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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한아이와 나쁜아이의 화해]
착한아이와 나쁜아이가 싸움을 했다. 누가 먼저 화해의 손을 내밀어야 하는가? 우리의 상식대로 말하면 당연히 잘못을 저지른 나쁜아이가 먼저 사과를 해야 한다.

허나 현실은 그렇지 않다. 나쁜아이가 사과했을 때 착한아이가 나쁜아이를 용서한다는 보장이 없다. 반면 착한아이가 먼저 화해를 제의했을 때 나쁜아이가 이를 받아들이지 않을 이유는 없다.

그러므로 현실에서는 선이 악보다 먼저 화해를 제의해야지만 실질적으로 용서와 화해가 이루어지는 것이다. 침략자 일본보다 피해자 한국이 먼저 화해를 제의해야 했다. 나쁜 북한보다 선한 남한이 먼저 화해를 제의하는 것이 햇볕정책이다. 나쁜(?) 영남보다 선한 호남이 먼저 화해를 제의해야 한다.

나쁜 정몽준보다 선한 노무현이 먼저 포용해야만 한다. 추미애의원이 노후보 앞에서 단일화의 단자도 꺼내지 말라고 선언했지만, 노후보는 단일화를 제의하고 말았다. 이것이 우리가 감당해야 할 고통스런 현실이다.


[영남인의 도덕적 열패감]
노무현후보에 대한 막연한 불안감의 기저에는 호남정치에 대한 불신이 작용하고 있다. 그 바탕에 지역감정이 도사리고 있음은 물론이다.

그들 영남인은 예단한다. 배신 잘하는(?) 호남은 언젠가 노무현을 버릴 것이라고 지레짐작한다. 그러므로 노무현은 불안하다는 거다. 그들의 예단이 맞아가고 있다. 아니나다를까 동교동은 노무현을 버리고 있다.

바로 그것을 정면으로 받아쳐야 한다. 동교동은 노무현을 버렸지만 성숙한 호남의 시민의식은 노무현을 버리지 않았다는 사실을 증명해보여야 한다.

무엇인가? 도덕적 열패감이다. 민주화과정에서 영남은 IMF를 초래한 YS를 선택하는 잘못을 저질렀고, 호남은 성숙된 시민의식으로 IMF의 해결사 DJ를 바르게 선택했다는 논리에 대한 저항감이다.

과연 영남은 다 부도덕하고 호남은 무조건 도덕적인가? 그렇지 않다. 유권자 개개인은 그저 자신의 소신대로 투표했을 뿐이다. 단지 결과가 나빴을 뿐이다.

IMF의 책임은 궁극적으로 노태우정권에 있다. 경제에 무지한 YS가 뒷감당을 못했을 뿐이다. YS를 지지한 영남의 유권자 개개인에게는 아무런 잘못이 없다.

진실을 말하자면 가해자인 영남이 먼저 사과해야한다. 그러나 인간은 약하디 약한 존재이다. 지역감정 해소를 위해서는 피해자인 호남이 먼저 용서해야 한다. 이것이 어렵지만 우리가 감내해야 할 고통스러운 현실이다.

'도덕적 열패감'은 유권자의 정서에 상처를 남긴다. 호남은 50년 독재정권에 의해 겉으로 피해를 입었지만 가해자인 영남은 속으로 상처입었다. 그 상처가 DJ에 대한 비뚤어진 증오심과 호남에 대한 편견을 낳는다.

이제는 화해해야 한다. 그 모든 것이 거대한 역사과정의 산물이었음을 인정해야 한다. 박정희의 과오도 전두환, 노태우의 죄상도 그 전체적인 역사과정 속에서 용해되었음을 이해해야 한다. 호남이 먼저 나서야 한다. 악순환의 고리를 끊어야 한다.

영남도 지역감정의 피해자이다. 호남은 물리적 피해자이고 영남은 정신적 피해자이다. 지역감정에 사로잡혀 비뚤어진 영남은 호남이 노무현을 이용하고 버릴 것이라고 지레 짐작한다. 이 짐작이 틀렸음을 증명하는 방법으로 호남이 먼저 화해의 손을 내밀어야 한다.

호남은 집권을 위해 정략적으로 영남후보를 선택한 것이 아니라 진정으로 노무현을 좋아하기 때문에 노후보를 선택했다는 것을 행동으로 증명해야 한다.


[정치에 무관심한 사람들의 도덕적 열패감]
정치의식이 박약한 사람들이 정몽준 쪽으로 기우는 이유 중의 하나도 도덕적 열패감이다. 이는 초등학교 반장선거에서 담임선생님과 가까운 모범생이 급우들의 인기를 얻지 못하는 것과 같다.

