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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5060 vote 0 2024.05.17 (21:03:49)

    철학이 있어야 한다. 아는 것은 자랑이 아니다. 생각할 줄 아는게 자랑이다. 차를 타봤다는건 자랑이 아니다. 내 차를 가지고 있다는게 자랑이다. 삼양이 붉닭볶음면으로 대박을 칠거라는 사실을 황교익이 미리 내다봤다면 인정한다. 왜 내다보지 못할까? 철학이 없기 때문이다. 자체엔진이 없다.

      

    황교익은 태어나서 한 번도 생각이라는 것을 해본 적이 없다. 한국 지식인이 다 그렇다. 자체 엔진이 없으면 생각할 수 없다. 인류 중에 생각한 사람은 석가, 플라톤, 원효다. 나머지는 표절이거나 반응하거나다. 황교익을 비난하려는 것은 아니고 지구의 모든 자칭 지식인들을 비난하려는 것이다.

      

    생각을 하지 않는다. 생각하는 사람은 언어가 다르다. 생각은 도구를 사용하는 것이며 도구를 들킨다. 사냥꾼은 총 들고 다니고 무사는 칼 차고 다닌다. 생각하는 사람은 역시 생각의 도구를 들킨다. 도구 없이 하는 생각은 자기 생각이 아니다. 권리는 도구의 조절가능성, 곧 맞대응에서 나온다.

      

    어떤 음식이 좋다, 싫다 하는 감상은 생각이 아니다. 논리가 있어야 한다. 맛에는 진미와 풍미와 별미가 있다. 진미는 어떤 맛의 기준에 도달하는 것이다. 기준이 100이라면 100에 가까울수록 맛있다. 과잉조리를 한다. 입에 살살 녹아야 한다. 아이스크림이다. 사골을 종일 고아야 제맛이 난다.

      

    고기는 아미노산 맛이고 삼겹살은 기름 맛이다. 고정된 맛을 찾아가면 할아버지 음식이 된다. 모든 사람을 만족시키다 보면 그렇게 된다. 획일적이 된다. 풍미는 혀로 느끼는 맛이 아니라 오감에 분위기까지 종합적으로 느끼는 맛이다. 생선의 비린맛을 제거하려고 기술을 사용하면 풍미가 아니다.

      

    바닷가에서 비릿한 갯내음을 맡으며 비린맛을 즐겨야 한다. 음식이 사람에 맞추는게 아니라 사람이 음식으로 쳐들어가는 것이다. 별미는 다양한 재료를 맛보는 것이다. 한식은 반찬이 스무 가지는 나와야 맛을 안다. 내 입에 맞는 떡을 넣어줘 하는 소극적 태도를 버리고 적극적으로 탐구해야 한다.

      

    쓴맛, 매운맛, 신맛, 떫은맛, 비린맛, 홍어맛, 돔베기맛은 거부감을 느끼게 하지만 극복해야 한다. 내가 싫어하는 음식을 탐식하는 아이러니를 실천해야 한다. 한국음식은 별미에 맞추어져 있다. 강하다. 자극적이다. 매운 것, 신 것, 떫은 것, 고소한 것, 구수한 것 가리지 않는다. 외국인에겐 악취다.

      

    돌파한다. 중요한 것은 점점 한국음식으로 가게 되어 있다는 거다. 원래 인간들이 맛을 따지지 않고 그냥 먹었다. 영국음식 먹듯이 그냥 먹었다. 맛은 귀족의 전유물이다. 귀족은 모두 할아버지다. 치아가 없다. 불도장을 찾는다. 편협해지는 것이다. 한국은 나물 종류만 해도 삼백 가지 넘는다.

      

    전을 부치면 600가지, 국과 찌개에 넣으면 900가지, 비빔밥에 나물밥을 만들면 1,200가지가 된다. 그런데 그걸 왜 먹지? 맨밥을 먹는 한국인만 이해할 수 있다. 다른 나라는 밀가루 음식을 먹거나 인디카 쌀을 먹는다. 인디카는 식용유를 써서 볶음밥을 만들거나 카레를 만들지 않고 먹을 수 없다.

