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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4117 vote 0 2020.12.29 (20:32:17)

      

    주체의 건설


    인간은 딱 하나만 판단하면 된다. YES 아니면 NO다. 구조론은 NO다. 세상은 원래 NO다. 선택의 갈림길에 설 때 인간은 NO를 선택한다. 그래서 죽는다. 사람들이 노자를 좋아하는 이유는 노자가 NO를 가르쳤기 때문이다. 자연은 NO다. 그래서 자연은 죽는다.


    무위자연. 아무것도 하지 말고 조용하게 죽어라. 좋은 가르침이다. 개나 소나 닭이나 노자의 무위를 실천하여 조용하게 죽어간다. 좋은 현상이다. 개나 소나 닭이나 말이나 중권이나 서민이나 다들 YES를 외치고 달려든다면? 그런 피곤한 일은 없어야 한다.


    그런데 NO는 철학이 아니다. 인간은 오랑우탄과 결혼할 수 있는가? 당신의 답은 NO다. 침팬지와 결혼할 것인가? 역시 NO다. 그렇다면 고릴라는? 코끼리는? 얼룩말은? 당신은 NO NO NO를 연거푸 외쳐야 한다. 어지간하면 NO다. 그래서 철학은 특별하다.


    철학은 NO의 모래밭에서 YES의 바늘을 찾는 것이다. 그래서 철학은 귀하다. 세상은 플러스 아니면 마이너스다. 마이너스는 빠져나간다. 주머니에서 살살 새 나간다. NO로 구멍을 틀어막아야 한다. 그런데 말이다. 그렇게 빠져나간 것은 어디로 갔을까? 


    비중대로 모여 있다. 금은 비중이 무겁기 때문에 강바닥 바위의 갈라진 틈새에 끼어 있다. 남들이 NO로 포기할 때 철학을 배운 사람은 YES로 사금을 찾는다. NO는 보통이고 YES는 특별하다. YES를 쓰려면 특별히 배워야 한다. 고도의 정밀운전을 해야 한다. 


    NO는 대충하면 되고 YES는 특별히 톱니가 맞물려야 한다. 남녀가 YES를 하려면 톱니가 맞물려야 한다. 취향과 교육수준과 종교가 맞아야 한다. NO는 쉽다. 보지도 않고 그냥 NO 하면 된다. YES를 하려면 잘 살펴야 한다. 얼굴 마주 보고 눈을 맞춰야 한다. 


    잘못 YES를 하였다가는 어느새 가족이 되어 있는 자신을 발견하는 수가 있기 때문이다. 물에 빠진 사람이 건져달라고 한다. YES를 하면? 그게 끝이 아니다. 잃어버린 보따리는? 구하지 못한 직장은? 하지 못한 결혼은? 하나를 건드리면 다 책임져야 한다.


    무심코 YES를 했다가는 인생을 통째로 털리는 수가 있다. 톱니가 하나가 아니기 때문이다. 질 입자 힘 운동 량의 더 많은 톱니바퀴가 차례로 맞물려 돌아가기 때문이다. 그래서 철학이 필요한 것이다. 자연이 다 NO를 하기 때문에 인간만 특별히 YES다.


    그래서 문명이 일어난 것이다. 후진국이 다 NO를 하기 때문에 선진국이 특별히 YES를 하는 것이다. 다른 나라가 다 NO를 하므로 한국이 특별히 YES를 하는 것이다. 대중이 다 NO를 하므로 지도자가 특별히 YES를 하는 것이다. 보수꼴통들이 다 NO를 외친다. 


    깨어있는 시민이 특별히 YES를 하는 것이다. 내밀어진 손을 잡는 것이다. 톱니가 맞물리는 것이다. 쪼이는 닭이 있다. 양계장의 닭들은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 닭 두 마리가 싸운다. 쪼이는 닭이 대항하지 않으면? 모든 닭들이 달려들어 그 닭을 쪼아댄다. 


    어쩌다가 노무현이 쪼이는 닭이 되었다. 아무도 돕지 않았다. 조국이 쪼이는 닭이 되었다. 중권닭 서민닭이 미친 듯이 쪼아댄다. 오른쪽 뺨을 때릴 때 왼쪽 뺨을 돌려대면 맞아 죽는다. 너희 중에 누구 죄 없는 자가 간음한 여인에게 돌을 던지라고 말한다면?


