레를 유발하지 않게 교묘한 방법을 써야 한다.) 일체의 기득권 진입장벽이 미래를 통제하는 신뢰의 체계라는 점에서 악화다. 민주주의란 악화의 대량발행과 같다. 전 국민을 귀족으로 혹은 왕으로 만들어버린 것이다.


생각하라. 왜 왕이라는 것이 처음 생겨났는가? 왕의 존재 역시 위조지폐 발행과 같다.(수구꼴통들이 왕정을 좋아하는 것은 그것을 사회가 공유하는 돈-미래를 통제하는 신뢰의 체계라는 점에서-으로 여기기 때문이다.) 왕은 기본적으로 악화지만 더 악화인 귀족보다는 상대적으로 양화다. 귀족도 악화지만 더 악화인 평민보다는 상대적인 양화다. 봉건제도란 이런 식으로 다단계의 악화를 계속 발행하여 사회에 신뢰의 체계를 형성함으로써 미래를 통제하는 제도이다. 이 방법이 일시적이나마 경제를 번영시켰다는 점에 착안하여, 더욱 많은 악화를 무제한 공급하여 전 국민이 귀족이 되어버린 것이 민주주의다.


악화의 발행, 곧 위조지폐의 발행으로 돈의 가치가 하락한다는 것은 서울대가 문호를 개방하여 너무 많은 합격자를 배출하는 것과 같다. 그렇게 되면 어떻게 될까? 조중동이 비명을 지른다. 일체의 기득권 진입장벽이 알고보면 다 돈이다.


계급이 돈, 강남이 돈, 부동산도 때로 돈이다. 현물도 돈일 때가 많다. 돈의 가치, 신용의 가치, 기득권의 가치, 봉건군주의 가치, 귀족-승려-기사-농노로 짜맞춘 시스템의 가치는 지속적으로 하락해야 한다.


조중동이야말로 그 이미 발행된 구권화폐의 가치를 지키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지 않은가? 얼마전까지만 해도 많은 입시생들이 한의대로 몰렸는데 요즘은 한의도 한물간 모양이더라. 그렇게 한물가지 않고 잘되는건 계속 잘되어야 하고, 귀족은 계속 귀족이어야 하고, 강남은 계속 철옹성이어야 한다는 것이 조중동의 사상이다.


자본의 본질은 바로 그것에 대한 반역이다. 경제는 반역이다. 돈은 반역한다. 돈이 군주제와 봉건제를 무너뜨리고 민주주의를 가져왔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돈은 가치를 잃으면서 새끼를 치기 때문이다. 조중동이야말로 가장 반자본주의적이고 반시장적이라는 본질을 알아야 한다.


박찬호에 의해 메이저리그는 권위를 잃었고, 박세리에 의해 LPGA는 권위를 잃었고, 김연아에 위해 미셀콴도 평범해졌다. 한국팀의 선전에 의해 월드컵은 권위를 잃었고, 김대중에 의해 노벨상은 권위를 잃었다. 이 표현은 물론 역설이다. 어쨌든 한국인은 더 이상 메이저리그라는 ‘대단한 이름값’ 앞에서 감탄하지 않게 되었다. 휘둥그래진 눈으로 쳐다보지는 않게 되었다. 최희섭의 ‘형저메’는 놀림감이 되었다. 한 때의 봉미미도 그랬듯이.


요지는 돈은 미래를 통제한다는 점에서 권위를 가지며, 우리가 경제할수록 그 권위는 떨어진다는 거다. 그리고 당연히 권위는 떨어져야만 한다는 거다.


당나라 때는 은자 한 개에 대략 200냥의 가치가 있었다고 한다. 아마 요즘 시세로는 500만원 이상의 가치가 될 거다. 청나라 때는 5냥까지 떨어졌다. 은이 넘쳐난 것이다. 그래서 청나라 경제는 번영했다. 은자 한 개에 15만원 안밖에 불과한 정도가 된 것이다. 돈의 가치는 지속적으로 하락해야 한다. 왜?