      

    자포니카로 맨밥을 먹는 나라는 한국과 일본인데 일본은 원래 반찬을 안 먹었다. 나물을 반찬으로 먹는 나라는 한국뿐이다. 왜 한국음식은 강한가? 맨밥이 아무 맛도 없기 때문이다. 인디카는 볶음밥이나 카레밥을 만들어야 하므로 강하게 갈 수 없다. 너무 짜거나 너무 매우면 먹을 수가 없잖아.

      

    한국음식은 짜도 상관없다. 반찬이 짜면 맨밥을 더 먹으면 된다. 그러다가 점점 강한 반찬을 찾게 되고 거기에 중독된다. 농심은 국물라면 만들다가 망했다. 원래 국물 먹는 나라는 한국과 일본뿐이다. 중국인이 훠궈를 먹어도 건더기만 건져 먹는다. 한국은 추워서 더운 국물로 몸을 데우는 거다.

      

    시베리아 횡단열차를 타는 러시아 아저씨들은 도시락면 국물을 먹는다. 삼양이 국물 없는 쪽으로 밀었다. 매운맛을 먹는 나라는 몇 없다. 멕시코, 중국, 한국 정도다. 그러나 한 번 먹기 시작하면 계속 먹을 수밖에 없다. 인간의 뇌가 자극을 기억하기 때문이다. 중국인도 이제 커피를 마시게 된다.

      

    나는 커피집이 점점 늘어난다고 십 년도 더 전에 예견했다. 그때도 커피집이 너무 많다는 뉴스가 지면을 장식했지만 계속 늘어난다. 커피집이 많으니까 이제 줄어든다는 생각은 사실은 생각한 것이 아니라 반응한 것이다. 시간이 걸리지만 인류는 한국음식을 더 찾게 되어 있다. 구조론 때문이다.

      

     인터넷이 점점 지저분해지는 것과 같다. 엘리트만 하던 인터넷을 일베충이 한다. 귀족이 먹던 음식을 대중이 먹는다. 황교익 음식론은 음식=귀족이라는 고정관념에 갇혀 있다. 마동석이 주먹만 휘두르면 영화가 흥행하는게 말이나 되냐? 이게 우리나라 먹물들 수준. 반대중정서에 매몰된 거다.

      

    코카콜라가 왜 팔리는지 황교익은 이해 못 했다. 콜라가 몸에 좋냐? 아니잖아. 코카콜라는 그냥 자극이다. 치토스 매운맛도 자극이다. 마동석 액션도 자극이다. 백종원 요리도 그냥 설탕 때려 넣은 것이다. 누가 못해? 말은 이렇게 하지만 나는 안다. 표절도 못 하는 밥통들이 창작 타령한다는 사실을.


    인터넷은 왜 갈수록 말초적, 자극적이 되는가? 한국 영화는 왜 갈수록 마동석으로 가는가? 콜라는 자극적인 설탕물인데 왜 먹는가? 매운 음식이 좋을 게 없는데 왜 먹는가? 이런 생각을 하는 자칭 귀족들은 아직 인간에 도달하지 못했다. 아무나 인간실격을 면할 수 있는게 아니다. 생각을 해야 한다. 


    마동석 액션은 조잡하니까 망해야 되고 박찬욱 헤어질 결심은 오백만 와야 한다는 생각은 엘리트 우월주의다. 그들은 세상을 단조롭고 편협하게 만든다. 대중을 보이지 않는 끈으로 묶어서 통제하려는 소인배의 권력의지. 헤어질 결심은 무수히 많은 복선이 있다. 너는 복선 열 개 찾았니? 난 스무 개.


    겨우 스무 개냐? 난 서른 개 찾았어. 캬캬캬. 이런 식으로 서열을 매기려는 소인배의 마음을 들키는 것이다. 그거 찾아서 뭐하게? 그게 과잉조리다. 진정한 요리는 최소의 비용으로 최고의 효과에 도달한다. 고춧가루 팍팍 넣고 설탕 팍팍 넣고 탄산 졸라 넣어. 그게 코카콜라다. 인간을 알아야 한다.


