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조와 대중 글자 아는 사람들은 누구나 이렇게 말한다. 구조가 중요하다. 사회적인 시스템의 문제를 개인의 노력문제로 환원시키지 말라. 개인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비겁한 짓을 그만두고 구조를 개혁하고 제도를 개선하라. 정치든 경제든 사회든 구조의 문제로 접근해야 한다는 언설은 끊임없이 쏟아지고 있다. 그러나 정작 구조 그 자체를 말하는 사람은 없다. 깃발만 나부끼고 본대는 없다. 뜬구름 구호만 요란하고 콘텐츠는 없다. 구조의 반대편에는 개인의 능력과 자질과 신념과 노력과 금수저가 있다. 곧 신분이다. 불평불만 늘어놓지 말고 개인이 노력해서 신분상승을 해라는 말이다. 억울하면 출세하라는 식이다. 강자의 약자 엿먹이기다. 한화 김성근 감독의 방법은 개인을 닦달하고 몰아세우는 것이고 넥센 염경엽의 방법은 메이저리그의 시스템을 적용하는 것이다. 어느 쪽이 답인지는 명확하다. 그러나 대중은 구조에 관심이 없다. 알아도 관심없다. 왜냐하면 그것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개인의 능력과 신념과 노력은 각자가 어떻게 해볼 수가 있지만 사회의 구조와 시스템과 제도는 정치인들의 몫이다. 유권자 개개인이 각자 개헌을 할 수도 없잖은가 말이다. 문제는 지식인도 입으로 구조를 떠들 뿐 정작 구조 그 자체에는 관심이 없다는 점이다. 왜? 구조를 모르기 때문이다. 구조는 의사결정구조다. 그들은 노상 구조를 말하면서도 의사결정구조에 대해서 말하지 않는다. 구조는 일의 구조다. 그들은 노상 구조를 말하면서도 일 자체의 돌아가는 원리에 대해서 말하지 않는다. 구조는 에너지의 구조다. 그들은 늘 구조와 제도를 말하면서도 구조를 조직할 에너지에 대해 말하지 않는다. 에너지는 토대의 공유에서 유도된다. 여러 사람이 하나의 생각을 공유할 때 힘이 있다. 그것이 이념이다. 이념에서 에너지가 나온다. 종교의 힘도 이념을 거짓으로 조작하여 얻은 것이다. 과학이 종교에 깨진다. 그들은 입으로 구조를 말하면서도 구조의 원천인 이념을 말하지 않기 때문이다. 에너지를 조직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어떤 하나 안에 둘이 들어가 있을 때 모순이다. 그리고 에너지는 그 모순구조에서 격발된다. 둘이 하나의 토대를 공유하게 되기 때문이다. 지식인은 모순의 해결을 말할 뿐 정작 에너지의 원천인 모순을 조직할 생각은 없다. 에너지가 없어 종교에도 밀린다. 지식인이라면 불을 질러 모순을 일으켜야 한다. 불을 끄는 것은 미학이고 불을 지르는 것이 철학이다. 아이디어를 공유하는 데서 창의하는 에너지가 나오고 집단의 자산을 공유하는 대서 개혁하는 에너지가 나오고 토대를 공유하는 데서 자연의 에너지가 나온다. 공유하면 이미 모순이다. 마찰은 필연이며 거기서 에너지가 유도된다. 그 다음에라야 세상을 바꿀 수 있다. 구조라는 단어 뒤에 숨지 말고 조금 더 파헤쳐야 한다는 말이다. 우리가 구조를 공부하지 않으면 안 된다.
에너지를 취하는 것은 대중의 몫이요 그 에너지를 취하는 것은 지식인의 몫입니다. 지식인은 천하에 불을 지르고 대중은 그 불에 고구마를 구워먹습니다. 우리는 챙길 것을 생각하지 말아야 합니다. 먼저온 자가 불을 지르고 권리를 취하며 나중 온 자가 그 불을 끄면서 이득을 챙깁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