깨달음의 대화
프로필 이미지
[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9636 vote 0 2017.10.29 (19:48:46)

     

    에너지의 통제가능성에 주목하라


    구조론은 에너지 일원론이라 하겠다. 세상은 다만 에너지로 되어 있을 뿐이다. 에너지냐 아니냐가 중요한 게 아니고 왜 구조론은 굳이 에너지라는 표현을 쓰느냐가 중요하다. 세상은 에너지이기도 하고, 물질이기도 하고, 시공간이기도 하고 사물이기도 하다. 구조론은 왜 물질이라고 하지 않고 굳이 에너지라고 하는지 그 본질을 이해하지 않으면 안 된다.


    무엇인가? 필자가 아무리 에너지라고 힘주어 말해도 에너지를 물질의 일종으로 알아듣는 사람이 있다면 허무한 거다. 우주가 17가지 소립자로 되어 있다는 건 누구나 아는 상식인데 구조론은 물질이 아닌 에너지를 강조하는가? 그 본질을 모르면 알아도 안 게 아니다. 소립자를 논할 때는 그 안쪽에 구조가 있느냐가 중요해진다. 구조가 있다면 곤란해진다.


    분자에서 원자가 나오고 원자의 핵을 쪼개서 소립자가 나왔는데 소립자 안에서 또 뭐가 나오면 곤란하다. 구조론은 원초적으로 다른 관점에서 접근한다. 귀납을 버리고 연역을 취한다. 물질을 쪼개서 크기도 없고 구조도 없다는 막다른 골목에서 17개의 기본입자를 찾아냈는데 이게 또 쪼개질 가능성을 언급하기 시작하면 끝도 없는 수렁에 빠지는 셈이다.


    안다는 게 무엇인가? 근본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우리는 자동차를 안다고 믿지만 자동차와 비행기를 구분할 줄 안다는 식으로 되기 다반사다. 과연 아는가? 자동차를 안다면 자동차 내부구조를 알아야 한다. 자동차 바깥의 마차와 비교하지 말라. 더 나아가 결정적으로 그 차를 운전할 수 있어야 한다. 그 대상을 통제할 수 있어야 한다. 그렇다면?


    물질은 통제할 수 없다. 왜? 물질은 관측자 개념이기 때문이다. 물질의 세계에는 관측의 상대성이 작동한다. 절대성이 아닌 상대성이다. 귀납의 한계다. 우리가 아는 물질은 질량개념이다. 질량은 주어진 현상을 변경할 때 지불되는 비용이다. 즉 관측자가 개입해 있는 것이다. 우리가 아는 물리량은 모두 관측자가 개입해 있다. 이건 믿을 수 없는 보고다.


    구조론은 계 안에서의 질서를 측정한다. 물리량과 다르다. 우리가 아는 온도, 길이, 면적, 밝기, 전압들과 다르다. 구조론의 에너지 개념은 이게 이렇게 되면 저게 저렇게 된다는 관계의 질서다. 엔트로피가 낮은 높은 질서와 엔트로피가 높은 낮은 질서가 있다. 외부에서 관측되는 물리량이 아니라 운전히 계 내부에서 작동하는 대칭과 호응을 추적하는 것이다.


    세상은 에너지로 되어 있다. 뭐든 에너지로 환원시켜 설명되어야 한다. 이 말은 에너지는 방향을 갖고 있으며 방향은 양방향이고 양방향은 양자화된 것이며 에너지의 작동은 양방향에서 하나를 버리고 하나를 취하여 일방향으로 전환되는 것이며 그러한 전환을 통해 에너지의 준위가 낮아지며 이는 수학적 방법을 통해 우주를 재구축할 수 있는 단서가 된다.


    답은 통제가능성이다. 에너지는 수학적으로 통제된다. 계 안에서의 축과 대칭과 호응을 통해 완벽하게 통제된다. 그래서? 우주의 모든 비밀이 밝혀진다면 당신도 잘 설계하여 당신의 우주를 창조할 수 있다. 알파고가 알아서 바둑을 두듯이 규칙을 부여하여 비용을 들이지 않고 건설할 수 있다. 어쩌면 우리 우주도 누군가 프로그램을 돌린 결과인지 모른다.


    세상은 에너지로 되어 있다는 말을 세상은 에너지라 불리는 물질로 되어 있다고 알아들으면 곤란하다. 에너지는 물질이 아니다. 에너지는 질서다. 물질이라고 하면 소립자를 연상하며 딱딱한 알갱이라고 알아듣기 쉽다. 에너지라고 하면 유가 강을 이긴다는 노자어록의 이유극강을 연상하며 물렁한 무언가로 알아듣기 쉽다. 이렇게 제멋대로 생각해버리면 곤란하다.


   물질을 설명하는 원자개념은 더 이상 쪼갤 수 없다는 즉 통제불가능성에 주목한다. 통제되지 않아야 답을 찾았다고 믿는다. 원래 그렇다거나 더 이상의 설명은 없다거나 하면서 의기양양해 한다. 구조론은 정확히 반대다. 구조론은 통제가능성에 주목한다. 남이 모방할 수 없는 것보다 남이 모방할 수 있는 것을 더 쳐준다. 우주는 무한복제에 의해 이루어졌다.


0.jpg



[레벨:8]Quantum

2017.10.30 (10:10:30)

좋은 글 감사드립니다. ^^

List of Articles
No.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3949 에너지의 세계관을 얻어라 image 3 김동렬 2017-11-05 9911
3948 다른 우주로 건너가 보자 image 3 김동렬 2017-11-04 10303
3947 빅뱅 이전에 무슨 일이 image 1 김동렬 2017-11-04 9891
3946 에너지는 이기는 힘이다. image 김동렬 2017-11-03 9370
3945 에너지의 세계관 image 김동렬 2017-11-02 9635
3944 에너지는 연역이다. image 김동렬 2017-10-31 9706
3943 만남으로 통제되어야 한다. image 2 김동렬 2017-10-30 9872
» 에너지의 통제가능성에 주목하라 image 1 김동렬 2017-10-29 9636
3941 구조론은 구조론이다 image 2 김동렬 2017-10-27 9971
3940 아인슈타인의 경우 image 김동렬 2017-10-27 9938
3939 에너지를 이해하라 image 2 김동렬 2017-10-25 9935
3938 에너지는 계의 통제가능성이다. image 1 김동렬 2017-10-24 9835
3937 인간을 다시 보자 image 3 김동렬 2017-10-23 10728
3936 행복은 그다지 행복하지 않다. image 김동렬 2017-10-21 10854
3935 존재의 입장 1 김동렬 2017-10-19 10004
3934 존재의 필요조건 image 김동렬 2017-10-18 9948
3933 양자화란 무엇인가? image 2 김동렬 2017-10-17 10014
3932 세상은 양자화되어 있다. image 김동렬 2017-10-16 10165
3931 문학의 최종결론은 의리다 image 2 김동렬 2017-10-12 10756
3930 의리가 있어야 산다 image 2 김동렬 2017-10-11 103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