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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1170 vote 0 2023.01.14 (19:55:19)

    양질전환 해프닝은 내가 발견한 벌거숭이 임금들 중의 하나다. 인간들이 뻔히 보고도 모른다. 그다지 어려운 것도 아니다. 엔트로피의 법칙과 어긋난다. 물이 끓었다고 질이 바뀐 것은 아니다. 질이 바뀌려면 물이 아닌 다른 물질이 되어야 한다. 물은 끓어도 물이다.


    혼선이 빚어지는 이유는 질과 양에 대한 개념을 엄격하게 정의하지 않기 때문이다. 헤겔은 대충 말을 그렇게 한 것이다. 좋게 말하면 비유적인 표현이다. 양 비슷한 것이 질 비슷한 느낌으로 변했다. 그건 그냥 느낌이다. 느끼고 싶으면 무엇인들 느끼지 못하겠는가? 


    하지 말라는 자기소개다. 뭐라도 한 번 느껴보고 싶었어요. 개소리다. 알고 보니 헤겔은 조또 아니었어요. 하긴 독일어가 안 되는 내가 헤겔이 정확히 무슨 의미로 이 말을 사용했는지 알게 뭐야? 헤겔은 물리학자가 아니다. 아마 시인의 감성으로 하는 말이겠지만.


    우선 양이 늘어난게 아니다. 물은 조금도 늘지 않았다. 온도가 증가한 것도 아니다. 온도는 전혀 변하지 않았다. 불의 온도가 물의 온도로 옮겨간 것이다. 서울에서 부산으로 이사 가면 질이 변한 것인가? 물에다 설탕을 타면 단맛이 난다. 물이 달면 질이 변했는가? 


    커피에 설탕을 늘렸더니 가격이 올라갔어요. 양질전환이래요. 미친 거다. 불에 있는 열을 물로 이전하면 물과 열을 섞은 것이다. 미원과 소금을 섞었더니 맛소금이 되었어요. 양질전환이래요. 초딩 개수작이다. 또한 오백 방을 피할 수 없다. 양은 절대 질이 될 수 없다.


    왜? 양은 변하지 않기 때문이다. 양이 변하면 질량보존의 법칙을 어긴다. 양은 늘지도 줄지도 않는다. 헤겔이 양의 변화라고 하는 것은 어떤 매개물이나 용기에 들어간 양의 변화다. 스스로 변한게 아니고 그냥 섞은 것이다. 하긴 헤겔이 물리학자도 아니고 말이다. 


    구조론에서 질과 양은 엄격하게 구분한다. 둘은 대칭이다. 질은 결합이고 양은 분리다. 질은 전체고 양은 부분의 합이다. 부분의 합은 전체가 되지 않는다. 남자와 여자를 한 방에 넣어놓고 1년 후에 가봤더니 부부가 되어 있더라. 솔로가 커플 되고 양질전환이 맞네.  


    무엇이 변했나? 관측자가 변했다. 판단기준을 바꾼 것이다. 양과 질은 변하지 않았는데 헤겔이 변했다. 분명히 말한다. 온도는 증가하지 않는다. 이전될 뿐이다. 사람 헷갈리게 하지 말고 따질걸 따져야 한다. 인류의 수준이 이 정도다. 벌거숭이 임금을 폭로하기다. 


    인공지능과 관계하여 창발성이니 양질전환이니 하는 모양이다. 그런 말은 쓸 수 있다. 왜냐하면 말이니까. 말은 그냥 하는 것이다. 시인의 문장이 과학과 맞지 않다고 비난할 수는 없다. 그런데 과학은 아니고 농담 따먹기다. 창발성이나 양질전환은 인공지능에 없다.


    그런 표현을 쓸만한 현상이 관찰될 수는 있다. 밀가루를 헝겊으로 덮어 놓았더니 쥐가 생겼더래요. 이게 과학인 척했던 시절이 있었다. 이른바 자연발생설이다. 요즘도 항아리 속에서 물고기와 수초가 자연발생 했다는 주장이 SBS '세상에 이런 일이'에 나오더라. 