돈 키호테의 부하가 산초 한 명일 때 둘 사이는 절대적이었다. 돈 키호테는 산초의 미래를 전적으로 통제한다. 둘 사이에 신뢰의 체계가 마련되어 있다. 돈이 미래의 통제력이라면 돈키호테의 기사신분이 경마잡이 산초의 미래를 통제하는 거다. 산초는 장가를 가더라도 돈 기호테의 허락을 받아내야 할 정도로 인생이 통제되었던 것이다. 그런데 만약 돈 키호테의 부하가 10명, 100명으로 늘어나면 전체적인 통제력은 더 커진다. 그러나 통제의 질은 갈수록 떨어진다.


나중에는 부하들이 두목을 따돌리고 자기네들끼리 결정한다. 두목이 없어도 산채는 돌아간다. 돈 키호테가 산초의 운명을 통제하려고 들면 산초는 대들면서 말한다. “속전 얼마면 놔줄건가요?” 돈을 벌수록 권위는 추락하는 거다.


경제도 같다. 돈은 새끼를 친다. 돈이 새끼를 칠수록 돈의 가치는 지속적으로 하락한다. 돈의 가치가 하락해야만 새끼를 잘 친다. 돈키호테가 산초를 완벽하게 통제하면, 남편(아내)이 아내(남편)를 완벽하게 통제하면, 상사가 부하를 완벽하게 지배하면 망한다. 통제는 느슨해야 한다. 갈수록 느슨해져야 한다. 사귀는 연인이 서로의 사생활을 완벽하게 통제하려고 하면 피곤해진다.


나무가 작을 때는 가지 하나가 부러져도 죽었다. 왜? 가지가 하나 밖에 없으니까. 잎 하나가 떨어져도 죽었다. 하나뿐인 잎이 떨어지니 죽는다. 나무가 크게 자랄수록 가지가 몇 없어도 살 수 있다. 잎이 무수히 떨어져도 죽지 않는다.


아담 때는 한 명의 목숨이 인류문명 전체의 가치와 같았다. 지금 인간의 목숨값은 1/60억으로 하락했다. 세종 때는 한 명의 자살사건으로 엽전을 유통하려던 국가정책이 바뀌기도 했고, 고종때만 해도 한 명의 사고사로 전차운행이 6개월 중단되었을 정도인데 요즘 부시는 수 만명을 죽여놓고도 눈도 꿈쩍 않는다.


인플레를 잡는 범위 안에서 부단한 혁신을 통해 화폐의 가치를 지속적으로 하락시켜야 한다. 부단한 혁신이란 다양한 형태의 위조지폐를 발행하는 것이다. 어떻게든 사회가 발전하고 안정될수록 화폐의 통제력은 떨어져 간다.


예전에는 그랜저 한 대만 끌고와도 온 동네사람이 다 모여들어 감탄사를 늘어놓았다. 단번에 마을 사람들의 신용을 얻을 수 있었다. 지금은 에쿠스를 끌고 와도 감탄하는 사람이 없다. 외제차가 신용에 별 보탬이 되지 않는다. 그만큼 통제력이 약화된 것이다. 신뢰가 가지를 치고 증가할수록 통제하지 않게 된다.


이걸 거꾸로 생각하는 사람이 있다. 국가가 개인을 완벽하게 통제할수록 좋다는 전체주의적 사고에 빠진 좌파와 우파가 있다. 좌파는 주로 계몽이나 교육, 제도를 통해 개인의 사적영역을 통제하려 하고, 우파는 주로 군대나 폭력, 돈을 통해 개인을 감시, 통제하려고 한다. 어느쪽이든 통제만능의 발상은 같다. 틀렸다. 사회가 발전한다는 것은 더 이상 개인을 통제하지 못하게 된다는 거다.