    귀족은 대중이 일정한 수준에 도달하면 허들을 높인다. 소인배는 대중이 엘리트의 허들 높이기 기술을 당해낼 수 없다는 사실에 쾌감을 느낀다. 진짜는 다르다. 백지와 같은 대중의 단순성에서 황금률을 찾아낸다. 그리고 무한히 복제한다. 희망은 그곳에 있다. 세계를 정복하지 못할 이유가 없다.



[레벨:6]서단아

2024.05.18 (02:33:13)

지저분해지고 말초적으로 되어가는 인터넷과 백지같은 대중의 단순성이 서로 모순처럼 들립니다
프로필 이미지 [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2024.05.18 (09:51:50)

확실히 그런 점이 있습니다. 그 점에 낙담하고 좌절하면 지식인이 아니지요. 오히려 그런 단순성에서 황금률을 발견해야 합니다. 인간은 단순하기 때문에 코카콜라만 먹습니다. 코카콜라에 도전한 무수한 아류콜라는 다 망했습니다. 


단순성을 비웃는 사람은 절대 걸작을 만들지 못합니다. 단순하고 직관적인 아이폰과 복잡한 기능을 내장한 갤럭시폰이 같은 가격으로 나온다면 어느 것을 사겠습니까? 


고흐의 그림에 무슨 복잡한 암호나 상징이나 비유나 메시지가 들어있는 것은 아닙니다. 그런게 들어있으면 안 됩니다. 박찬욱의 헤어질 결심에는 그런 암호와 상징과 복선이 100개나 들어있습니다. 그러니까 영화가 망하는건 당연한데 박찬욱은 아직 왜 망했는지 모른다는게 비극. 왜 화면에 암호를 숨기나? 

프로필 이미지 [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2024.05.18 (09:59:08)

인간은 같은 실수를 되풀이 합니다. 스타워즈는 일본 영화를 베낀 겁니다. 사무라이 칼을 관선검으로 바꾼 거지요. 근데 직접 안 베끼고 베낀걸 베꼈어요. 세르지오 레오네가 구로자와 아키라를 베끼고 그걸 다시 베낀 거지요.


스타워즈에 서투른 젊은이가 스승 요다를 만나 도를 전수받는다는 것은 아시아 영화, 홍콩영화, 일본영화에만 나오는 클리셰입니다. 부모의 복수, 스승을 만나서 성장하는 클리셰. 그걸 해먹은 건데 왜 스타워즈는 뒤로 갈수록 망했을까요? 돈이 들어와서 그런 겁니다.


돈이 없다 - 표절한다 - 성공한다. 

돈이 있다 - 창작한다 - 멸망한다.


돈이 있으니까 뭔가를 보여줘야 하고 그건 CG 떡칠하기, 이 순간 스타워즈의 등골이 부러지고 기둥이 파괴되고 단순성이 무너지고 마동석이 박찬욱 되고 멸망. 박찬욱은 그냥 탕웨이 색계 표절인데 표절을 감추려고 온갖 상징 암시 복선 미장센 떡칠로 뭔가 창작한 척 사기를 친거지요. 


남의 것을 그냥 훔치면 도둑질이니까 거기에다 양념을 잔뜩 보태서 도둑질하지 않는 것처럼 위장한 것. 당연히 멸망. 모든 망한 스타워즈의 공통점은 코카콜라에 뭔가를 집어넣어 다른 콜라라고 우긴거. 스타워즈 뿐만 아니라 모든 망작의 공통점. 


인간은 단순하다. 황금률이 있다. - 희망은 그곳에 있다. - 진정한 지식인

인간은 단순하다. 단순성에 절망하고 복잡하게 위장한다 - 사이비 지식인


사이비 지식인은 인간이 단순하면 말을 안 듣는다고 생각합니다. 단순한 인디언이 돈 욕심도 없고 좋은 옷과 집도 싫다고 하고 이것들이 말을 안 듣네. 그러나 오히려 진짜를 만나면 인디언이 말을 잘 듣습니다. 대신 황금률에 접근해야 합니다. 


인간이 복잡하면 낚시에 어떤 미끼를 쓰느냐에 따라 낚을 수 있다고 믿습니다. 돈 줄까? 집 줄까? 권력 줄까? 그게 사이비 지식인의 잔대가리. 인디언은 그냥 땅만 주면 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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