노무현은 똑똑하고 합리적이다. 그 점이 정치에 무관심한 20대들이나 냉소적인 40대들에게는 오히려 단점이 된다. 그들은 정몽준처럼 멍한 사람에게 친밀감을 느낀다. 부시처럼 무식한 대통령을 선호하는 심리가 있다.

그러나 어떤 경우에도 유권자를 탓해서는 안된다. 케네디나 클린턴의 경우 똑똑하면서도 인기를 얻었다. 노무현도 가능하다. 방법은 하나 뿐이다. 스킨십이다.

똑똑한 것 만으로 부족하다. 플러스 알파가 있어야 한다. 노후보에게는 그 플러스 알파가 있다. 다만 알려지지 않았을 뿐이다. 그것은 서민적인 면모이다. 노무현은 드물게 사람 냄새 나는 정치인이다.

노후보는 TV토론에서 좀 더 유연한 모습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 우선 유머가 있어야 한다. 더불어 성질도 있어야 한다. 의도적으로 감정(격정 혹은 열정)을 노출할 필요가 있다.

노후보가 유머는 약하지만(?) 경상도사람 특유의 고집과 성질은 있다. 그 성질은 3자토론에서 극적인 효과를 발휘할 것이다.

"나는 아내를 사랑합니다"

이 한마디로 이인제를 한 방에 보냈듯이.

내가 참모라면 어떻게 해서든지 노후보와 권양숙님이 포옹하고 입맞춤하는 장면을 텔레비젼에 보이고 말겠다.(오바일까요? 노후보는 수줍음을 타서 안하려 하겠지요. 소주 한병을 드시고.. 농담입니다. 아니 농담 속에 진담이 숨어 있습니다.)


[결론 - 도덕적 열패감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저는 노후보에 대한 막연한 불안감의 정체가 일부에서 말하는 개혁적 색채 때문이 아니라 도덕적 열패감 때문이며 구체적으로는 지역감정과 스킨십 부족에 기인한다고 봅니다.

지역감정 극복은 호남인이 먼저 노후보에 대한 애정을 보여주므로서 가능하다고 봅니다. 현재로서 다수의 영남 유권자는 호남의 선택을 집권연장을 위한 전술적 선택으로 오해하고 있습니다. 동교동이 노후보를 버리므로서 이러한 예단이 맞아떨어지고 있는 것이 문제입니다.

스킨십 부족의 문제는 97년 뉴DJ플랜에서 보았듯이 참모들이 역량을 발휘하면 극복할 수 있다고 봅니다.



덧붙이는 이야기 둘..

[정몽준의원의 자충수]
아이러니한 일이지만 정몽준 측이 원하는 여론조사 방식으로 후보를 단일화하면 해보나마나 노후보가 승리합니다. 이회창지지자들이 상대적으로 만만해 보이는 노후보를 선호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정몽준이 이길 가능성이 있는 후보단일화의 방법이 없다는 것이 후보단일화가 안되는 유일한 이유로군요. 그렇다면 마지막 남은 방법은? 정몽준의원이 용기있게 노후보지지를 선언하고 후보등록공탁금 20억원을 절약하는 것입니다. 그래야 장세동보다 낫다는 소리라도 듣지요.


[신문기자들 사이에 회자된 우스개]
박근혜와 정몽준이 회담할 때다. 신문기자들이 진을 치고 이제나 저제나 발표를 기다리고 있었다. 2시간 가까이 지나서였다. 누군가에 의해 문틈으로 쪽지 하나가 내밀어졌다.

혹시 회담의 성과가 있어서 공동발표문이 나온 것이 아닌가 하고 신문기자들이 우르르 몰려갔다. 쪽지에는 3줄 가량의 짤막한 글이 씌어져 있었는데 합의문은 아닌 것으로 밝혀졌다.

그 쪽지가 공동발표문이었다면 무엇이라고 씌어져 있었을까? 어떤 기자가 이런 농담을 했다.

-박근혜와 정몽준의 공동발표문-
박근혜와 정몽준은 7일 오후 4시 @@@에서 회동하여 다음 3개항에 합의했다.
1. 박근혜와 정몽준은 다시는 만나지 않는다.
2. 박근혜와 정몽준은 앞으로 길에서 마주쳐도 서로 아는체 하지 않는다.
3. 밥값은 각자 부담한다.

덧글..
뒷소문에 의하면 밥값은 정몽준축구협회장이 냈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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