여기에 모순이 있다. 경제는 ‘미래의 통제’에 의해 성장하도록 세팅되어 있는데 돈의 가치를 하락시켜서 미래를 통제하지 못하게 해야 한다고? 그렇다. 이 모순을 이해하는 것이 자본의 원리를 깨닫는 것이다.


진시황 이전에는 수 많은 왕들이 존재했다. 진시황이 등장하여 통제권을 발동하자 경제가 번영했다. 그러나 그 황제의 통제권이 유지되자 진나라는 몰락했다. 통제가 없으면 경제는 죽는다. 통제권이 그대로 유지되어도 경제는 죽는다. 그렇다면 정답은? 치고빠져야 한다.


통제가 없는 원시사회는 불신의 결과로 전쟁이 계속되어 진보가 없다. 그러므로 통제되어야 한다. 문제는 경제가 살아있는 생물이라는 점이다. 생물이 자랄수록 뿌리에서 줄기로, 가지로, 잎으로 통제권이 이양되어야 한다. 과거가 미래를 통제하면 게딱지가 게의 성장을 방해하는 것과 같아서 죽는다.


교육도 그렇다. 아기라면 백프로 부모에 의해 통제된다. 부모가 아기를 통제하지 않으면 아기는 죽는다. 그러나 아기가 성장할수록 부모의 통제는 약화되어야 한다. 부모의 강한 통제는 아기의 성장잠재력을 빼앗을 뿐이다. 그러므로 국가의 통제, 집단의 통제, 조직의 통제는 점점 감소되어야 하며 개인의 영역은 점점 커져야만 한다.


무수한 위조지폐를 온갖 교묘한 방법으로 발행하여 화폐의 가치를 지속적으로 떨어뜨려야 한다. 위폐범을 옹호하자는 것은 아니다. 그렇다면 왜 위조지폐라는 나쁜 느낌의 어휘를 쓰는가? 학벌, 연고, 빽, 인맥 따위도 일종의 화폐 역할인데 그것은 근본 쓰레기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분명히 귀족신분, 학벌, 인맥, 종교, 동아리 등 온갖 신뢰의 체계가 위조지폐 역할을 하여 경제를 발전시키지만 동시에 더 많은 진보에 의해 그것이 무력화 되어야 하며 결국 언젠가는 무력화되도록 되어 있으므로 위조지폐인 것이다.


분명히 신분, 학벌, 기득권, 빽, 계모임 따위가 경제를 발전시켰지만 진보한 사회에 의해 모두 쓰레기로 변해야 한다. 사회의 신용이 형성될수록 신용의 가치가 하락하는 것이다. 만약 우리사회가 페펙트한 완전신용사회가 되었다면, 그래서 거지도 은행에서 백억원을 빌릴 수 있게 되었다면 돈은 휴지가 된다. 그러므로 지구에 존재하는 모든 돈은 본질에서 위조지폐다. 금화도 마찬가지다.


저온핵융합이 성공하여 에너지문제가 해결되면 그런 사회가 올 수 있다. 돈의 가치는 문화의 가치로 완벽하게 대체된다. 최종적으로는 문화가 남는다. 조선시대 양반은 단지 문화의 힘만으로 돈 많은 부자들 위에 군림할 수 있었듯이 최종적으로 돈은 문화로 대체되며 돈은 휴지라는 본질을 언젠가는 드러낸다. 화폐라는 나무는 문화라는 열매를 남기고 죽는다.


조중동은 기왕에 발행된 구권화폐의 가치를 높이려 한다. 군주의 힘을 키워 전 국민이 군주에게 충성하게 만들어 군주 1인이 국민의 미래를 통제하도록 만들려고 한다. 일시적으로는 경제에 도움이 된다. 적의 침략에 맞서려면 국민이 군주를 숭배해야 한다. 그러나 경제는 생물이다. 살아서 움직여야 한다. 군주의 권력은 갈수록 하락해야 한다. 민주주의로 대체되어야 한다.