    알고 보니 새똥 속에서 흘러 들어간 것이다. 파스퇴르가 백조목 플라스크로 실험하기 전까지는 먹혔다. 양질전환처럼 보이는 현상은 자연에 얼마든지 있다. 버섯 균사체가 커지면 자실체를 만든다. 조절장치가 작동해서 그런 것이다. 조절장치는 미리 주어져 있다.


    인공지능이 답을 찾는 것은 균형이다. 균형은 물리학이다. 자전거라면 직진성에 의해서 스스로 균형을 잡는다. 이것을 지능이라고 할 수 있나? 알파고가 지능이라면 자전거도 지능이네? 엄격해져야 한다. 지능은 감시병이 있다. 그 감시병을 감시하는 감시병이 또 있다. 


    이렇게 층이 여러 겹으로 있다. 진짜 지능과 인공지능의 간극은 크다. 사람과 인형의 차이다. 중요한건 방향이 다르다는 것이다. 창발성이니 양질전환이니 하는 것은 아마 자체적으로 감시병을 생산했다는 뜻일 게다. 진짜 지능은 환경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한다. 


    게임을 갈아타는 것이다. 인체는 외부의 소리와 바람과 햇볕을 자기 내부로 끌어들여 귀눈코를 만들었다. 진화는 외부를 내부화하는 것이다. 외부에서 일어나는 의사결정을 내부에서 하는 것이 진화다. 지능도 같다. 바둑을 둔다면 승부는 상대와 나의 사이에 있다. 


    외부에서 승부가 난다. 이는 겉씨식물과 같고 체외수정과 같고 단세포생물과 같고 단성생식과 아날로그와 같다. 의사결정이 시스템 바깥에서 일어난다. 인공지능이 고양이를 알아보는 것은 외부의 것에 대응하는 것이다. 고양이가 자기 안에 있으면 인공지능이다. 


    생물은 바깥에 껍질을 하나 더 만드는 방법으로 진화한다. 감시병을 하나 더 붙인다. 그 방법으로 외부를 내부화한다. 자기 자신을 감시한다. 아직은 인공지능이 외부의 누군가와 바둑을 둔다. 외부를 내부화한다는 것은 일부러 져주는 전략을 사용한다는 것이다. 


    속임수를 쓴다. 탁구를 친다면 외부와 대응한다. 바둑 기사가 다섯 수 앞을 내다본다면 자기 머리 내부에서 바둑을 둔다. 탁구 선수가 궤적을 읽고 다음 공격이 들어올 위치를 미리 내다본다면 자기 내부에서 탁구를 하는 것이다. 지능은 미리 시뮬레이션을 돌려본다.


    진짜 지능과 인공지능의 차이는 크지만 대단한 것은 아니다. 고개를 180도 돌려서 다른 방향을 바라보기다. 진짜 지능은 인공지능과 달리 컴퓨터 자원의 소모를 최소화한다. 감시병을 늘리고, 자기를 감시하고, 내부를 외부화하고, 자원을 최소화하면 진짜 지능이다.


[레벨:2]임종필

2023.01.16 (16:20:27)

https://chat.openai.com/chat


바둑계에 알파고가 있다면, 선문답계에 chatGPT 가 있습니다.


ChatGPT에게 물어보았습니다.

헤겔의 변증법과 파레토의 법칙의 유사성과 차이점을 말해줘?

AI 의 답은 이랬습니다.

헤겔의 변증법칙은 엔트로피가 증가하는 경향을 나타내는 열리지 않은 시스템에 대한 법칙입니다. 그밖에 파레토 법칙은 엔트로피가 증가하는 경향을 나타내는 열린 시스템에 대한 법칙입니다. 즉, 헤겔의 변증법칙은 엔트로피가 무한대로 증가할 경우에 대한 법칙이고, 파레토 법칙은 엔트로피가 최대값으로 수렴할 경우에 대한 법칙입니다.


뭔가 구조론 스러운 답변이라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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