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읽기
프로필 이미지
[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16343 vote 0 2009.05.08 (17:33:57)

P144 구조체의 판정 그림설명.


001.jpg

권투선수의 펀치는 반복되어야 한다. 왜냐하면 상대가 떨어져 있기 때문이다.
반복되어야 한다는 말의 의미는 1회 타격 이후 다시 판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왜냐하면 그 사이에 상대가 저 멀리 도망가버릴지 모르므로.

002.jpg

피겨스케이팅의 김연아 연기는 연속되어야 한다. 왜냐하면 빙판과 스케이트 날은
연속되어 붙어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판정은 전체 연기가 2분이라면 2분 단위로
일어나야 한다. 2분에 한번만 판정한다.

003.JPG

씨름선수의 기술은 가역되어야 한다. 가역된다는 말의 의미는 판정을 내가 아닌
상대방이 한다는 것이다. 상대방이 넘어지느냐 혹은 그렇지 않느냐에 따라 피드백
된 정보가 판정된다.

004.jpg

전차의 사격은 분할되어야 한다. 분할된다는 말의 의미는 사격중지의 시점을
내가 임의로 결정한다는 말이다. 탄약이 바닥날때까지 사격할 수 있다. 탄약이
바닥나면 탄약을 가져와서 계속 사격할 수 있다. 판정은 순전히 나의 임의에
달려 있다.

005.jpg

자연의 에너지는 순환한다. 순환한다는 말의 의미는 최초 스위치를 넣어준 이후
판정은 불필요하다는 뜻이다. 자연은 최초에 방아쇠를 격발시켜 주면 나머지는
저절로 돌아간다. 판정하지 않아도 된다.

중요한건 개입이다. 반복은 1초에도 몇 번씩 뇌가 개입하여 어떤 펀치를 어디로
날려야 할지 판단을 내린다. 연속은 사전에 프로그래밍 된 연기가 끝나고 난 다음
에 한번 개입한다. 가역은 상대가 판정을 내려준다. 분할은 임의로 결정한다. 순환
은 개입이 불필요하다.

반복, 연속, 가역, 분할, 순환은 A와 B의 거리가 멀고 가까운 정도를 나타낸다. 칼로
연필을 깎는다면 칼과 연필은 떨어져 있다. 자동연필깎기라면 칼날과 연필은 붙어
있다. 가위가 천을 자른다면 천은 가위 속에 들어가 있다. 총이 총알을 쏜다면 총알
은 완전히 총의 일부로 포함된다.

가위는 천이 없어도 가위로 대접받지만 총은 총알이 있어야 총으로 대접받는다.
순환에 있어서는 인체의 세포와 몸통의 관계와 같아서 전혀 분리되지 않는다. 총
과 총알은 분리되지만 세포와 몸은 분리되어서 안 된다.

이렇듯 반복, 연속, 가역, 분할, 순환으로 갈수록 관계가 밀접해지는 것이다. 투자
자가 10년 전에 삼성주식을 사놓고 감옥에 붙들려 갔다가 10년만에 출소해 보니
거부가 되어 있었다고 한다.

그는 10년에 한번 판정한 것이다. 이것이 자본의 순환이다. 처음 투자할 때 한번
개입하면 될 뿐 더 이상은 개입할 필요가 없다. 이 방법으로 돈을 버는 사람이 워렌
버핏이다. 반면 단타족들은 하루에도 여러차례 개입한다.

대기업의 CEO는 한 달에 한번 정도 월급과 비용의 형태로 이익을 분할한다. 개입
이 최소화 되는 것이다. 이사급 간부는 하루 한 차례 회의를 열어 가역한다. 보고를
받는 것이다. 하급 간부는 몇 시간 단위로 맡은 작업을 연속한다.

말단 사원은 1분에 한번 꼴로 심부름 따위를 반복한다. 밑으로 내려갈수록 시간은 
짧아지고 횟수는 증가한다. 그럴수록 비효율적이다. 인체 안에서도 그러하다. 손발
은 동작을 반복한다. 팔다리는 힘의 전달을 연속한다.
 
허리는 균형유지를 가역한다. 몸통은 명령전달을 분할한다. 뇌는 정보를 순환한다.
조직의 중심으로 갈수록, 일의 규모가 커질수록, 둘의 관계가 밀접할수록 반복에서 
연속, 가역, 분할, 순환으로 간다.

두 사람이 처음 만났다면 둘의 눈맞춤은 반복될 것이다. 조금 시간이 지나면 손을
잡고 걷는다. 이때는 연속이다. 더 밀접한 관계가 되면 한 공간을 공유하게 된다.
이때 상대방의 의사에 따라 내 행동이 결정되는 것이 가역이다.

상대방이 나의 일에 참견할 정도로 관계가 밀접해진 것이다. 더 가까운 관계가 되
면 한쪽이 다른쪽에 무언가를 주게 된다. 돈이나 음식, 옷 따위다. 이때 상대방의
요구가 아닌 자기가 주고 싶은 만큼 일방적으로 준다.

많이 가진 사람이라면 자기 것이 바닥날때까지 줄 수도 있다. 심지어 월급봉투를
송두리째 주는 사람도 있다. 분할이다. 더 가까운 관계가 되면 그냥 놓아두고 원
하는대로 집어가게 하는 것이 순환이다. 

부모가 자식에게 주는 것은 결국 남에게 주는 것이 아니라 자신에게 주는 것이다.
그것이 순환이다. 남편(아내)이 아내(남편)에게 주면  그 준 것이 다른 남자(여자)에
게 갈 가능성이 있지만 엄마가 자식에게 주면 그럴 가능성이 없다.


 
List of Articles
No.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2009 그림으로 본 구조론 image 5 김동렬 2009-07-22 15446
2008 7월 14일 동영상 풀이 2 김동렬 2009-07-13 14617
2007 지적 암살정국 4 김동렬 2009-07-07 15624
2006 합리적인 조직이란? 10 김동렬 2009-06-26 15585
2005 유승준 문제 6 김동렬 2009-06-16 16081
2004 아줌마옷 수수께끼 image 8 김동렬 2009-06-11 27061
2003 아줌마패션의 문제 image 12 김동렬 2009-06-10 44323
2002 6월 7일 구조론 강의 5 김동렬 2009-06-05 12855
2001 월요일 동영상 해설 김동렬 2009-06-02 16716
2000 동영상 강의 2 김동렬 2009-06-01 16463
1999 인간의 본성 6 김동렬 2009-05-27 16120
1998 인간 노무현의 운명 10 김동렬 2009-05-25 17418
1997 아래 글에 부연하여.. 김동렬 2009-05-20 16541
1996 퇴계와 구조론 11 김동렬 2009-05-18 14163
1995 예술이란 무엇인가? 김동렬 2009-05-16 17437
1994 구조론에서 현대성으로 김동렬 2009-05-13 14632
» 구조체의 판정 그림 image 김동렬 2009-05-08 16343
1992 구조체의 판정 1 김동렬 2009-05-08 13581
1991 5월 2일 강의주제 김동렬 2009-05-01 15969
1990 28일 강의 요지 image 김동렬 2009-04-28 135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