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v.media.daum.net/v/20171212000205972
도둑놈 아니랄까봐 역시 글도 가짜로 쓰네요. 하나부터 열까지 전부 거짓말입니다. 다른 사람이 자신의 글을 읽는다는 전제 하에 제 3자와 통신하고 있어요. 책 이야기가 아니라 책을 고리로 검열관과 대화하고 있는 겁니다. 글을 이따위로 쓰면 안 됩니다. 초딩 글쓰기가 다 이렇지만. 글 자체의 에너지로 글이 글을 끌고가야지 검열관이 글을 끌고 가면 안 됩니다. 글 자체에 내재한 논리를 발견하기 전까지는 아직 글쓰기가 준비되지 않은 것입니다. 아무 내용을 발견할 수 없소. 첫 문장부터 전혀 호응되지 않는 횡설수설을 해놨습니다. 한 권의 책을 읽어낸다는 것이. 여기서 문장이 끝나버려요. 읽어낸다 뒤에 것을 붙였다는 것은 독립시켰다는 것이고 이 말은 주어가 두 개 들어간다는 의미가 됩니다. 즉 나는 한 권의 책을 읽었다. 나는 책읽기가 이토록 힘들 줄 몰랐다. 두 개의 문장이 되는 거지요. 그러므로 이를 연결하여 나는 한 권의 책을 읽어낸다는 것이 이토록 힘들 줄 몰랐습니다. 로 정리해야 합니다. 그런데 보세요. 앞뒤가 호응이 안 되잖아요. 갑자기 처음으로 돌아가 버립니다. 처음에는 생각보다 많이 힘들었고 여기서 다시 끝나버려요. 개판. 이렇게 쓰는 놈은 패죽여야 합니다. 한 권의 책을 읽어낸다는 것이 이토록 힘들 줄 몰랐습니다. 처음에는 많이 힘들었지만 시간이 더할수록 하나하나 의미를 알게되어 책 읽는 보람을 느꼈습니다. 이 정도로 해야 합니다. 중간에 주어를 계속 바꾸고 있다는 말씀. 글을 쓰면서 중간에 앞부분을 까먹고 앞대가리와 호응되지 않는 다른 이야기를 가져다 붙였어요. 박근혜가 썼나?
이런 식으로 글 쓰는 이와 검열관 사이에 서열정리부터 하고 들어가면 곤란하지요. 당신은 갑이고 나는 을이니 나는 얌전하게 당신이 시키는대로 복종하겠습니다 하고 모두에 충성맹세부터 해버려. 어색해서 그렇지요. 어색하면 지는 거. 어색해하면 안 됩니다. 억지로 쓴다는 사실을 들키잖아요. 글 안에서 규칙성을 발견하는게 중요합니다. 독후감이라면 책 안에서 규칙성이 나와야 합니다. 기승전결의 맥락이 있어야 하는 거지요. 나와 관련시키면 안 됩니다. 나를 끌어들이면 내가 책을 읽는게 아니라 책이 나를 읽습니다. 책으로 나를 스캔하는 거지요. 책을 매개로 사회 혹은 검열관과 대화합니다. 무슨 말인가 하면 의미부여를 시도하면 안 됩니다. 독서 혹은 독후감쓰기는 의미있다는 전제를 깔면 안 되는 거지요. 자기소개가 되고 맙니다. 책으로 나를 스캔하고 책으로 나를 검열하고 그래봤자 쇼생크 탈출에서 모건 프리먼이 나는 교화되었다고 말하는 것과 같으니 교화가 안 된 겁니다. 교화되었다고 주장하는 것은 교도소측에 대해 이기려는 마음을 들키는 거잖아요. 이기려고 하는즉 전혀 교화되지 않은 거지요. 포기하고 내려놓아야 교화가 된 거. 나를 배제하는 훈련입니다. 자신이 교도소측 관점에서 통제가능한 인물이어야 한다는 거지요. 무기력해야 통제가 됩니다. |
시켜 쓰는것.
검열관과 수감자의 하루 보내기 작업.
덧없는 수레바퀴 운동놀이 ㅡ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