위조지폐를 남발하여 모든 독점, 모든 자격증, 모든 기득권, 모든 권위를 타파해야 한다. 현찰만이 화폐가 아니고 귀족, 라이선스, 강남, 따위가 화폐에 속하듯이 화폐를 남발하라는 말은 귀족의 문호를 개방하고, 대학의 문호를 개방하고, 일체의 기득권 장벽을 허물라는 말이다.


봉건사회에서 여자는 결혼이 최고의 화폐가 되고, 남자는 취직이 최고의 화폐가 된다. 결혼만 하면 여자에게는 안정된 생활이 보장되고, 취직만 하면 남자에게는 신용카드가 나오고, 마이너스 통장을 발급받아 할부자동차를 사고 전세자금을 대출받아 안정된 생활을 꾸릴 수 있다. 직장, 학벌, 연고, 빽이 다 화폐다. 그 화폐의 가치를 하락시켜야 한다. 결혼의 가치, 취업의 가치를 하락시켜야 한다. 결혼을 하지 않고도 잘 살수 있어야 하고 또 누구나 쉽게 취업할 수 있게 되어서 구직자의 슬픔이 없어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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텍스트로 일일이 설명하기 힘들다. 내 머리 속에 저장되어 있는 그림을 통째로 다운받기 바란다. 대한민국이라는 밭에 경제라는 큰 생물이 한 마리 살고 있다. 자! 이제 그림이 그려졌는가? 그 생물이 자라도록 하기 위해서는 상당한 통제가 필요하고 그 생물이 더 크게 자라도록 하기 위해서는 통제권의 이양이 필요하다.


봉건질서는 신뢰의 체계다. 봉건질서 그 자체가 화폐다. 훈장이나 공신첩 따위도 마찬가지다. 그렇게 화폐를 발행해서 봉건사회가 유지된다. 그래서 왕들은 안다. 훈장을 남발하고 귀족을 우대하라. 그러면 나라가 부강해지리라. 실제로 그랬다. 그렇게 위조지폐를 발행했더니 과연 부강해졌다.


가부장의 권위, 이장의 권위, 완장의 권위, 교장의 권위, 사장의 귄위, 기득권의 권위를 세우라 그러면 나라가 부강해진다. 실제로 그랬다. 훈장을 남발하고 귀족을 양성하고 선비를 키웠더니 나라가 부강해졌다. 그러나 거기서 멈췄다. 더 이상 부강해지지는 않았다.


진보주의자가 나타나서 전 국민의 귀족화를 선언한 것이 민주주의다. 전 국민이 공로훈장 하나씩을 나눠가진 것이 인권 개념이다. 인권이란 대한민국에서 태어나는 아기는 모두 날때부터 공훈에 따른 훈장 하나씩 목에 걸고 태어난다는 거다. 그러므로 함부로 해치지 못한다. 인구감소 시대에 아기의 출생 자체가 국가에 기여한 거다. 인권이 보호될 때 실제로 국가의 신용은 급격하게 향상된다. 이명박이 인권을 해치니 국가는 그만큼 파괴된다.


조중동은 왕의 수를 줄여 구권화폐의 액면가치를 보호하려 하고 우리는 전 국민을 왕으로 결정하는 신권화폐를 남발하여 구권화폐의 액면가치를 무의미하게 만들려고 한다. 이것이 21세기 지금 우리 역사의 본질적인 싸움이다.


경제는 생물이다. 미래를 통제하지 않으면 생물은 죽는다. 계속 미래를 통제하면 역시 그 생물은 죽는다. 경제한다는 것은 통제하면서도 그 통제권을 통제대상에게로 지속적으로 이양한다는 것이다.


