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읽기
물론 읽으셨겠지만서두... ^^;;

아래에 동렬님께서 쓰신 글
<이회창한테 가서 얻는 게 뭐죠?>와 반대군요.
어떻게 보십니까?
상당히 설득력이 있어보이는 군요.


[기고] 夢은 昌에게 갈수밖에없다 (2002 대선의 진실)

* 정몽준이 단일화협상을 받아들일수 없는 이유


단일화 협상이 부각되기 오래전부터 나는 정몽준의 최후도피처는 이회창이
될것이라고 단언해왔다.

이러한 주장의 근거는 우선 정몽준의 정체성과 이회창의 정체성이 동일하다
는데에 있고, 우리사회에서 재벌의 성장과정을 이미 알고있는 사람들이라면
수구독재세력인 민정계의 지원을 받는 이회창과 과거 독재정권하에서 독재
정권의 보호와 특혜를 받으며 성장해왔던 현대그룹의 후계자중 한명인 정몽준
의 협력이 문제가 될것이 없음을 이해할것이다.

정몽준이 대선에 출마한것은 월드컵의 열기를 타고 지지율이 급상승한데에
고무된면도 있지만, 스스로 판단하기에 자신의 출마가 이회창, 또는 노무현
양쪽모두 낙마가능성이 있는상황에서 민주당이든, 한나라당이든 어느쪽의
대안으로도 활용될 가능성이 있다는것을 간파했던 점이 컸다고 본다.

결국 병풍이 지지부진해지지 않고 파괴력을 갖었더라면, 이회창은 낙마했을
가능성도 있었고, 이경우 정몽준은 한나라당의 대선후보로 나설수있는 카드
였다. 이것이 정몽준이 생각하던 첫번째 카드였다면, 두번째로는 민주당의
노후보를 흔드는 당내세력들과 연계한 후보단일화가 있었다고 본다.

어쨋든 두가지 모두 정몽준이 한나라당 또는 민주당의 대선후보가 된다는
시나리오에서 출발하였음은 분명하다. 물론 그 와중에 병풍이 유야무야되고
한나라당이 이회창중심으로 급속히 결속되는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일단 한
나라당의 대안이 되기에는 힘들게된 모양새가 되었다.

그러나 지금 진행되고 있는 후보단일화는 원래 후단협이나, 정몽준 정확하게
말하면, 정몽준으로의 단일화를 통해서 당권등 일정지분을 유지하려했던 동교
동계와 정몽준측의 의도와는 전혀 다른 방향으로 가고있는것이다.

만약, 노후보가 15%의 지지율에서 반등의 기미가 없었다면, 지지자들의 폭발
적인 후원금증가등에 힘입은 반전을 이끌어 내지 못하였다면, 노후보는 당안
팎의 강한 후보단일화 압력에 시달렸을것이고 끝내 두손을 들어버렸을지도
모른다.


* 동교동계는 정몽준따위는 안중에도 없다

현재 진행되는 후단협과 동교동계의 이탈은 후보단일화의 진행과는 상관이
없다. 왜냐하면 노무현후보가 후보단일화교섭을 추진하고 있는중에도 끊임
없이 명분없는 탈당이 이뤄지기 때문이다.

왜이러한 현상이 벌어지는가?
그것은 탈당등이 어떤 일정한 시나리오에 따라서 스케쥴대로 진행되고 있기
때문이다.

동교동계등 민주당의 구정치세력으로서는 노무현으로 대선을 치를경우 승리
하더라도 새로운 정치패러다임에 공천권등을 잃는 결과를 가져올수 있다고
판단한것이다.

공천권이 왜중요한가? 과거 97년에 야당의 모당수와만나서 출마를 타진했던
모대학총장의 얘기를 빌자면, 야당의 경우에도 공천을 해주는데 기본적인
조건과 별도로 10억원정도의 공천헌금을 요구하였다고 한다.

이것은 나의 친구인 모대학총장의 아들로 부터 직접들은 이야기이므로 거짓이
아님을 밝혀둔다. 결국 수백명의 공천자들중에서 재야영입등 몇몇케이스를
제외하고는 10억원이 넘는 공천헌금을 받아서 정치자금으로 사용했으며 여당
의 경우에는 이금액을 더 상회했으리라는 생각이다.

야당의 경우에도 이러한 공천권의 행사를 통해서 수천억의 자금을 끌어썼다는
말이되는것이다. 이러한 황금알을 낳는 시장을 동교동계들은 잃고 싶지가 않
았다는 이야기이다.

