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에 세가지 보배가 있으니 이를 신라 삼보라 하자. 그런데 신라 천년의 고도라 하여 이름도 높은 경주를 방문한 사람 중에 신라삼보를 보고 오는 사람은 대개 없다시피 하다.
불국사 석굴암 등지를 찾아다녀 봤자 거기서는 신라인의 숨결을 느낄 수는 없다. 왜인가? 석굴암, 불국사는 삼국을 통일한 신라가 기염을 토하며 왕조의 권위를 내세운 바가 된다. 그 따위는 진짜가 아니다.
진짜를 찾아야 한다. 머리 굴려서 만든 가짜 말고, 목적과 의도가 개입한 가짜 말고 원형의 진짜를 찾아야 한다. 진짜는 맨얼굴의 신라인이다. 우리네 할아버지, 할머니의 화장기 없는 그 얼굴이다.
삼국을 통일한 권위의 신라 말고 소박한 우리네 신라를 찾아야 할 터이다.
다르다. 안목 있는 사람이 보는 바는 확실히 다르다. 그렇다면 그대 투덜거리지 말고 배워라. 그대 안목이 없어서는 좋은 친구를 사귈 수 없다. 안목이 없어서는 좋은 날에 좋은 친구를 당신의 가꾸어진 정원에 초대할 수 없다.
명백한 수준의 차이를 인정해야 한다. 유홍준이 보는 바는 당신이 보는 바와 다르다. 그렇다면 겸허하게 그리고 진지하게 들어봐야 할 것이다.
안목있는 유홍준의 견해를 참고하여 신라삼보를 정하면 첫째 진평왕릉, 둘째 삼화령 미륵삼존불, 셋째 부처골 감실석불이다. 따로 경주남산 삼보를 정하면 진평왕릉을 빼고 보리사 미륵불을 들 수 있다. 이 중에서 삼화령 미륵삼존불은 경주박물관으로 옮겨져 있다.
혹여 경주를 들르거든 신라삼보를 찾아보기 바란다. 거기서 무엇이 다른지 느껴보기 바란다. 한국인의 99프로는 거기서 아무 것도 느끼지 못할 것이다. 당신은 이렇게 말할 것이다.
“유홍준이 미쳤군. 뻥이 세다 말야. 아무 것도 없잖아.”
그렇다. 그곳에는 아무 것도 없다. 아무 것도 없는 거기서 당신이 무언가를 느낀다면 당신은 대한민국 1프로 안에 드는 사람이다.
아는 만큼 보인다 했다. 거기서 뭔가를 보아내는데 성공한다면 당신은 제법 뭔가를 아는 사람이다. 그걸로 자부심을 느껴도 좋다.
경주를 방문할 일이 있거든 신라삼보 혹은 남산삼보를 찾아보기 바란다. 그 중에 하나나 둘만 보아도 무방하다. 대개 기슭에 있으니 발품을 팔 것도 없다.
당신이 거기서 뭔가를 느꼈다면 그 순간 당신은 나와 통한 거다. 유홍준과 통한거고 대한민국 최고의 심미안과 통한거다. 통하는 0.1프로에 들기 위해서는 노력해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