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론실
프로필 이미지
[레벨:7]현강
read 2485 vote 0 2020.07.26 (21:06:12)

라인은 관계이다. 그런데 과연 한 번 개설된 라인이 영원불멸할까? 그렇지 않다. 일단 이미 라인이 있어야 외력에 반응할 가능성이 있다. 이때 라인이 보다 긴밀할수록 외력에 대하여 반응성 혹은 효율성을 발휘할 확률이 달라진다.

예컨대 남녀 관계에서 평등한 커플은 불평등한 커플에 비하여 라인이 긴밀하다. 긴밀할수록 하나의 외력에 남녀 둘이 연동되는 확률이 보다 높으니 확률적으로 보면 보다 더 효율적이다. 긴밀함은 곧 질의 결합 확률과 닿는다.

불평등한 관계에선 커플에 외부환경이 가해질 때 이를 발견한 한 명이 다른 한 명에게 소식을 알리지 않을 수 있다. 이번 경우엔 1에 대한 2의 라인이 작동하지 않은 것이다. 계속 이런 식이다 보면 불평등한 커플은 뭐든지 합을 맞출 수 없다.

결국 할 수 있는 일이라고는 이미 있는 라인을 끊는 즉 결별이라는 의사결정 밖에는 없다. 반대로 평등하므로 긴밀한 커플은 외력에 반응할 때 마다 효율을 얻는다. 그리고 그것을 새로운 라인의 재료로서 사용한다.

외부환경을 잘 극복할 때 마다 얻어진 신뢰라는 잉여분은 썸에서 연인으로, 연인에서 부부로의 라인으로 신규개설된다. 외부환경은 심지어 불평등한 커플과 평등한 커플 서로 간의 2대2 팀 싸움일 수도 있다.

똑같이 팀 먹고 같이 싸웠더라도 평등했기에 보다 멋진 팀플레이를 일으켰던 평등한 커플 사이엔 이후 신뢰가 추가되지만 불평등한 커플 사이엔 불신이 기존의 라인을 갉아먹는다. 이렇듯 우주는 수많은 라인끼리의 경쟁이다.

무수한 비대칭적 관계는 흩어지다보니 서로 겹치기도 한다. 이때 보다 대칭에 가까운 관계일수록 다른 관계에 비하여 상대적으로 효율이 좋다. 전자가 후자와 충돌할 때마다 후자가 손실 본 구조값의 일부를 먹어치워 덩치를 보존하거나 키워나간다.


외부환경이 가해지지 않는면 라인은 점차 흐릿해지며 존재는 소멸한다. 따라서 둘은 핑퐁을 하며 지속적으로 외력을 조달해 라인을 유지해나간다. 조달되어 소모되는 외부환경 역시 라인이며 두 라인 즉, 두 공간의 겹침을 표현하는 말이 시간이다.

List of Articles
No.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공지 구조론 매월 1만원 정기 후원 회원 모집 image 29 오리 2020-06-05 134115
1723 다섯가지 집합 image 다음 2020-07-28 2580
1722 아무님 인터뷰 진행 9 mowl 2020-07-27 2756
1721 입자도 관계이다 현강 2020-07-27 2624
» 라인은 어떻게 변화하는가? 현강 2020-07-26 2485
1719 진리에 대한 주저리 1 다음 2020-07-26 2509
1718 다 같은 라인이 아니다 현강 2020-07-25 2278
1717 그림 공부 image 현강 2020-07-24 2369
1716 과거, 미래, 우리들의 사정 5 현강 2020-07-23 2418
1715 구조론 목요모임(서울역) image 오리 2020-07-23 2310
1714 타자성에 관하여 현강 2020-07-23 2325
1713 그린벨트해제관련 1 약속 2020-07-19 2446
1712 가장 큰 피해자는 세입자 3 약속 2020-07-17 2412
1711 원인과 결과 약속 2020-07-17 2295
1710 구조론 목요모임(서울역) image 2 오리 2020-07-15 2344
1709 중앙일보 이순신을 들먹이다. 한국은 친일에 뿌리가 깊다. 1 아나키(÷) 2020-07-13 2466
1708 인상주의 시대 음악가에 대한 구조론적 해석 3 오민규 2020-07-09 2519
1707 구조론 목요모임(홍대입구역 ,강남역 아님) image 오리 2020-07-09 2294
1706 사유의 방법과 철학 오민규 2020-07-08 2369
1705 박인환상 공모전(7월31일까지) 1 수피아 2020-07-08 2395
1704 일본의 에너지 고립. image 아나키(÷) 2020-07-08 236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