그래서 어쨋든간에 노무현은 받아들일수가 없고, 정몽준이라면 자신들이 옹립
하는 댓가로 공천권등 당권을 양해받을수 있다고 보고 단일화를 무리하게 추진
하였던 것인데, 이제와서 한나라당의 여론조사에서도 보여지듯이 이미 정몽준
은 지지율에서도 노무현후보에게 뒤지는 상황이 되었다.

정몽준의 옹립이 그들의 목적이 아니고, 당권과 공천권을 유지하겠다는것이
목적인만큼 그들은 노무현으로서는 방법이 없다고 보고 탈당을 강행하고 있는
것이다. 탈당을 하되 최대한 노무현을 무력화시킴으로써 차기에 제1야당의
타이틀이라도 얻는편이 공천장사에 유리하다고 판단하였으므로 정균환등은
당내의 탈당세력을 찔끔찔끔 내보내면서 자당의 대선후보를 흔들고 있는것
이다.

그렇게 해서 노무현이 두손들어버린다면 정몽준으로의 단일화로 원하던 목적
을 달성할수있고, 그렇지 않더라도 노무현에게 최대의 타격을 가해놓는것이
차후의 정치행보에 유리하다고 판단했음직하다.

이제 정몽준의 지지율이 더욱하락하여 정몽준으로의 가능성이 더 줄어들면
어찌할것인가? 이미 이러한 고민을 민주당내의 일부세력은 하기 시작한것
으로 보인다. 특히 이러한 갈등을 잘보여주고있는것이 한화갑계인것같다.

어제있었던 인천지역의 선대위발대식에는 한화갑대표가 참여하여 갈등이
봉합되었다는 발언을 측근을 통하여 흘린것이 이 예이다. 그들의 본심과는
상관없이 정몽준의 지지율이 더 하락하게 되면 민주당의 일부세력은 노무현
에 협력하는 쪽으로 돌아설수밖에 없을것으로 보인다.

왜냐하면 노무현은 마음에 들지않지만, 탈당등을 통해서 새로운 살길을 도모
하는것도 이제 대안이 없기 때문이다.

물론 일부세력은 이한동등과 연계한 중부권신당등의 형태로 새로운 원내교섭
단체를 만들고 세력을 불리는쪽으로 갈수도있다. 이것은 어차피 노무현과
함께할수없는 민주당내의 구세력들의 딜레마이다.


* 단일화 협상은 깨어질수밖에 없다

정체성의 차이로인하여 노무현과 정몽준 양자의 단일화는 시너지효과가
있을수 없는형태이다. 다만 단일화추진의 배경은 노무현의 지지층과 정몽준
의 지지층이 중복된다는 점 때문이고, 이것은 정몽준의 이미지정치로 인한
것때문이다.

다시말해서 월드컵을 통한 이미지정치로 정몽준은 자신의 정체성을 숨기고
신선한 이미지를 줌으로써 20대초반의 유권자를 여전히 지지층으로 확보하고
있다는것이다.

그러나 일단 노무현후보의 지지율이 정몽준을 상회하는 역전현상이 나타나게
되면 이러한 지지는 물거품처럼 사라져버릴 가능성이 높다. 15%정도의 고정
지지(월드컵이전부터 있었던)는 유지할수있다고 하더라도, 지지율이 역전되
는순간 한나라당이나 민주당의 대안으로써의 정몽준의 시나리오는 완전히
다시써야하는것이 되기 때문이다.

그러면 새로운 시나리오는 무엇인가?

이점을 말하기전에 정몽준의 정체성이 '장사꾼의 아들'이란점을 일단 다시
되새겨볼 필요가 있다.

장사꾼은 '손해보는짓은 하지 않는다'는것이 철칙이다.
다시말해서 원칙을 지키기위해 노무현처럼 4번이나 낙선하면서 부산에 출마
하는 따위의 모험은 절대로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제 자신이 대안이 될가능성이 없어진상태에서의 단일화협상이란것은
노무현에게 협력한다는 의미인데, 과연 그럴경우에 정몽준이 약속받을수
있는것은 무엇인가?

반대로, 협력을 했다고 치더라도 만약 대권을 이회창이 잡게된다면 자신에게
돌아올 정치보복이 협력을 통한 댓가보다 크다면 과연 정몽준은 노무현에게
협력할 수 있겠는가?

그가 노무현에게 협력하고, 이회창이 집권했을때는 분명히 현대의 정씨일가는
92년대선의 악몽을 겪게 될것이다. 이것은 현대가 내부에서 이익치를 통해서
정몽준을 견제하는것으로도 알수가 있는 사실이다.