    군중에게 맞아 죽는다. 원수를 사랑하면 바로 죽는다. 인간들이 양계장의 닭들처럼 좁은 공간에서 스트레스를 받기 때문이다. 다들 NO를 외치며 돌을 던져대는 틈바구니에서 그대 조심해야 한다. YES를 외치고도 쪼이지 않으려면 사람부터 모아야 한다. 


    세력을 이루어야 한다. 집단의 마이너스가 나의 플러스가 되도록 구조를 다듬어야 한다. 금맥에서 빠져나온 사금이 모이는 특별한 장소가 있다. 거기서 YES 해야 한다. 톱니가 정밀하게 맞물리게 세팅한 다음 YES를 구사해야 한다. 똑똑한 사람만 해낸다. 


    진보는 YES고 보수는 NO다. 인간이 보수하는 이유는 그게 자연스럽기 때문이다. YES는 특별히 배운 사람만 할 수 있는 고급기술이다. NO는 아무나 한다. 생각 없이 YES 하면 죽는다. 질이 NO로 붕괴할 때 그 밑에 입자의 YES를 깔아놓고 수확하는 것이다.


    입자가 NO로 붕괴할 때 그 밑에 힘의 YES를 깔아놓는다. 운동과 량도 마찬가지다. NO는 차별이고 YES는 사랑이다. 차별은 아무나 한다. 사랑은 예수 정도가 되어야 해낸다. 닭도 사랑하고 개도 사랑하면 안 된다. 톱니가 맞물리는 지점에서 사랑해야 한다.


    YES는 나를 확장해 가는 절차다. 그것은 주체의 건설이다. 톱니가 맞물릴 때 그것은 가능하다. 마음의 톱니가 맞물려야 사랑을 한다. 내가 확장되는 것이다. 손흥민 아버지 손웅정은 아들이 골을 넣었는데 아들보다 더 기뻐한다. 사실 손흥민은 기쁘지 않다.


    케인의 어시스트 덕에 넣은 골이기 때문이다. 손웅정은 매우 기뻐한다. 나의 부름에 세상이 응답해 주었기 때문이다. 신과의 톱니바퀴가 맞아떨어졌기 때문이다. 톱니가 맞물릴 때 인은 전율한다. 절묘하게 감아차기 각도가 맞아 톱니가 물리는 방향이 있다.


    - 자연은 원래 NO다.

    - YES와 NO는 50 대 50이다.

    - 자연이 NO를 하면 연동되어 발생하는 YES는 누가 먹었을까?

    - YES를 회수하려면 톱니가 맞물리는 정교한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

    - 교육과 팀플레이로 준비를 갖춘 특별한 사람이 해낼 수 있다.

    - 부자는 부모 도움으로 쉽게 해서 더 부자가 된다.

    - 빈자는 NO를 하므로 빈곤하다.


    남들이 다 NO를 할 때 YES를 하는 사람이 영웅이다. 단 알고 YES를 해야 한다. 모르고 YES를 하면 쪼이는 닭이 된다. 죽는다. 톱니가 맞물리는 지점에서 타이밍을 맞추어 YES를 외쳐야 한다. 그럴 때 거대한 맞물림이 일어난다. 부름에 응답이 있는 것이다.


    초딩은 책상 하나를 짝과 같이 쓴다. 책상 가운데 금이 그어져 있다. 금을 넘어오면 칼로 그어버린다. NO다. 왜 YES를 하지 않지? YES는 합의가 어렵다. NO는 일방의 선언으로 성립하지만 YES는 쌍방이 합의해야 한다. 선생님이라는 중재자가 있어야 한다.  


    엄마가 와야 형제간에 합의된다. 하나의 합의는 또 다른 합의로 이어지므로 YES의 힘은 막강하다. 인생에 NO 할 일은 많고 YES 할 일은 드물다. 외판원이 올 때마다 YES 하면 곤란하다. 드물게 쓰는 YES라는 카드를 성공적으로 사용해야 한다. 철학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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