임금은 신하에게, 사장은 노동자에게, 부모는 자식에게, 과거는 미래에게, 구권은 신권에게, 상위포지션은 하위포지션에, 양화는 악화에게 지속적으로 통제권을 이양할 때 그렇게 얻어진 자율권에 의하여 경제는 발전하고, 반대로 상층부집단이 통제권을 틀어쥐고 있으면 경제는 죽는다.


덧글.. ‘위조지폐’의 의미를 결사적으로, 컬러프린터로 뽑아낸 종이카드로만 한정하여 알아듣겠다는 바보들은 스스로 거세하여 자진멸종해주기 바란다.



http://gujoron.com


[레벨:15]오세

2009.04.02 (16:57:58)

장군의 딸이라며 현직 장교들을 상대로 금품을 뜯어낸 20대 여성에 대해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1일 경찰에 따르면 지난해부터 올 초까지 육군 모 사단 김모 중위 등 육·해·공군 위관급 장교 17명에게 수십만~수백만원을 빌리고 갚지 않은 혐의로 양모(여·27)씨에 대해 군(軍)으로부터 혐의 자료를 넘겨받고 수사 중이다.

양씨는 군인들이 사용하는 전화가 특정 번호로 시작되는 점을 이용, 무작위로 문자메시지를 보낸 뒤 전화가 오면 "현역 소장(少將) 딸이고 곧 법무관으로 임용될 예정"이라고 속이고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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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위의 여성은 알고보니 위조지폐범이구려..
근데 우리 모두 위조지폐를 만들고 있었구려...
거참 위조지폐를 발행하면 할수록 세상이 더욱 진보한다니,,
그런데 이 세상엔 위조할 수 없는 것도 있을 것이오.
예를 들면 심미안이 그러할 것이오.
또 무엇이 있을까?


프로필 이미지 [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2009.04.02 (17:50:13)




위조라는
단어표현에 방점을 찍기 보다는
개인이 불환권(은행권이 아니라도)을 발행할 수 있고
또 발행할수록 좋으며
또 마땅히 발행을 늘려가야 하며
거기에 유통기한이 있어서
재빨리 유통시키지 않고 머뭇거리면
금방 쓸모없는 위조지폐로 변하고 만다는 사실을 아는 것이 중요하오.
프로필 이미지 [레벨:22]id: 담>담>

2009.04.02 (23:01:30)

위조보다는 은행 등이 찍어내는 화폐와 달리 불러 줄 이름이 있으면 좋겠소. 관계화폐라거나 구조화폐라거나 권리화폐라거나......

'머리 속에 저장되어 있는 그림을 통째로' 업로드하는 것이 가능하다면, 정말 좋겠소. 통째로 다운로드하는 것 상상만해도 즐겁소. 머리 속 들락그리기야 말로 꼭 개설되어야할 학문의 기초과목일 듯 하오. 여하튼 이러니 읽고 생각하고, 듣고 생각하고, 말하고 생각하고, 쓰고 생각하는 것으로도 모자란 듯 하오.
[레벨:0]노지심

2009.04.10 (19:10:59)

위조지폐라는 발상 참 공감가는군요..
경제라는 개념이 새삼 혼란스러워 보이기도 하고....
암튼 민주주의 실체에 대한 생각이 궁금하긴 한데말이죠,
인간에 의한 구조의 완성, 과연 가능할가요?

자본이란 것이 결국 인간의 욕망을 극대화시키고 끝내는 파멸의
근본조건이라는 것에 동의한다면,  이러한 구조에 대한 접근이
또 하나의 판타지 느낌이 드는건 왜일가요? 암튼 글 잘 읽고갑니다.




프로필 이미지 [레벨:13]kilian

2016.02.19 (04:50:12)

"위조 지폐" ---> "잠재 화폐(potential currency or money)" 라는 용어가 어떨까죠? 잠재의 의미가 현재의 화폐는 아니지만 어느 순간  화폐화 될 수 있다는 점과 그 효용이 지속적이지 않고 한시적이라는 의미로 받아들이면 어떨런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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