이렇게 한번 생각해보자, 만약 정몽준이 이회창에게 협력한다면?
최소한 정치보복은 면할수있고, 아울러서 이회창이 집권하게 된다면 무언가
최소한의 댓가를 얻을수도 있을것이다.

이회창으로서도 대선을 코앞에두고 정몽준을 흡수하게된다면, 필승의 구도
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마다할 이유가 없을것이다.

이는 시사저널681호에 실린 다음과 같은 내용으로도 증명될수있다.
10/27일 정후보측은 한여론조사기관에 단일화를 할경우 노후보와 하는게
좋은지, 아니면 이후보와 하는게 좋은지 등의 질문항목이 포함된 여론조사를
의뢰하였다고 한다.

이래서 지금 진행되고 있는 단일화 협상은 깨어질수 밖에없다.
아니, 몽측으로써는 단일화 협상을 반드시 깨어야할수밖에없고, 깰 명분을
찾고 있는 것이다.

단일화에 노후보측이 소극적이었기때문에 당내분열이 일어났고, 또 단일화가
실패로 돌아갔다는 이러한 책임을 노후보측에 전가하기 위한 노력을 정몽준측
은 해오고있는것이다.

최근 후단협내부의 분열은 이러한 기류를 읽은 김원길등과 같은 순수단일화
파의 '회의'에서 비롯되었을 가능성이 높다.


* 노무현은 패를 다 읽었다

노무현은 이러한 정몽준측의 '꼼수'를 다 읽은것으로 보인다.
그래서 11/3일 전격적으로 단일화협상을 제의한것이다. 만약 단일화협상에
소극적이었다가는 단일화실패의 책임을 면할수없고, 후단협등과 정몽준측이
향후에 어떤방향으로 움직이든간에 탄력을 만들어줄수가 있기때문이다.

노후보 캠프에서도 '최악의 상황'은 정몽준이 이회창에게 협력하는 형태로
가는것이라고 보고있다 (정동영본부장)

그래서 선수를 쳐서 후보단일화를 받아들이고 일부선에서 양보하는 모습까지
보임으로써 '꼼수'를 부릴 여지를 미리 차단한것이다.

만약 정몽준측이 제안한 여론조사+국민경선의 안을 민주당 선대위에서 받아
들이더라도, 정몽준은 이 제안을 거부할수 밖에 없는 것이다. 그것을 잘알고
있기때문에 노무현후보는 자신있게 '양보해주라'고 한것이다.

정몽준은 민주당과의 단일화협상에도 관심이 없을뿐아니라, 단일화에따른
여론조사니 국민경선이니따위를 염두에 두고있을리가 없다, 만약 그가 그런
상황을 염두에두었다면 이미 지지율이 한참높았을 지난 9월경에 이러한 제의
를 하고, 받아들였을것이다.

다시말해서 정몽준이 국민경선을 받아들이지 않았던 배경은 소심해서가 아닌
원래 '계획에 없는'것이었기 때문이라는 얘기다.

결과적으로 내일인 11월10일까지 단일화협상은 추진되겠지만, 합의될가능성
은 전혀없다. 이견때문이 아니라, 원래 몽측은 그렇게 할 생각이 없기 때문이다
설사 협상단인 이철등의 외부영입그룹이 단일화안에 찬성하고 정몽준에게
결단을 요구한다고 하더라도 몽은 거부할 가능성이 100%라고 보는 것이다.

그럼 한나라당에 가더라도 무엇인가 구실이 있어야하지 않겠는가?
그점은 이미 장세동과의 대선협력으로 길을 터놓았다고 보면된다. 장세동의
정체성은 5공군사독재세력이다. 한나라당의 뿌리이다.

이와 대선협력관계를 합의하고, 호남표를 잃는 무리수를 둔것은 결국 마지막
에 어디를 선택할것인가를 미리 보여준것이다.

몽은 노무현의 비협조로 단일화협상이 실패했다는 욕설을 퍼부으며 이회창
에게 달려갈것이다. 이때에 이회창과 정몽준 양자사이를 중재할수있는것은
전두환 뿐이다.

혹여 지금의 민주당과 국민통합21사이의 단일화협상에 기대하고 계신분들은
꿈깨시라... 그것은 불가능의 영역이다.

그것을 알고 상황에 맞게 잘 대처하는 노무현의 정치력...
그래서 우리는 그에게 열광하는것이 아닌가?

원칙과 소신의 정치인이면서도 야비한자들의 꼼수에 넘어가지않는
그런 노무현에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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